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실전이야
인권을 위해 최저시급이 올라야 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알바 비 주느라 등골이 휘는 영업주에 대한 방비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영업자입니다
일을 시키는 것도 재주가 있어야 하는지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게 영 적성에 안 맞는 저는 힘들어도 사람 안 쓰고 혼자서 일하는 중인데
청소만큼은 아무리 해도 싫고 싫어서 주에 하루만 아르바이트에게 청소 일을 맡기려고 했습니다
자주 가는 편의점에 알바 아이가 수능 친 고3이라 친구들 중에 가능한 아이가 있느냐 물으니
미심쩍어하며 이것저것 묻더니 셋을 소개해 줬습니다
아직 10대에 돈 벌려는 것이 기특해서 5시간에 5만 원으로 약속하고 날이 됐습니다
점심 즘 오게 돼 배는 채우고 하라고
피자마루에서 8천 짜리만 사 먹는 제가 메이져 피자집에서 피자에 디저트 시켜주고 먹는 시간까지 일하는 시간에 넣을 테니 걱정 말라는 말도 해줬습니다
애초에 남자아이들을 원했지만 남자친구들은 없다 하여 여자아이 셋만 왔는데 결국 힘쓰는 일은 제가 다 하고
세 명이서 밥시간 포함 4시간 20분 동안 제가 원래 혼자 하던 청소만큼도 하지 못 했네요
저 있으면 불편할까 봐 일부러 자리를 자주 비웠는데 저 없으면 수다만 떨고 저 오면 일하는 거 눈에 다 보이는데요..
가는 길에
'고맙다', '다음에 또 보자'
웃으면서 신권 신사임당을 각자 이름 쓴 봉투에 넣어 쥐여줬지만
이후로 그 아이들에게 오는 '매주 일할 수 있다', '또 알바 필요한가요?' 하는 문자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하는데 계속 써줄 리가 없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인생은 실전이야 ㅇㅇㅇ'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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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