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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와 유로화의 근본적인 문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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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3 16:38:43

2002년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유로화는 현재 유럽통화동맹(EMU)에 가입된 19개 나라의 공동 단일통화이며, 유로화를 단일 통화로 사용하는 나라들은 유로존이라 불립니다. 도입될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유로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달러화에 이어 제2의 국제통화의 위상을 일찌감치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5월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재정위기가 남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면서 유로체제는 그 근본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머리글자)라는 치욕적인 약칭으로 불리는 남유럽 4국은 자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통화량을 늘려 경기를 자극한다거나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춰 수출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구조조정에 대한 외부의 압력이 심할수록 이들 네 나라는 유로화 체제 이탈이라는 극단적인 대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채무불이행 사태가 일어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이지만 유로화 19개 나라 중에서 3, 4번째 경제규모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는 그 파괴력이 그리스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버거운 규모입니다.


유럽중앙은행 등 관계기관이 유로존의 존속을 위해 그리스를 구제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일 비슷한 상황이 미래에 언제든지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번져갈 수 있기에 그리스의 문제는 단순히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만일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유로화로 결제되던 공공 및 민간채무를 드라크마화로 강제전환환 시킨다면 이들 채권을 쥐고 있는 유럽은행들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져 또 다른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남유럽의 부채 위기는 전 유럽의 은행위기와 얽혀있습니다.


이들 PIGS 국가는 유로화 채택으로 인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소비와 채무가 가능해졌고, 이로 인한 임금상승효과는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켰습니다. 여기에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자가 이탈하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발생한 막대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는 PIGS 국가를 다른 나라 은행의 채무국으로 전락시켰습니다. 하지만 현재 그리스 채무불이행 위기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는 그들 정부의 거시경제정책과 산업정책이 실패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 유로존 단일통화체제의 본질적으로 내재된 문제점에서도 비롯되었다고 보입니다. 남유럽 국가들은 애초부터 유로존에 가맹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국가들은 유로존 가맹으로 인해 초기에 큰 이득을 보는 듯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단일통화 사용에서 오는 부작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유료존 내 정책조율의 부재로 인해 문제의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리드 등의 위기를 발생시킨 유로존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1. PIGS 국가들이 유로존에 가맹했다는 것은 자국의 통화주권을 포기한 것입니다. 유럽통화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경기가 침체되고 경상수지 불균형이 확대될 경우, 자국의 경기상황에 맞추어 독자적인 금리, 환율 정책을 수행하면서 경기 조정을 할 수 있고, 특히 자국 통화의 평가 절하를 통해 대외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등 PIGS 국가들은 유로존 가맹으로 통화주권을 유럽중앙은행(ECB)에 양도했기 때문에 금리정책 및 환율정책의 실시권한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단지 재정정책을 활용해서 불균형을 시정해야하기 때문에 대외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첫째, 단일환율 적용에 따라 경상수지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환율조정 메커니즘의 부재는 유로존 안의 남유럽과 북유럽 국가 사이에 구조적인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그 결과독일, 네덜란드 등 물가수준이 낮고 수출경쟁력을 갖춘 북유럽 국가들은 자국 경제력에 비해 유로화 환율이 저평가되는 이익을 누리면서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반면에, 그렇지 못한 PIGS국가들은 환율이 평가 절상된 상태로 출발했으나 수출 증대를 위해 평가절하 전략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경상수지적자가 확대되어 왔습니다.


독일이 마르크를 유로로 대체하면서 사실상 상당한 평가절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덕분에 1990년대 무역적자 국가였던 독일은 2001년 무역수지 흑자로 전환한 이후 계속해서 흑자를 누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말에 이르러 독일은 중국과 수위를 다투는 세계 최대의 수출국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달리 독일의 수출시장은 대부분 유럽 내부에 위치했으므로 독일 경제를 추동하는 힘은 국내의 투자나 소비가 아니라 여타 유럽국가로의 수출에 있었던 것입니다.


