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 레이커스 선수들 위주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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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11 15:31:28
어제 섬머리그 수준을 감안해도 로스터가 약한 편인 펠리컨스를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던 레이커스는 오늘 정규시즌 짬밥이 꽤 있는 스타우스카스, 제라미 그랜트, 홈스, 맥코넬 등이 포진한 식서스를 상대로 크게 고전했습니다.
특히 식서스가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 수비를 펼치자 당황한듯 제대로 볼운반, 첫패스 조차 하지 못하며 보기 흉한 공격의 연속으로 눈이 썪는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식서스도 공격에서 그리 잘한 편은 아니었는데 그냥 본인들이 어이없는 턴오버를 하거나 쉬운 슛기회를 놓치는 느낌이었다면 레이커스는 수비에 막혀서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루키 선수들은 처음 경험해보는 백투백 두번째 경기에 잘 풀렸던 어제와는 급격하게 다른 양상이 되자 더욱 당황해서 멘붕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네요.
그래도 3쿼터 중반부터 래리 낸스 쥬니어의 고군분투로 조금씩 모멘텀을 가져오면서 안정을 찾고 4쿼터 러셀의 클러치 본능으로 짜릿한 위닝 버져비터로 승리를 챙겼습니다. 섬머리그는 승패가 중요하진 않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이기는게 기분이 좋은데 2일 연속 승리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1. 래리 낸스 쥬니어
오늘 게시판에 따로 글이 여럿 올라왔을 정도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클러치의 주인공은 러셀이었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올해 전체 1픽 식서스의 벤 시몬스와 레이커스의 낸스였다고 할 수 있겠죠. 원래 루키시즌부터 수비-허슬 등에서 활약하는 블루워커로서 포텐셜을 보여줬지만 오늘은 그 포텐셜을 최대한 터뜨린 모습에서 다른 분야까지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연거푸 스틸을 해냈으며 직접 몸을 날려 루즈볼을 따내고 리바운드, 블락 등 수비에서 모든 분야에 관여하며 엉망이던 팀을 혼자 힘으로 정신차리게 만들었습니다. 오프시즌 동안 연습했다더니 어제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3점슛을 성공시켰고 좋은 패싱센스까지 선보였습니다. 특히 4쿼터 속공 상황에서 직접 공을 몰고가 잉그램의 3점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깜짝 놀랐습니다.
레이커스의 파워포워드 포지션에는 아직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줄리어스 랜들이 있지만 랜들이 개인기량을 더 다듬어야함은 물론이고 팀 플레이에 좀 더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는 러셀, 클락슨, 잉그램 등의 보조 역할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낸스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2. 디엔젤로 러셀
어제에 이어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줬고 특히 클러치의 주인공이 된 러셀이지만 개인적으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현재 레이커스 구단의 로스터 구성 작업을 볼 때 아직 러셀을 PG로 보고 좀 더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그릇을 시험해보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이 부분에서 2일 연속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번쩍이는 패싱센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모습들은 좋지만 팀의 공격을 안정적으로 지휘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대로라면 PG 포지션 대비 우월한 사이즈와 슈팅력을 활용한 공격은 좋지만 온코트 파트너들이 리딩을 보조해줘야 하는 타입의 가드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어리고 앞으로 성장할 시간은 많으니 더 분발해주길 바랍니다. 자기도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첫마디를 "I played like shit."이라고 시작하던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알기는 하는 것 같네요. 어제는 포스트업과 돌파를 잘 활용하더니 오늘은 중장거리 점퍼를 넣어주며 득점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준 건 고무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수비인데요. 원래부터 지적받던 부분이지만 오늘은 유독 의지, 집중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오늘 매치업 상대였던 식서스의 TJ 맥코넬이 아이솔이건 픽앤롤이건 너무 간단하게 자동문으로 통과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사실 마지막 버져비터를 넣어서 다행이지 그전에 동점슛 넣고 좋아하다가 허무하게 다시 맥코넬에게 속공 레이업을 허용했었죠.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3. 브랜든 잉그램
어제 인상적인 섬머리그 데뷔전을 치뤘던 잉그램은 오늘은 심하게 고전했습니다. 초반에 돌파를 여러번 시도했는데 그동안 지적받았던 얇은 몸과 약한 힘의 불안함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피지컬이 딴딴한 매치업 상대 제라미 그랜트와 약간의 bump만 해도 허우적거리며 공을 놓쳤고 레이업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맥코넬, 스타우스카스 등이 연달아 밑에서 공을 긁어내어 턴오버 행진을 벌였습니다.
그래서 플랜 B로 점퍼를 시도했는데 설상가상 오늘 슛감이 좋지 않아서 엄청나게 삽을 펐습니다. 그래도 4쿼터에 다시 투입되서 미드레인지, 3점 캐치앤샷을 하나씩 성공시켰고 특히 맥코넬을 상대로 성공시킨 1대1 득점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닥 깔끔하게 시도된 공격은 아니었지만 확실한 높이, 길이의 우위를 가지고 타점을 확보해서 어떻게든 샷을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잉그램의 장점이 돋보였습니다.
NBA 포워드 레벨로는 아직 피지컬이 많이 부족한 잉그램이 슛감마저 안좋으면 얼마나 고전할 수 있는가 미리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오늘 경기를 미래를 위한 좋은 경험 중 하나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4. Ivica Zubac
어제 경기에서 어떻게 보면 잉그램 보다도 더 주목을 받았던 크로아티아 출신의 19살 떡대 센터입니다. 잉그램과 마찬가지로 오늘 많이 고전했습니다. 어제 블락으로 재미를 봤는데 오늘은 너무 블락만 노리다가 대거 파울을 헌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의 수비 어웨니스라면 더 날쌔고 영리한 슬래셔들이 즐비한 정규시즌에도 파울 트러블로 고생 깨나 할 것 같습니다.
3쿼터에 제라미 그랜트에게 "Welcome to NBA" 덩크의 희생양이 되며 NBA 신고식을 혹독히 치뤘는데 그 직후에 분노했는지 멋진 블락 1개, 팁인, 자유투라인 부근 점프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아주 잠깐 동안 활약했습니다. 당시까지 레이커스가 공수에서 전혀 플레이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잠깐의 활약이 작은 터닝 포인트가 됐고 낸스의 활약으로 이어지면서 4쿼터 추격의 발판이 됐습니다. 오늘처럼 안되는 경기에서도 나름 이정도의 모멘트를 가진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구요. 유럽에서 15-16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85%로 센터치고 상당히 좋던데 오늘 점프슛을 넣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부드러운 터치를 가지고 있고 슛에서도 약간 기대를 해볼만 하겠습니다. 2쿼터에서도 숏 레인지에서 턴어라운드로 부드럽게 성공시킨 장면이 있었죠.
나머지 선수들은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이렇다할 코멘트는 못하겠네요. 백넘버 2번의 노란색 머리한 어거스티? 이 선수가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경기 팀 레이커스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x96wSIVLw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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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낸스 주니어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