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트-커리-서버럭의 3각관계를 통한 예상
일단 단순한 제 추측에 기반한 글임을 전제합니다.
듀란트의 골스 이적 선택은 제게는 너무 의외였습니다.
단지 이를 통해서 알 수 있었던 점은 듀란트의 2인자 스트레스와 커리어에 대한 야망이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컸겠구나라는 점이었습니다. 듀란트에 대해 그동안의 그의 발언에 기초한 제 생각도 어느정도 가감이 필요했구나라는 점도 알게 되었구요.
듀란트의 선택에 대해 뭐라 비판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제페이보릿인 르브론의 고민과 선택을 봤었기 때문이죠.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자신이 선택한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물론 그 선택에 따라 잃는 것과 얻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것이겠죠.
듀란트의 선택에는 결국 골스의 에이스인 커리와 오클의 절대적인 콤비 서버럭에 대한 선택이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 같습니다. 이 두사람은 모두 포인트 가드이고 일단 볼을 쥐고 시작하는 포인트 가드가 어떤 성향과 선택을 하느냐가 듀란트의 팀내 위상과 비중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듀란트는 그간의 발언들을 다시 뒤돌아보면, 굉장히 커리어에 대한 야망이 큰 선수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룬 것도 적지 않지만, 앞으로 우승 1~2회 정도로는 만족할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죠. 만일 오클의 프랜차이저로 우승 1~2회, MVP 1~2회를 차지하는 정도로 만족할 선수였다면 골스로 이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듀란트는 과거 인터뷰에서 2인자로 머무는 것이 지겹다라는 식의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의 진심이 묻어나는 발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래프트도 오든에 이어 2위로, 그간 MVP경쟁에서도 엄청난 성적을 올리고도 동포지션의 르브론으로 인해 상당한 회수를 2위로 머물렀고, 2012년 우승문턱에서도 르브론 등 빅쓰리의 마이애미에 막혔었습니다. 하필이면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르브론이 같은 포지션의 선수여서 비교가 되는 것이 불가피한 점도 듀란트에게는 스트레스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듀란트가 르브론을 상당히 의식한다는 점은 그의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서도 추측이 가능하고 르브론을 의식하는 것은 정말 너무도 당연하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만, 득점기계로서 역대급 재능을 가진 듀란트가 점점 올어라운드한 재능, 특히 패스와 어시스트면에서 능력을 키우고 실제 신장 6-11을 넘는듯한 신체조건에서 가드와 같은 볼핸들링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스타일변화가 듀란트에게 적합할까에 대해서는 좀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80년대를 회고하면, 조던이 아직 1인자로 인정받기 전, 당대 최고선수로 매직존슨이 꼽힐 무렵인데, 88년경인가 조던이 스코어러로서보다 올어라운더로서 경기모습을 보였던 시기가 있습니다. 당시 7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등 엄청난 스탯을 남기기도 했는데, 제가 인상에 남았던 경기는 시카고와 레이커스 정규시즌 경기에서 조던의 스탯이 11득점 - 10개이상 리바운드 - 10개이상 어시스트 뭐 이런 식으로 기록되었었고, 조던이 포인트 가드와 같이 패스에 좀더 비중을 두고 경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당시에는 조던의 이기적인 득점위주 스타일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세간의 비판(이후 90년대 이후 상황을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죠. 오히려 르브론이 우승하기 전까지는 반대의 비판에 직면했었죠. 가넷이나 르브론의 올어라운드한 스타일로는 우승할 수 없다 뭐 이런 식)과 매직을 더 위로 쳐주는 평에 대해서 조던조차도 어느정도 매직을 의식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조던이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의식하고 넘고 싶었던 상대는 매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조던이 매직에 대해 의식하고 있었듯이 그동안 듀란트도 르브론을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듀란트 역시 단순히 역대급 스포로 남는 정도가 목표가 아니라 르브론을 넘어서 역대 최고의 스몰포워드로 커리어를 이루고 싶은, 아마도 그의 내심은 모르겠지만 조던을 넘어 역대 최고가 되고 싶은 야망을 마음속에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능성 여부는 차치하고 선수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자신을 채찍질하여 노력하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니겠습니까?
모든 것은 추측과 가정이지만 듀란트가 그런 목표와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로 다시 듀란트의 선택을 돌아보면 이해가 되는 면이 있고, 듀란트가 서버럭보다 커리를 선택하게 된 과정도 추측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듀란트의 나름 순조로운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위기가 온 것은 그의 발 부상이었을 것입니다.