유로화 도입 이후 환율의 안정과 저금리 기조는 북유럽과 남유럽이 서로 다른 정책경로를 걷게 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환율 안정에 따라 애당초 제조업에 특화된 북유럽 국가들은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되었고 내수보다는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을 갖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유로화 도입 이후 저금리 현상은 남유럽 국가에 차입이 증가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고, 남유럽 국가들은 서비스 산업에 기반을 둔 내수중심의 경제모델을 갖게 되었습니다. 획기적인 채무삭감조치를 통해 남유럽 국가들의 채무가 줄어든다 하더라도, 현재 유로존 회원국의 산업특화 구조와 경쟁력 격차 상황에서는 경상수지 불균형이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구조입니다.


둘째, 유럽중앙은행의 단일금리정책의 적용에 따라 유로존 편입 이후 과거 물가 불안으로 고금리를 유지했던 남유럽국가들이 저금리의 메리트를 향유하면서 해외차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소비가 확대되면서 수입의 증가를 초래했습니다.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지자 PIGS국가들은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 내 핵심국가들의 은행으로부터 과다하게 자금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조달된 재원은 산업경쟁력을 위한 투자에 사용되지 못하고, 주로 부동산, 서비스등 비생산적인 투자나 소비, 수입증가에 주로 사용되었고 이로 인해 스페인, 그리스 및 아일랜드 지역에 부동산 버블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발생시켰습니다.


즉, 유로화 도입으로 차입 비용이 대폭 줄어든 나라에서는 유로화 자체로 버블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리스는 이 사실을 감추며 잘못된 정책을 사용했으나 스페인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스페인의 경우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을 따랐으며 국가채무 수준을 유럽 평균 이하로 유지했음에도 엄청난 부동산 붐이 일어났고 결국 거품이 꺼지자 실업률 20%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이르렀으며 부동산 대출에 적극 관여한 금융기관들도 심각한 부실상태에 빠졌고, 부실기관에 대한 대규모 구제금융 지원은 국가 부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2. 유로화는 출범부터 불완전한 통화였습니다. 중앙은행은 있지만 재무기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은 회원국의 압력이나 제도적 견제 없이 화폐정책의 목표 및 운용과 관련된 절대적 주권을 갖고, 통화가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하며 화폐정책은 다른 어떤 경제정책 목표와도 연계되지 않습니다. 일반 연방국가의 중앙은행과 달리 유럽중앙은행은 회원국의 국채를 구매할 수 없고 따라서 회원국의 재정적자를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별국가는 적자재정을 충당하려면 금융시장에서 국채를 판매해야만 하는데, 그들이 발행하는 국채의 이자율이나 신용등급은 금융시장에 의해 결정됩니다. 단일통화에 의한 단일금리는 이러한 모순 속에서 유지됩니다.


게다가 회원국은 유럽중앙은행에 투자한 자본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며 유럽중앙은행의 전반적인 건전성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나아가 유럽연합은 조세권이 없고 유럽 차원의 재무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권적 실체에 의해 보증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로화는 출범부터 지금까지 불완전한 통화인 것입니다. 이러한 재정통합 없는 단일통화체제는 유럽재정위기를 발생시킨 중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같은 화폐를 쓰면서도 화폐가치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재정건전성 문제는 각 회원국에게 맡겨 놓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부 국가가 부채 차입을 통해 방만한 재정지출을 하는 것을 통제하는데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어떤 통화관련 연합도 재정 및 정치적 연합 없이는 존속하기 힘듭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등 몇 개의 주가 예산위기에 직면했을 때, 재정연방주의라는 전통에 따라 이러한 주 단위의 지역적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풀어가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유로존의 각국은 미국의 각 주들이 연방정부의 재정부담을 나눠 책임지듯이 유로존 가맹국의 문제를 함께 짊어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3. 회원국의 국가부도위기와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유로존 체제에서는 위기를 풀기 위한 대응책이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그리스 채무불이행 위기가 수습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현재 유럽의 헌법적 조약들 안에는 탈퇴와 관련된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며, 유로화를 버리는 것은 곧 유럽연합을 탈퇴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현재 그리스의 위기가 유럽통화동맹과 관련해서 어떤 결과를 나을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유럽연합 탈퇴 시 공산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그리스 경제의 특성 상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등, 현재로서는 그리스가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후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찬가지로 채권단이 제시한 엄격한 수준의 긴축 프로그램 수용은 그리스 국민들이 견디기 힘든 극심한 고통의 세월을 가져올 것이 명백하며, 고통스러운 긴축정책이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인가에 대한 의문점 때문에 이 또한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2001년에 자국 통화를 버리고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그리스 국민의 실질구매력이 하루아침에 뛰어올랐고, 한동안 높은 경제성장률로 장밋빛 미래가 보이는 듯 했지만, 그리스의 현재 상황은 진퇴양난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암울합니다. 오직 명백한 것은 유로화 사용지역에는 고통분담구조가 결여되었다는 점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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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5-07-03 16:41:44

관련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항상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15-07-03 16:56:07

네. 감사합니다.

