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이 전체 투표에서는 대승을 거뒀네요
내일 새벽부터 출장이 있어서 며칠간 매니아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그런 이유로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에 관련된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쓰겠습니다.
방금 ABC 뉴스에 올라온 소식을 보니 올해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얻은 표는 도널드 트럼프가 얻은 표보다 무려 1,569,824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전체 득표에서 무려 150만표 이상을 더 얻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232대 306으로 패한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는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래는 ABC 기사입니다.
http://abcnews.go.com/Politics/hillary-clintons-popular-vote-lead-donald-trump-now/story?id=43667918
2005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대저택에서 그의 세 번째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오랜 친구이자 VIP 하객으로 결혼식장을 찾아온 클린턴 부부와 트럼프 신혼부부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웃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도 트럼프 저택의 화려함과 그의 머니스웩에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트럼프는 빌 클린턴이 대통령을 지내던 시절 그에게 적지 않은 정치자금을 대 주었고, 2000년에 힐러리가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위해 뉴욕에 머물 때도 힐러리에게 도움을 줬습니다. 힐러리는 상원의원에 출마하기 전까지 뉴욕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힐러리는 트럼프 같은 뉴욕의 거부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초라함과 함께 엄청난 부러움을 느꼈고, 그 이후 부와 권력을 동시에 추구함으로 인해 정치인생이 대선패배라는 비극으로 마무리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후보로 떠오르던 2015년 7월에 부부의 재산을 공개했습니다. 그녀가 공개한 부부의 순 재산은 1천3백억원 가량이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그들 부부가 세금으로 낸 돈만 656억원이었습니다. 그들 부부의 수입은 대부분 고액 강연을 통해 이뤄졌는데, 시간당 평균 강연료가 1억원을 훨씬 웃돌았습니다. 게다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클린턴 재단의 기부금의 사용 용도도 클린턴 부부가 전적으로 결정했습니다. 힐러리는 재산공개 이후에도 고액강연을 이어갔습니다. 상식적으로 대선 유력후보의 그런 활동은 명백한 이해충돌 의혹을 받을 만 했지만 본인은 그게 뭐가 잘못된 것인지 이해 못하는 듯 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얼마 전 회견에서 자신의 패배는 FBI의 코미 국장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게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코미 국장의 사소한 발언이 그녀에게 그렇게 큰 타격이 된 것에는 힐러리 자신이 극도의 불신을 자초한 면이 많아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0년간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개혁당을 오가며 7번이나 정당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흑인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유대인들과는 정말 가깝게 지냈습니다. 트럼프의 사돈도 유대인 재벌입니다. 트럼프는 2000년에 개혁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계획하면서 오프라 윈프리에게 부통령을 제안했고, 2015년에 대선 출마를 결정하면서도 오프라 윈프리를 부통령 후보로 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수없이 정치 스탠스를 바꿔왔지만 2015년 공화당 예비선거 전까지는 한번도 백인 중 하류층에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습니다.
트럼프가 극단적인 스탠스를 취했던 대선 과정에서 그와 오래 가까이했던 대부분의 사람이 떨어져 나가고, 극우에 일베 같은 성향이거나 커리어의 흠결이 많은 인물들이 트럼프 곁에 몰려서 그의 이너 서클이 되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 직후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지명된 스티브 배넌은 미국판 일베로 불리는 alt-right(alternative right, 대안우익)의 선봉장입니다. alt-right는 부시 정권의 핵심이었던 뉴라이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인종주의와 여혐에 바탕을 두는 극우 스탠스입니다. 트럼프 자신이 자초해서 그런 극우성향이거나 흠결이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셈인데 제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려면 현재 이너서클에서 어떻게든 벗어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가장 트럼프와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 중 하나가 미트 롬니입니다. 미트 롬니는 직전 공화당 대선주자였음에도 트럼프에 등을 돌려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선 과정 내내 롬니가 트럼프를 비난한 수위는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를 비난하는 것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힐러리가 트럼프를 비난한 것은 자신의 맞상대이기 때문이겠지만, 롬니가 트럼프를 비난한 것은 더 심각했습니다. 아래 영상은 롬니의 연설 중에서 2분가량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롬니가 트럼프를 얼마나 심하게 비난했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롬니와 트럼프는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사이가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롬니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인 국무장관에 지명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만일 롬니가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트럼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는 크게 가라앉을 듯합니다. 제 의견으로 롬니는 공화당 인물 중에서 가장 유능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 속합니다. 조만간 트럼프의 요직 인선 결과가 속속 발표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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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는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려울 겁니다.
선거인단제가 건국할 때부터 미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었죠. 주의 권한도 강하구요.
어차피 직선제는 못 합니다. 그러면 작은 주는 더 괄시받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