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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 소식: 5할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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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01:00:52
5할선을 달리고 있는 클블
 
12경기를 치른 현재 클블의 성적은 6승 6패, 딱 5할을 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이 지고 클블이 이기면서 동부 7위로 올라섰군요. 바로 위의 6위는....
 
8승 4패의 히트입니다. 두둥~
 
어떻게 보면 선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작년에도 6승, 7승을 거뒀을 때는 8패, 9패밖에 하지 않았었죠. 하지만 8승째는 19패, 9승째는 무려 45패를 당한 뒤에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초반에 선전하던 클블이 급격히 무너진 것은 팀의 비전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클블은 어느 모로 봐도 리빌딩 과정을 밟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르브론보다 먼저 우승하겠다'는 길버트 구단주의 오기 때문에 시즌 초반 리빌딩을 위한 행보를 밟지 못했습니다. 바레장은 데뷔 이래 가장 많은 경기당 32분씩을 뛰다 31경기 만에 시즌아웃됐고, 안장로도 트레이드 시기를 놓쳤죠. 르브론 이적으로 코어 없이 롤플레이어만 득시글대는 로스터를 여름 내에 정리했어야 하는데, '이 로스터로 히트를 이겨야 의미가 있다'며 길버트 구단주가 고집을 부리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클블은 히트의 첫 방문일이었던 12월 2일이 시즌 마지막 날인 것처럼 이날 경기에 모든 것을 올인했습니다. 바로 그 경기에서 참패를 당하며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죠.
 
하지만 올시즌의 클블은 그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빡빡한 단축시즌 일정에 맞춰 선발/벤치멤버의 출장시간 균형을 철저하게 맞추고 있으며, 그때문인지 아직까지 특별한 부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죠. 물론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선발보다 떨어지지 않는 벤치 멤버(라고 쓰고 벤치보다 나을 게 없는 선발이라고 읽....;) 덕분입니다. 완소 세션스를 비록해 톰슨이나 지, 깁순 같은 에너지 가이들이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스캇 감독은 이러한 선수 기용을 통해서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동시에, 경험이 적은 어린 벤치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쌓을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캇감독의 로스터 운용은 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일단 팀 성적에 기복이 없습니다. 6승 6패 중에 연승은 2연승 한 번, 연패도 2연패 한 번 뿐입니다. 분위기를 크게 타지 않고 이길 경기에서는 이기고, 질 경기에서는 졌다는 거죠.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전 빡세게 돌리지 않고, 질 것 같다고 쉽게 포기하지도 않은 채 출장시간 균형을 유지하다 보니 생긴 결과입니다.
 
팀 스탯도도 매경기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0명 내외의 선수들이 비슷비슷하게 출장하다 보니 투자이론에서 말하는 일종의 헷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죠. 누군가가 안 좋으면 대신 누군가가 좋아서 팀 전체가 기복을 타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전력이나 상성상 클블보다 강한 팀에게는 지고, 약한 팀에게는 이기고 있죠.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또한 올시즌 클블농구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 트랜지션 실점이 적다는 겁니다. 현재 클블의 경기당 속공 실점은 9.4점으로 리그 최저입니다. 오늘 샬럿전에서도 속공은 5점만 줬네요. 농구에서 자유투를 제외하고 가장 손쉬운 점수를 상대에게 잘 주지 않고 있다는 거죠. 이것은 클블의 최대 강점인 기복 없는 백코트진, 특히 벤치에서 나오는 세션스-깁순 투가드 콤비가 잘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깁순의 수비력은 이제 리그 평균 이상까지 올라왔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샬럿의 어거스틴을 잘 막아냈죠.
 
균형 잡힌 선수 운용, 속공 실점 억제 등의 노력은 스캇감독이 계산 가능한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경험이 많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감독을 의지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죠.
 
아직 리빌딩이 진행중인 팀이니만큼 올시즌도 크게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하겠지만, 조직력이 모래와 같고 쉽게 포기해 버리던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입니다. 보는 재미가 있네요.

