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 분석을 통해 본 히트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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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2-01-16 23:24:13
지난번 히트의 공격 시스템에 이어 오늘은 수비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히트의 수비 시스템은 라일리가 히트에 온 1995-96시즌부터 도입됐으며, 레이커스 시절을 거쳐 뉴욕에서 정립된 라일리의 수비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라일리의 감독 재임 내내 히트의 기본적인 수비 원칙이었으며, 라일리식 농구를 그대로 계승한 스포 감독 대에 와서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러니까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히트의 수비력이 리그 평균 이하였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라일리식 수비를 이해하면 히트 수비의 장단점과 허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라일리식 수비의 기본 철학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기초 분석
모든 팀에게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수비의 목적은 1차적으로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고, 2차적으로는 실점을 하더라도 그때마다 상대의 체력적/정신적 소모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라일리의 수비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페인트존에서 쉽게 슛을 허락하지 말라. 특히 상대 가드의 페네트레이션은 철저히 막는다.
2. 이를 통해 먼 거리에서의 점퍼를 유도한다.
3. 점퍼도 되도록 컨테스트해 터프샷을 유도한 뒤 수비 리바운드로 마무리한다.
이 원칙대로라면 라일리의 팀을 상대하는 팀은 오픈에서 편안하게 슛을 던질 일이 없어 공격 때마다 힘든 공격을 해야 하며, 마치 서서히 목이 졸리는 듯한 기분을 맛보다 주저앉게 됩니다. 실제로 라일리가 뉴욕 감독을 할 때 수비가 '질식 디펜스'로 불리기도 했죠.
이러한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 라일리의 팀은 다음과 같은 구성 및 움직임을 보입니다.
1. 센터는 골밑 블로킹을, 4번은 루즈볼 캐치 및 리바운드를 맡는다.
레이커스 시절 이래로 라일리의 팀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블록 능력이 좋은 빅 센터와 궂은 일을 담당하는 4번의 콤비죠.
레이커스: 카림-커트 램비스, 카림-A.C.그린
뉴욕: 유잉-오클리
히트: 모닝-P.J.브라운, 샼(모닝)-하슬렘
라일리 팀의 센터들은 모두 그 시대를 대표하는 골밑 수비수, 특히 탑 블로커였으며, 4번은 당대 손꼽히는 블루칼라 워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상대의 2:2는 일단 헷지한다.
라일리는 상대 가드가 픽을 받아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페인트존 드라이브인은 더더욱 못 참습니다. 그래서 픽을 받은 상대 가드의 발을 일단 멈추기 위해 전력을 다 하며, 그 주된 수단이 픽어를 수비하던 빅맨의 헷지입니다. 히트의 수비를 보면 상대가 탑에서 2:2를 할 때 조엘이나 하슬렘, 보쉬가 상대 가드의 드리블 방향으로 미리 나가 경로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헷지를 나간 선수는 상대 가드의 드리블을 저지함과 동시에 자신이 막던 상대 픽어가 패스를 받는 것도 팔을 휘둘러 견제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헷지를 나가지 않은 빅맨은 골밑으로 향하죠.
이러한 헷지 플레이는 탑에서 골밑까지의 일직선상에 상대 가드, 그 가드를 막는 히트 가드, 상대 픽어, 헷지나간 히트 빅맨, 골밑으로 향한 히트 빅맨까지 5명이 늘어서게 만들어 일직선 드라이브인의 여지를 봉쇄합니다. 말하자면 '종심(縱深)'을 강화하는 거죠. 이 단계에서 선수의 배치는 다음과 같이 됩니다. 그림판으로 그려서 조잡한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파란색이 상대팀, 빨간색이 히트, G가 가드, W가 윙플레이어, B가 빅맨입니다. 탑에 있는 가드의 활동 공간이 좁아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 가드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거기서 그냥 서있지는 않겠죠. 이때 상대 가드의 대응책으로는 픽어에게 패스하는 픽앤롤/팝, 스윙해 오는 윙플레이어들에게 패스, 좀더 오른쪽으로 드리블을 끌어 상대 헷지맨을 앞에 두고 점퍼 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히트 수비진도 그에 대응해야 합니다.
