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고생많았습니다...

휴스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시즌 휴스턴을 나쁘게 보지만은 않습니다. 정말 고생많은 시즌이라 평하고 싶네요.

일단 이번시즌 휴스턴 최악의 실수는 대안 없이 맥헤일을 자른 거라 생각합니다. 맥헤일이 능력이 썩 좋지 않은 감독이라는 건 알고 있고 더 좋은 감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다만 시즌 초반을 시작하면서 맥헤일을 자르는 걸 보고 아... 이제 휴스턴 감독직은 독이든 성배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려 작년 컨파를 간 팀입니다. 어지간한 성과로는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게 뻔한 팀에 오프시즌 중의 준비도 없이 들어오고 싶을 감독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결국은 비커스탭이 이번 시즌을 이끌었죠... 그래서 비커스탭을 막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감독대행으로 임명받아 걸맞지 않은 옷을 수더분하게 걸친 건 비커스탭의 잘못이라고 몰아가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있어선 휴스턴 프론트 진에게 책임을 물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로슨 영입에 있어서 과연 휴스턴을 탓할 수 있는가는 또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든에라의 휴스턴의 문제점 중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팀 공격 형태가 엉망이라는 거였죠. 네, 말 그대로 엉망이었습니다. 되려 휴스턴이 가장 강할 때가 상대가 페이스에 휘말려서 같이 엉망이 됐을 때였으니 말 다 했죠. 그 중심엔 리딩 볼 줄 아는 포인트가드의 부재가 있었습니다. 베벌리는 분명 파이팅 넘치는 수비 좋은 가드지만 공격 조립에선 한계가 분명했죠. 그 대안으로 올스타급의 기량을 뽐내던 로슨이 탐이 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로슨도 폼이 좀 내려앉았고 그걸 탓하기도 민망할 만큼 휴스턴은 로슨을 위한 롤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결과는 다들 아시는 대로구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이 많이 비교되는데 지난 시즌에 휴스턴이 리딩 부재에 대한 부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물론 하든이라는 다재다능한 슈퍼스타의 존재도 있었지만 초반 파파 니콜라우 → 후반 조쉬 스미스로 이어지는 포워드라인의 횡으로 찔러주는 패스도 한 몫했습니다. 아마 모리볼에 대한 맥헤일 나름의 고안이었다 생각합니다. 근데 그 둘 다 시즌 초엔 없었죠. 좌쉬가 다시 왔을 땐 맥헤일이 없었구요. 네 압니다. 그 둘의 단점. 파파는 외곽만 좀 더 좋았어도 휴스턴 로스터에서 살아남았을 겁니다. 좌쉬는 정신만 좀 차렸어도... 하지만 좌쉬가 다시 왔을 땐 비커스탭이 정신없이 팀을 꾸릴 때였습니다. 이미 팀 전술은 다 내려 앉았죠. 생각해보세요 작년 플옵에서 하워드를 가장 잘 활용한 선수가 누군지... 하든과 좌쉬입니다.(부상도 이놈이 입힌 건 비밀) 이 쯤에서 제가 응원하는 하워드 이야기도 하겠습니다. 공격 욕심 이야기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정확히 하워드는 작년 플옵부터 본인 공격 욕심을 엄청나게 줄였습니다. 공격이 되는 날은 많이 하고 안되면 받아먹기 위주로 갔습니다. 그리고 올시즌은 비커스탭에 의해 공격롤 난도질 당했죠. 걍 애가 돈값 못한다고 뭐라하면 모르겠지만 아직 욕심에 땡깡을 부린다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론 욕하고 싶다는 이야기 정도로 들립니다. 그나마 이번시즌 이후로 휴스턴에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미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몇차례 팔아넘기려고 시도한 팀에 얼마나 충성심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뭐 나가길 바라는 휴스턴 팬분들도 많은데 지켜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아리자도 욕을 도저히 못하겠어요. 엉망진창이 된 팀에서 정말 분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팀의 수비형선수들이 욕 많이 먹었는데 수비는 팀 수비가 정립 안되면 말아먹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하든은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휴스턴은 아직 절망하긴 이르다고 봅니다. 하든이라는 수퍼스타를 보유한 팀이잖아요. 하든과 팀 양쪽을 위해 리딩롤는 조금 줄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를 낸 이 팀은 개편에 들어갈 겁니다. 지금 남아있는 로스터의 대부분이 비웃음을 이겨내고 컨파까지의 진출을 이루어낸 선수들입니다. 거기에 갑자기 감독 역할을 받아들인 비커스탭까지 그냥 모두 수고했다고 한마디하고 싶네요. 내년엔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화이팅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