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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를 즐기면서 가장 부끄러웠던 순간

 
8
  9987
2010-11-27 10:29:58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틀 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이 있었다.
 
 
단 9초를 남기고 64:66. 2점차까지 따라붙은 절체절명의 상황.
 
이미선 선수가 중국선수의 공을 멋지게 스틸했고, 완벽한 원맨 속공찬스가 났다. 주심은 파울이 아님을 선언했고,  사실 누가 보아도 이 플레이는 완벽한 클린 스틸이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이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던 부심이 휘슬을 불었고,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
 
 
 선수들도, 감독도, 팬들도 한 목소리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날의 이 장면은 분명 심판의 잘못이었다. 실수였는지, 중국의 홈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이는 분명히 '과도한 홈코트 어드밴티지'였고, 멋진 승부를 먹칠하는 처사였다. 사실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어도 중국에게 유리한 상황이긴 했지만...누가봐도 오심인 상황. 당당한 승리를 거둘 기회를 잃은 중국여자대표팀 선수들은, 과연 그 환호가 진심일 수 있었을까.
 
 
 
 
이번 사건과 성질은 전혀 다르지만, 아무튼 심판이 비난받는 것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NBA를 즐기다 보면, 이와 유사한 장면을 심심치않게 맞닥뜨리게 된다.
 
마치 평소엔 몇 대씩 줄서서 오다가, 내가 타려고 하면 함흥차사인 버스처럼, 유독 자신이 응원하는 팀은 승부처에서 심판에게 부당한 처사를 당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누군가가 심판콜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면 '당연히' 누군가는 심판콜로 인해 덕을 보았어야 하는 것인데....아무리 봐도 전자가 후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리고 이는 비단 국내의 팬들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심판으로 인해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이야기는 현지의 포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주제 중 하나다.
 
 
 
 
  재작년이었던가, 미네소타가 토론토와 경기를 가진 적이 있었다.
 
이 경기는 치열한 접전끝에 토론토가 간발의 차로 승리를 가져갔다. 당시 본인의 눈에는, 4쿼터의 심판콜이 너무나 부당하게 느껴졌고, 본 게시판에 엄청나게 감정적인 글을 쏟아낸 바 있다.
 
 
 
 
이는 나의 짧지만은 않은 NBA 팬으로서의 삶에 있어서 가장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과연 그 경기에서 토론토 입장에서 억울한 콜은 없었을까.
 
과연 심판만 아니었다면 미네소타가 승리를 할 수 있었을까.
 
인간은, 대체로 자신이 보고싶은 것이 먼저 보이게 마련인 선택적 지각의 동물이고 본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전문가도 아닌, 태평양 건너의 일개 팬에 불과한 본인이 무슨 용기로 현장에서 육안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확인하는 심판들에게 일방적인 비난을 퍼부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나의 비난을 들을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의 사과 역시 받아줄 수 없겠지만, 너무나 늦은 지금에 와서나마... 당시 정당히 누려야 할 승리의 기쁨을 본인의 글로 인해 훼손당했던 토론토 팬분들과, 나로 인해 잠깐이나마 올바른 판단에 방해를 받았던 미네소타 및 타 팀 팬분들께라도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사실, 심판콜이 언제나 올바른 것은 아니다. 그들도 인간이고, 0.1초의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농구의 특성상 오심도 적지 않다.
 
때로는 서두에 언급했던 이번 여자농구 결승전처럼, 그 오심의 중요성과 성질이 극악하여 승부 자체를 망치는 경우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NBA는, 국가대항전이 아니다. 심판들은 누구의 편도 아니며,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콜을 부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비디오 판독의 확대 적용은, 기계의 힘을 빌려서라도 정확한 판정을 하고자 하는 심판진의 노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이다.
 어느 정도의 홈코트 어드밴티지는 있을지 몰라도, 이는 어느팀에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선을 넘지 않을 것이다. 또한, NBA의 어느 팀이라도 한 시즌의 절반은 홈에서 치를 권리가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는가.
 
 
 
 
 심판은 게임 속 NPC와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전투 상대가 자신보다 물약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해서 상점주인이 저놈에게는 초특가에 물약을 팔았구나....라고 의심하는 플레이어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에게 공정하다.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로 접속을 해보지 않는 한 확인할 길은 없지만, 누구나 그렇게 믿고 게임을 플레이한다.
 
 
 
  
 강팀, 혹은 슈퍼스타라 해서 심판콜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들 역시 누구 못지 않게 부당한 콜에 대해 항의하며,이로 인해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일도 심심치 않다.
 
그러나,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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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0-11-27 19:49:22
늑춤님의 그때의 그 글 생각나네요.
평소에 그런 어조를 사용하시는 분이 아니셨고, 같이 미네소타를 응원하던 때에도
패배한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움을 찾으시던 분이셨기에
사실 좀 놀랬던 부분이 있었는데, 시간은 지났지만 역시나 멋진 글로 보답해주시는군요
여담이지만, [MIN]가를 뗀것이 후회될 정도로 현재 미네소타의 선수들은 멋집니다.
특히나 비즐리 - 러브 - 밀리시치는 정말 기대했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사무국에서 세 선수중에 누구에게 MIP를 줘야할지 고민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2010-12-03 10:59: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전 게임을 하면서 게임 속 npc인 심판에게도 욕을하는데요 뭐...
2016-03-28 14:00:55

잘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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