2. 양쪽 윙어는 철저한 맨마킹을 통해 상대 윙어의 컷인을 억지함과 동시에 볼을 소유한 가드의 드라이브인도 견제한다.
요컨대 상대 윙어에게 쉬운 슛찬스를 주지 말라는 겁니다. 1의 장면에서는 가드가 윙어에게 패스해도 오픈이 나지 않습니다. 그 상태를 유지하라는 거죠. 동시에 상대 가드가 헷지를 뚫고 들어오는 데도 대비해 볼 소유자를 주시합니다.
이렇게 되면 볼이 있는 위치와 림 사이에는 아주 좁은 길만 남아 있게 됩니다. 이 길로 가드가 드라이브인을 하건 픽앤롤을 통해 빅맨이 들어오건 하겠죠. 그래서 이 좁은 길에 최종수비수를 배치합니다.
3. 골밑으로 이동해 있던 센터가 블록 또는 터프샷 유도를 하며, 그 사이 헷지를 나갔던 빅맨이 돌아와 수비 리바운드를 잡는다.
바로 이때 라일리 팀을 거쳐간 명센터들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페인트존을 다 덮을 정도의 수비력을 이용해 상대가 어떤 방식으로 페인트존으로 침투하든 다 막아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헷지를 나가 있던 나머지 빅맨이 돌아와 리바운드를 잡는 거죠. 상대 윙 플레이어들과 대치하고 있던 양쪽의 윙 수비수들은 당연히 박스아웃을 합니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이런 히트 수비 시스템이 잘 나타난 장면이 있더군요. 2005년 11월 28일 경기입니다.
탑에서 픽을 걸었던 프라이가 마버리의 패스를 받아 골밑으로 쇄도, 덩크를 시도하지만 미리 골밑에 들어와 있던 모닝이 여지없이 막아냅니다. 이때 웨이드와 나머지 한 명의 윙어(아마도 워커인듯?)는 킥아웃을 견제하고, 블록 후에는 그 사이에 헷지 나갔다 돌아온 하슬렘이 볼을 잡아냅니다.
이날 뉴욕은 마치 은하영웅전설에서 이젤론 회랑을 통과하는 동맹군처럼 좁은 길을 따라 드라이브인을 고집했으며, 골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모닝은 무려 블록 9개(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히트 골밑을 '뉴욕 선수로 포장'해버렸습니다.
이런 사태를 피하고 싶다면 윙에서 1:1을 하거나 픽앤팝을 통해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던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공격들은 골밑 공격에 비해 확률이 극히 떨어지죠. 오픈도 잘 안 납니다. 그렇다고 센터에게 모닝을 상대로 1:1을 시킨다? 이건 더 무리죠. 결국 히트의 상대팀들은 경기 내내 빡빡한 느낌을 받으며 지쳐가다가 주저앉게 됩니다.
라일리식 수비 시스템은 이와 같이 강력한 블록슛 능력을 보유한 센터를 기반으로 이 센터에게 무리한 드라이브인을 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해 상대를 갈수록 어렵게 만드는 수비입니다. 이런 수비는 레이커스에서 처음 시작되고 뉴욕에서 확립된 이래 계속해서 라일리의 수비 철학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르브론과 보쉬가 합류한 지난 시즌부터 라일리식 히트 수비는 다소 큰 폭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히트의 수비 전술 변화-헷지&로밍
지난 시즌 히트 로스터를 보면 라일리의 팀답지 않은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블록에 능한 빅 센터의 부재입니다. Z맨이나 창렬이형 모두 블록형 센터는 아니었으며, 조엘이 블록에 능하다지만 어디까지나 언더사이즈, 그것도 헬핑블록이 아닌 골밑 1:1 수비는 평균 이하인 선수죠. 하다 못해 전 시즌의 작은오닐 정도의 수비형 센터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라일리가 히트로 온 이래 별로 겪어보지 못한 환경이었습니다. '블록에 능한 빅 센터'가 수비의 대전제인데 그 대전제가 사라진 것이니까요. 게다가 시즌 내내 하슬렘이 빠진 상황에서 '궂은 일에 능한 4번'도 없었습니다. 보쉬를 블루 칼라 워커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고, 창렬이형이 20분 이상씩 뛰는 것도 무리였고요.
