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Free-Talk

오랜 친구가 내일 하늘나라로 갑니다

 
78
  4434
Updated at 2016-12-12 12:05:05

이제 17살하고 6개월 된, 아주 오래 산 우리집 멍뭉이입니다.
제 프사 제일 왼쪽에 있는 친구에요.

몇년 전부터 집 카펫에다 똥 오줌을 싸고 근육도 점점 잃어가고, 급격하게 노쇠화했습니다.
(작년에 저 사진 찍을때도,
다리에 힘이 없어서 미끄러운 마룻바닥에선 버티질 못하고 점점 벌어지고 있길래
서둘러 사진 찍고 손에 들고 있던 과자 던져줬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가 요즘 들어서는 이젠 혼자 걸어가다가도 중심을 못 잡아 계단밑으로 굴러떨어지고,
몇년전부터 자란 배에 있던 혹마저 많이 커져서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다더라구요.
그렇게 일주일전, 부모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내일 안락사시킨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슬프다, 슬프다 하면서도 울거나 하진 않았는데, 오늘밤 되니까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네요.
정말 내일이면 가는구나, 이번 크리스마스때 집에 가면 날 반기는 놈이 하나밖에 없겠구나 이제...
하니까 참 슬퍼져요.

젊었을때는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고, 프리스비 캐치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또 잘하고,
베이컨을 하도 좋아해서 그거 냄새 한 번 맡고는 옆동네까지 몇마일을 걸어갔다가
겨우겨우 다시 집으로 데려오고,
암튼 그런 친구였는데, 세월이 야속하네요.

글을 어떻게 마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늘나라가서 안아프고 맛있는거만 먹으면서 편안히 살길 기도해주시길 바래요.

22
Comments
2016-12-12 12:07:04

먼저 좋은 곳에 가서 잘먹고 잘 놀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마중하러 나올거구요. 기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WR
2016-12-12 12:16:08

감사합니다 :)

2016-12-12 12:12:27

아~ 저도 몇번이고 경험한 일이고, 혼자 산지 10년 넘어도 멍뭉이를 못키우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해서, 어떠한 위로의 말씀도 감히 못드리겠네요. 아가야~ 잘가렴

WR
2016-12-12 12:16:24

정말 감사합니다 :)

2
2016-12-12 12:21:59

예전 생각이 나네요... 좋은곳으로 가길 빕니다.

2
2016-12-12 12:36:50

첫 애완동물이 늙어서 죽었을 때 일년치 울거 몇일만에 다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힘내세요.

1
2016-12-12 12:37:37

위로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2
2016-12-12 12:43:19

힘든 결정하신 걸 보니 복부의 혹때문에 저 친구가 무척 고통스러워했나보군요. 천국에 가서 고통없이 즐거운 시간보내렴!

2
2016-12-12 12:43:38

힘내세요. 프레디 머큐리님 같은 분과 함께해서 저 아이가 정말 행복했을거 같네요. 마지막 가는 길 잘 배웅해주세요.

3
2016-12-12 13:00:42

사람이던 동물이던 갈때 안타깝고 슬픈것은 살아 생전에 못해준 것에 대한 후회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생명이 죽는것은 피할수 없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프레디님의 애견이 많은 사랑을 받고 다른 수많은 견공들보다 행복한 삶을 살았다면 슬퍼하실 일만도 아닙니다. 프레디님이 쓰신 단 몇줄만 봐도 견공의 즐거웠던 17년이 떠오르네요. 웃으면서 보내준다는 것이 아무나 되는 일이 아닌데, 프레디님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WR
1
2016-12-12 14:29:41

참 그래요. 살아 있을 때 더 잘해주지 못한 후회... 이것때문에 제일 슬픈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1
2016-12-12 13:07:06

힘내세요.

2
2016-12-12 13:08:35

애견인으로 공감합니다.
사랑스런 아이들도 나이를 먹고
건강했던 모습을 차차 잃어가는것을 보면
건강할때 더 많이 놀아주고
맛난 간식주고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한 맘이
아프더라구요.
늦은시간에 귀가해도 아무도없는 집을 지키다
반기며 달려오던 따뜻한 모습을
기억하시고 마음 잘 견디시길 응원합니다.

1
2016-12-12 13:36:00

속상하네요. 먹먹합니다 그저... ㅠㅠ

1
2016-12-12 14:48:59

처음 강아지 키우고 하늘나라 보냈을때 너무 슬프고 미안해서 다시는 강아지 안키우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먼저 떠난 강아지와 너무 닮은 강아지가 있었고 마침 엄마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셔서 또 키우고 있어요. 오늘 머큐리님의 글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느껴지네요....

내일 마지막으로 잘 보내주시고....머큐리님도 힘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
2016-12-12 14:49:31

읽다가 울컥해서 댓글 남깁니다
술 미친듯이 마시고 목놓아 울었던
옛 기억이 나네요.
가엾은 것이 어쩌다 나한테 와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서 기운내라고
말씀도 못드리겠네요 그 친구 님 만나서 정말 행복했을테니 실컷 우시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1
2016-12-12 14:56:04

이 글을 읽는 저도 웁니다.
잘 보내주셔요~

1
2016-12-12 18:53:05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 같은 슬픔이 다가오지요.

힘내세요. 항상 마음속 한구석에 살아서 영원히 같이 가는

인생의 친구로 남아 있게 됩니다.

40년이 지나서도 생각 날 수 있는 그런 친구입니다.

저는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가끔식 떠오르네요.

1
2016-12-12 19:16:51

아.. 남의 일 같지 않군요..

1
2016-12-13 17:24:48

우리 초코도 07년 생인데 벌써부터 걱정됩니다...건강하긴 하지만... 아이고 힘내세요.. ㅠㅠ

WR
2016-12-13 17:28:23

하하, 감사합니다. 제 멍뭉이는 99년생이었어요. 07년생이면 - 물론 견종에 따라 다르지만 - 아직 팔팔할때죠~
초코가 건강하게 오래살길 바랄게요!

2016-12-14 10:48:01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1995년 3월 4일 우리 집에 왔다가, 2003년 8월 8일에 세상을 떠난 아롱이가 생각나네요.

정말 사랑했고, 앞으로 다시는 그런 좋은 친구가 있을 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 너무 힘들고 괴로울 때면 언제나 꿈에 찾아와요.

그때마다 제게 큰 힘이 되었어요, 군대에 있을 때조차 찾아왔으니까요...


그 마음 알 것도 같아요.

힘내셔요... 언젠가 저희가 저 하늘나라에 가게 되면, 프레디님의 강아지도, 다른 분들의 강아지도

오래 기다렸다며 저희를 마중 나오겠죠.

보고싶었다면서.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