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애가 내 애는 아니잖아요 - 한 청년의 이기적인 소고
오늘 있었던 일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퍽 좋아 오랜만에 친구와 동네에서 농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실외코트에서 한창 농구를 즐기던 도중, 네 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아이 둘이 농구 코트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게임 중이었고, 보호벽으로 차단되어 있는 코트도 아니라 자칫 다칠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어 아이들에게 "다칠 수 있으니 떨어져 있으렴." 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다행히 더 이상 접근하지는 않더군요. 그러나 그 작은 해프닝이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것은 제 착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계속해서 "저희도 농구 할 줄 알아요.", "혹시 농구룰은 아세요?", "트레블링이 뭐에요?", "저희도 껴주세요.". "이거 던져봐도 돼요?" 라며 굉장히 시끄럽게 말을 걸어왔고, 아이들이 귀엽다고 생각하며 피식 피식 웃으며 게임을 하던 저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지금 삼촌들이 놀고 있으니까 조용히 해줄래?"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고요. 보호자에게 말씀을 드리려고 해도 보호자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슬슬 짜증이 올라오던 상황에서 한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볼이 아웃오브바운드 된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흘러갔고, (이 상황도 작은 아이들이기에 어찌보면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공을 집어들더니 코트 바깥쪽으로 드리블을 하며 가져가려 하더군요. 저는 이제 제발 아이들이 가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조금은 신경질적이게 공을 돌려받았으나, 역시 아이들이라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골대 뒤에 있는 다른 공을 재차 가지고 가려고 하더군요.
결국 저는 그 아이를 잡아세워 "너, 나 아냐? 왜 남의 공을 마음대로 만져?" 하고 화를 냈습니다. 덩치 큰 남자가 화를 내니 겁에 질렸는지, "전 그냥 보고 있었는데요..." 라며 어물대는 아이에게 화를 더 내려는 순간 친구와 같이 게임 뛰시던 분들이 저를 말렸고, 아이들이 눈치를 보며 퇴장하여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보호자는 끝까지 눈에 띄지 않았고요.
집으로 돌아와 이 상황을 곱씹어보며 제 대응이 옳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린 저의 결론은 비록 세련되지 못한 대응이었고, 대범치 못하게 보였을지 몰라도, "나의 대응은 옳았다." 였습니다.
물론 어린이는 우리 사회의 미래로,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지켜주고 도움을 줘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나의 이익이 침해받는 상황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아이의 즐거움만큼이나, 아니 아이의 즐거움보다 제 자신의 즐거움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노키즈존"을 보면 이러한 생각이 저만의 이기적인 생각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또한 저는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아니 우리애한테 왜 그래?" 같은 말에도 거부감을 느낍니다. 아이는 당연히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적어도 그 보호자는 서로의 권리를 존중할 줄 알고, 아이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해프닝을 겪으며 사실 더 화가 난 것은 그 아이들보다는 그 아이들의 보호자였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정말로 무책임한 일이죠.
오늘 제게 있었던 일은 어찌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해프닝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못난 탓에 대범하게 넘기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나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저는 화를 낼 것입니다. 물론 다음번엔 아이들이 아닌 그 아이들의 보호자에게요.
"당신 애가 내 애는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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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애는 아니여도 애는 애죠~
어른이 미성숙한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