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스의 슈퍼라인업에 대처하는 클블과 샌안의 방식
듀란트의 골스 합류로 골스는 지난시즌 73승 전력을 능가하는 역대최강급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커리-탐슨-듀란트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1~3번라인의 화력에 비해서 기존의 보것-에질리가 지키던 골밑은 파출리아-웨스트로 최소한 림프로텍팅 기능에서는 약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저같은 사고방식의 타입은 팀로스터의 밸런스를 중시해서 제가 골스 팬이라면 듀란트 영입보다는 가솔같은 선수를 영입해서 골밑을 보강하는 쪽을 선호했을 것입니다. 일부 골스팬님들도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저같은 경우는 르브론 마이애미 시절에도 스몰볼을 추구하면서 매시즌 약해지는 골밑 보강대신 베티에나 레이 알렌 등을 보강했을 때 내심 불안함을 감추질 못했고 게시판에 빅맨 보강의 필요성을 계속 어필했던 기억이 나네요.
듀란트 + 파출리아 vs 반즈 + 가솔(or 보것)은 어느쪽이 73승 골스라인업에서 좋을지?
전자는 한마디로 강점을 더 강화해서 극대화한 것이고 후자는 약점을 보강해서 밸런스를 강화하는 쪽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골스는 전자를 선택했습니다.
예전부터 골스라는 팀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화끈한 공격농구의 재미는 인정하고 있었고 르브론이 예전부터 커리를 높이 평가하고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라 어느정도는 관심을 가지고 보기도 했죠.
예전에 골스가 2-2-2-2-2 라인업을 돌리고 있다는 글을 본 것도 같습니다만, 그러고 보면 스몰라인업, 런앤건은 어쩌면 골스의 전통이고 팀칼라이기도 하고 이번 듀란트 영입건도 즉흥적이 아니고 13년 경부터 구상하고 준비했다고 하니 이러한 골스의 선택이 어느면에서는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어느 스포츠나 승부세계에서도 약점을 보강하지 않고 강점을 강화하는 타입으로 갈 때, 그 장점의 위력이 배가되어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압도적인 강함을 뽐내기도 하지만 또 천적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골스라는 팀도 앞으로 엄청난 강함을 뿜어낼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천적스타일의 팀이 생기게 될지 어떨지 궁금해 지네요.
아무튼 다음시즌 골스가 우승후보 0순위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골스의 남아 있는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림프로텍터의 부재라는 면은 다른 우승 컨텐더팀들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고 공격 포인트로 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시즌 어느팀이 또 치고 올라올 지 알 수 없지만 일단 현재시점에서 골스에 도전장을 내 밀만한 컨텐더팀은 지난시즌 우승팀 클블과 지난시즌 67승팀 샌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클블의 오프시즌 보강은 워낙 지난 시즌에 올인을 한 상황이어서 현 전력을 유지하기도 급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여전히 르브론과 제이알의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고 제이알 계약건은 홍역이 예상되기도 하죠.
아무튼 이런 제약이 많은 상황에서 클블의 선택은
델라와 모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대신
제퍼슨과 재계약했고, 던리비를 영입했으며, 빅맨진영에 버드맨을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드래프트에서 신인으로 5-9의 케이 펠더를 뽑았습니다.
클블은 역시 지난시즌 전력을 유지하는 쪽에 가장 초점을 두면서 그래도 새로운 전력보강의 방향은 포워드진영을 더 두텁게 했고, 버드맨이라는 발빠른 빅맨을 보강하는 것이었습니다. 케이 펠더도 신인이지만 어빙 백업으로 모윌과 더불어 출전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역시나 빠른 스피드로 림어택을 즐기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포워드진영을 두텁게 하는 것은 역시 르브론과 관련이 있습니다.
스몰볼상황에서 르브론은 3-4번을 오가는 포워드들과 궁합이 매우 좋습니다. 자신이 1~4번을 커버하면서 운동능력과 슈팅력, 수비력을 갖춘 포워드들과 빠른 공수전환의 트랜지션 게임에 강하죠. 제퍼슨, 던리비 모두 3점슛이 훌륭한 자원이기도 합니다. 제퍼슨은 좋은 운동능력과 수비력을 갖추었고, 던리비는 3점슛 외에도 올어라운더로서 보조리딩 등 여러부문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습니다.
