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포 vs 바이넘
바이넘이 맥시멈으로 연간 16M 을 요구했다는 소식과 그에 따른 많은 분들의 반응을 보고 몇 자 적어봅니다.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떠오른 선수가 오카포 인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오카포 역시 맥시멈을 요구했다가 많은 분들의 뭇매를 맞았었죠. 결국 맥시멈에는 4~5M 이나 못 미치는 금액으로 재계약을 마무리 하기도 했구요.
저는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바이넘이 이곳 매니아에서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좀 과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항상 생각해왔습니다. 이번 소식에 대한 반응들을 쭈욱 읽어봐도 그렇구요.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반응이 열에 두 분은 계신 것 같고 대부분은 그보다는 조금 덜한 금액 12~13M 정도가 적절하다는 반응이신 것 같네요. 오카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비난 받을 각오를 하고 감히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10M 언저리가 적절하다는 겁니다. 제가 구단주라면 결코 11M 이상을 안겨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저는 바이넘에게서 '빛나는 그 무언가' 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이넘을 크게 평가하시는 많은 분들의 근거는 지난 시즌 부상당하기 전 잠깐 보여줬던 20-10 언저리로 활약한 몇몇 경기들인 것 같습니다. 그외에는 그저 '포텐셜이 터질 것이다' 가 근거의 전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서 오카포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도데체 오카포가 맥시멈을 주장하지 말아야 할 근거가 무엇인지 너무도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센터로서 갖춰야 할 주요 사항에서 비교를 해 봤습니다.
1. 신체조건과 운동능력
오카포 6-11, 바이넘 7 로 바이넘이 키가 조금 더 크죠. 하지만 신체의 밸런스나 골격은 오카포가 조금 더 나아 보입니다. 몸에 근육도 오카포가 좀 더 이상적으로 붙어 있는 듯 하구요. 한마디로 신체조건은 비등비등하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구요. 운동능력 중 스피드는 비슷한 듯 보이고 점프력에서보면 아무리봐도 점프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는 오카포가 오히려 조금 나아 보입니다. 양 선수가 덩크를 할 때 유심히 살펴봤는데요. 바이넘은 그 키에 비해서는 덩크를 여유있게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카포는 반면 노마크 상황에서는 과거 데이빗로빈슨을 연상시키는 몸을 일자로 뻗는 덩크를 하기도 하는데 말이죠.
2. 리바운드와 블락 능력
분명히 오카포가 더 앞서 있습니다. 오카포는 한 두경기에서 10리바 3블락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아닙니다. 수도 없이 많은 경기에서 그 정도의 활약을 했죠. 바이넘이 10리바 3블락 이상을 동시에 한 경기가 모두 합쳐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계산을 해 보진 않았지만 비교대상이 되지 못할 겁니다. 앞으로도 리바능력은 따라 갈 수 있을지 몰라도 블락슛은 글쎄요. 블락슛은 잘하던 선수가 커리어 내내 잘하는 경우가 많아왔죠. 순간의 타이밍이 중요한 분야라 어느 정도는 타고 나야 하는데 바이넘이 그것을 타고난 선수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3. 포텐셜
바이넘을 옹호하시는 많은 분들이 바이넘이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는 말에 대한 답으로 늘상 포텐셜을 언급하십니다. 저는 바이넘에게서 그것을 얻지 못하겠습니다. 도데체 바이넘의 포텐셜은 무엇입니까? 제 말은 어떤 타입의 선수가 될 수 있는 포텐셜이 바이넘에게 있느냐는 겁니다. 바이넘이 리바운드왕이 될 수 있을까요? 블락왕을 할 수 있을까요? 올해의 수비수상을 탈만한 수비형 센터가 될 수 있을까요? 평득 20을 여유있게 넘기는 공격형 센터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 솔직히 그럴만한 잠재력이 저에게는 안보입니다. 반면 오카포의 경우 블락왕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대학무대를 충분히 경험하고 팀플레이에 녹아들기 좋아하는 오카포가 개인 스탯에 열을 올리는 타입도 아닌 듯 한데 시즌 중 블락 5걸안에서 쉽게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 사실은 그가 조금 더 욕심을 낼 경우 블락왕 오카포가 되는 날은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바이넘이 마음 먹는다고 블락왕이 될 수 있을까요?
바이넘이 뛴 시즌이 3시즌입니다. 그와 동기이거나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선수들 중에 벌써 여럿이 이미 많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폴, 데론은 본인이 중심이 되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을 정도입니다. 좀 더 일찍 데뷔한 하워드는 앞으로 평균 20득에 리바왕을 계속해서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오카포는 시즌중에 블락슛 순위 1,2위에도 몇 차례나 이름을 올려 왔습니다. 조쉬 스미스의 경우는 덩크왕이 이미 되었고 프로로서 팬들을 위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가장 많은 선수중에 한 명이 이미 되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카포, 조쉬 스미스 모두 맥시멈을 받을 수는 없었고 각자 지니고 있는 아직 극복해야 할 약점들이 분명히 보였기 때문에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바이넘이 맥시멈을 받을 수 있다고 보시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바이넘에게서 압둘자바와 샤크의 뒤를 잇는 레이커스의 올타임 센터가 될만한 자질은 커녕 한 시즌 블락왕, 리바왕, 수비왕이 될 능력조차 없어 보입니다. 무슨 바이넘으로 앞으로 레이커스가 재편된다 어쩌구 하는 말들이 저한테는 하나도 와 닿지가 않습니다. 센터로 팀이 재편되려면 과거 샤크나 하킴 정도는 되어야 가능할 텐데 그 샤크조차 코비가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을 정도죠. 바이넘이 그 정도가 될 수 있을까요? 일단 한번이라도 리바나 블락 그것도 아니면 센터 중 평득 5걸안에라도 이름을 올리고 나서 앞으로 최고의 센터로 군림할 거라느니 레이커스의 미래라느니 하는 말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노쇠한 샤크도 아직은 바이넘보다 위로 보이고 휴스턴의 야오, 필리의 백호와 명품, 매직의 하워드, 포틀의 오든과 알드리지, 샬럿의 오카포, 보스턴의 가넷, 샌안의 던컨, 피닉스의 아마레, 토론토의 저메인오닐과 보쉬, 클리퍼스의 캠비와 케이먼 까지 그냥 각 팀 주전 빅맨들을 나열해 본 것 뿐인데도 바이넘이 넘어섰거나 앞으로 확실하게 넘을 것으로 보이는 선수가 글쎄요 드물어 보입니다. 한마디로 바이넘은 그냥 준수한 센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게 되죠. 결국 맥시멈은 가당치도 않다고 봅니다.
맥시멈 센터 - 적어도 한 두시즌은 리바왕,블락왕 또는 수비왕이 될만한 선수가 받아야 하는 금액이 아닐런지요.
글쓰기 |
바이넘의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예전 경기는 정말 둔해 보이고 운동능력도 상당히 떨어지는 듯 보였습니다.
마니아jh님께서 말씀하신 평가가 너무 후해 보일 정도로...^^;
하지만 부상전 본 몇 경이들의 움직임은... 상당한 수준으로 기억됩니다.
정말 같은 선수인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특히 공격력 부분의 안정감(?)이 상당하더군요.
더우기 LA의 상승세와 바이넘의 활약이 함께 있었기에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나 생각합니다.
당장의 금액으론 좀 과하다고 생각하지만...결국은 그정도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LA는 사치세 감수하고 맥시멈줘도 구단 적자는 아니지 않나요?
뭔가 LA는 엄청난 흑자 구단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역시 추측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