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팀 킹스, 개막전에서 얼다/ 훈남 가르시아 그외 킹스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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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19:44:57
* 개막전
경기를 안 봤지만, 문자 중계의 감각을 믿고 과감하게 써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현재 킹스는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팀으로서도 굉장히 어린 팀이니까, 개막전에서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의 스타팅 5를 보자면.
타이릭 에반스(루키)-케빈 마틴(이제는 스타)-데스몬드 메이슨(베테랑?)-션 메이(경기감각 없는 베테랑)-제이슨 톰슨(2년차)
이건 뭐 마틴 빼고는 다들 어리버리하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죠. 벤치도 마찬가지에요. 호즈(3년차)-노시오니(베테랑)-카스피(루키)-브록맨(루키)-로드리게스(3년차). 노시오니 정도를 빼면 사실상 루키들이나 다름없죠. 게다가 감독도 베테랑이라고는 하지만 이 팀을 맡은 지는 고작 몇 달.
웨스트팔 감독이 3번 자리에 좋은 모습 보여주고 있는 카스피 대신, 메이슨을 스타터로 기용한 것도 이 어리디 어린 팀에 어떻게든 중심을 잡아보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지만, 뭐 결과는 1쿼터 22:39 ^^
마틴이 아둥바둥 점수를 적립해주지 않았다면, 콜드게임같은 분위기가 나왔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3쿼터까지 썬더의 야투율이 58%였나 그랬고, 킹스는 팀어시스트가 10개를 넘기지 못할 정도로 정말 멍때리고 있더군요. 다만 4쿼터에 들어서는 애들이 비로소 정신 좀 차리고 몸 좀 풀렸는지(특히 오늘도 제몫 이상해준 카스피!!) 좀 따라잡기 시작하더군요. 물론 썬더가 20점 차를 날려먹을 팀은 아닌지라 가뿐하게 제압당했지만요.
이번 경기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한 줄 요약하고 싶습니다.
"얘들아. 개막전이라 많이 떨렸지? 담 경기에는 실력 좀 발휘해라."
보통 응원팀이 못하는 걸 보면 답답하고 기분 상하는데, 오히려 이 정도로 솔직하게 '저희 아직 어려요. 몰라요. 무서워요. 덜덜덜.'하고 있는 걸 보니 귀엽기까지 하더군요. 얘네들의 실력이 이 이상임을 확신해서 그런지 마음도 좀 편했고요. 부디 다음 경기는 좀 더 자신감있게 자기 실력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써머리그 때와는 다른 카스피. 그 뒤에는 가르시아가 있었다?
요새 카스피가 정말 대단합니다. 써머리그 때에는 '키에 비해 빠르다. 열심히 뛴다'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겠던데, 시범경기 때부터 심상치 않더니, 오늘 데뷔전에서도 19분 동안 15점(야투7-9!!) 3리바운드 1블락 1스틸을 기록하며 놀라운 신고식을 치뤄냈습니다. 비록 오늘 3점은 0-1이지만, 현재 킹스에서 마틴을 제외하고 중거리 슛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가장 파괴력있게 들어가는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쯤되면 써머리그와 시범경기 사이의 몇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해지는데요. 이에 대해 SacBee에 훈훈한 기사 (http://www.sacbee.com/kings/story/2284066.html )가 올라왔습니다.
간단히 요약해보면,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에 와서 어리버리하고 있는 카스피에게 어느날 5년차 프란시스코 가르시아가 "너, 오늘 밤 9시에 체육관으로 나와라."라고 했답니다. 움찔한 카스피는 아버지와 함께 갔는데(...) 훈남 가르시아가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야, 옴리. 넌 완전 내 루키때랑 똑같아. 니가 필요한 모든 거 내가 다 돌봐줄게. 궁금한 거든, 문제가 생기든 간에 다 말해. 사람들은 너랑 내가 같은 포지션 놓고 경쟁할 거라고 여길 지도 모르겠지만, 난 정말로 널 돌봐줄 작정이야."
... 초 훈남 가르시아죠? 가르시아도 13살 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뉴욕으로 왔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에서 낯설어하는 카스피가 남처럼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가르시아의 지지는 말로만 그치지 않고, 훈련 중 이런 저런 잔소리로 이어지면서 카스피에게 채찍이 되었고, 결과는... 짜잔. 자신감 가득한 카스피의 등장입니다.
웨스트팔 감독님. 메이슨은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은데, 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자신감도 넘치니 그냥 카스피를 선발 3번으로 내보내는 건 어떨까요?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
웨이트 훈련 중에 피지오볼을 다루다가 손목이 부러진 가르시아는 팀 전속 멘터가 될 듯한 포스입니다. 카스피 뿐만 아니라 에반스에게도 이런 저런 충고를 해주고 있고, 몇 달 결장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모든 경기에 팀과 함께 움직일 거라고 합니다. (내가 이래서 널 포기 못 해! 이 자식아.)
* 벤치행을 받아들인 스펜서 호즈
스펜서 호즈가 요새 (나쁜 의미에서) 심상치 않습니다. 시범경기 때에 앨리웁 덩크를 놓치기도 했고, 자랑거리이던 인사이드 공격기술은 어디로 갔는지 외곽에서 3점슛을 날려댔죠. 심판이나 팀 동료에게 소리치는 일도 잦았고, 마침내 벤치로 떨어지기까지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SacBee에 좋은 글(http://www.sacbee.com/kings/story/2286876.html )이 올라왔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스펜서 호즈는 아마도 슬럼프에 빠진 것 같습니다(이건 제 판단). 시범경기 때 발목을 삔 게 아마 가장 큰 원인이 된 것 같고요.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는 걸 주저하게 되면서 외곽 슛을 날리고, 플레이가 맘대로 안 되니 감정 조절도 안 되고 그런 듯 합니다. 호즈 말에 따르자면 감정 표출도 결국은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 것 같고요. 3년차쯤 되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인만큼 시간을 두고 회복하면 좋겠습니다.
한편 웨스트팔 감독은 호즈를 벤치에 앉힌 것이 그의 마인드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호즈와 톰슨이 파울이 많은 편인데, 호즈-톰슨을 동시에 세웠다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걸 피하는 게 이유라네요. 현재 킹스에서 둘 외에 사이즈를 채워줄 선수는 전무하니까요. 그 판단에는 동의를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된 백업 센터를 구해서 톰슨-호즈 트윈타워의 호흡을 올려봤으면 합니다.
* 끝으로...
시원하게 졌지만, 의외로 마음은 홀가분합니다. 팀에 대한 애정도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높아지지 않았나 싶고요. 작년만 해도 예전 전성기 생각도 나고,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하는 안타까움이 컸던 것 같은데, 이제는 옛 생각이 별로 나질 않네요. 작년만 해도 뭔가 텅 빈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뭐랄까. 희망을 걸어볼만한 부분들이 보이고, 선수들의 싹수(?)도 보이고, 얘네들이 모여서 조합이 극대화되면 저 정도까지는 해볼만하겠다...하고 견적도 내볼만하고 말이죠.
오늘 웨스트브룩을 만나 완전히 당해버린 타이릭 에반스였는데(어찌보면 자신의 그림자, 그것도 더 성숙한 그림자와 싸우는 듯한 느낌이었을 겁니다.), 다음 경기는 호네츠입니다! 크리스 폴을 만나서는 또 어떤 좌절을 겪게 될까 은근슬쩍 기대마저 되네요.
Go Kings~! 외쳐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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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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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마들이 어서 커서 마틴의 파트너로서 한 몫을 해줬으면 좋겠네요
마틴이 불만 안터트리는게 고마울정도이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