조금 더 숙고해서 오늘 밤이나 내일 올리려 했는데 급히 작성해서 조금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2015-07-03 16:47:02

몸은 좀 괜찮으신지요? ^^ 몸조리 잘하시구요 다시 뵙게되니 반갑습니다

양질의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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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3 16:57:30

고맙습니다. 어떤날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읽고 기운이 났습니다^^

기운이 나니까  순식간에 글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양질은 아닐 수 있습니다^^

Updated at 2015-07-03 16:53:13

안 그래두 궁금한 사항인데, 참고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드라크마화"가 무슨 뜻이죠?

2015-07-03 16:57:18

드라크마가 그리스 자국 통화죠 유로 도입 전에.  엔화 달러화처럼 드라크마화

WR
2015-07-03 17:32:34

답변 감사합니다^^

2015-07-03 23:15:45

아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2015-07-03 16:51:52

몇몇 eu국은 eu면서 자국통화를 쓰는데 그리스도 그런식으로 변환은 어려울까요?

WR
2015-07-03 16:58:47

아주 위험합니다. 이런 경우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면 금융이 마비됩니다.

WR
2015-07-03 17:58:37

죄송합니다. 제가 댓글을 거꾸로 읽었습니다.

자국통화를 쓰면 유럽중앙은행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슈퍼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해야 그런 모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리스가 EU를 탈퇴하지 않고 유로존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 할거라 생각됩니다

앞의 댓글은 무시해주세요^^

2015-07-03 18:12:24

디폴트 이후에 유럽중앙은행이 지원 끊은줄 알고 처음 댓글 보고 으잉? 했는데


찿아보니 지원을 현상유지던데 그럼 첫댓글이 맞는거 아닌가요..?  

WR
2015-07-03 18:52:37

어짜피 디폴트하면 유럽중앙은행의 지원은 포기해야 할 겁니다.


2015-07-03 16:57:50

그리스 위기를 보는 시각에 동의합니다. 최근 언론에서 무리한 복지나 '급진좌파'의 포퓰리즘으로 위기 원인을 단순화(혹은 내부 정치화) 하려는데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태해결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지적하셨듯이, 지금 현 상태에서 유로를 포기할 경우 그리스 내부에서 일어날 파장이 측정불가일 정도로 크다는 것입니다. 아일랜드가 독립에 관해 신중할 수 밖에 없듯이, 그리스 역시 국가등급이 정크로 떨어져 버린 가운데 자국통화를 택했을 경우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지요.

WR
2015-07-03 17:01:30

감당하기 힘들 겁니다. 그리스인들은 독일인들과 다른 생활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긴축정책이 먹혀들어가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로화를 쓰는 건 모두가 독일인의 생활방식을 따른다는 함축이 있었는데, 남유럽 국가들은 그걸 모르고 함부로 뛰어든 것입니다. 그리스가 자국통화로 가면 긴축재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건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거라 생각합니다.

2015-07-03 18:53:42

그리스인들이 독일인과 다른 생활방식이라는건 무슨 의미신지요? 독일인들은 빚이 있으면 어떻게든 갚을려고 쥐어짜지만 그리스인들은 최소한의 즐길것은 포기못한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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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3 20:25:00

아마 근면성실히 일하는 부분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차이일지 저도 궁금하네요.

2015-07-05 17:01:45

기본적으로 독일인의 성실함은 알려진바이고, 미래를 위해 함부로 현재를 팔지 않습니다. 독일만큼 제조업기반의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도 없죠.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남유럽인들이 비교적 일에 대해서 철두철미함이 떨어진다는 게 정설이고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 그리스의 정도는 심한편입니다.(이거는 실제로 비지니스로 연결되어보면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일본인과 일을 하면 가질만한 기대감 같은게 그쪽에는 전혀 없죠. 그런 부분을 이야기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5-07-03 16:59:49

그리스 사태의 요점은 유로화의 문제인가요?