트레이딩 블록에 올라 있는 안장로
 
이제 클블 리빌딩 플랜의 최대 현안은 안장로의 트레이드가 됐습니다. 안장로는 이번 시즌 경기당 30분을 출장해 16.5득점 5.5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성기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여전히 공격면에서는 꾸준한 생산성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76년생인 안장로는 클블의 리빌딩 플랜에는 포함될 수 없는 선수입니다. 따라서 이번 시즌 만기인 안장로를 이용해 미래를 위한 자산을 얻을 방도를 생각해 보자는 거죠. 당장은 안장로의 높은 연봉(약 15밀)을 부담할 팀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트레이드 마감일이 가까워지면 한두 팀 정도는 연락이 올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선발 3번인 카스피의 공격감 회복입니다. 올시즌 카스피는 선발 라인업의 주득점원이 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많이 아쉬운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초 리빌딩 계획은 퓨어 포인트가드 스타일인 어빙과 올시즌 짝을 이룰 스코어러로 카스피에게 기대를 걸었는데, 카스피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그와 롤이 겹치는 안장로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죠. 따라서 안장로 트레이드로 인한 팀 밸런스 하락을 최소화하려면 카스피가 매경기 꾸준히 두자릿수 득점은 올려줘야 합니다.
 
물론 안장로를 계속 안고 갈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만기고, 어린 선수들 많은 로스터에서 안장로는 파커와 함께 가장 모범적인 베테랑이니까요.
 
트레이드가 되든 안 되든, 안장로에게나 팀에게나 가장 행복한 방향으로 마무리됐으면 합니다.

어빙무쌍, 톰슨본색
 
어빙이 드디어 이름값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토크란에서 페네님이 써주셨듯 최근 5경기 연속 20득점 이상, 새해 들어서는 8경기에서 평균 18.4득점을 해주고 있습니다. 야투율 50% 이상, 3점 40% 이상, 자유투는 무려 96%군요.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어빙은 '득점력 있는 퓨어 포가'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마인드가 선패스 마인드고 플로어에서 감독의 지시를 실현시키는 걸 즐깁니다. 항상 다른 선수와 인볼브되려 하고요. 콤보 가드나 공격형 포가 전성시대인 요즘 리그에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상위픽 퓨어 포가입니다.
 
어빙의 최대 강점은 드리블할 때의 안정감입니다. 로즈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나 폴같은 천재적인 센스가 있는 건 아니지만 드리블할 때의 중심이 낮아 방향전환이 자유롭고, 무엇보다 시선이 항상 앞을 향해 있습니다. 시선이 앞을 향해 있다는 것은 코트 전체가 보인다는 뜻이고, 그것은 오픈된 동료를 잘 찾아내면서도 실수를 적게 범한다는 뜻이죠. 매직이나 스탁턴, 토마스 같은 레전드 포가들은 어떻게 드리블을 하든 시선만은 항상 림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빙도 그런 장점을 갖춘 거죠.
 
또한 드리블이나 패스의 기본기가 매우 탄탄합니다. 대학에서 겨우 10경기 남짓 뛴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죠. 그래서 특출하지 않은 운동능력에도 불구하고 골밑으로 잘 파고듭니다.
 
놀라운 사실은 어빙의 슛 중 약 34%가 그런 돌파를 통해 림 근처에서 이뤄진다는 겁니다. 신장이나 포지션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죠. 참고로 로즈는 전체 슛 중 약 35%를 림 근처에서 던지고 있습니다. 그런 플레이를 하는 루키 가드의 야투율이 50%라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점퍼가 약한 것도 아닙니다. 어빙의 점퍼는 바레장의 픽을 받아 던지는 게 많은데 샬럿전을 제외한 어빙의 슛거리별 야투율은 림 근처에서 56.6%, 3~9핏에서 40.9%, 10~15핏에서 57.1%, 16~23핏에서 42%입니다. 3점은 40%고요. 마치 전성기의 내쉬처럼 슛거리에 상관없이 고르게 양호한 야투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슈팅 매커니즘이 루키 답지 않게 매우 안정적이라 이상한 슛을 잘 안 던집니다.
 
사실 어빙이 이렇게 빨리 프로에 적응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겨우 10경기 남짓을 뛰었고, 직장폐쇄 때문에 서머리그도 뛰어보지 못했죠. 경험 면에서는 사실상 고졸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에 드래프트 당시에는 1픽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형이라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성형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죠.
 
