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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이 전체 투표에서는 대승을 거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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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1-22 13:01:10

내일 새벽부터 출장이 있어서 며칠간 매니아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에 관련된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쓰겠습니다.


방금 ABC 뉴스에 올라온 소식을 보니 올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얻은 표는 도널드 트럼프가 얻은 표보다 무려 1,569,824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전체 득표에서 무려 150만표 이상을 더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232대 306으로 패한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래는 ABC 기사입니다.

http://abcnews.go.com/Politics/hillary-clintons-popular-vote-lead-donald-trump-now/story?id=43667918


2005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대저택에서 그의 세 번째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오랜 친구이자 VIP 하객으로 결혼식장을 찾아온 클린턴 부부와 트럼프 신혼부부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도 트럼프 저택의 화려함과 그의 머니스웩에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트럼프는 빌 클린턴이 대통령을 지내던 시절 그에게 적지 않은 정치자금을 대 주었고, 2000년에 힐러리가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뉴욕에 머물 때도 힐러리에게 도움을 줬습니다. 힐러리는 상원의원에 출마하기 전까지 뉴욕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힐러리는 트럼프 같은 뉴욕의 거부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초라함과 함께 엄청난 부러움을 느꼈고, 그 이후 부와 권력을 동시에 추구함으로 인해 정치인생이 대선패배라는 비극으로 마무리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후보로 떠오르던 2015년 7월에 부부의 재산을 공개했습니다. 그녀가 공개한 부부의 순 재산은 1천3백억원 가량이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그들 부부가 세금으로 낸 돈만 656억원이었습니다. 그들 부부의 수입은 대부분 고액 강연을 통해 이뤄졌는데, 시간당 평균 강연료가 1억원을 훨씬 웃돌았습니다. 게다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클린턴 재단의 기부금의 사용 용도도 클린턴 부부가 전적으로 결정했습니다. 힐러리는 재산공개 이후에도 고액강연을 이어갔습니다. 상식적으로 대선 유력후보의 그런 활동은 명백한 이해충돌 의혹을 받을 만 했지만 본인은 그게 뭐가 잘못된 것인지 이해 못하는 듯 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얼마 전 회견에서 자신의 패배는 FBI의 코미 국장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게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코미 국장의 사소한 발언이 그녀에게 그렇게 큰 타격이 된 것에는 힐러리 자신이 극도의 불신을 자초한 면이 많아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0년간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개혁당을 오가며 7번이나 정당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흑인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유대인들과는 정말 가깝게 지냈습니다. 트럼프의 사돈도 유대인 재벌입니다. 트럼프는 2000년에 개혁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계획하면서 오프라 윈프리에게 부통령을 제안했고, 2015년에 대선 출마를 결정하면서도 오프라 윈프리를 부통령 후보로 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수없이 정치 스탠스를 바꿔왔지만 2015년 공화당 예비선거 전까지는 한번도 백인 중 하류층에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트럼프가 극단적인 스탠스를 취했던 대선 과정에서 그와 오래 가까이했던 대부분의 사람이 떨어져 나가고, 극우에 일베 같은 성향이거나 커리어의 흠결이 많은 인물들이 트럼프 곁에 몰려서 그의 이너 서클이 되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 직후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지명된 스티브 배넌은 미국판 일베로 불리는 alt-right(alternative right, 대안우익)의 선봉장입니다. alt-right는 부시 정권의 핵심이었던 뉴라이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인종주의와 여혐에 바탕을 두는 극우 스탠스입니다. 트럼프 자신이 자초해서 그런 극우성향이거나 흠결이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셈인데 제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려면 현재 이너서클에서 어떻게든 벗어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가장 트럼프와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 중 하나가 미트 롬니입니다. 미트 롬니는 직전 공화당 대선주자였음에도 트럼프에 등을 돌려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선 과정 내내 롬니가 트럼프를 비난한 수위는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를 비난하는 것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힐러리가 트럼프를 비난한 것은 자신의 맞상대이기 때문이겠지만, 롬니가 트럼프를 비난한 것은 더 심각했습니다. 아래 영상은 롬니의 연설 중에서 2분가량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롬니가 트럼프를 얼마나 심하게 비난했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롬니와 트럼프는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사이가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https://youtu.be/b9C4ZYluDbs


그런데 지금 롬니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인 국무장관에 지명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만일 롬니가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트럼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는 크게 가라앉을 듯합니다. 제 의견으로 롬니는 공화당 인물 중에서 가장 유능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 속합니다. 조만간 트럼프의 요직 인선 결과가 속속 발표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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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Updated at 2016-11-21 21:22:27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는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려울 겁니다.

