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심수창과 박병호 선수가 의외로 잘해주길래 '넥센이 다행이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트레이드 자체가 대등한 것은 아닌데 말이죠.
물론 말씀하신 멤가와 랄가의 트레이드와는 달리 트레이드 되자마자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조금 다를 수도 있긴 하겠네요. 몇년이 지난 후에야 마크가솔의 포텐이 만개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경로를 통해 들어온 선수들이 꽃을 피우자 멤가와 랄가의 트레이드를 윈윈이라고 말했던 몇몇 사람들도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이렇게 빨리 결과를 내보이는 것에 윈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없을리가 없겠죠.
저는 LG팬이지만 본문 글에 동의합니다. 트레이드에서 윈윈이니, 아니면 어느 한쪽에 기울어서 유/불리하니를 판단하는 것은, '그 트레이드의 결과로 트레이드 당사자들이 자신의 전력에서 약점이었던 부분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로 평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평가의 기준은 트레이드 자원들의 현재 가치와 트레이드 시점에서 누구나 동의하는 기대가치가 되어야 하고요. 한 팀이 자기 팀의 약점을 채우기 위해 리그 최상급 불펜 투수와 전도 유망한 우완 파이어볼러 선발 유망주를 데려왔으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상대팀이 필요로 하는 즉전감 전력이나 유망주를 내주는게 맞습니다. 그랬을 때 공평한 트레이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기대치만큼 트레이드 자원들이 활약할 때 윈-윈이라고 해주는거죠. 트레이드 시점에서 심수창은 승운은 없지만 로테이션을 지켜줄만한 4,5선발급 자원이었고 박병호는 이제 터지는 것을 기대하기 힘든 20대 후반의 통산타율 1할대 타자였습니다. 심수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성적을 기대하는 것이 가능했고 김성현 대신 로테이션을 채울 트레이드 자원으로 알맞습니다. 물론,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이제 내리막길만 남은 30대 초반의 투수로 바꿨다는 점에서 역시 LG 쪽으로 기울지만요. 그런데 박병호에 대해서는 LG가 더 이상 폭발을 기대하기 힘든 잉여전력이었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그렇다고 넥센에는 1루수가 필요했느냐.. 그것이 꼭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넥센에 1루수 자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거든요. 나이가 들기는 했지만 이숭용도 있었고, 조중근도 있었죠. 그 1루수 자원들의 기량은 오히려 박병호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되는게 보통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이 트레이드로 대체하기 힘든 베테랑 핵심 불펜과 어리디 어린 우완 선발 유망주를 내주고, 내준 유망주의 자리를 채우기 위한 하위선발 투수와 그리 부족하지 않은 1루수 노망주를 받아온겁니다. 그래서 저는 트레이드가 일어난 시점에서 이 거래의 핵심은 심수창-박병호가 아니라 현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심수창-박병호로는 선수 가치로 따져봐도 균형이 안맞고, 그렇다고 넥센의 니즈를 채울 수도 없었으니까요. 이걸 정상적인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을까요? 현금 트레이드가 제한되는 리그에서 정상적인 트레이드라는 것은 그 트레이드의 대상이 되는 자원이 중심이 되어야하는 것입니다. 이 트레이드에서 넥센 프런트의 관심은 받아오는 선수가 아니라 현금이었을겁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박병호라는 로또가 예상외로 터지고 있는 분위기라서 윈윈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은데(심수창도 잘해주고 있지만 기대치를 벗어난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글쎄요.. 이건 트레이드 당사자들이 기대한 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LG에서 잉여전력이었던 선수라면 넥센에서 보는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겁니다. 터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황도 아니고 700타수 동안 1할대 타자였는데요. 어쩌다보니 기대치 않은 로또가 터진거 뿐이죠. 넥센과 넥센 팬들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지만, 이러한 로또에 의해 리그 질서를 해칠 수 있는 뒷돈 트레이드가 윈윈 트레이드로 합리화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넥센 팬들 입장에서야 로또가 터져서 윈윈이 된거나, 정상적인 트레이드로 윈윈이 된거나 차이가 없는 것이지만 리그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