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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은 껌값? - 사람들이 대도시로 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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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3 01:16:55

런던에서 부동산 헤지펀드가 거래중지 되는 등 브렉시트로 인해 부동산 하락의 조짐이 벌써부터 보인다는 기사를 읽고 런던에서 펀드매니저 등 상류층 금융업 종사자들의 주거지역 집값을 찾아봤습니다. 비쌀 줄은 알았지만 매물 가격을 보니 눈만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대도시 집값에 대한 국내 뉴스를 살펴봤는데, 지난달에 YTN 뉴스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황당한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이 뉴스에 따르면 세계적인 대도시에 비해 서울의 집값은 껌값입니다.

https://youtu.be/A3zN99WgmdU

그 소스를 찾아보니 중앙일보인데, 도대체 어떤 근거로 세계 주요도시의 아파트 값을 비교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제 생각에 서울의 아파트 값이 런던, 뉴욕이나 홍콩과 이정도로 많이 차이나지는 않습니다. 기껏해야 평균 1.5~2.5배 정도일 겁니다. 어제(7월 12일)자 조선일보에서는 비교적 저의 생각과 유사한 내용의 기사가 이어지다 결론은 다시 황당해졌습니다. 결론이 앞의 본문과 맞지 않습니다.

“실제 외국의 집값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에서 공급면적 120㎡(전용 100㎡ 수준) 집을 살 경우 집값은 47억6527만원이 들고, 서울에서는 6억5136만원이 든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12/2016071200003.html

그러니까 35평 아파트 기준으로 런던의 집값이 서울보다 8배가량 비싸다는 이야기입니다.


런던의 상류층 금융업 종사자들이 모여 사는 곳은 메이페어, 켄싱턴, 나이츠브리지, 홀랜드 파크, 리젠트 파크 등인데, 제가 확인한 이곳의 집값은 서울 강남의 열배가량입니다. 켄싱턴의 2베드룸 아파트가 100억원, 3베드룸 아파트가 200억원 정도입니다. 역대급으로 비싼 아파트는 2010년에 약 2200억원에 팔린 300여평 전용면적의 단층(꼭대기층) 아파트였습니다. 2200억원이면 서울 강남의 대형빌딩을 사고도 남는 돈입니다. (아래 기사를 참조하세요)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1301918/The-140m-flat-World-record-price-Central-London-penthouse.html

런던의 모든 지역이 이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주거지역은 서울의 아파트 값과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평균을 내면 서울보다 2~2.5배쯤 비쌀 것 같습니다. 기사처럼 8배까지는 결코 아닐 겁니다.

분명한 것은 런던과 홍콩의 아파트 값은 서울보다 훨씬 비쌉니다. 홍콩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는 700억원 가량입니다. 그리고 뉴욕, 파리, 도쿄의 아파트 값도 서울보다 비싼 것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선진국들은 공통적으로 대도시의 집값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20세기 말에 인터넷과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21세기에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도시 집중도가 낮아질 거라고 예측한 바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정보통신이 발달하면 수시로 사람들 사이에 원거리 접촉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모여 있을 필요가 줄어들고 일대일 대면접촉의 필요성도 줄어들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통신과 인터넷 및 SNS 등의 발달로 상대와 곁에서 마주보면서 대화를 나누지 않고도 얼마든지 깊은 수준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도시에서만 가능했던 업무가 시골에서도 가능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정 반대로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도시 집중현상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런던, 홍콩, 뉴욕의 금융가,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 이탈리아의 패션가 등에는 사람들로 더욱 밀집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벌어진 일은 통신과 인터넷 및 SNS 등이 사람끼리의 만남을 대체하는 대신에 그들의 만남을 훨씬 용이하게 만들고 부추겼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사람을 만나기에 너무 크고 복잡한 곳이었던 대도시가 이제는 서로의 만남이 용이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통신과 인터넷 및 SNS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가까운 곳으로 몰리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터넷과 SNS등 원거리 통신을 하더라도 외딴 곳에서 하는 사람보다 도시에서 하는 사람들이 사교 생활에 더 큰 도움을 받게 됩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대도시에 모여 있는 사람들끼리 훨씬 더 많은 경쟁, 피드백, 도움을 주고받게 되었고, 서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점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누리게 되었습니다. 간단한 예로 서울의 상류층이 모여 사는 초고가 주택 타워팰리스는 세대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그곳 입주민들 간의 교류가 훨씬 빈번해졌고 그 안에서 고소득 전문직과 사업가들은 서로 인맥, 친맥, 심지어는 혼맥까지 맺고 있습니다. 타워팰리스에 사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최상급의 인맥이 만들어진다고 저에게 말하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정보화는 이런 식으로 대도시에게 유리함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인구밀집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양질의 서비스가 다양하게 제공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 공급자들이 앞을 다투어 대도시에 제품을 공급하려고 경쟁합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그 비싼 집값, 교통의 불편함과 각종 혼잡함을 감수하고 세계적인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7월 25일부터 20일 동안 미국 출장이 있는데, 그 전에 준비할 일들이 많고 바쁠 것 같습니다. 바쁘더라도 출장 전까지는 가능하면 자주 글을 올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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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7-13 01:36:31

저는 KTX가 생긴 이후로 오히려 지방에서 살 마음을 더욱 굳힌 계기가 되었는데 그와 대조적인 내용이네요. 잘봤습니다!