이렇게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맞아 라일리와 그의 후계자 스포감독은 수비 시스템에 몇 가지 수정을 가하게 됩니다.
먼저 원래 시스템에서 1의 과정, 즉 상대의 2:2에 대한 헷지까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라일리는 여전히 탑에서 림까지의 종심 유지를 중시합니다.
변화는 2부터입니다. 원래는 양쪽의 윙 수비수들이 크게 이동하지 않고 상대 윙플레이어들에 대한 수비를 중시했는데, 바뀐 시스템에서는 윙 수비수, 그러니까 주로 웨이드와 르브론이 가운데로 헬프를 많이 옵니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스트롱 사이드의 윙 수비수가 페인트존까지 이동해 가드의 드라이브인이나 픽어의 픽앤롤 침투를 저지합니다. 동시에 반대쪽의 윙플레이어도 페인트존 쪽으로 조금 이동해 페인트존에 있던 상대 빅맨으로 향하는 2차 패스를 견제합니다.
이렇게 양쪽 윙플레이어들이 페인트존으로 이동하는 것은 과거처럼 위력적인 블록슛을 바탕으로 한 빅 센터의 넓은 수비범위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공백을 아마도 리그에서 가장 운동능력이 좋을 양쪽 윙플레이어, 웨이드와 르브론의 운동량으로 견제하겠다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들이 원래 막고 있던 상대 윙플레이어들이 열리게 됩니다. 히트는 그 문제 역시 웨이드/르브론의 운동능력으로 해결해 왔습니다. 히트 수비를 보면 페인트존에 있던 웨이드와 르브론이 마치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코너로 뛰어나가는 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킥아웃 패스를 받은 상대 2-3번의 슛을 저지하러 가는 거죠. 만약 슛페이크로 수비를 속이고 골밑으로 달려드는 상대 스윙맨이 있다면 이번에는 반대쪽에서 페인트존에 와있던 윙 수비수가 센터인 조엘과 함께 블록을 뜹니다. '동부센터 웨이드'의 블록 하이라이트는 대개 이 과정에서 나오죠.
지난 시즌 산왕과의 홈경기에서 나온 웨이드의 위크사이드 헬핑 블록입니다. 2:2 픽앤롤을 통해 볼을 받아 덩크를 시도하는 던컨을 위크사이드에서 온 웨이드가 블록하고 있죠.
이런 수비는 웨이드와 르브론의 운동능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해집니다. 현재 히트 선발 멤버들의 수비 범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웨이드와 르브론의 수비범위가 매우 넓죠. 특히 헬프 없이 혼자 막아야 하는 범위가 무척 넓습니다.
당연히 체력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히트는 웨이드와 르브론의 체력을 세이브해줄 수 있는 두터운 2-3번진 뎊스를 구성했습니다. 히트 벤치에는 베티에를 비롯해 밀러, 존스 등 웨이드와 르브론을 백업할 수 있는 2-3번 선수들이 많죠. 팀에서, 아니 어쩌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할 포지션에 선수를 더 보강한, 얼핏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히트의 오프시즌 행보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위와 같이 변한 히트의 수비 시스템을 정리해보면, 2:2에 대해 헷지를 가는 것은 기존 시스템과 같지만 그 다음 침투하는 상대 선수를 과거에는 빅 센터의 블록과 수비범에 의지했다면 현재는 웨이드와 르브론의 로밍 디펜스에 의해 골밑으로 접근하기 전에 차단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히트의 수비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에 올린 글에서 자세히 알아본 바 있습니다. 올시즌의 수비 역시 큰 변화 없이 뎊스만 강화했으므로, 이번 시즌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글일 것 같습니다.
SWOT 분석으로 나타낸 히트 수비
이제 이러한 히트 수비 시스템의 허실을 알아보겠습니다. 분석의 틀로는 SWOT 분석법을 쓰겠습니다. SWOT 분석은 경영학 교재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분석법으로서, 기업이 처한 상황을 내적 요인에 따라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외적 요인에 따라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등의 네 가지로 분류해 2차원 함수 화면에 나타낸 뒤 두 요인의 조합에 따른 네 가지 대안을 도출합니다.
