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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여친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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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9-23 02:37:57

여친 이야기에 불편해하는 분들이 계셔 앞으로 여친 글에 '주의'를 달겠습니다

신혼인 친구를 간만에 만났습니다
행복하냐 물으니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데 딱 하나 식성이 달라 힘들다더군요
친구는 피자 햄버거 돈까스 같은 양식을 좋아하는데 와이프 분은 한식만 좋아하고 친구가 못 먹는 회도 즐기신다네요
주말에만 만나던 연애 땐 몰랐는데 결혼 후 매일 함께 밥을 먹으니 힘들다고 합니다
어쩐지 그날 가까운 식당들 두고 햄버거 먹으러 가자고 하더군요. 키키

제가 지금 만나는 아이는 치킨을 싫어합니다
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싫어해요. 닭이나 돼지의 노린내에 민감해서 치킨과 삼겹살의 맛을 모르는 불쌍한 한국인입니다
근데 만나고 6개월 정도 되기까지 그걸 몰랐습니다. 제가 눈치가 없는 편이 아닌데 자주 같이 먹으면서도 몰랐습니다
자긴 가슴살만 좋아한다길래 다리 날개 좋아하는 저로선 때땡큐를 외치며 신났었는데 알고 보니 가슴살이 그나마 노린내가 덜 해 거기만 먹었고 그마저도 안 내키는데 제가 치킨을 하도 좋아하니 본인이 치킨을 싫다고 하면 저도 안 먹을까 봐 말을 안 했다네요..
그 얘길 처음 듣고 생각해보니 이 아이는 저와 뭘 먹으면 항상 마지막 한 입을 저에게 떠줬었습니다
데이트 때 제가 뭘 먹고 싶다고 하면 싫다고 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식성이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이 아이가 맞춰준 것이었던 걸 그제서야 알았고 참 고맙고 부끄러웠습니다
한 번 제 방 상태를 본 후로는 주마다 와서 청소와 빨래를 해주고 어제 친구 만나러 간다니 지갑에 몰래 3만 원을 넣어놨더라구요..
며칠 전에 여친이 운전을 했으면 좋겠다는 투정 글을 올렸었는데 이런 아이에게 그깟 운전 못 해주겠습니까

제가 감히 매니아님들께 연애에 조언을 하자면 예쁜 여자가 하는 짓은 다 예뻐 보이겠지만 예쁜 짓을 하는 여자는 더 예뻐 보입니다
물론! 남자도 그만큼 이해하고 아껴주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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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6-09-23 02:44:24

하... 알면서 들어왔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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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고 부럽습니다~!!)
2016-09-23 03:04:24

좋은분이시네요

2016-09-23 03:05:22

일단

참 행복하신 것 같네요. 좋은 사랑 하시길.

2016-09-23 08:46:55

좋은분 만나셨네요 부럽습니다...

2016-09-23 08:54:04

자랑할 만한 여친님이네요!

멋집니다.

식성도 오랜기간 함께하니까 조금씩 서로 닮아 가는 부분도 있더라구요.
물론 안되는 건 안 되지만요.

지금처럼 늘 좋은 사랑하세요. 
WR
2016-09-24 02:12:57

추천과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2016-09-25 19:03:47

여친님이 노력하시는만큼 썬썬님도 같이 노력해주시면 서로 계속 행복을 키워가실 수 있습니다.

여친님의 노력을 알아보신 것만으로도 썬썬님도 충분히 좋은 분이십니다.

상대의 그런 노력 끝까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좋은 분이 좋은 분을 만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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