 

저는 잘 모르지만,, 그리스는 정부정책의 실패 및 시민의식 결여가 핵심적인 문제 아닌가요?

 

다른 모든 문제를 배재하고 세금만 제대로 걷었어도, 세금만 제대로 냈어도 이러한 위기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빚보다 조세포탈로 못걷은 세금이 몇배는 더 큰걸로 알고있는데 말이죠..

 

그리스 경제 위기에 대해서 다룬 다큐멘터리의 한장면이 떠오르면서 이 나라는 망해도 싸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치과에서 신고한 수익이 연 500만원.. 그것도 치과의사 개인의 수입이 아닌 치과병원 수익이 연 500만원이랍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는데 정작 시민들은 정부 관리의 부패를 탓하고 있죠..

 

그러고도 하는말이 그렉시트와 동시에 난민들을 유럽으로 풀어버리겠다고요?

 

거의 뭐 저기 북쪽에 계신 양반이랑 다른게 뭔지 잘모르겠네요.. 쌀달라고 시위하시는 분이랑 굉장히 잘맞는거 같은데 말이죠..

WR
2015-07-03 17:07:37

정부정책 실패 및 시민의식 결여가 핵심문제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유로존에 들어온 것은 처음부터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셈이었습니다.

제가 그리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그들은 오래동안 터키 치하에 있으면서

탈세 등으로 정부에 저항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것이 한참 지난 세계화 시대에 변명이 될 수는 없겠지요.


"그들 정부의 거시경제정책과 산업정책이 실패한 탓도 있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

유로존 단일통화체제의 본질적으로 내재된 문제점에서도 비롯되었다고 보입니다."


제 글에 시작부분입니다.

저는 유로존 단일통화체제의 본질적으로 내재된 문제점에 방점을 두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2015-07-03 17:22:31

공돌이라서 항상 핵심이 뭔지만 생각을 하다보니 주의깊게 못읽었네요..

 

결국 은행은 있고 돈을 빌려줘서 남유럽 국가들이 신나게 빌려썼다가 갚으려고 보니 돈은 없고..

 

그렇다고 누가 나서서 받으려고 해도 누가 나설지 어떻게 나설지도 모르겠고 딱히 받을 방법도 없고..

 

그리스는 돈없다고 못갚겠다고 더 빌려주면 그걸로 일단 숨 좀 돌리고 갚겠다고 하는데, 보증 서줄 국가도 없는거고..

 

이런 상황이라고 이해해도 될런지요.. (진짜 공돌이라 이정도밖에 이해가 잘..)

 

그리고 우리나라의 IMF 때 있었던 기업들의 반강제적인 구조조정 등과의 차이점이 뭔가요? 이런일이 그리스에는 왜 적용이 안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세금문제만 해결되면 어느정도는 해결될일이 아닌가요? 유로존 탈퇴니 이런 얘기가 들리는거조차 사실 잘 이해가 안되서요..

WR
2015-07-03 17:30:56

그리스인은 그들 나름대로의 기질이 있습니다. 5년째 긴축정책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 결과는 역사상 유래 없는 불황입니다. 그리스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부지런했다면 이런 상황을 맞기는 커녕 날로 번성했겠지요. 유로존 탈퇴 이야기가 나오는 건 채권단들이 더욱 심한 긴축재정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은 긴축재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구요. 그들은 독일인이나 한국인이 아닙니다.

2015-07-04 12:44:18

한국도 부패는 여느나라 못지 않다 평가를 하는 상황에서 그리스의 부패가 심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우리보다 훨씬 심각한가요?

그리고 말씀하신 근면함의 차이가 어떻게 표출되나요? 주로 관광업이라 얘기는 들었는데 근무시간중 업무 강도가 떨어지는건지 아니면 근무시간 자체가 워낙 짧은건지요.

