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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감상(노스포, 음악인 & was 음악인 클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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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4
2016-12-20 23:12:11

라라랜드를 보고. 내용과 연관은 없지만 영화를 보고 든 감상을 써봤습니다.



꿈에 대하여

*픽션임*

음악을 했다.
아니 한다고 생각했다.
기타를 치고, 곡을 끄적이고, 공연을 했다. 동아리에서, 돈을 들여가며. 어린 시절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뭔지도 잘 모를 시절에.

밴드를 했다.
동아리는 너무 서로 다른 것을 원하는 사람끼리 모여 있었다. 관객을 위해 곡을 골랐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없었다.
난 그것들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밴드가 비슷한 주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같은 취향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공연을 했다. 입장료가 있는 공연. 관객은 많이 왔다. 합동 공연이었으니까. 가장 인기있는 오프닝 밴드가 나가면 관객의 반쯤은 나가 버리고, 우리 차례에 오면 지인들 밖에 남지 않는다.

밴드가 깨졌다. 멤버들은 곡 스타일을 바꿔보자고 조언했다. 나는 그게 자존심을 버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조언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리고 나는 멤버들과 더 이상 음악을 같이 할 수 없게 되었다.

혼자 곡을 썼다. 무대에도 섰다. 누군가는 좋아해줄 거라고 믿었다.

수많은 음악영화들, 가난하고 꿈만 있는 뮤지션들은 노력을 하고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하고 꿈을 이루고 사랑을 쟁취한다.

그것은 모두의 꿈이었다.

아무도 야간 편의점을 하면서 폐기시간이 지난 삼각김밥을 먹으며 한끼를 때웠다고 좋아하는 사회인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항상 호평을 들었다.
지인들에게는
특이하다
참신하다
트렌디하다
톤이 좋다

하지만 지인 이외의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무엇이 부족한 걸까?
수많은 아이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기타를 메고
유명한 팝송들을 자기 나름대로 편곡해서 부른다

심사위원들은 감탄하고, 놀라고, 호평한다.
그게 어린 나이에 비해 뛰어난 감각이기 때문이고, 그들이 가진 재능이고 센스이기 때문이다.

나는 유명한 음악이 아니라 내 음악이 하고 싶다.

이게 배부른 소리라면, 아직 힘듦을 모르고, 철없는 소리라면

철이 든다는 것은 꿈을 버린다는 의미인가 보다.

나도 곧 철이 들것 같다.

존 레논은 이상향을 상상해 보자는 노래로 최고가 되었다.

하지만 꿈을 상상도 못하는 현실이란 어떤 현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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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6-12-20 23:26:15

이상을 버리고
현실을 택하는 것 만큼
아픈것이 있을까

사랑도 꿈도 이상이었다는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 아픔에
비길것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을 놓치 못하는 것 만큼
추한 것 또한 있을까



제가 저번에 끄적거린 시인데 문득 떠올라서 올려봅니다
이상을 놓고싶지 않네요
힘내자구요

WR
2016-12-20 23:28:27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좋은 시 감사합니다

WR
1
Updated at 2016-12-20 23: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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