대체로 이렇게 되는데 직장 생활 하시는 분들은 회의때 한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강점
1. 상대의 터프샷과 턴오버를 많이 유발할 수 있다.
히트 수비가 제대로 돌아갈 경우 상대는 골밑에서든 외곽에서든 오픈슛 기회를 얻기 힘들어집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웨이드와 르브론의 로밍 헬프는 상대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죠. 원래 농구 이론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운동량으로 압박을 들어오기 때문에 일반적인 볼무빙 감각으로는 찬스를 만들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경기 내내 상대를 답답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2. 상대의 미스샷과 턴오버를 통해 히트의 장기인 속공을 많이 유발할 수 있다.
웨이드나 르브론이 로밍을 통해 상대의 볼을 가로챘을 경우 곧바로 속공 상황이 됩니다. 히트는 속공 무기가 많은 팀입니다. 웨이드/르브론은 말할 것도 없고 보쉬의 세컨브레이크, 찰머스의 3점, 벤치에서는 콜도 달릴 수 있습니다. 즉 속공 상황을 많이 만들면 이지 찬스를 다른 팀보다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거죠. 히트가 전반에 점수차를 죽죽 벌릴 때는 대개 수비가 성공하면서 속공으로 쉽게 득점할 때입니다.
3. 손이 빠른 포가진
지난 시즌에 비해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히트 가드진이 젊고 빨라졌다는 겁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찰머스가 초반 부상으로 제대로 나오지 못하면서 아로요-하우스가 포가 로테이션에 있었고, 후반기에는 비비-찰머스 로테이션이 돌아갔습니다. 아로요, 하우스, 비비는 상대 포가에 있어 짐이 되면 됐지 절대 도움이 되지는 않는 선수들이었죠.
하지만 올해는 찰머스-콜이 선발로 나오고 있고, 이들은 각각 1개 이상씩의 스틸을 해주며 시즌 초반 히트 업템포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둘다 손이 빨라서 상대 포가가 드리블을 많이 하는 경우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죠. 물론 폴같은 마스터급 포가에게는 영혼까지 털렸지만요.
아무튼 찰머스-콜 포가진은 지난 시즌에 비해 상대의 볼 운반을 더욱 강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웨이드나 르브론의 헬프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거죠. 픽에 대한 대처만 좀더 익숙해지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약점
1. 체력 문제
농구 이론에 어긋난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만큼 체력 소모가 너무 큽니다. 자동차나 운동선수나 급출발과 급제동을 할 때 가장 연로를 많이 소모하는데, 히트의 윙플레이어들은 그런 급출발과 급제동, 급방향전환을 경기 내내 수없이 해야 합니다. 게다가 웨이드나 르브론, 그리고 이번 시즌 베티에의 경우 클로징 타임에는 상대 빠른 가드를 막는 경우도 많습니다. 체력소모가 클 수밖에 없죠. 지난 플옵에서 평균 44분씩 뛰며 로밍디펜스를 하고, 클로징 타임에 로즈, 테리, 바레아를 7경기째 막던 르브론은 파이널 4차전부터 갑자기 부진에 빠집니다. 방전 현상이 온 거죠. 11라운드를 사력을 다해 싸운 권투선수가 마지막 12라운드에서 거짓말처럼 풀썩 주저앉는 것처럼, 체력의 고갈은 갑자기 몸을 멈추게 합니다.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불스나 보스턴 같이 수비가 강한 팀은 경기가 후반 종반, 클로징 타임에 가까워질 수록 수비의 텐션을 점점 높힙니다. 남아있던 힘을 수비에 쏟으며 코트를 겹겹이 에워싸죠. 그런데 히트는 반대입니다. 지난 플옵 2라운드와 컨퍼런스 파이널 최종전처럼 믿을 수 없는 클러치 수비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대개는 4쿼터로 갈 수록 점점 에너지 레벨이 떨어져 갑니다. 전반에 20점차 이상 앞서다 후반에 소나기 외곽슛을 얻어맞으며 역전당하는 경기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게 단지 우연일 뿐일까요?