2015-07-03 17:14:14

와 글의 퀄리티가 엄청나네요


유로와 그리스사태에 대해서 확 정리가 되는 느낌이네요

저는 유로화가 불완전한 통화지만 경제학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간섭이 없는 

통화제도로만 생각했는데, 글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우고 가네요
WR
2015-07-03 17:18:06

애초에 유로화 구상에 참여했던 학자들은 재무기관이 없는데서 나오는 결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필요성이 제기되면 정치적 의지를 모아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단계의 조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국가별로 경제구조의 분리현상만 심화되고 있습니다

2015-07-03 17:20:2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경제학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유로화 도입 이후 그리스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이 커졌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로화 덕분에 수출을 많이 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그것이 남유럽 국가들이 내수 위주 경제 정책을 취하게 된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ㅠㅠ

WR
2015-07-03 17:27:45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그리스인들의 소득인 10년 사이 3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차입도 쉬워지고 독일 등에서 만들어진 고급 제품에 대한 장벽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소비지향적인 그리스인들의 실질구매력은 한동안 크게 늘어났습니다. 남유럽 국가들은 이전에도 내수 위주였지만 유로화가 출범한 이후에는 북유럽 국가들의 실질적 평가절하 때문에 공산품 수출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그들 나라의 소비는 늘어났기 때문에 늘어난 소비를 자국에서 흡수하기 위한 내수정책을 취한 것입니다.

2015-07-03 17:37:17

너무 기초적인 질문 같은데... 왜 그리스의 소득이 유로화 도입 이후 급격히 늘어난건가요? 본래 그리스 통화 가치보다 유로화 가치가 더 낮아서 그런건가요??

WR
2015-07-03 17:38:35

큰 호황이 와서 나라의 GDP가 99년에서 08년 사이 3배로 늘어났습니다.

2015-07-03 17:35:58

우선 양질의 글 감사드립니다.
댓글을 보니 더 이해가 잘되네요.

이런것에서보면 1999년의 대한민국은 대단하긴하네요.

WR
2015-07-03 17:42:01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단한 거 확실합니다.

남북 분단까지 겪은 후진국인데, 정치 민주주의 달성, 경제선진국 진입 게다가 숲이 면적도 늘었습니다.

모두가 경쟁하는 스마트폰 세계 1위도 다시 탈환했네요. (오너가 열심히 일해서 1위 된건 아니니까요.)

2015-07-03 17:42:14

문외한이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미국을 목표로 유럽의 결집이라는 구호는 좋았으나...결국은 유로존내 자기들끼리의 경쟁이고 체급의 차이는 무시하자는 정글이 되버린듯 합니다... 덩치 크고 기초체력이 좋은 강대국은 편하게 무한경쟁에서 이득을 취하고 약소국은 잠깐의 행복 뒤에 위기에서 아무것도 할 수없는 처지에 처하고.... 애초에 유로존이라는 구상은 참 무모하고 부도덕했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WR
2015-07-03 17:45:43

처음 의도는 상부상조에 가까웠는데, 실제 구조는 더도 덜도 아닌 신자유주의 실행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이런 상황을 원치 않아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데,

최고 수혜국인 독일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독일에 세금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남유럽 국가 사람들이 이해하 가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도 보여집니다

Updated at 2015-07-03 17:53:04

그러게요.. 유럽은 참 넓고 다양한듯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인류에게 전쟁의 무서움도 여실히 보여주고...요즘 우려되는건 이런 경제위기와 양극화가 점점 극우세력을 깨우고 또다시 유럽에 피바람이 크게 부는건 아닐지 참 걱정스럽습니다.. 외국인 혐오 범죄가 유럽 배낭여행 같은 낭만을 부숴버리는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암튼 글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07-04 07:50:53

저도 말씀하신 예상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서로에 대한 이질감이 날로 커지면서 강력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종 범죄율이 증가하는 등 경제적인 문제가 예측하기 어려운 수없이 많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07-03 17:55:18

현재 전 세계의 관심이 그리스로 쏠려 있는데 이에 대한 정리를 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유럽연합과 유로화폐라는 개념으로 유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한다는게

얼핏보면 참 좋아 보이지만, 유럽이라는 나라를 하나하나 뜯어서 보면

각각의 나라의 국민성, 문화, 산업구조등이 너무나 다르죠.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이 문제가 잘 풀리기를 바랄 뿐입니다만,

경제에 문외한인 제가 봐도 엄청 복잡하고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그저 2008년의 서프프라임 모기지급의 사건으로 퍼지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WR
2015-07-03 18:04:14

이 사태가 그리스에서 끝나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 다른 나라로 번지지만 않는다면 이 위기를 계기로 독일적 모델이 유럽에 대한 지배를 공고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으며 유로화의 지위는 더욱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로 후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로 번지게 된다면, 독일이 견디지 못하고 유로연합에서 탈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2008년의 서프프라임 모기지를 넘는 충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유로존에서 해법을 마련하겠지요.

