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터스 팬질 15년차에 드디어 이런날이 오네요
그전에도 농구를 무척 좋아하고, 농구팀에서도 뛰었고, 정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미친듯이 농구를 했지만, 하는것을 좋아했지 보는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찮게도 2001년 랩터스vs식서스의 플옵을 보게 되고, 카터와 아이버슨의 플레이에 반해, 2002년부터는 정말 열혈 랩터스팬으로 경기도 다 챙겨보면서 응원하기 시작했죠. 자연스럽게 02년도에는 매니아의 존재도 알게 되고, 그때부터 매니아의 회원으로 저의 인터넷의 대부분의 시간은 공부 제외하고는 여기에 쏟게 되었죠 (그 시간에 더 공부만 했더라면...) 저의 닉넴 JYD도 지금은 많이들 모르시겠지만 Jerome Williams라는 선수를 응원하면서 만든 이름입니다. 그 특유의 허슬플레이와 긍정적 에너지 참 좋아했었는데 말이죠.아이러니하게도 제가 본격적으로 응원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슬슬 랩터스 프랜차이즈의 암흑기가 찾아옵니다. 필라와의 플옵2라 7차전 대혈투까지만 하더라도, 이 팀의 미래는 참 밝아보였는데... 팀의 슈퍼스타 카터는 태업을 시작하고... 카터-보쉬의 기대되던 원투펀치는 날아가버리고 말았죠.
보쉬의 원맨팀으로 근근히 버티다가, 2006년에 정말 낮은 확률로 프랜차이즈 역사상 1픽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때 당시 터키 배낭여행중이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같이 여행하던 친구와 길 한복판에서 미친듯이 환호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연히 알드리지 뽑을 줄 알았는데, 이탈리안 노비츠키라는 발냐니를 뽑게 되고...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잘해봤자 플옵1라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죠.
여담으로, 제가 랩터스 팬질을 15년간 하면서 왜 아마추어인 나도 보는데, GM은 왜 저렇게 말도 안되는 픽을 하지라는 드래프트가 3개 있었습니다.
06년 - 발냐니 over 알드리지
04년 - 아루죠 over 이과달라 (이때 8픽까지 이기가 남아있어서 아싸하고 친구들하고 엄청 좋아했었는데.... 에휴... 이상한 백인 센터를 뽑고 그 담픽을 갖고 있던 필라가 9픽으로 이기를 낼름했죠.)
12년 - 로스 over 드러먼드 (04년 플래시백인가요. 8픽까지 드러먼드가 남아있어서 좋아했는데... 뜬금없이 로스를 픽하더군요. 디트는 아싸하고 9픽으로 드러먼드 픽)
다시 돌아와서...
홈코트 어드밴테지를 갖고 있어도 매번 1라 광탈을 당하는 팀을 그래도 15년을 응원하니... 드디어 2라운드 진출하는걸 보네요. 와이프는 매번 오빠는 왤케 스트레스 받으면서... 경기 볼때마다 드로잔 욕하면서... 그렇게 랩터스 경기를 챙겨보냐고 합니다. 남편때문에 이 친구도 랩터스 응원하는 라이트팬이 됐는데, 고등학교때 농구팀을 해서 농구 볼 줄 알거든요. 그러니 랩터스 하는걸 보면 같이 답답해하죠. 아직도 가끔씩 저에게 우리 보스턴 사니깐 셀틱스 응원하던가 아님 시원시원하게 잘하는 골스 응원하자고 합니다. 오늘도 4쿼터에서 말도 안되게 따라잡히니, 오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골스 응원하자 하는데... 정말 오늘도 지면 골스로 응원팀 갈아치울까 했는데... 다행히 이겨주네요.
오늘 경기 답답한것도 많았고, 막판에 드로잔의 명백한 파울땜에 좀 찜찜하고, 인디팬들에게 죄송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 수고했고, 2라에 광탈만 당하지 말고, 좋은 경기들, 좋은 시리즈만 보여줬음 합니다.
아 15년 응원하니 토론토 랩터스 2라 진출하는것도 보고 좋네요.
저 같이 약소팀을 몇년간 응원하시는 매니아 분들 포기하지 마세요. 좋은 날 반드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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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리 단장 정말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