히트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밀러가 있는데도 베티에를 새로 영입하는 등 웨이드-르브론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3번진의 뎊스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수비 시스템 자체가 윙플레이어들에게 체력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다 보니 웨이드-ㅡ브론은 매경기 36분 정도 이런 수비를 하는 데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2. 라인업에 따른 수비의 기복
또한 2-3번진으 뎊스 강화로 웨이드-르브론의 부담을 던다는 계획 자체를 수비 시스템이 방해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시스템은 웨이드-르브론이 정상적인 움직임을 유지해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럼 둘중 하나가 없을 때는 어떻게 될까요?
두 선발 윙 플레이어가 코칭스태프가 구상한 로테이션 대로 한 경기 36분씩을 뛸 경우 웨이드와 르브론이 함께 뛰는 시간은 24분입니다. 1쿼터 초반 9분+2쿼터 후반 3분+3쿼터 초반 9분+4쿼터 후반 3분 해서 24분이 되죠. 즉 '웨이드-르브론의 경이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헷지&로밍 디펜스'가 실제로 가동되는 시간은 한 경기 24분이라는 겁니다. 나머지 24분은 둘 중 한 명이 코트에 남아 배티에, 밀러, 존스가 함께 뜁니다.
그러면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 나머지 24분 동안 웨이드-르브론 중 한 명을 대신해서 들어오는 베티에, 밀러, 존스가 웨이드-르브론과 똑같은 운동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세 명중 웨이드-르브론 같은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는 아무도 없습니다. 존스는 말할 것도 없고 밀러도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며, 배티에는 마치 거미처럼 거미줄을 쳐놓고 풋워크로 수비하는 타입이지 웨이드나 르브론 식으로 무슨 기동타격대처럼 뛰어다니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세 명이 웨이드-르브론 중 한 명과 뛸 때는 양쪽 윙 수비수의 운동량에 큰 차이가 생겨버립니다.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는 거죠. 양쪽 날개로 홰를 쳐서 나는 새가 양 날개의 근력에 차이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균형을 잃고 추락합니다. 경기 초반 웨이드-르브론의 강력한 로밍수비에 그로기 상태에 빠져 있던 상대팀은 드디어 활로를 발견하고 감을 회복합니다. 히트는 강팀 치고는 경기력, 특히 수비력에서 기복을 많이 보이는 편인데 그것은 수비 시스템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의 영향도 큽니다.
스포감독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비력을 우선시해서 로테이션을 짜는데, 그러다 보니 히트가 가진 풍부한 2-3번 뎁스를 잘 활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존스? 수비를 기대할 수 없으니 정규 로테이션에 못 넣습니다. 밀러? 돌아와서 발이 못 따라가면 역시 많이 기용 못할 겁니다. 스포감독 성에 그나마 좀 차는 게 베티에인데, 그래서 세 명중 최연장자이며 외곽슛 능력은 가장 떨어지는 베티에만 많이 쓰입니다. 웨이드가 결장한 인디애나전에서 선발로 나와 20분을 뛴 존스는 르브론마저 빠진 애틀랜타 원정에는 오히려 덜 기용됐고 베티에가 49분이나 뛰었습니다. 스포감독은 '르브론과 함께 뛰는 존스'까지는 참아낼 수 있었지만 '베티에-존스'까지는 참을 수 없었던 겁니다. 어제 덴버전에서도 존스는 나오지 못했습니다. 덴버 공격이 워낙 무섭다 보니 히트 수비 시스템에 존스를 넣을 생각을 못했던 거죠.
돌파가 주특기인 웨이드나 르브론과 함께 뛰며 공간을 넓게 확보해줘야 할 슈터 두 명을 히트 스스로의 제약 때문에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겁니다. 그 결과 히트의 1, 3쿼터 막판 라인업은 콜-베티에-르브론-하슬렘-창렬이형(피트맨)이 되고, 슈터가 없는 이 라인업은 상대 지역방어의 손쉬운 희생양이 됩니다.