2015-07-03 17:57:28

저의 글보다 더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15-07-03 18:04:47

감사합니다.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Updated at 2015-07-03 17:59:16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막연하게 혼자 궁금해 왔던 내용들이 Damon Bailey 님 글을 통해 많은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유로화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영국과 스웨덴이 빠져있는 게 애시당초 화근이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재정 위기가 계속되어 특히 나머지 PGIS 국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질 경우, 영국과 스웨덴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Damon Bailey 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WR
2015-07-03 18:18:45

잘 아실 거라 생각되지만 영국이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90년대 초반에 조지 소로스가 고평가된 파운드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을 감행해서 성공함으로써 파운드화가 졸지에 20% 정도 절하되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이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유로존의 어떤 나라보다 강합니다. 도이치방크를 제외하면 영국 은행들만큼 국제화된 은행이 유로존에 없습니다.


금융 국제화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유로존의 또 다른 약점입니다. 영국은 유로존 출범이후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고, 유로존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원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영국은 유럽중앙은행을 넘어 IMF까지 그리스 사태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그리스를 넘어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위기가 번진다면 영국도 그 태풍을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스웨덴은 국민투표로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국력이 예전보다 약해진 상황입니다. 유로존의 위기가 오면 스웨덴도 말려들지 않을 수 없는만큼 유로존이 안정적이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2
Updated at 2015-07-03 18:10:35
단상을 마구 씁니다. 오탈자 및 비문 이해 부탁드립니다.

유로화 출범 때부터 나오던 본질적 결함이 이렇게 크게 드러나게 되는 거죠.
Maastricht criteria로 모든 회원국의 목줄을 죈 재정적자 GDP 3%
그리고 ECB에 의해 통제되는 통화정책.

특히 재정 적자 3%는 위반하는 것이 그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본질적 모럴 해저드적 성격이 있고 
3% 위반을 넘어 그리스 처럼 뒷구멍으로 off-the-balance-sheet 꼼수를 부리게 하니..

결국 유로 페그 환율 하 개별 국가의 경상수지 (current account)가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데.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르니 모두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겠지요. 최초 단일통화 추진 시에는 무역수지가 빵꾸나면 소득수지/이전수지에서 메꿔져서 어느 정도 밸런싱이 될 것이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자료상 확인하지 못했음) - 쉽게 풀면 EU 국가 간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이 허가되므로, 무역 적자가 나도 잘사는 프랑스 독일에서 돈을 벌어서 자국에 송금하는.. (동남아 외노자의 본국 송금 식의.. ) 돈으로 자국의 빈약한 산업 기반으로 인한 공산품과 원자재 수입으로 인한 자금유출을 막는 것 - 어정쩡한 포지션의 남유럽 국가들의 경우 여기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남유럽 지역색으로, 게을러서 그렇다, 포퓰리즘 복지다, 라고 몰아가는 것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고, 중간에 끼인 처지의 국가들의 비애라고 혼자 생각합니다 (자료 검증을 안해봐서). 과거 EEC 결성, 쉥겐 조약 시절 부터 (물론 그 이전부터) 일부 이주노동자를 보냈던 이들 국가들이 EU의 국가 수 확대로 인해 소득/이전수지가 끊기고, 역내교역 상에서 무역 수지 흑자를 보지 못하는 산업 구조는 지속되었기 때문이라고요. 물론 느긋한 성품과 정부의 무능함이 일을 키웠겠으나, 그것은 EU 가입 시기에도 있었던 특질이고 당시 환율과 경제수준에 반영되었으리라 생각하고요. 

