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스-썬더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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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08 10:39:06
몇년간 어느 경기보다도 간절한 마음으로 본 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뉴욕, 미네, 휴스턴 전을 차례로 본 느낌으로 썬더는 골스를 절대 이길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속으로는 승리를 기대했던게 사실이고 (썬더가 언더독이 된 상태로 두 팀이 풀전력으로 만난 적은 없으니까요) 경기 초반부터 얼마나 사투를 준비하고 이기려고 했는지 느낄수 있었습니다.
1. 커리, 픽앤롤 수비 면에서 (전반)
그린의 매치업을 듀란트로 바꾼 것은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픽앤롤에서 듀란트가 애매하면 커리와 스위치하면서 픽앤롤 자체에서의 3점 찬스는 거의 주지 않았고 보것이 나와있는 동안은 아담스도 중앙레인에 걸쳐 있어서 정면에서 그린과 웨스트브룩의 매치업이 발생해도 어느정도 커버가 되는 그림으로 보였습니다. 최근 반즈의 부진을 감안하면 그쪽을 포기한 것도 어느정도 합리적인 선택이었죠.
문제는 이런 극약처방을 내렸음에도 1쿼터에 결국 36점을 줬다는 건데요. 영리한 골스는 2~3포제션 돌자마자 반즈에게 일대일과 스크린을 몰아줘서 반즈가 이바카를 상대로 총 6점을 만들었고 그린을 포스트로 움직여서 듀란트의 영향력을 감소시킨 후 커리가 스페이츠와 2:2를 성공시키면서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죠. 골스는 그동안 시즌을 거쳐오면서 이런저런 변칙수비를 정말 많이 경험했지만 커리가 부진하거나 라이벌과 격전을 치를때도 압도적인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늘 리드하는 경기를 했고 현재는 그런 경기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롤플레이어들이 경기중에 갑자기 일대일 기회가 몰려도 스스로 오펜스를 책임질수 있는 내성과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부상에서 돌아온 반즈만큼은 최근 상태를 고려하면 그래도 약한 고리로 보였는데 현재의 느려진 이바카를 상대로는 그렇지도 않았던 거죠.
듀란트의 기동력으로 인해 커리-그린의 탑픽앤롤이 평소보다 줄어들면서 무브먼트가 경직되고=> 최근 난조인 반즈가 이바카를 상대로 중거리 몇개 시도하다 실패하는 어정쩡한 모습 볼없는 커리의 무빙은 웨스트브룩이 미친듯이....=>속공을 이용한 초반 리드 이런 공식을 그렸을텐데 후반의 분전과 별개로 전반 플랜이 전혀 통하지 않은 것은 전력차라고밖에 설명되지 않습니다.
모멘텀을 내준 것은 싱글러가 중심이 된 허약한 벤치전력과 이바카의 디펜스였죠.
2. 여전한 이바카의 부진
전 올 시즌 경기를 집중해서 본것이 비교적 최근이기 때문에 이바카의 시즌 초반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만 연장을 갔던 뉴욕전 즈음에서 그가 확실히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경기 후에 글도 썼지만 정말 생소한 모습들이 노출됐는데 픽앤롤을 전혀 따라가지 않아서 코너에 있던 웨이터스가 골밑으로 로테이션을 갔다가 (마치 미리 준비한듯한) 3점을 먹기도 하고 후반에는 닉스 4번이 포스트업 자세로 있던 5번을 불러서 이바카 앞에서 픽앤롤을 한 후 점퍼를 때리는 등.....
그 다음 경기들은 아마도 이바카 커리어 최악의 경기들이었고 워싱턴전 간만에 좋은 활약....그리고 오늘은 수많은 스위치, 미스매치가 예정된 경기였는데요. 반즈, 리빙스턴, 커리 모두가 이바카를 농락했고 리빙스턴은 포스트업에서 앤드원을 얻어냈습니다. 팀 디펜스에서 그의 떨어진 에너지, 기동력이 (오프볼에서 스위치를 허용하고 페인트존 모서리에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골밑에 가담하지 못하는) 문제가 된 것은 차치하더라도
오늘 경기에서 이바카는 가장 수비가 약한 선수였고 약점으로 인지되어 있었습니다.
(이바카는 듀란트만큼은 아니라도 원래 골스에게 강했던 선수죠)
3. 그외 수비, 후반에 대해
볼없이 돌아다니는 커리에 대해서는 웨스트브룩이 드물게 열정적인 디펜스를 보여줬고 커리가 난조를 보인 것이 3쿼터 추격의 발판이 됐습니다. 비슷한 노력을 보여준 웨이터스가 탐슨의 타점을 전혀 감당하지 못한 것과 달리 오늘의 웨스트브룩, 듀란트는 디펜스에서 분명 위협이 되었죠.