골스전에 러브를 중심으로 한 빅라인업이 잘 통하지 않고 러브가 골스전에 약한 점을 3번성향의 포워드들 중심의 스몰볼 운영으로 보완하고자 하는 의도로 생각됩니다. 지난 파이널에서도 제퍼슨이 러브의 부진을 잘 커버해 주었었죠. 아마도 골스전에는 기존의 수비력 좋은 셤퍼트와 함께 제퍼슨, 던리비, 르브론까지 함께 코트에 나오는 변칙 라인업이 종종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커리-탐슨-이궈달라-듀란트-그린의 슈퍼 데쓰 라인업을 상대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또한 던리비 영입은 르브론의 체력을 비축해 주는 백업의 보강이기도 합니다. 지난 파이널에서 르브론이 원없이 자신의 모든 올어라운드한 재능을 코트에 쏟아 부을 수 있었던 것은 정규시즌을 통해 체력적인 대비가 잘 이루어졌고, 플옵에서도 빠른 시일내 승부를 보아서 체력이 충전된 상태에서 파이널을 치르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뀐 파이널 방식으로 인해 경기 중간 텀이 거의 매경기 이틀을 쉴 수 있게된 점도 르브론에게는 호재였습니다. 르브론이 한해 더 나이를 먹고 마일리지가 쌓이는 점을 생각하면 제퍼슨 재계약과 던리비 영입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보여집니다.
르브론의 체력을 충전한다는 것은 역시 르브론이 풀파워로 상대의 림을 어택할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빅맨으로 모즈를 보내고 버드맨을 영입한 것도 이러한 방향의 연장선에 있어 보입니다. 버드맨도 3년전 버드맨이 아니긴 하지만, 공격에 있어 베이스라인 컷인의 달인이고 픽앤롤도 매우 뛰어납니다. 픽앤팝과 코너 3점도 되는 선수죠. 아무튼 클블은 선택에 따라서는 쿠포스같은 안정적인 높이가 되는 빅맨영입을 시도해 봄직 했고, 시장에도 여전히 맥기같은 림프로텍터가 남아 있지만, 클블은 버드맨을 선택했습니다.
클블은 골스전에서 보것이 나간 림프로텍터 부재상황을 르브론, 어빙, 탐슨, 버드맨 등의 적극적인 림 어택을 통해 공략하고자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보여집니다. 델라를 보내고 펠더를 뽑은 것도 어느정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델라보다는 펠더쪽이 림 어택을 더 잘하는 것으로 보여지죠.
아무튼 클블은 기존 전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포워드라인 보강을 통해 스몰볼 상황을 대비하고 적극적인 림 어택을 할 준비를 갖추는 것으로 골스전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동부에 클블이 있다면 서부에는 역시 샌안이 있습니다.
샌안은 팀의 기둥 던컨이 은퇴하는 악재를 맞이하였습니다. 던컨이 무릎부상과 한해 한해 나이가 먹으면서 예전의 위력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수비면에서의 존재감은 아직도 상당한 가운데 팀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기둥으로서 던컨의 부재가 샌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임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샌안은 당대 최고의 전략가 포포비치감독하에 레너드와 알드리지가 팀의 중심축을 잘 이어받았고 여전히 파커와 지노빌리가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이끌어주고 있어 여전히 우승후보중 한팀일 것입니다.
샌안은 던컨의 은퇴로 인한 골밑 수비력 약화 외에도 파커의 노쇠화가 진행되면서 1번 수비에서의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웨스트, 디아우, 보반의 이탈로 골밑 전력이 약화되었죠.
샌안은 FA로 콘리를 노린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적임자라는 평이었습니다만, 결국 가솔을 영입하여 알드리지와 더불어 막강한 골밑 라인업을 구축하였습니다. 던컨만 은퇴하지 않았어도 굉장한 골밑 전력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쉽게 던컨은 은퇴하였고, 샌안은 이어 데드몬이라는 젊은 7푸터 림프로텍터를 영입하여 골밑의 공백을 메꾸면서 좋은 백업을 얻었습니다. 직접 경기를 본 적은 없지만 듬직한 하드웨어에 기록면에서도 굉장히 쏠쏠하고 림프로텍팅 능력까지 있어서 매우 좋은 영입으로 보여집니다.