히트 수비 시스템은 이렇게 히트가 가진 최대의 자산인 2-3번진 뎊스를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3. 상대의 히트 수비 예측가능성 제고
48분 내내 같은 수비를 하면 상대팀은 결정적인 순간 히트가 어떤 수비를 할 지 예측할 수 있고, 그에 맞는 맞춤 전술을 준비해 놓기도 쉬워집니다. 스포감독은 전술가라기보다는 분석가에 가까운 감독인데, 만약 스포감독이 상대팀 감독이라면 반드시 히트 수비를 분석할 겁니다.
히트가 어떤 수를 쓸 지 상대가 뻔히 알고 있다는 건 160킬로 강속구를 지닌 투수가 직구 하나만 가지고 완투하는 것과 같습니다. 7,8,9회로 갈 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데다 그 공에 점점 익숙해지는 상대 타자가 어떤 공이 들어올 지 알고 들어오게 되죠.
농구에 무적의 수비전술은 없습니다. 반드시 어딘가엔 약점이 있죠. 따라서 상대가 그 약점을 공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상대 수비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공략 가능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왜 히트는 클러치 타임에 3점을 잘 맞는가? 그것은 상대가 히트의 수비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회
1. 휴식일이 보장된 플옵 일정
일반적으로 플옵 일정은 정규 시즌보다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플옵 쪽이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바로 휴식일이 보장돼 있다는 거죠. 플옵 일정에는 백투백이 없어 경기 사이에 최소한 하루의 간격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1~3라운드의 5, 6, 7차전을 제외하면 최소 2경기씩은 이동 없이 한 곳에 머물러 치르죠. 따라서 매경기 체력을 회복할 최소한의 시간은 주어진다는 겁니다. 노장 팀들이 플옵에서 정규시즌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경험에 의한 노하우도 있지만, 백투백이 없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합니다.
히트 역시 지난 플옵에서 이러한 일정의 덕을 어느 정도는 봤습니다. 높이를 포기하고 댐피어나 Z맨 대신 조엘을 선발 센터로 올려 운동량에 모든 것을 거는 수비를 했으면서도 적어도 컨퍼런스 파이널 까지는 체력에 문제를 보이지 않았죠. 웨이드나 르브론이 정규시즌보다 4~5분 더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이상의 수비력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파이널 4차전부터 르브론의 방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만, 올시즌 베티에가 영입되면서 웨이드와 르브론의 정규시즌 출장시간은 36분으로 제한될 예정입니다. 플옵 역시, 밀러가 시즌 내내 감을 회복 못하고 존스가 발가락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 플옵과 이번 시즌은 다를 겁니다. 웨이드와 르브론이 체력 소모를 적게 한 채로 파이널에 진출할 수만 있다면 지난 시즌보다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2. 엔트리 패스와 포스트업 중심으로 공격하는 상대팀
이런 팀에게는 히트가 꽤 강세를 보일 겁니다. 가드와 빅맨이 모두 정지한 상태로 패스를 주고받는 팀은 히트 수비진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여지를 주고, 웨이드와 르브론의 헬프 수비가 큰 위력을 발휘하겠죠. 체력 소모가 적은 웨이드와 르브론은 남는 에너지를 공격에 쏟을 거고요.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히트 수비는 매우 강합니다.
위협
1. 빡빡한 정규시즌 일정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는 올시즌은 넉 달 동안 66경기를 소화합니다. 대략 1.83일 만에 한 경기 꼴인데, 이는 이틀에 한경기 정도를 했던 평소에 비해 빡빡한 일정입니다. 백투백도 많고 평소에는 아예 없는 백투백투백도 있죠.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올시즌 히트는 백투백 경기 성적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4번을 했는데 2승2패로 그리 좋지 못하죠. 특히 패배한 두 경기는 모두 4쿼터에 안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애틀전에서는 4쿼터 역전패를 당했고, 백투백 연장이었던 클립스전에서는 4쿼터~연장 중반까지 약 12분간 야투 성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제의 덴버전. 가뜩이나 체력 소모가 큰 고산지대 덴버에 백투백 연장을 치른 뒤 올라온 히트는 4쿼터에 전혀 발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어제 4쿼터 초반 덴버는 계속해서 와이드 오픈 3점을 꽂아넣으며 점수차를 확 벌렸는데, 그것은 덴버의 볼무빙이 히트의 약점을 찌른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히트 선수들이 전혀 운동량을 발휘하지 못한 게 더 컸습니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죠. 작년 1월 클립스 원정에서 진 히트는 백투백 원정으로 치러진 덴버전에서 무려 28점차의 대패를 당합니다. 물론 르브론이 빠진 것도 있었지만 체력 문제가 더 컸죠.
