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에게 있어 3가드는 희망일까? 절망일까?
안녕하세요. 여러분.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드디어 16-17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이 설레이고 있고, 저 역시도 개막만 생각하면 가슴이 콩딱콩딱 뜁니다.
시즌을 치루기 앞서 피닉스 선즈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한 번 써볼까 합니다.
많은 현지 전문가들이나 스포츠 관련 미디어에서는 피닉스를 최하위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수긍을 하는 분위기이지만 일부 팬들은 동의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피닉스의 로스터가 의외로 밸런스가 잘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PG: 블렛소, 나이트, 율리스
SG: 부커, 바보사, 굿윈 (+ 젠킨스)
SF: 터커, 워렌, 드라간 벤더(혹은 PF)
PF: 더들리, 마퀴스 크리스, 드라간 벤더(혹은 SF)
C: 챈들러, 렌, 앨런 윌리암스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 졌고, 블렛소가 부상 전 지난 시즌의 활약을 되찾는다면 플레이오프를 노려볼만도 합니다.
거기에 얼 왓슨은 player's coach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들에게 신망을 얻고 있는 젊은 감독으로 지략가이기 보다는 덕장의 향기가 느껴지는 감독 유망주입니다. 그리고 이 젊은 감독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NBA 감독 출신이었던 제이 트리아노와 타이런 코빈을 코치로 데려왔습니다.
또한, 알렉스 렌에게 맞춤형 과외를 선사할 '메모' 메멧 오쿠어(전 유타재즈 센터)를 Player Development Coach로 데려왔습니다.
잘하면 선즈가 이번시즌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거라 보는데요. 그 이유는 3가드 때문입니다.
물론, 피닉스가 돌풍을 일으키려면 무엇보다 에릭 블렛소가 작년과 같은 폼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리고 부커, 렌 등도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져야 하며, 더들리나 바보사와 같은 베테랑들은 팀케미스트리를 더욱 공고히 만들어야 하죠.
하지만 그렇게 된다손 쳐도 가장 큰 문제는 3가드에 있습니다. 지난 피닉스가 펼쳤던 3가드는 언제나 저에게 두 가지를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3가드를 동시에 내보내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얼 왓슨은 브랜든 나이트를 식스맨으로 못 박았고, 피닉스를 정상급 수비팀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알렉스 렌은 정상급 센터가 될 자질이 있는 선수라며, 예전부터 수준급 센터로서의 기술은 이미 갖춰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플레이와 부족한 자신감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뢰를 보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런 발언들을 생각하면 3가드는 거의 나오지 않을 듯 싶습니다. 유망주 센터를 좀 더 중용하고, 팀을 수비적으로 강화시키며, 나이트는 벤치에서 시작이라고 말했으니까요.
하지만 블렛소, 나이트, 부커라는 존재가 있기에 3가드는 감독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과거 제프 호나섹 시절을 복기해 보면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후반 막판 시소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 감독은 보다 빠르게 보다 치명적인 공격을 펼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드라기치-블렛소-IT를 동시에 내보냅니다. 그 카드가 성공할 때도 있었지만, 수비에서 무너져 실패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온볼 플레이어 한 명이 그대로 사장되는 경우도 발생하였습니다. 서로에 대한 불만은 늘어났고 결국 불행하게 해체되었습니다.
지난시즌의 경우 3가드는 아니었지만 블렛소-나이트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둘 다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이나 볼간수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어이없는 턴오버가 양상되었고, 무엇보다 나이트가 수비하는 2번자리는 구멍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SG 포지션에서 리그 최악의 수비력을 선보였던 나이트였습니다.
이제는 블렛소-나이트에 데빈 부커가 추가되었습니다. 게다가 부커는 키가 6-7까지 크게 되었죠. 얼 왓슨에게 3가드를 다시 돌려볼 수 있는 좋은 유혹거리가 갖춰진 상태입니다. 언론은 부커가 6-7까지 컸기 때문에 SF롤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또 다시 승부처에서 제2의 3가드 부커-나이트-블렛소 조합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부커의 사이즈가 지난 1기 3가드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사이즈가 커졌다고 수비도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부커는 뛰어난 수비수가 될 자질을 갖췄지만 아직 리그 2년차 이제 20대에 진입하는 청년입니다. 이런 친구에게 자신의 포지션보다 더 사이즈가 큰 SF를 막으라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느껴집니다. 또한, 부커도 볼을 어느 정도 만지면서 플레이를 해야지 진가가 나오는 온볼 플레이어(그래서 개인적으로 제2의 앨런 휴스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인데 나이트-블렛소와 함께 뛴다면 단순한 3&D 플레이어로 경기 중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독이 3가드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그들을 도와 플로어를 넓힐 수 있는 빅맨을 찾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센터들은 중요한 순간에 사라지고, 파워포워드가 센터를 보고, 스몰포워드가 파포를 보는 경우가 발생할 것입니다.
결국, 승부처에서 수비밸런스가 무너진 상태로 무조건 닥공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던 제프 호나섹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이 연출되겠죠.
저는 솔직히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얼 왓슨이 선즈를 공수 밸런스를 갖춘 팀으로 바꾸고, 빅맨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이러한 불안감이 쓸데없는 걱정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시즌 나이트-블렛소-부커를 다 안고 가는 모습에서 지난 2시즌의 불안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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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가 키는 컸다지만 탄탄한 3번들과 부대끼기에는 사이즈가 모자라죠..괜히 체력소모만 더심해질꺼같아서요..
분명 3가드 전부다 플로어에있는시간은 5분미만일껍니다..예전의 3가드에 비해서 역량이 부족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