어빙이 이렇게 빨리 적응한 데는 스캇 감독의 배려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예년의 1픽들과는 달리 당장 팀의 얼굴로 내세워 부담을 주지 않고, 출장시간을 제한해 벤치에서 프로 경기를 볼 시간도 충분히 줬습니다. 마침 클블에는 세션스라는 매우 준수한 백업 포인트가드(경기당 21분 출장, 10득점 4.5어시스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스캇 감독의 이러한 포가진 운영은 어빙의 부담을 덜고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어빙에게 남겨진 과제는 경험을 쌓는 것과 돌파 패턴을 다변화시키는 것, 그리고 수비력을 발전시키는 겁니다. 아직 루키다 보니 특히 샷클락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가끔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NBA에 좀더 익숙해지고 어빙과 콤비를 이룰 득점원이 영입되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빙의 돌파를 분석해 보면 너무 왼쪽 돌파를 많이 합니다. 어빙은 오른손잡이고 백코트 파트너가 스팟업 슈터인 파커이므로 돌파는 되도록 오른쪽으로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수비도 그걸 알기 때문에 어빙의 오른쪽을 막고 왼쪽을 열어주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어빙은 수비를 피하겠다는 마음에 수비가 열어준 왼쪽 돌파를 많이 합니다. 그 결과 주무기가 아닌 왼손으로 레이업을 던지거나 패스를 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수비가 예측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죠. 이때문에 앞에서 말씀드린 잘못된 결정이 나오곤 합니다. 수비의 견제를 뚫고 오른쪽 돌파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비 문제. 지금 클블은 백코트에서의 압박보다는 바레장의 2선 헬프에 너무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바레장에게 또다시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도 있죠. 어빙을 비롯한 백코트진이 수비에서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특히 구단이 미래의 간판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어빙의 경우, 진정한 리더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해야 한다는 걸 명심했으면 합니다. 기본적으로 무지무지 성실한 선수니 꾸준히 발전해 가겠죠.
 
클블이 뽑은 또하나의 루키 톰순(이놈도 순 브라더스....)도 예상 밖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당초 어빙보다 더한 프로젝트형 선수로 알려졌는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당당히 정규 로테이션 플레이어로 맹활약 중입니다. 현재 경기당 17.9분을 출장해 8.1득점 5리바운드를 해주고 있네요.
 
톰순은 매우 공격적인 선수입니다. 응원방에서 장난삼아 톰백호라고들 부릅니다만, 볼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죠. 허슬플레이도 서슴지 않습니다. 오펜리바-디펜리바 비율도 2:3에 달할 정도로 오펜리바 능력이 좋죠. 그렇게 잘 잡아낸 오펜리바 후 어이없는 터프샷으로 볼을 빼앗기는 게 영락없는 강백호 같죠.
 
신장이 6-9인 톰순은 워래 포지션이 4번이지만, 팀 사정상 앞으로는 백업 센터로도 꽤 나올 걸로 보입니다. 서부 원정 트립때까지만 해도 안장로와 교체돼서 백업 4번으로 나왔지만 오늘 샬럿전에서는 센터로 나왔죠. 지난 시즌 백업 센터였던 홀린스는 멘탈 문제로 스캇 감독의 눈 밖에 난 상태고, 에르덴이나 사뮤엘스는 잡은 리바운드 보다 파울 수가 더 많다 보니.... 스캇 감독이 톰순을 쳐다보기 시작한 거죠.
 
이렇게 해서 백업 센터로 나온 톰순의 오늘 상대는 다름 아닌 디아우. 톰순은 자신보다 2~30파운드나 더 나가는 디아우를 상대로 4리바운드만 허용하며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톰순은 아직 세기 면에서 다듬을 면이 많은 선수입니다. 어빙과는 달리 '이러이러한 점은 고쳤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고칠 점이 많죠. 하지만 워크에식이 아주 좋고 플레이스타일 상 바레장이라는 좋은 멘토가 있기 때문에, 시즌을 치르면서 에너지 가이로 성장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의무를 다 하다
 
한편 1픽과 4픽이라 해도 루키는 루키. 어빙과 톰순은 팀의 전통(이래봤자 4년째밖에 안 된)에 따라 매경기 시작전 라커룸에 크리스피 크림 도너츠를 갖다 놓는 의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이 빵셔틀 의무를 맨 먼저 만든 게 바로 이 선수입니다.
 