올시즌같이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는 이런 문제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백투백 두 경기 모두 정상적인 수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죠. 그걸 무리하게 따라붙으려 했다가는 플옵 시작할 무렵에 방전될 수도 있습니다.
스포감독도 이런 문제를 인식한 듯 지난 시즌에는 팀훈련일을 70일 가졌던 걸 올해는 10회 남짓으로 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보다 체력문제를 더 심하게 느낀다면, 빡빡한 올시즌 일정은 정규시즌 레이스에 있어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히트 수비를 깰 수 있는 조합
바로 아래 miamiheat팀이 올려주신 글과 같습니다. 2:2에서 헷지 수비를 흔들 수 있는 포인트가드, 엔트리 패스를 받고 킥아웃 등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센터, 킥아웃을 잘 받아먹을 수 있는 슈터.
이 조합이 히트 수비를 무너뜨리는 과정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윙에서 페인트존으로 헬프를 들어온 웨이드/르브론이 막던 상대 슈터가 코너로 이동하면서 패스가 제때 뿌려지면 오픈 찬스가 생깁니다. 픽을 걸어준 빅맨에게 피딩능력이 있어 가드에게서 볼을 받은 후 웨이드/르브론의 헬프를 최대한 끌어들인 뒤 코너로 빼주면 더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죠. 아니면 픽어가 페인트존으로 롤해서 패스를 받은 후 코너에 있다가 45도로 이동한 슈터에게 킥아웃 패스, 오픈 점퍼를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골스전과 클립스전 4쿼터에 도렐 라이트와 캐런 버틀러가 오픈 3점을 연달아 넣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면 네이트 존슨과 크리스 폴이 2:2을 하려 하자 하슬렘이 헷지를 나갔고, 그 공간을 르브론이 메꾸려다 자기 매치업 상대에게 3점을 맞았죠. 특히 폴 같은 경우 2:2를 하려는 시늉만 하다가 아이페이크로 르브론을 페인트존으로 끌어다 놓고 버틀러에게 패스를 했습니다. 폴의 무서운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죠.
그럼 르브론이 페인트존 헬프를 많이 오지 않고 슈터를 체크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됩니다.
보스턴전에서 레이 앨런에게 3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대개 이런 과정을 통해 일어납니다. 르브론은 보스턴과 경기할 경우 헬프보다는 피어스의 1:1마크에 더 힘을 쏟는데, 그걸 본 론도가 픽을 건 가넷에게 패스를 합니다. 그럼 조엘이 헬프를 나가고, 로포스트, 작년의 경우에는 샼으로 향하는 가넷의 패스를 견제하고자 웨이드가 샼에게 디나이 헬프를 들어옵니다. 이때 가넷이 코너나 45도로 이동한 앨런에게 킥아웃하면, 웨이드는 샼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자동픽이 걸려버리죠. 앨런은 코트 약 1/3의 공간에 혼자 남겨진채 오픈슛을 던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앨런은 골밑으로 컷하는 척하다가 픽을 타고 빠져나가 슛을 던지는 등 오프더볼 무브에 워낙 능하다 보니 히트가 참 많이 당하죠.
여기에 어제의 알 해링턴같은 스트레치 4번이나 지난 파이널의 챈들러 같이 공격리바운드를 털 수 있는 빅맨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스트레치 4번은 주로 종적인 움직임만을 보여주는 히트 빅맨진의 수비범위 밖에서 오픈 찬스를 잡을 수 있고, 공격리바운드가 강한 빅맨은 로밍과 로테이션으로 빅맨, 그것도 리바운드는 젬병인 조엘 혼자 지키기 쉬운 골밑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그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웨이드와 르브론에게 리바운드 부담마저 지울 수도 있고요.
어제 덴버가 히트를 압도한 건 우연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대안
이제 위와 같이 SWOT 분석으로 알아본 히트의 강점, 약점, 기회, 위기의 조합별 상황에 대한 대안을 생각해보겠습니다.
