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급하게 쓴 글이라 오타와 비문이 있더라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삼성 그룹의 실질적인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분이 불법으로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탈루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아래 글의 댓글 뿐 아니라 여태까지 매니아에 올라온 많은 글에서 그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상속세를 떼먹지 않았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재용씨는 상속 받은 게 거의 없습니다. 그 대신 부친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받은 돈은 있습니다.
1995년 이건희 회장은 당시 일본 유학중이던 이재용씨에게 61억원을 증여했습니다. 이재용씨는 적법하게 증여세로 약 16억원을 냈고, 45억원을 수중에 넣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돈이 이재용씨가 삼성그룹을 장악할 밑천으로 사용될 거라고는 본인을 비롯해 그 누구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재용씨가 주도하고 삼성 그룹의 전방위적인 지원아래 자본금 400억 원으로 야심차게 출범한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이 모든 영업과 모든 투자 그리고 모든 해외법인에서 손실을 보고 (실제 손실은 수조원에 달할 겁니다) 청산된 후 이재용씨는 삼성전자에 입사해서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고, 현재 삼성전자 부회장의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조부에게 상속받은 약간의 주식을 제외한 이재용씨가 현재 갖고 있는 거의 모든 재산은 상속된 것이 아니라 그때의 45억원을 이리저리 굴려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상속세율이 높아 부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현행 상속세율은 30억원을 초과해서 상속받는 부분에는 50%가 적용됩니다. 그러니까 재벌 총수가 자녀에게 적법하게 상속하는 경우 재산의 절반이 국가로 귀속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상속했다가는 어느 재벌 2세도 경영권을 이어갈 만큼 지분을 보유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은 적법한 상속 대신에 불법과 편법을 사용해서 자녀들에게 그만큼의 돈을 만들어 주려는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자신의 아들인 정의선과 현대글로비스를 창업해 둘이 전체 지분을 보유한 후 막대한 현대차의 알짜부서와 엄청난 일감을 글로비스로 넘겨줬습니다. 정의선씨가 글로비스에 투자했던 29억원은 현재 수 조원으로 천배가 넘게 가치가 증가했습니다.
삼성그룹 이재용 3남매의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심했습니다. 이재용씨는 e삼성에 대한 그룹 차원에서의 ‘회사기회 유용’이 있었음에도 재산창출에 실패했습니다. 거기에다 이건희 회장에게 암이 발병해서 더더욱 조급한 상황이었습니다. 무능한 이재용씨 대신에 선대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CJ 회장)씨가 삼성의 경영권을 이어야 한다는 일부 일가친척들의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병세가 악화되어 사망이라도 하는 날에는 상속세를 내고 남은 지분을 3남매가 나누게 되어 이재용씨는 그룹의 경영권을 지킬만한 지분에 훨씬 못 미치게 됩니다.
삼성그룹의 수뇌부는 삼성엔지니어링이라는 신규 상장 기업의 주식에 대한 저가 취득 및 고가 매각을 통해 이재용씨의 45억원을 몇 배로 늘여줬습니다. 그 이후에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SDS 라는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해 이재용씨의 재산을 수백~수천 배로 늘였는데, 그 과정은 기상천외함과 만행스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삼성의 알짜 계열사들이 누더기가 되도록 망가진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예전에 올렸던 아래 링크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2399633
황당한 방법으로 비상장 계열사인 에버랜드와 삼성SDS을 장악한 후 기상천외의 방법으로 에버랜드를 삼성그룹의 돈줄인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로 만들었습니다. 그 후 에버랜드는 그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제일모직을 분할 합병 후 회사 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꿨습니다. 그 이후에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물산을 무리하게 인수합병하여 회사 이름을 ‘삼성물산’으로 바꿨습니다.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 정부, 의회, 국민연금, 사법부 모두가 합심해서 삼성과 이재용씨의 편을 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정치이슈와 관련이 많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하겠습니다.
이재용씨의 재산증식에 동원된 삼성그룹의 알짜 계열사들은 그야말로 만싱창이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이재용씨의 불법 및 변법 재산증식 과정에 전혀 연루되지 않은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삼성 그룹을 둘로 나누면 삼성전자와 삼성후자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도는데 이재용씨의 몸은 삼성전자에 있지만 재산의 대부분은 삼성후자에 있습니다. 당초 계획이 기대보다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재용씨의 총 재산은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는 재산 중 삼성전자 지분 3.54%에도 크게 못 미칩니다.
/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2899868
불법 및 편법 재산증식 과정에서 알짜 기업들이 누더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재용씨의 삼성전자 지분은 0.59%이고 대부분은 창업자인 조부에게 상속받은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도 이재용씨의 전체지분은 2%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는 매우 취약하게 됩니다. 이것은 삼성그룹의 또 다른 고민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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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많은 지식 공유해쥬셔서 감사합니더.
삼성그룹의 모태를 제일모직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아는 바로는 삼성상회, 즉 삼성물산의 상사부문이 그룹의 모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