그리스 상황을 모르지만 적어도 그렉시트는 답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CB 트로이카의 긴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조상님의 은덕이 있기 때문에 유로존 탈퇴 후에는 저렴한 관광지로 전세계 관광객들이 파르테논 신전과 미코노스 섬에서 조우하는 것이 연상되어 리바운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치킨게임 하에서 ECB가 생각보다 잃을 것이 많고 그리스는 그렉시트 후 자생이라는 한 집이 있어 유가무가로 그리스가 유리한 구도로 협상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2015-07-03 18:23:16

그 관광수입은 전부 부채 상황으로 한동안 가야 겠지요....


그리고 화폐발행 후 유로화로 빌렸던 걸 화폐가치가 낮은 자국화폐로 상환하려면 그 부담도 엄청날 것 

같습니다.

그렉시트를 잘못하면 그리스가 완전 폭삭할 가능성도 농후해서 쉽지는 않을까요?
2015-07-03 18:28:54

98년 한국 경제위기 때 처럼 환율은 영원히 폭등하지 않을 겁니다.

중국 관광객들께서 떼로 가서 써 주신다는 뉴스만 나도 기대감에 환율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리스크는 적어서 할만한 딜일 것 같은데, 몇 년간 국민들의 소득이 반띵나는 상황에서 정치적 지지도 하락을 감내하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만 걱정입니다.

부채 상환에 쓰인다는 것은 맞는 말씀이고, 오래 걸리기는 하겠지요.
2015-07-03 18:34:54

저도 그리스가 유로에 있는 것이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렉시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는 핵심은 부채의 상환의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정부가 얼마나 성실히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되는 데

최근 상황이 깎아 달라고만 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그런 마인드라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다시 돈빌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
WR
2
2015-07-03 18:27:48

아주 좋은 지적이십니다. 말씀처럼 유럽연합 내의 노동이동성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 그리고 제3의 이유로 유로존이 출범할 당시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남유럽 국가 사람들의 감성적이고 느긋한 성품과 정부의 무능함은 생각보다 당시 환율에 적절히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초창기에는 그들의 부가 증가할 수 있었습니다. 경제학 이론적으로 통하는 긴축재정이 그리스에서 역효과를 내는 걸로 봐서 그리스인들에게는 긴축재정이 맞는 해결법이 아닌 듯 합니다. 그리스가 유럽연합 탈퇴 후 몇년을 잘 버티면 말씀처럼 평가절하로 인한 외화벌이가 용이해짐으로써 정상화에 한발 다가설 수 있겠지만, 잘못되면 초반에 아예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대신에 그리스가 탈퇴하면 채권은행은 곧바로 엄청난 피해를 입겠지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3
2015-07-03 18:39:27

저는 재정확장론자에 가깝기 때문에 긴축의 효과성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한국에 대한 IMF의 처방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조금 의문이 있고요.

노동의 월경 관련, (역시 데이터를 보진 않고 체류했을 때의 경험으로) 그리스 인들이 대체하던 일들을 더 싼 폴란드인과  (대표적으로.. 여긴 인구수가 많으니) 그 외 신규 가입국이 대체하게 된 것이 저는 더 뼈아픈 것으로 봅니다. 전체 유로존의 의사결정에서는 목소리가 큰 국가들 주도로 가다보니 사이에 껴버린 것으로요.

소요 사태 나고 정부의 통제가 상실되는 것이 위험인데, 
남던 나가던 정치력과 정부에 대한 믿음이 중요한데 시원찮아 보입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1
2015-07-03 18:50:56

원론적인 경제학으로 접근하면 공공부문 방만과 탈세 등의 이유로 발생한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긴축재정이 맞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계속 역효과가 나는 걸로 봐서는 그게 답이 아닌 듯 싶습니다. 하지만 재정확장론은 어찌보면 더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말씀처럼 그리스인들이 하던 일을 인력비용이 더 싼 동구권 신규가입국들이 대체한 게 장기적으로는 불행의 단초가 되었을 겁니다.


소요사태나 초인플레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월급이 반으로 깎이는 것을 국민들이 궁여지책으로 선택할 수는 있는데,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더 안좋아질까봐 걱정입니다.

2015-07-03 22:17:4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읽은 글들중에 유로화의 구조적 모순을 가장 명료하게 쓰신 글입니다.