1. 강점+기회(SO)
이 부분은 전에 쓴 'Pace & Space' 글에서 알아본 바 있습니다. 정적인 상태에서 볼을 돌리는 팀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해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끌고 갑니다. 히트가 지닌 최고의 자산, 운동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2. 약점+기회(WO)
정규시즌에는 체력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겠지만 플옵에서는 오히려 체력 회복 기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옵에 돌입하는 시점에 체력을 얼마나 아껴놓았는지가 중요하고, 그러려면 2-3번 로테이션을 더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웨이드-르브론뿐만 아니라 베티에의 체력도 감안해 존스나 밀러를 많이 기용하고, 이들의 슛감 역시 올려놓아야 합니다.
3. 강점+위협(ST)
헷지를 나가되 헷지를 넘어 프레스나 트랩까지 해보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과 달리 히트 포가진의 수비력은 리그 평균 이상이므로 픽에 걸린 찰머스나 콜이 헷저와 합세해 상대 가드를 가둬버리는 거죠. 패스가 나갈 타이밍을 죽일 수만 있으면 웨이드나 르브론이 정신없이 뛰어다닐 일도 훨씬 줄어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헷지 나간 빅맨이 재빨리 리커버리할 수 있을 정도만 나가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찰머스와 콜의 재빠른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파이트스루로 최대한 빨리 픽을 빠져나가거나, 픽어에게 향하는 패스를 디나이하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상대 가드에게 외곽이 없을 경우 굳이 헷지하지 않고 새깅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제 로슨은 그렇다 해도 밀러같은 경우엔 외곽이 거의 없는 선수였는데 굳이 멀리까지 헷지를 나가 수비간격을 넓혀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헷지까지 나가지 않고 그냥 안쪽에서 드라이브인 견제만 해도, 찰머스나 콜이 다시 따라붙을 때까지 밀러가 외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는데 말이죠. 너무 기계적으로 헷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4. 약점+위협(WT)
'변화구'를 장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8분 내내 헷지&로밍만 하지는 말자는 거죠. 다른 수비를 오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기당 10~15분 정도, 웨이드나 르브론 중 하나가 나가 있을 때 하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상대팀은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하고, 그건 히트에게 결코 나쁜 일이 아닙니다. 강속구 투수가 한두 가지 변화구를 경기당 10구만 던지고도 큰 효과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막밀이나 존스를 더 활용할 수 있으면서 웨이드-르브론의 체력을 아끼는 수비 전술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역시 지역방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군요. 히트는 09-10시즌까지 지역방어를 쓴 적이 있습니다. 05-06시즌에도 샼의 떨어지는 기동력을 감안해서 10~15분 정도 지역방어를 돌린 적이 있죠. 스포감독에게도 지역방어는 그리 낯선 수비가 아닌 것입니다.
현재 히트에서 뛰면서 지역방어를 해본 선수는 웨이드, 하슬렘, 조엘, 찰머스, 존스입니다. 베티에야 워낙 BQ가 좋은 선수고 콜이나 핏맨은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으니 지역방어에도 익숙하겠죠. 지역방어는 공격리바운드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결점이 있지만 마침 히트 윙플레이어들의 리바운드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지역방어 도입으로 인한 혼란은 그리 크지 않을 겁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라일리식 히트 수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히트 수비의 약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분명 히트 수비는 무결점은 아닙니다. 분명히 약점이 있고, 상성이 약한 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강점도 확실하며, 그것은 히트가 최근 몇 년 동안 기록한 수비 기록에서 잘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금 히트 수비에 필요한 것은 '전환'이 아니라 '보완'입니다. 강속구 선발투수가 타이밍이 읽힌다고 해서 갑자기 변화구 투수가 되면 상대보다 먼저 자신의 리듬이 무너지겠죠. 대개는 상대를 현혹할 수 있는 변화구 한두 개를 섞거나 완급 조절을 합니다. 지금 히트에게 필요한 것이 그런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스포츠도 그렇겠지만 농구 역시 도전과 대응의 연속입니다.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강해지죠. 히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라일리와 스포감독이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한 가지 재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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