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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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4-06 00:24:52
손가락에 잘 맞춰 맞춘 반지는 손가락에 끼면 약간의 이물감에 의한 불편함과 함께, 또 묘하게 손가락이 충실하여 편안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게 딱 맞는 반지는 씻을 때 빼곤 별로 뺄 생각도 없이 오랫동안 신체의 일부인양 그렇게 가지고 다닌다.
먼 훗날, 어쩌다 그 반지가 소용없게 되어 손가락에서 빼내면 손가락은 홀가분해진다. 그러나 남은 반지 자국은 끼고 다닌 시간만큼이나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으며, 그 자국을 보면 홀가분함보다는 허전함이 마음 속을 채운다. 새 반지를 맞춰 끼더라도 그 자국은 그저 가려지는 것일 뿐,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그저 새 자국으로 덮혀있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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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썼던 편지들을 뒤적여보다가 문득 이런저런 상념이 들었습니다. 다들 새로이 즐거운 한 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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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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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결혼반지를 집에서 자기전빼고는 절때 빼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