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Talk
/ / / /
Xpert

사샤(파블로비치)에 대한 짧은 생각

 
4
  2255
2009-09-16 13:40:11

피닉스에서 바이아웃된 사샤가 미네소타에 새 둥지를 틀게 됐네요. 축하한다, 이녀석!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영광의 2003 드래프티인 사샤는 유타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바로 클블로 와서 다섯 시즌을 뛰었습니다. 브롱과 이라 뉴블의 백업으로 시작해서 마감독 입단 후 엄청 갈굼당하다가, 2007시즌 중에 수비에서 발전을 보이면서 주전 라인업으로 올라왔죠. 플옵에서 카터 등 상대 스윙맨을 상대로 쏠쏠한 수비를 보여줬고, 클블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파이널에서 선발로 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재계약 문제로 땡깡을 부리다가 팀 합류가 늦어지면서 페이스를 잃었고, 몸을 만들어오지 않은 탓에 계속해서 잔부상에 시달렸습니다. 멘탈 면에서 많이 약한 데다 동포지션 경쟁자로 클블 터프함의 상징인 웨스트가 들어오는 바람에, 지난 시즌을 앞두고 주전 슈팅가드 자리가 예상됐으나 아예 로테이션 밖으로 밀려나버렸죠. 몇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대부분 실망만 안겼습니다. 그래도 플옵때는 정신좀 차리겠지 했는데 끝까지 헤매더군요.

사샤는 지난 시즌까지 클블의 꼬꼬마 백코트진에서 유일한 2미터대 선수였습니다. 가뜩이나 윙맨이 부족했던 클블에서 최소한 20분은 맡아줘야 했는데 계속 골골거리니 참 답답했죠. 사샤가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만큼씩만 계속 해줬어도 올랜도의 루이스나 특히 피트러스에게 그렇게 털리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빅벤과 함께 오프시즌 이적 1순위로 꼽히더니, 결국 그 둘이 샼과 트레이드되더군요. 피닉스는 사샤의 선수로써의 가치보다는 6밀 넘는 다음시즌 연봉 중 1.5밀만 보장돼있는 샐러리 줄이기의 가치를 보고 데려갔기 때문에 방출이 거의 확정적이었습니다. 아무리 내보내야 하는 선수라도 한달 전에 결혼한 새신랑을 그렇게 내치자니 가슴이 참 짠했는데, 그래도 새 팀을 찾았다니 저도 덩달아 기쁘네요.

사샤는 6-8(혹은 6-7)의 장신 스윙맨으로 2번과 3번을 볼 수 있습니다. 드라이브인과 점퍼가 모두 가능하고요, 15피트 언저리까지 드라이브인해서 찔러주는 패스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다만 드라이브인으로 제치는 것까지는 잘 하는데 마무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레이업 미스나 공격자 파울을 저지르는 일이 많고, 점퍼도 잘 들어가는 날은 기가막히게 잘 들어가지만 삽질하는 날은 욕이 절로 나오는 기복을 보이곤 합니다. 전반적으로 드리블이 높아서 턴오버 위험성도 있죠.

수비는 꽤 준수한 편입니다. 원래 평균 이하의 수비였는데, 지난번 재계약 시즌때 마감독이 '수비 못하면 재계약은 꿈도 꾸지 마!'하고 갈구는 바람에 2006년 여름 내내 수비 특훈을 한 이후로는 괄목상대할 만큼의 수비를 보여줬죠. 사이즈와 운동능력을 겸비한데다 사이드스텝도 좋기 때문에 장신 스윙맨 에이스에 붙이기엔 제격입니다. 스틸을 노리지 않는 나름대로 정통파 수비를 보여주죠.



비열한 블락의 원조는 바로 나!

다만 클블에서 오래 뛰어서 클블 수비 시스템에 익숙해있다보니 매치업 상대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장신 인사이더(클블에선 주로 Z맨) 쪽으로 몰아가는 수비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사이더진의 높이가 그리 높지 않은 미네소타로선 주의할 부분이죠. 사샤는 페인트존 밖에서의 수비는 굉장히 강하지만 일단 페인트존 침투를 허용하면 어이없는 앤드원을 주는 일이 많기 때문에 헬프디펜더를 붙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수비시에 가끔 정신줄을 놓는 일이 있기 때문에 감독이 잘 체크해야 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샤의 가장 큰 약점은 멘탈입니다. 성실함이 떨어지거나 이기적인 건 아닌데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크게 부족하달까요? 가끔씩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를 할 때가 있습니다. 보는 팬 입장에서는 욕이 절로 나오죠.

