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리더의 기억
구태여 평소 나서지 않아도 중요한 순간 던컨의 말은 누구의 것보다 무겁고 믿음직스럽습니다. 공격-수비-클러치-이타성-리더쉽이라는 제가 생각하는 농구선수로서의 다섯 가지 영역에서 '완벽' 한, 제가 아는 단 하나의 농구선수가 팀 던컨입니다. Tim Duncan..... 마치, 농구를 하는 목적이 조던에게 승리를 헌납하기 위함인 것만 같았던 그때의 기억 제 가슴 속의 닉스의 기억 속에는 언제나 저렇게 검붉은 게 하나가 한복판에 암세포처럼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영원할 것만 같던 그도 그렇게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이번에는 오래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랫동안요..................................... 그렇게나 얄미웠던 저 미소가 돌연 따뜻하게 느껴질 즈음 이제 나는 죽을 때까지 마이클 조던의 경기를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어요. 그제서야 온몸을 엄습하는 사무치는 그리움 평생 가지고 살아야겠지요. 그의 경기를 눈 앞에서 한번만 더 볼 수 있다면... 그 상대가 또다시 닉스라도.. 작년 여름에서야 난생 처음으로 찾아간 옛 도읍지 황제상 앞에 서서 저는 그의 모습을 지그시 올려다보며 쓸쓸히 웃으며 되뇌었습니다. '고맙다고' 그리고 '한 번만 더 보고싶다' 고.... 99년 닉스의 마지막 희망을 살해한 제가 그 순간부터 12년동안 제일 싫어하던 nba 선수였지만 이제 예전 그 때 그 사람처럼 그렇게 홀연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는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사라진 지금 그리고 훗날 무척이나 그의 경기가 보고싶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가 고맙고 많이 그리울거에요. 이제 정말, 정말, 그를 보내줍니다.
글쓰기 |
제가 어린 시절부터 응원했던 닉스의 마지막 파이널 진출 기회를 산산조각으로 파괴하며 희망을 앗아갔으며, 응원하는 팀은 족족 누르고 우승을 가져가던, 그 누구보다 무섭고 미웠던 선수, nba 역사에 길이 남을, 온갖 미사여구로도 수식이 안되는 커다란 족적을 남긴 던컨이 은퇴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 일주일간은 마치 무엇에 홀린듯 멍하니 살았습니다. 너무나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