그리스 내부 분위기도 그렇고 폴 크루그먼 같은 학자의 주장도 그렇고 유로존 탈퇴 후 몇년 버티는 쪽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유로존 탈출러시에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조업이 없이 관광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여서 위의 데릭 피셔님 말씀대로 절하된 드라크마화로 관광붐을 일으켜 비교적 쉽게 빠져 나오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그리스는 그리스고 유로존도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야 되는데 이게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EU출범 자체가 연방국가 등과 달리 경제적으로나 사회 문화적으로 너무 이질적이고, 중앙의 조율 장치도 없고, 고통을 분담하기에는 연대감도 없는 공동체가 아니었나 다시 생각해 봅니다.

WR
2015-07-05 02:11:23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는 국민들에게 너무도 큰 불확실성과 충격을 줄 거 같아서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고, 만일 탈퇴하면 그리스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5년간 이미 그리스 물가는 많이 떨어졌지만 관광붐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었습니다.

2015-07-03 22:19:39

최근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는데 잘 정리해 주신것 같네요.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WR
2015-07-05 02:11:34

감사합니다.

2015-07-03 23:05:01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그리스 문제가 유로화의 근원적 문제라면 이번에 긴축재정에 합의하더라도
다시금 문제는 재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군요.
유럽권에 ECB와 함께 운영되는 재무기관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서 거의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WR
2015-07-05 02:14:04

감사합니다. 회원국이 공동국채도 발행하기 힘든 상황인데, 조만간 재무기관이 등장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2015-07-04 12:42:44

아예 완전한 통합이 아니라면 지금의 eu/유로존이 나뉜 시스템은 오래 가기 힘들어 보입니다.

WR
2015-07-05 02:14:53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단결력도 무시할 수 없어서 조금씩 진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5-07-05 17:13:27

하도 리플이 많이 달려서 누가 장판파라도 하신건가 싶었더니 그런건 아니네요.  일단 이 문제를 조금씩 짚어보면...


1. 일단 그리스라는 나라 자체가 유로존에 가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가입을 하기위한 기초조건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랬던 그리스가 유로존에 가입할 수 있던 거는 '회계부정 + 올림픽개최'라는 거품생성에 최적화된 두 가지를 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골드만삭스가 끼게 되는데, 이 얘기만 해도 3박 4일이니... 여튼 결론은 지금의 그리스는 예측가능한 범위내의 사건사고입니다. 절대로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2. 그리스 하나가 망함으로써 다른 여러나라들은 이미 반사이익을 얻었습니다. 경제규모가 서로 다른 나라들을 묶어서 경제존을 생성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가 자연도태될거라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한건데 그 당시에 사람들은 이해를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장밋빛 미래만 보였거든요. 결국 인간은 보고 싶은 걸 보고 싶어한다는 기본적인 명제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의 그리스가 만들어진겁니다.

3. 그러면 한국이랑은 뭐가 다른걸까? 음... 이 부분은 조금 민감하기는 한데, 한국의 '노예수치'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처지가 아무리 밑으로 내려가도 반항하지 않고 성실하게 일을 하죠. 반면에 그리스는 매일같이 데모에 시위를 합니다. 나머지는 별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강한 국가들 사이에 끼어있는 나라라는 공통점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반면교사 삼을 내용이 많다고 봅니다.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15-07-07 00:48:15

감사합니다.


말씀처럼 원칙대로라면 그리스라는 나라 자체가 유로존에 가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어떤 국가가 유로존 회원이 될 것인가는 준거원칙이라는 기술관료적 기준과는 다소 독립적인 정치적 결정에 의존했습니다. 가입의 기초조건 중에는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총부채의 상한선이  60%라는 것이 명시되었으나 1998년에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14.9%였던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였기 때문에 유로지역에 포함되어야 했습니다. 유럽연합의 수도 브뤼셀이 있는 벨기에도 117.4%였지만 반드시 포함되어야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준거원칙이 흔들렸기 때문에 2001년에 그리스도 추가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15-07-06 13:03:00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알고 싶은 내용들이었는데, 글과 댓글들로 

조금이나마 가닥이 보이네요.
WR
2015-07-07 00:48:34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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