거의 다 넘어간 전반의 경기분위기에 빅라인업이 돌면 미스매치가 상시 발생하는 상황이었다는 점, 골스 롤플레이어들의 좋은 컨디션을 감안하면 3쿼터 추격은 사실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커리에 대한 좋은 디펜스와 더불어 3쿼터 말 세트된 공격 한 개 없이 (3점 파울, 속공3점, 스텝돌파) 한자리수로 따라잡는 모습에서 썬더 특유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썬더는 경기 내내 코너 3점, 45도~코너 사이에서의 공격을 단 한개도 성공시킨 적이 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 골스와 달리 내내 탑과 45도, 하이포스트 부근에서 볼핸들러 위주의 공격을 했는데 (패턴이 들어간 것도 정면에서의 일대일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들이었죠) 코너에서의 지원을 거의 기대할수 없는 와중에 클러치타임까지 세트된 수비를 상대하면서도 그렇게 많은 자유투를 뽑아내고 트랜지션 3점을 컨테스트받아 꽂아가며 경기를 동점으로 만든 것은 말 그대로 듀란트가 슈퍼스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칸터는 수비에서도 생각보다 트러블이 되지 않았고 무더기 공격리바와 특유의 픽앤롤 능력으로 최강팀을 상대로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오늘 흐름에서 막판 웨스트브룩은 디시전이 아니라 (하나는 그의 평소 결정력 칸터의 공격리바를 믿고 충분히 해볼만한 돌파였고 -실제로 완전히 자리잡았는데 아깝게 놓쳤죠- 점퍼는 12초 남기고 볼 받아서 8초남기고 쐈습니다) 골을 못넣은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 운영을 하는 선수지만 (본인이 탑에서 한방 해줘야 될 타이밍에 5초 남기고 듀란트에게 볼넘긴 포제션 같은) 오늘 경기에서 특별히 부각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4. 결과에 대해서
올시즌 썬더가 보여주는 퍼리미터 수비, 빅라인업을 상대로 골스가 보여준 모습들을 생각하면 애초에 썬더가 이긴다는건 어려웠습니다만 과거의 탑독에게 막연한 기대감이 있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경기는 전반, 후반이 그 양면을 차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바카,아담스를 상대로 손쉽게 득점하던 반즈,리빙스턴, 이궈달라......3회이상의 패싱게임도 거의 없이 다 따라간 썬더....
생각보다 해볼만했다는 느낌보다 분전에도 버거운 전력차....힘에 부쳤다는 느낌이 더 진하게 들지만 역대급 강팀을 상대로 어쨌든 잘 싸웠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컨텐더다운 투지를 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오늘 후반의 디펜스 수준과 픽앤롤 빈도를 유지했으면 합니다
5. 워리어스는 얼마나 강한가
컨텐더를 상대하는 워리어스는 항상 한단계 위에 있다는걸 보여줍니다. 커리에게 잔뜩 집중하는 것을 초반부터 역이용하기도 하고 오히려 벤치멤버들이 기어를 올려서 경기를 접수하기도 하죠.
마이애미나 썬더는 커리,탐슨의 3점만큼은 잘 막았지만 각각 백도어, 빅맨-가드 미스매치를 견뎌내지 못했고 (썬더는 트랜지션 수비도 문제였죠) 스퍼스, 클블은 커리를 잡지 못하고 초반부터 밀려버렸는데....코트 넘어온 직후의 3점이 너무 무섭다보니 상대가 밀리고 있으면 속공에서도 정상적인 수비가 안되는걸 (그린이 기가막히게 찔러들어가죠) 흔히 볼수 있습니다. 3점 때문에 비는 공간들을 너무나 잘 이용하죠.
커리-그린의 픽앤롤이 막혀도 웬만한 선수들이 전부 클로즈아웃 공략이 좋다보니 커리가 픽앤롤을 포기하고 스윙만 크게 돌려도 공격이 막힌다는 인상이 거의 안드는 팀인데 실상 벤치에서 결정력이 어제 정도가 되면 이길만한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모멘텀 잡기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승을 경험한 후에 롤플레이어들이 기량 이상으로 위협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참 많았는데 (우승 이전까지 구멍으로 불리던 레이커스 피셔,오리 등이 그랬죠) 현재 골스가 그런 케미를 가진것 같습니다.
썬더가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다전제에서 골스를 넘을 팀은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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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저도 1번 내용이 경기에서 가장 흥미로웠고, 오클라호마가 다른 팀들에 비해선 좀더 고민을 했구나라고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