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농구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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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3-05-17 22:24:46
다들 즐거운 부처님오신날 보내고 계신가요?
정치글.. 문제로 시끌벅적한데 저도 하고픈 말은 많지만..
분위기 전환차 뻘글 싸질러 봅니다.
공부와 담 쌓고 농구하러 다니던 대학교 생활을 뒤로하고 운좋게 입사를 하게 됬습니다.
다들 비슷하실 거에요. 매일 야근에 움직일 일은 많지 않고 집에오면 피곤하니 운동은 언감생심인 악순환;
힘들고 다친거 사실 다 핑계긴 합니다. 제가 근면한 사회인이었다면 짬짬히 운동을 했을텐데.. ^^;
어느날, 보거스 화(어좁,얇은팔다리,똥배) 되어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여친의 한숨과 함께 -_-;
안되겠다 싶어 간헐적으로 농구를 하는데, 예전에 하나씩 익혔던(?) 농구 스킬들이 하나씩 사라져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어느날 부턴가 왼손 레이업이 없어지고...... 투스텝 레이업하면 골대에 못올리고..... 스톱앤 점프샷 던지려하니 스톱이 안되서 개구리 샷을 발사하고 -_-...... 포스트업 하니 내가 생각한 방향이 아닌 엄한 곳으로 피벗이 돌고.... 블락하려니 상대방 손도 아니고 팔뚝 후려때릴 기세.....
미니멀리즘을 농구장에서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드랬습니다.
그러던 차에, 작년부터 그룹에서 계열사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직장인 동호인 상위권 팀들에게 깔끔하게 깨지고나서 드는 생각이.. "아 이제 경쟁은 개뿔.."
올해는 잘해보자라며, 사원/대리 급 들끼리 연습도 하고 다시 대회에 참가 중 인데, 마치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랄까요. 아직은 백코트 왕복 한번 하고나면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아저씨 몸뚱아리에, 팀원들에게 욕먹는 빈도가 더 높지만, 농구하는 재미가 돌아오기 시작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회사이름으로 Y구청장 대회에 나갔었는데, (어차피 발릴 것 왜 신청했냐고 친구놈에게 볼멘소리를 했드랬죠; 아마 매니아 식구분들 중에서도 오늘 나오신 분이 있으실지도) 뭐 당연히 2연패 하고 광탈했습니다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두경기 다 아쉽게 지긴 했지만 프로선출들 과도 시합을 해보고 (한정훈,손준영 등, 한정훈씨는 작년까지 본 것 같은데 은퇴한지도 몰랐네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경쟁이란 글자는 완전히 지웠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고나니 너무 아쉽더라구요. 욕심도 나구요.
아마 어린시절때 처럼 뛸 수는 없겠죠. 무릎 연골도 거의 다 닳았고; 이제는 내가 하기는 했었나 싶은 move들도 다시 못할겁니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 과 재미있게 농구하는거 정말 좋네요. 경기 지고도 이런기분은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꼭 하나씩 배워갈때 즐거워 하던 그때 그 기분인 것 같아요.
오늘은 참 온갖 민폐로 팀원들을 힘들게 했습니다만, 앞으로 발목 안잡게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3년째 외치고 있는 다이어트 도 좀 하구요. 이젠 솔로라 농구가 제 반려.........
직장인 여러분! 다들 다치지 마시고 즐농 하세요!!
장비만 선수급으로 늘어가는 직장인 농구인의 넋두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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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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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래도 저녁시간 어느정도 보장되는 근무여건이라 매일 농구하는데 그저께 교통사고가나서 입원중입니당..ㅜㅜ
직장인농구인들 화이팅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