"자동차, 기차, 비행기.... 뭘 동워해서라도 내 도너츠 가져다 놓는 게 좋을거야."라는 명언을 남겼죠.
 
이 의무를 맨 처음 수행한 것은 그해 루키였던 힉순과 잭순, 이른바 순브라더스였습니다. 웨스트가 하도 살벌하게 말해서 둘다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가 빵셔틀을 하곤 했다네요.

그래서 등장한 게 힉순 빵셔틀 티셔츠입니다.
 

웨스트는 그 무렵 클블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선수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클블 홈경기 때는 이런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죠.
 
웨스트는 2010년 여름 팀을 떠났지만 빵셔틀 의무는 남아서, 작년에는 사뮤엘스나 매니 해리스, 아옝가 등이 번갈아 빵을 실어날랐습니다.
 
이렇게 역사와 전통에 빛나며 4년간 면면히 이어내려온 이 미풍양속(?)은 이제 어빙과 톰순이 맡고 있습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너츠 판매점 위치를 가르쳐주지 않는 관례에 따라 이 둘은 트레이닝 캠프 때부터 톰순의 차를 타고 경기장 주변을 찾아 헤맸고, 기름이 다 떨어질 정도로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빵집을 발견해 환호작약했다는 후문입니다.
 
혹시 클리블랜드 사시는 분이 매니아에 계시면 경기날 아침 펄 로드에 있는 도너츠집에 가보세요. 웬 꺼꾸리와 장다리 콤비가 도너츠를 사러 올 지도 모릅니다.

그들만의 라이벌리
 
지난 피닉스전에서는 벤치 슈팅가드끼리 나름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클블의 깁순과 피닉스의 넌새의 대결이었죠. 클블 팬에게는 흥미 깊은 매치업이었습니다.
 
깁순과 넌새는 둘다 2006년 클블에서 데뷔했습니다. 넌새가 1라운드, 깁순이 2라운드였죠. 당시 클블은 외곽 능력이 전무한 선발 포가 스노우 때문에 르브론의 돌파를 100% 살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슈팅 능력을 지닌 가드를 찾고 있었습니다. 텍사스 A&M 출신의 깁순도 타겟 중 하나였죠.
 
깁순이 클블 워크아웃에서 보여준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페리 단장은 '너 우리 1라픽임'이란 언질을 줬고, 신이 난 깁순과 에이전트는 드래프트 당일 자신있게 드래프트장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클블이 1라운드 25픽으로 뽑은 건 미시건 주립 출신의 넌새였죠.
 
지난 시즌 휴지가 보여준 모습이 그리 미덥지 않았기 때문에 운동능력과 득점력을 갖춘 가드도 필요했는데, 앞에서 지명될 걸로 예상했던 넌새가 25픽까지 떨어지자 냉큼 잡아챈 거죠. 1라픽에 지명될 줄 알고 한껏 멋을 내고 갔던 깁순의 꿈이 날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페리 단장은 의리(?)를 지켜 2라운드 42픽으로 깁순도 뽑게 되죠. 이렇게 해서 넌새는 1라운드, 깁순은 2라운드 계약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들의 루키 시즌이었던 06-07시즌은 마감독이 극도의 슬로템포 농구를 추구한 시기였습니다. 시즌 초반 르브론의 허리에 이상이 왔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템포 다운은 상대보다 클블 공격수들의 템포를 먼저 죽였고, '경기당 야투 15개 확보'를 지상명제로 삼았던 휴지를 비롯한 선수들 사이에 불만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르브론과 스노우, 휴지 등이 마감독을 만나 신인 좀더 쓰고 템포좀 올려줄 것을 요청하게 되죠. 마감독이 그 요청을 받아들여서 후반기에는 스노우의 출장시간이 줄고, 휴지가 선발 포가로 올라가고, 넌새와 깁순도 출장시간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새 시스템에 더 빨리 적응한 건 깁순이었습니다. 넌새가 코트에만 나가면 극악의 슛셀렉션을 시전하며 '휴지의 백업'이라는 프런트의 기대를 나름 성실히 이행(?)한 데 비해 깁순은 르브론의 킥아웃을 착실히 받아먹으며 차츰 출장시간을 늘려갔죠. 결국 동부 컨파 6차전에서 3점 5개를 모두 꽂아넣으며 대형사고를 칩니다.
 