샌안은 이외에도 여전히 데이빗 리 영입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렉 먼로 영입시도의 소식도 들립니다. 분명히 팀 백코트 수비력에도 문제가 있고 보강이 필요해 보이지만 전력보강의 중심은 빅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런 면에 대해서 샌안팬님들의 판단과 분석이 훨씬 정확하겠지만, 그래도 레너드를 좋아하는 저도 샌안에 어느정도 관심이 많은지라 나름 생각한 점을 적어볼 까 합니다.
일단 샌안은 제독시절부터 강력한 빅맨을 중심으로 한 팀 운영을 해온 전통이 있습니다. 앞서 골스가 스몰라인업 런앤건 전통이었던 점과 대척점에 있죠. 제독에 이어 던컨이 들어와 트윈타워를 구축했었고, 제독 은퇴 이후에도 던컨 옆에는 항상 빅맨 파트너들이 있었습니다. 역대 최고 파포 던컨이지만 사실 포워드라기보다는 실질적인 센터였던 던컨이기에 빅맨 파트너들이 함꼐 하면 더블 포스트, 트윈타워의 느낌을 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두툼하고 강력한 골밑을 구축하고, 보웬-레너드와 같은 강력한 스윙맨 디펜더를 상대 에이스에게 붙여 높이와 수비로 일단 상대를 제압해 온 것이 끝판왕 샌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던컨이 떠났지만, 알드리지-가솔-데드먼 라인으로 골밑라인업을 강화하고 DPOY 2연패에 빛나는 레너드와 만만치 않은 수비력을 지닌 3&D의 대니 그린의 수비라인으로 여전한 팀컬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명 1번쪽 수비공백이 약점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스퍼스도 수비력되는 1번 자원을 보강하여 밸런스를 맞추는 대신 가솔-데드먼 영입과 여전히 데이빗 리나 그렉 먼로 영입설에서 보여지듯 빅맨 진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확고한 것을 보면 골스와는 또다른 의미로 강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번 오프시즌의 전력보강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분히 골스를 의식한 행보라는 생각도 드네요.
골스의 유일한 약점인 림프로텍터 부재, 골밑 전력약화를 스퍼스는 강력한 빅맨진영을 구축해서 공략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것은 스몰볼 vs 빅볼의 대 충돌로 어쩌면 조금 의미를 과장해서 전통적인 농구관과 새로운 트랜드가 대충돌하는 패러다임의 대결이라고까지 생각되고 다음시즌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골스에 대해 이러한 방향을 선택한 자가 르브론팬으로서 가장 두려운 인물이 희대의 전략가 포포비치라는 점에서 저는 더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포포비치는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로 리벤지의 대가이기도 합니다. 르브론 마앰시절 백투백을 어렵게 달성하고 이듬해 포포비치가 마이애미식 스몰볼의 중심인 헷지&리커버리 수비를 아예 공중분해해 버리는 수준으로 깨 버려서 리벤지 당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지난시즌 샌안은 오클에 발목이 잡혔지만 정규시즌에서 골스의 벽을 넘지 못했는데 돌아오는 시즌 포포비치가 어떤 대비를 하고 나올지 궁금해 집니다.
클블과 샌안은 각각 자신들의 방식으로 골스의 무적 스몰라인업에 대해 대응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보여지고 돌아오는 시즌 어떤 양상의 대결이 펼쳐질지 매우 궁금해 집니다.
만일 동부에서 클블이 또다시 파이널에 진출하고 서부 컨파가 골스vs샌안전으로 잡힌다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흥미로운 대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가정일 뿐이고 동부에서 토론토나 보스턴이 파이널에 갈지도 모르는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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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안의 엘리트 빅맨과 캡스의 시기 적절한 빅라인업에 어떻게 대항할지 기대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