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팀 응원의 좋은 점
매니아님들중 많은 분들도 2~3번째로 응원하는 팀과 선수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르브론의 오랜 골수팬으로서 이제는 너무 정이 들고 감정이입이 되고 그래서 응원할 때 좋지 않은 점이 생기더군요.
바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정말 그깟 공놀이인데 어느순간부터는 그게 되지 않았습니다. 정규시즌까지는 정말 취미로서 즐겁고 부담없이 응원이 가능하더군요. 그런데 플옵승부부터는 이게 단순한 그깟 공놀이가 아니고 마치 제 분신인양 제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지난 수년간 플옵 대부분 경기를 라이브로 본 적이 없고, 심지어 경기 후 인터넷을 통해 승부를 확인하는 것 조차 가슴을 졸이게 했습니다.
파이널 시리즈는 뭐 말할 것도 없죠. 직장생활까지, 수행하는 업무에까지 악영향을 줄까봐 언제부터인가는 저는 경기를 보지 않고 승부가 모두 끝난 후 한꺼번에 파일을 다운받아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보고 있습니다.
좀 웃긴 이야기이지만 파이널 시리즈 기간동안 매일 경기가 있는 날은 2년째 새벽미사를 나가고 있는 제 와이프를 따라서 새벽에 미사를 가기도 했습니다. 정말 NBA가 뭐고 르브론이 뭐라고.... 정말 제 평생 가장 거룩하고 착실하게 살아 본 한달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세컨팀 응원의 좋은 점은, 그 순간은 다시 농구가, NBA가 그깟 공놀이의 취미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경기를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점이지요. 플레이에 탄복하고 짜릿한 승부를 즐기면서 말이죠. 그리고 이기면 너무 기분이 좋으면서 기분좋게 하루를 보낼 수 있고, 지더라도 '에이, 아쉽지만 다음에 더 잘하겠지' 라고 하면서 깨끗이 잊고 하루를 지낼 수 있죠.
저는 돌아오는 시즌에 응원할 세컨팀을 두팀 정했습니다.
저는 보통 선수를 따라 응원할 팀을 정합니다. 아무래도 지역적 기반이 없는 미국 스포츠이라 특별히 팀 자체에 애정을 가지게 될 동기가 별로 없더군요.
저는 웨스트브룩과 카와이 레너드를 좋아해서 이번 시즌에는 클블 외에 세컨팀으로 오클과 샌안을 응원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웨스트브룩은 본래 좋아하는 선수이기는 한데 뭔가 르브론 라이벌인 듀란트가 속한 팀에 있는지라 응원하기 좀 그랬는데 이번에 듀란트가 팀을 옮기고 웨스트브룩이 오클과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그가 더 멋있게 보여져서 한번 열심히 응원해 보고 싶습니다. 팀 구성도 뭔가 매력이 있구요.
레너드의 경우 과거 아테스트를 좋아했던 것과 비슷한데, 피펜을 좋아한 이래, 스몰포워드 명수비수로서 팀의 2옵션 정도에 해당하는 선수들에게 계속 호감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레너드는 그 수준을 넘어서 아예 에이스이자 MVP후보 레벨까지 올라왔습니다. 특이한 이력에 상복도 많은 이 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흥미도 생기고 있어 한번 열심히 응원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샌안에는 제가 그래도 과거부터 쭉 좋아하는 선수가 한명 있는데 지노빌리입니다. 르브론 클블 1기 때에도 정말 마누같은 선수가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었죠. 이제 팀의 지주 던컨도 은퇴하고 마누도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은 생각도 드는데 마지막 불꽃을 태워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샌안에 합류한 파우 가솔. 역시나 평소 르브론의 빅맨 파트너로 가장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온 선수가 가솔이었습니다. 정말 코비가 부러웠죠. 르브론의 스타일상 하워드 같은 타입의 빅맨보다 슛거리도 제법 길고 BQ높고 패싱도 좋은 가솔같은 선수가 더 시너지가 나리라 생각이 들었고, 언젠가는 한번 가솔영입을 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었는데, 인연이 닿지는 않더군요.
샌안도 그래서 열심히 응원해 볼 까 합니다.
골스는 드레이먼드 그린도 좋아하던 선수였고, 클레이 탐슨도 좋고, 커리도 싫지 않은 선수인데 2년연속 파이널 대전으로 인해 형성된 라이벌리로 응원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않았다면 상당히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팀이었을텐데 말이죠.
여러분들은 어떤 세컨드팀을 응원하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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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있을때는 레이커스 경기도 보고 듀란트 있을때는 오클 경기도 즐겨봤는데... 뭔가 둘 다 사라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