이듬해에도 깁순은 선발 포가로 나오며 갈수록 마감독의 신뢰를 얻어갔고, 반면 넌새는 마감독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며 점점 입지가 좁아졌죠. 결국 넌새는 07-08시즌 중반 이뤄진 대형 트레이드때 팀을 떠나야 했고, 반면 깁순은 4년 연장계약을 따내며 2라운더 성공시대를 이어나갔죠.
 
이때까지만 해도 둘의 라이벌리는 깁순의 완승으로 마무리지어지는 듯 했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 법, 08-09시즌에 불스와 샬럿을 거쳐 레이커스에 흘러들어간 넌새는 바로 그 해에 우승 반지를 끼게 됩니다. 그리고 09-10에는 특유의 운동능력을 앞세워 핵심 백업 가드 자리를 꿰찼고, 두 번째 우승반지를 끼었죠. 반면 깁순은 클블의 로스터 강화에 따라 출장시간 자체를 받지 못하는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넌새의 역전 한판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라이벌리가 2010년부터 또다시 요동칩니다. 깁순이 르브론이 떠난 클블의 새 리더 중 한 명으로 부활한 반면 넌새는 2011년 레이커스와 재계약하지 않고 피닉스와 1년 계약을 했지만 지금까지는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네요. 마치 인생지사 새옹지마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듯한 이 둘이 지난주 맞대결을 펼친 겁니다.
 
이날 맞대결 결과는 깁순이 3점 3개 포함 10득점으로 벤치 슈터로서의 역할을 다한 반면 넌새는 11점을 넣기는 했으나 고비때마다 불안한 플레이를 보였습니다. 깁순의 판정승이었죠.
 

이들의 시즌 두 번째이자 마지막 맞대결은 3월 25일에 있습니다. 클블을 방문한 넌새가 어떤 반격을 펼칠 지 기대되네요.

그들의 라이벌리가 있고, 그들의 의무가 있고, 그들의 시즌이 있습니다. 매경기 상대팀이 아니라 한 선수를 상대로 무리를 했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시즌 클블은 자신만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걸어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Let's Go, Cavs!!!
7
Comments
2012-01-18 01:29:43

잘 봤습니다. 저도 어빙이 프로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매경기마다 즐거운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네요. 여러번 얘기 나왔지만 정말 믿음직한 스코어러 한명만 콤비로 붙여주면 좋을텐데... 


넌새 vs 깁슨 스토리는 이렇게 정리된걸 보니까 꽤 재밌네요. 반지 두개를 겟했지만 벌써 여러번 팀을 옮긴 넌새에 비해 깁슨은 클블에서 쭉 남아있는 것도 신기합니다.
2012-01-18 01:35:08

앞으로 어빙의 발전이 기대되네요. 더불어 클리블랜드의 모습도 기대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12-01-18 08:11:56

간만에 초장부터 1픽의 위엄을 내뿜는 선수가 나온듯 하네요.

Updated at 2012-06-10 23:58:28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2-01-18 13:55:31

예전에 해부님이 올려주신 어빙에 대한 소개글에 나온 장점들이 유감없이 발휘되네요.

 한경기뿐 못봤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어빙~^^
2012-01-18 17:51:41
이미 제 마음속에는 어빙이 들어와있네요..
폴 다음으로 응원하는 포인트가드
2012-01-20 17:57:02

섀넌 브라운이 클리블랜드에서 프로 생활 시작했었네요.
그것도 대니얼 깁슨이랑 드래프트 동기라니..
정말 어쩜 이리 방대한 지식 시장을 매번 열어주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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