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의 문제점과 리드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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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2-01-05 15:19:45
현재까지 미네소타는 6경기가 진행되었고, 2승 4패라는 나름 지금의 수준에서는 현실적인 성적이라 평하고 싶은 승수를 쌓고 있습니다. 루비오로 인한 사람들의 기대치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운 성적일 수도 있지만, 미네소타는 작년까지만 해도 17승 65패를 한 팀입니다. 그리고 6경기의 상대팀은 오클-밀워키-마이매미-달라스-샌안-멤피스로, 밀워키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팀입니다. 그리고 진 경기 중 어느 하나도 가비지가 나온 것이 없었죠. 지난 시즌과 비교해 봐도 확실히 발전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딱 하나 발전한 것이 없다면 미네소타 종특인 4쿼터 정신줄 놓기인데, 이것과 연관된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 미네소타가 19.80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면서 턴오버 1등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위는 멤피스로 17.2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팀내 가장 턴오버가 많은 선수를 차례대로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케빈 러브 3.80
리키 루비오 2.80
마이클 비즐리 2.40
루크 리드나워 2.00
웨슬리 존슨 2.00
앤쏘니 랜돌프 2.00
데릭 윌리엄스 1.80
다르코 밀리시치 1.40
앤쏘니 톨리버 1.00
(이 기록은 오늘 경기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핵심멤버들 모두가 2개 이상의 턴오버를 기록하는데, 대부분의 턴오버가 괜히 A패스를 찔러 넣어주려 하다가 나오는 턴오버들입니다. 아델만 감독이 부임하고 모션 오펜스를 장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들이라 보는데, 루비오나 리드나워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 박자 패스가 느리거나 상대편이 쉽게 읽을 수 있는 패스들을 남발합니다. 수비수가 커트하려고 달려드는 데에도 불구하고 그 쪽으로 패스를 날리거나, 뻔히 더블팀 준비하고 있는데 꾸역꾸역 러브에게 공을 넣으려고 바운스패스하다가 끊기죠.
특히 패스에 전혀 소질이 없어 보이는 비즐리가 전혀 흐름에 맞지 않는 패스를 많이 날려 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아무리 봐도 비즐리는 딱딱 들어맞는 팀 전략에 맞춰 놓는 것보다 자기 마음대로 활개치게 둬야 합니다. 이번 프리시즌에서 활약한 경기에도 비즐리가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나머지 선수들이 오펜스때 공간을 많이 벌려줬죠. 비즐리는 딱 약팀 에이스나, 강팀에서 스코어러 역할을 맡는 식스맨이 가장 어울리는 역할이라 봅니다.
러브의 경우는 체감상 3.80 중 1.50은 위에서 말한 공 돌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고, 나머지는 패스를 받고난 뒤 상대방의 더블팀으로 공을 뺏기는 경우입니다. 후자가 생각보다 매 경기마다 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패스를 받고 공을 위로 들어올리는 순간에 많이 뺏기는 데, 이건 차차 러브 본인도 인식하고 고쳐야 할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이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팀내에 기복 없는 3점 슈터가 없다는 겁니다. 샌안 전에 모든 팀원들(특히 웨슬리 존슨)이 신들려 왠만한 3점이 다 꽂혀서 지금 선수들의 3점 성공률이 왠만해서 0.400을 넘지만, 상대방 수비를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인 슈터가 전무하다는 점이, 위에서 말한 패싱 과정에서 계속 양산되는 턴오버가 발생하는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러브가 아무리 3점을 잘 쏜다 하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 러브가 계속 밖으로 나가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이익일 겁니다.
진짜 웨슬리 존슨이 정신 안 차리면 안 됩니다. 심하게 말하면 뭘 잘하는 지 모를 정도입니다. 오픈 3점만큼은 확실히 넣어줘야 하는데, 터프샷일 때만 잘 넣는 것도 아니고 반타작도 안 되는 정도로 넣으니 주전 SG로는 0점입니다. 그렇다고 슬래셔 스타일도 아니라 상대방 수비를 찢어내지도 못합니다. 그냥 코트 나워서 죽은 패스만 돌리는 수준에서 활약이 그칩니다.