이 부상은 한차례 재발을 하였고, 앞으로도 어느정도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듀란트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 요인이 되기도 했겠죠.
그 부상기간을 통해 오클에서 서버럭이 더 치고 나오는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서버럭은 80년대 블랙캣 조던을 연상시키는 압도적인 운동능력과 운동량을 지니고 있었고, 어떻게 보면, 듀란트의 조력자로 남을만한 레벨의 선수도 아니라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서버럭의 스타일은 많은 USG를 기록할수록 최소한 개인적으로는 더 빛이 나는 스타일이었고, 코비도 인정했듯이 가장 코비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그렇다고 서버럭이 듀란트를 제치고 팀내 1인자가 되기 위해 볼소유를 독점하거나 그랬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습니다. 경기에 몰입하면 그의 기질상 종종 폭주를 하게 되는 것이고 서버럭 자신은 이러한 면에 대해 지적이 있을 때마다 스스로 좀더 조절하고 듀란트에게 패스를 해주려고 노력했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듀란트 입장에서보면 오클에서의 상황은 좀 미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부상으로 인해 서버럭이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서버럭의 위상이 너무 높아져버렸던 점입니다. 그리고 급기야 이번 시즌에는 서버럭이 퍼스트팀에 들고 자신은 세컨드팀에 드는 상황이 발생해버렸죠.
듀란트 입장에서는 서버럭은 소중한 동료이긴 하지만, 2인자에 대해 컴플렉스가 생길정도로 커리어 상황이 진행되었던 상황에서 자칫 오클에서조차 서버럭에게 추월당해서 2인자로 인식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불안이 내심 한구석에서 생기기 시작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서버럭이 포가로서 일단 볼을 쥐고 시작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은 점도 불안을 느낀만할 요소였을 것 같습니다. 요는 서버럭이 자신을 팀내 에이스로 인정하고 자신이 서포트역할을 하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견지할 때, 그런 구도가 유지될 수 있을텐데, 서버럭은 그런 의사를 가지고 있더라도 게임중 그의 기질로 폭주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막상 서버럭이 4쿼터 승부처에 볼을 듀란트에 건네더라도, 듀란트가 신체구조상 다소 불안정한 볼핸들링으로 인해서 골스나 클블 등 최강의 적수들을 만날때 안정적으로 4쿼터 승부처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신을 주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물론, 서버럭도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이번 오프시즌 골스는 듀란트에게 무엇을 약속하고 비젼을 제시했을까?, 어떤 면이 듀란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생각해 보면 추측되는 면이 있습니다.
이미 뉴스를 통해서도 이야기 되었지만, 듀란트는 이미 오클에 남으려고 내심 결심했었다는 몇가지 징후들이 있엇고 대표적으로 새로운 집을 오클라호마지역에서 알아보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주위 친지들을 통해 전해지는 카더라 통신에서도 오클쪽으로 마음이 향해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었죠.
이런 상황은 골스와 미팅후 반전되었었는데 듀란트는 엄청난 고심을 하다가 결국 골스를 택했습니다.
아마도 골스 프론트진은 "듀란트, 역대급 스몰볼 로스터가 자네가 오면 완성될 수 있고, 아마도 르브론을 꺾고 르브론보다 많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텐데 함께 하기를 원하네" 라는 식으로 프로포즈를 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커리와 탐슨, 그린 등 주축선수들이 듀란트를 만났을 때 아마도 커리는 "듀란트, 자네가 오면 이 팀의 에이스는 듀란트 자네게 될 걸세."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지? 아니면 커리가 최소한 "듀란트, 자네가 오면 내가 지금과 같이 팀의 확고한 에이스 위치를 고집할 생각은 없네."라는 정도의 수위에서는 확실히 이야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듀란트가 이 말을 100% 믿었을지 어땠을지 몰라도 서버럭과 커리의 플레이스타일을 또 생각해 보았겠죠.