팀내 입지나 주변 분위기에도 엄청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면 정말 잘하는데, 자기 입지가 불안해지거나 분위기가 안좋으면 지구 반대편까지 삽질을 하는 녀석이죠. 어렸을 때 유로리그 선수였던 아버지 밑에서 엄청 혼나가면서 농구를 배웠다는데 그런 트라우마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에 기아 최희섭 인터뷰에서 자기가 오행상 사슴과라서 칭찬해줘야 잘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사샤도 분명 사슴과일 겁니다. 이녀석 야단맞을 때 표정 보면 아주 울기 직전입니다. 그래서 미네소타에서도 베테랑이든 코치든 누군가가 멘토 역할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더 기억해둘 만한게 사샤는 동구권으로 분류되는 몬테네그로 출신이지만 자라온 문화가 동구권이랑은 거리가 있습니다. 일단 고향부터가 지중해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 하나인 Bar고요, 그래서 그런지 사고방식이 일반적인 동구권 선수들이랑은 좀 다릅니다. 다혈질이고 기복이 심하죠. 성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하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보통 동구권 선수들을 다루는 방식으로 다뤘다간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름 바레장이 옵트아웃 후 재계약하고 사샤가 바이아웃되면서 클블이 2007년 여름 골머리를 썩었던 둘의 계약이 모두 끝났습니다. 저도 속이 다 시원하네요. 바레장은 새 장기계약을 맺고 여전히 Chosen 2로 남았고 사샤도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NBA에서 계속 볼 수 있게 됐으니 다행입니다. 사샤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 열심히 뛰어서 꼭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미네소타에선 레이업 흘리지 마......
9
Comments
2009-09-16 13:45:38

여담이지만 랍 커즈가 클블 트레이닝 캠프로 간다고 뉴스가 떴더군요...

바레장과 부상당했지만 포우도 있고 클블이 커즈에게 던진 떡밥이 넌개런티로 약한 떡밥이라라
덴버가 꽤 유리할 줄 알았는데... 결국 클블로 가네요

WR
2009-09-16 13:54:39

제 생각에는 덴버도 개런티 오퍼는 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약 개런티였다면 무조건 덴버로 갔겠죠.

트레이닝 캠프에 논개런티로 초청된 선수는 방출되더라도 팀이 어떠한 금전적 부담도 지지 않습니다. 덴버는 커즈 말고도 몇 명의 후보가 더 있었기 때문에 그들보다 뚜렷하게 나은 점이 없는 커즈에게만 개런티 계약을 제시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동일한 계약 조건에서 클블을 선택한 것은 커즈와 그 에이전트가 클블에서 좀더 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클블은 4번 포지션에 많은 선수가 있지만 바레장만이 자기 시간을 보장받았을 뿐, 나머지 힉순, 잭순, 자와드 등은 모두 커즈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게다가 그 경쟁상대들 중 클블이 원하는 슈팅 능력에 있어서는 커즈가 가장 유리한 것도 사실이죠. 따라서 포우가 돌아오는 2월까지 잘 하면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에이전트가 '커즈는 클블에 잘 맞을 것이다'라고 말한 걸로 봐서는 아마도 이게 이유같네요.

하지만 클블 캠프에 참가한다고 해서 시즌중에 얼굴을 보일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클블은 커즈 외에도 왓킨스라던지 유타의 제런 콜린스와도 워크아웃을 갖고 캠프에 초대할 예정이니까요. 커즈가 그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덴버에서 논개런티 계약을 제시하면 덴버가 데려갈 수도 있을 겁니다.

2009-09-16 14:19:07

답변 감사합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말릭 앨런은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고
페트로는 땜방용이라
개인적으로 저비악이나 메이슨 같은 백업 3 선수보다 백업 3번은 물론 4번도 볼 수 있는 커즈가 더 땡기던 중인데
저로써는 덴버의 선택이 참 아쉬운 선택인 것 같습니다.

또 어느 감독이나 트래이닝 캠프를 중요시하지 않겠습니다만은
조지칼 감독이 저번 트레이닝 캠프에 많이 참여하지 못한 뷁만이를 많이 기용하지 않은 것을 보면
커즈가 트레이닝 캠프 이후에 덴버에 온다고 해도 만족할만한 출전시간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2009-09-16 13:58:16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네소타의 새 가족이 된 사샤에 대해 더 잘 알게되었네요~^^

2009-09-16 15:46:1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9-09-16 15:54:18
샤샤를 볼때마다 저는 웬트워스 밀러 (석호필)가 생각납니다.
2009-09-16 17:10:26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샤샤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해주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2009-09-16 18:35:17

저도 꽤나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 시즌 부상 회복 후 합류한 경기에서 너무 기대이하라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장신 2번이 아쉬웠던 클블로서도 아쉬웠던 것 같은데, 좋은 모습 기대해봅니다.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