WR
2016-07-13 01:45:51

말씀 감사합니다. 편한 밤 되세요.. 저도 오늘은 이만 물러납니다.

Updated at 2016-07-13 02:32:50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베일리님이 미국출장을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정보화라면 도심으로의 집중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다음 글도 기다리겠습니다~

2016-07-13 06:07:21

근데 소득이 너무 그래요... 한국은 박사급 초봉이 8천이 안되는 나라라...

2016-07-13 06:46:48

소득과 주거에 따른 계급은 이미 형성됐다고 봐도 되는걸까요...
암담하네요

2016-07-13 08:07:46

지금 사는 곳이 어릴 때부터 쪽 살아오던 동네인데 여기 집값 오르는 것을 보면 진심 미쳤습니다. 저 고등학교 때보다 딱 열배 차이나는 것 같아요...저희 집이야 원래 살아왔으니 그렇다 쳐도 이 동네에 새로 이사오는 젊은분들 보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 나이에 어떻게 돈을 벌어야 이 가격대 아파트를 살 수 있냐...
들리는 소문엔 원래 살던 사람들은 원주민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ㅜㅜ

2016-07-13 08:55:44

뭐 여러가지 경우들이 많습니다만 대부분은 부모님들이 집을 해주시죠. 그 부모님들은 그럼 어떤 사람인지 봤더니 역시 다양합니다. 소득이 높은 직업을 가진 분들 뿐만 아니라 지방에 땅을 많이 갖고 있어서 건물 몇채를 소유하고 있는 분들부터 상식과는 많이 벗어나는 때로는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참고로 서울에 자녀들에게 집 마련해준 돈으로 지방에선 주로 건물 한채를 살수 있더군요.

Updated at 2016-07-13 09:29:41

최근에 재건축 된 반포의 아파트 34평짜리가 22억에 거래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미친...20년 전 아파트 가격보다 12배가 올랐어요. 월급쟁이들의 급여수준은 당시의 두배도 안되고요...저희 아버지께서는 일반적인 회사원이셨는데 당시에는 절약 좀 하고하면 강남에 아파트를 산다는게 그래도 가시권에는 들어오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월급쟁이가 그런 아파트를 혼자 모아서 들어간다는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죠.

저도 지금 집안 사정으로 어머님집 근처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이 동네 아파트를 산다는건 포기 수준입니다...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재건축 하면 제 소득 수준에서는 이 동네를 나가야할 판이에요 ^^

2016-07-13 12:29:24

아 그러시군요. 제 주변에도 재건축 이후에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거주자들에게 투표를 해보면 재건축 95%이상 찬성 나오다가도 몇몇은 반대하죠. 그리고 집장만으로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전세로 지내다 때를 기다리시는게 좋겠습니다.

Updated at 2016-07-13 09:09:13

혹시 목동에 사시나요? ^^

Updated at 2016-07-13 09:36:28

아뇨 반포요...재건축 된 아파트 들어오는 사람들 보면 진심 대단해보여요...

2016-07-13 10:44:46

그쪽도 원주민 소리 하는군요. 제가 살던 목동도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


전 목동은... 이제 못들어갈 것 같아요. ^^

2016-07-13 11:13:25

저도 39년 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어요 ^^ 여긴 그나마 전세로는 버틸만 합니다 크크...
근데 옆에 새로 재건축된 아파트 주민들한테 여기는 빈민가 취급 받는다는 얘기도 들으니 서글픔이....뭐 다 그런 것도 아니고 일부 그런 사람들이 있는 정도겠지만 그런 얘기가 돌아다니는 것도 오래 살아온 사람 입장에서는 섭섭하긴 하네요...

2016-07-13 09:06:01

유익한 글...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사내 높은 분들의 기습 공격에... 잘 대처할수 있었습니다.  
2016-07-13 09:11:12

서울의 아파트가 4.3억이라니... 어이가 없네요. 외국 도시의 비싼곳과 서울의 가장 싼 곳을 비교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언젠가 서울에 살고싶습니다. 태어난 곳이니까요. 그런데 쉽지않네요. ^^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2016-07-13 09:32:08

평균으로 낸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아니면 진짜 좀 저렴한 동네 기준이거나...외국은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강남 3구의 아파트는 35평짜리면  평균을 내도 10억 전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6-07-13 11:40:13

서울에서 일하는 평균 노동자의 임금과 지금 실리콘밸리, 런던 금융가, 워싱턴 DC, 뉴욕 월가에서 일하는 평균 노동자의 임금의 차이가 집값차이보다 크길 바랍니다. 그게 아니라면 서울 집값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정말 싼 게 되어버리니까요.

Updated at 2018-03-05 13:04:20

오랜만에 접속해도 매니아에 여전히 계시니 정말 반갑습니다 ^^ 밀린 글들 천천히 잘 정독하겠습니다.

2016-07-14 21:59:51

재밋는 점은 가구 소득대비 주택가격이 점점 치솟아 오른다는 점입니다.

세계 각국의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 기조로 상환능력에 상관없이 빚을 내어 집을 사는것이 유리한 상황입니다.

시장주의자라 집값이 PIR로 딱 몇배여야 한다는 고집은 없지만 집값이 점점 실소득과 괴리되는 상황과,

대출을 권하는 사회 풍토는 뭔가 씁슬합니다.


실은 제가 집을 사야하는 상황인데 눈을 낮춰야 하는지,

남들처럼 뛰는 말에 올라타 줒기보다 싫은 빛을 얻어 집을 사야 하는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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