선거인단제가 건국할 때부터 미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었죠. 주의 권한도 강하구요.

어차피 직선제는 못 합니다. 그러면 작은 주는 더 괄시받을 테니까요.

WR
4
2016-11-21 21:28:37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지금까지 여러번 바뀌었습니다. 처음 선거인단이 도입된 것은 1787년 제헌의회인데,  최초의 선거인단 제도는 지금과 다릅니다. 그때는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뽑고, 그 선거인단들이 대통령을 뽑는 2중 투표였습니다. 우리나라 5공화국이 그런 방식을 택했죠. 그러니까 당시에는 국민이 직접 대선주자에게 투표하지는 않았고 선거인단 한명이 2표를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선거인단 제도는 헌법이 수정되면서 여러번 개정되었습니다. 지금도 메인 주나 네브래스카 주는 전체 승자독식 제도가 아니라 선거구 별로 선거인단이 갈라집니다. 그래서 선거인단 제도이지만 투표 결과는 인구 비례에 가깝습니다. 캘리포니아가 네브래스카의 방식을 따른다면 53명의 선거인단이 모두 흩어지고 주 전체에서 이긴 정당은 2명의 선거인단만 확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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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21:29:57

유력언론들의 일방적지지를 얻고도 1%차이라면 대승이라고 보기는 솔직히 매우 어렵죠. 엄청난 고전끝에 이겼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WR
2016-11-21 21:32:27

경합주의 대결과 전체 선거인단 수에서 일방적으로 패한 후보였기에 대승이라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2016-11-21 21:34:49

아하 그런의미라면 맞겠네요. 미국의 대통령선거제도에 대한 여론은 어떻습니까? 투표가치가 왜곡되는점이있는데

WR
2
2016-11-21 21:39:39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도 미국이 저런 구시대적인 제도를 유지하는 걸 이해하기 어려워 합니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가 부시에게 전체 득표에서 54만표를 앞섰는데, 선거인단 수 5명 차이로 패했을 때에도 현재 선거인단 제도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전체 득표에서 157만표를 앞선 후보가 선거인단 수에서 74명이 뒤졌으니 재고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겠지요.

2016-11-21 22:25:28

미국 대선관련 글 뿐만 아니라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러면서도 쉬이 잘 읽히는 좋은 글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번 미 대선의 결과를 분석하면서 이래서 이렇게 됬다. 이러한 이유가 있다. 이것이 바뀌었다. 이런것이 잘못되었다고 되짚어 보고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는 이제는 과연 트럼프가 어떠한 인사를 통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우리는 과연 그의 그런 행동들에 어떠한 대처를 하는것이 좋을지, 과연 그와 어떤 방향으로 관계를 맺고 풀어가는게 좋을지 등을 분석하고 파악하고 시작하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특히 한국에서는 워낙에 예측을 하지 못했던 것인지 정말 제대로된 대응과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물론 현 상황이..... 

출장 잘 다녀 오시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글들 잘 읽고 있음에 다시 한번 인사 드립니다. 
WR
2
2016-11-21 22:34:55

말씀 감사합니다. 미국 대선에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말아달라는 운영자님의 댓글이 있었기에 여태까지 안했던 것이고 앞으로도 그 부분은 가급적 삼갈 생각입니다. 일단 트럼프와 원수처럼 지냈던 롬니가 국무장관에 지명된다면 그건 모든 시나리오가 전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 소식을 기다린 후에 글을 썼으면 좋을텐데 제가 출장을 가게 되는 바람에 미리 쓴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한정짓기 보다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글을 올리겠습니다. 내일 새벽에 떠나야 해서 이만 잠자리에 들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Updated at 2016-11-22 00:03:23

인구가 3억2000만인 미국에서 150만표라고 하면 대승이라고 보기 힘들지않을까요?

1
2016-11-22 14:33:53

그렇게라도 위안을 삼고 싶은 맘이겠죠.

2
2016-11-22 07:24:41

확실히 150만표를 더 얻었는데 선거인단차이가 뭐 한두명도 아니고 74명이 뒤진거면 문제가 있네요. 한 10명 내외로 선거인단 차이가 났다면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유권자들을 납득시키겠지만, 74명이면 그냥 뭐 다수결이 아니라 소수결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2016-11-22 07:59:01

자유민주주의 상징이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나라가 그 전통때문에 간접민주주의를 계속 유지하는걸 보면 이게 미국인들의 꼰대정신인것인지 아니면 이것으로 정치적, 경제적이익을 보는 특정한 무리의 의한 고집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미국안에서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올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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