이 외에도 자유투가 0.715로 리그 22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건 뭐라고 한다고 해서 바로 고쳐질 문제가 아니니 그냥 언급만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드나워는 못하지 않습니다. 이건 미네소타 팬분들도 인정하실 겁니다.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 현재 팀내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3점슈터는 리드나워이고, 지난 시즌부터 미네소타 추노의 시작은 리드나워의 뜬금 3점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요상한 플로터도 꽤 쏠쏠하게 들어가죠. 실제로 미네소타 득점에서 리드나워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습니다. 그리고 비효율적인 득점도 아니고, 정말 필요할 때 잘 넣어줍니다. 문제는 이게 1~3쿼터에만 그럽니다.
딱 백업 가드나 전문 슈터로 쓰기에 좋은 선수입니다. 순간순간 센스는 좋으나 이 친구한테 장시간 팀의 리딩을 맡기기에는 공을 너무 질질 끌고, 의외로 자기 스스로 끝내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무리한 돌파가 많이 나옵니다. 또 무리한 돌파가 안 통한 상태에서 패스 넣어주려다보니 이게 결국 턴오버로 연결되죠. 패스도 '아 저거 연결 됐으면 대박이었겠다' 싶은 것들이 어김없이 턴오버로 이어집니다. 안정성이 좀 부족하고, 뭔가 항상 한 끗이 부족합니다. 미네소타팬들이 무엇보다 루비오의 데뷔가 반가웠던 건 저런 불안정성이 루비오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위의 언급한 리드나워의 단점들이 4쿼터에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리고 사람 허무하게 만드는 본헤드 플레이도 많이 나오죠. 오늘만 해도 미네소타가 4쿼터 중반에 분위기를 잡을랑 말랑하는 상황에서 어처구니 없는 파울로 자유투 2개 헌납하고 공격권까지 넘겨주면서 4점차. 완전 멤피스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순간이었죠. 그 이후 미네소타 4쿼터 종특이 폭발하면서 68:68에서 76:68까지 가버리죠. 여기서 리드나워의 3점으로 또 추노가 시작되었는데, 이후 정말 이해 안 되는 무리한 돌파 2번 중에서 한 번은 비즐리의 풋백 덩크로 살아났고 하나는 실패합니다. 흔히 말하는 4쿼터만 되면 영웅본능이 발휘되는 게 리드나워가 미네소타 팬들에게 가장 욕을 듣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애증과 같은 선수입니다. 마지막 자유투 라인에서의 꼼수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칭찬해주고 싶었는데, 조금만 침착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은 남습니다. 이걸로 딱히 욕하고 싶지 않네요. 그런데 정말 중요한 순간에 무리한 돌파에 이은 요상한 레이업 또는 플로터, 공잡고 7~8초는 질질 끄는 모습이 왜! 왜! 4쿼터에 그렇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지는 좀 이해가 안 될 뿐입니다. 솔직히 4쿼터 때 미네소타 팀원 모두가 못 하지만, 리드나워가 워낙 임팩트 있는 것들을 많이 터트려줘서 함께 들어야 할 욕을 혼자서 다 듣고 있다 생각합니다.
다른 미네소타 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 볼 때 그는 분명 좋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의 실력에 비해 너무 많은 임무를 부여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리빌딩 팀이 겪어야 할 하나의 관문이라고 봅니다. 이제 이것들이 루비오에게서 점점 옮겨지다보면, 리드나워는 훌륭한 백업 PG 또는 슈터로서 미네소타에 큰 힘이 될 겁니다.
그리고 지금 미네소타 팬들에게 가장 많은 욕을 먹는 건 웨슬리 존슨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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