아마도 서버럭과 함꼐하는 것보다 커리와 함께 하는 쪽이 자신의 위상에서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단지 추측이고 이제 시범경기 중일 뿐이지만, 골스 프론트진에서도 듀란트가 좀더 슛을 쏘기를 바란다는 식의 이야기가 들리고, 지난 새크라멘토와 시범경기에서 듀란트와 커리의 스탯을 보면, 최소한 커리를 비롯한 골스의 선수와 프론트진이 듀란트가 골스에서 합당한 위상으로 자리잡도록 밀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또 인상적인 것은 SI의 선수랭킹인데 의외로 듀란트가 2위 커리가 3위였죠. 랭킹을 선정한 전문가들도 돌아가는 모양새가 아무래도 골스에서 듀란트가 1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예상도 작금의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골스의 구조는 특별한 에이스 없이 그날 그날 터지는 선수에게 밀어주는 과거 밀레니엄킹스나 배드보이즈2기와 같은 형태가 아니면, 비슷하면서도 듀란트가 1옵션이 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 같은데 솔직히 후자쪽이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게 가능한지는 커리에게 많은 것이 달려있습니다. 역시 서버럭과 관계에서 마찬가지로 일단 볼을 쥐고 시작하는 것은 포인트 가드인 커리이기 때문이고 본인이 볼핸들링을 많이 하고 슛점유율을 많이 가져간다면 자연스럽게 듀란트의 비중은 줄어들 것이고 본인이 패스위주로 가서 듀란트를 밀어주려고 하면 듀란트 비중이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커리는 어디까지 양보가 가능한 캐릭터일까요? 듀란트에 대해서 보이는 것만으로 그를 알 수 없었듯이 커리에 대해서도 일단 욕심을 크게 부리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커리는 골스의 프랜차이저로서 압도적인 위상과 인기를 가진 슈퍼스타입니다. 클블에서 르브론의 위상보다 크면 컸지 절대 작을 선수는 아니죠. 르브론은 클블을 한 번 등졌던 경력이 있으니까요. 아마도 레이커스의 코비에 근접할 위상의 선수라 생각합니다.
커리 또한 MVP 2회, 우승1회로 대단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 이번 시즌은 우승탈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지언정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아무런 욕심이 없을까라고는 잘 생각하기 어렵네요.
더욱이 듀란트와 커리의 지금까지 커리어를 생각해보면, 커리가 조금 앞선다고 생각되는 가운데 듀란트의 퍼스트팀 경력을 생각해보면 그 차이는 생각보다 미세한 편입니다. 나이도 같죠.
저는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매우 흥미롭습니다.
커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듀란트를 인정해 주면서 어느 선을 넘지 않도록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밀당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커리라면 그렇다는 말이고 커리가 어떻게 반응할 지는 두고 봐야 겠죠.
듀란트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그의 야망의 크기에 비추어 아마도 르브론이 마이애매에서 결국 1인자의 위상을 가져갔듯이,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추측해 봅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2인자에 머물러 몇번의 우승만 추가할 정도라면 르브론을 넘기 어렵기 때문이고 듀란트가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만족할 만한 그릇은 아니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번시즌은 팀에 적응도 필요하고 일단 우승이 절실하기 때문에 가장 협력이 잘 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시즌 우승으로 귀결되더라도 세간의 평가와 수상실적에 따라 커리와 듀란트의 접근방법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러한 점때문에라도 이 슈퍼팀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샐러리 구조 역시 이 슈퍼팀이 그대로 지속되기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듀란트 역시 1+1이라는 애매한 계약형태로 장래의 선택을 유보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마도 최소한 자신이 2옵션 정도로 머물더라도 반지 2개 정도는 획득할 가능성이 있고, 그 이후에는 스스로의 커리어 필요를 위해 다시 행보를 정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전개의 주도권은 듀란트보다는 커리쪽에 키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이애미에서도 웨이드가 대인배 기질을 발휘하여 르브론에게 많은 것을 양보해서 이후 상황이 진행되었죠. 그런 웨이드와 르브론조차도 빅쓰리 마지막 해에는 불편한 관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커리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최소한 듀란트는 서버럭보다는 커리가 자신을 배려해 줄 것이라는 판단 하에 골스와 온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레이커스에 코비가 있다면 골스에는 커리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커리의 위상은 압도적인 상황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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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듀란트 기살리기가 진행될테고, 커리나 그린은 좀 쉬어갈듯 합니다.
특별히 커리가 다른 플레이를 펼치기 보다 기존에 하던대로 자기슛감이 좋으면 좀더 쏘고 듀란트나 탐슨 슛감이 좋으면 패스를 더 하겠죠.
탐슨이 이렇게 뛰어난 슛터로 성장한 것은 물론 자신의 능력이지만 커리가 그런 포인트가드였기 때문일 겁니다.
듀란트도 은근히 패스하기를 즐겨하는 포워드이니 시즌 초반에는 오히려 너무 돌리다가 턴오버를 남발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