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입니다. 이제는 존중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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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10-03 17:07:02
(평어체 양해 바랍니다.)
지난 시즌 올스타브레이크 이전까지 약팀 에이스의 전형적인 사례, 고비용 저효율로 인한 트레이드도 힘든 대상으로 많은 NBA팬들에게(나도 포함) 비난을 받았던 슈팅가드가 있다.
제이슨 리차드슨이 그 주인공이다.
약팀 에이스의 전형
제이리치에게 자주 언급되었던 표현은 약팀 에이스. 선즈에 왔을 때, 선즈 팬들이 가장 싫어했던 부분이 좋지 않은 타이밍에서 던지는 무리한 슛이었다.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던 약팀에서는 에이스인 그가 어떤 상황에서 던지든 상관없었겠지만 서부 3위권의 선즈에서는 그런 무리한 시도가 눈엣가시와도 같은 약점이었다. 또한, 불안한 볼핸들링, 집중력 저하로 인한 어이없는 턴오버 및 보이지 않는 실책은 선즈팬들에게 깊은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패배에 젖어든 팀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실수들을 선즈에서 자주 보여주는 제이슨 리차드슨의 문제점은 선즈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였다.
換骨奪胎(환골탈태)
하지만 09-10시즌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그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 12월 덴버전에서 다쳤던 오른손목 상태가 상당히 호전이 되면서 중장거리슛의 영점이 잡히기 시작했고, 경기마다 보여주던 무리한 드리블을 자제하고 좋은 상황에서 슛을 던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던 실책들이 줄어들면서 팀의 2옵션으로써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다.
그의 달라진 모습은 때마침 내쉬의 부진과 맞물려 더 부각될 수 있었다. 후반기에 선즈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서부 3위까지 치고 올라간 가장 큰 이유는 아마레와 제이리치, 원투펀치가 스티브 내쉬의 부진을 가려줬었기 때문이다.
다시 에이스로 복귀
이번 여름, 선즈는 아마레를 놔주는 결단을 내린다. 하지만 선즈는 아마레를 대체할 수 있는 1옵션 영입은 시도하지 않고 다른 데다 투자를 한다. 자연스럽게 팀의 에이스는 제이리치에게 돌아간 상황.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했던가?
1옵션이라는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인 제이슨 리차드슨은 현재 팀에서 내쉬에 버금갈 정도로 빛이 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무리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 주면서 과거의 집중력 떨어졌었던 모습으로의 회귀는 없었다.
그리고 멤피스전 38득점(필드골 14-29, 3점슛 6-8) 8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하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된다. 특히 4쿼터 마지막 4초 동안에 보여준 장거리 뱅크 3점슛과 0.4초를 남기고 성공시킨 극적인 엘리웁은 화룡점정의 순간이기도 했다.
최고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리그 Top5을 향해
현재 리그에서 슈팅가드 No.1과 No.2를 말하라 한다면 이견의 여지가 없이 코비 브라이언트와 드웨인 웨이드를 들 것이다. 그리고 No.3 자리는 브랜든 로이와 조 존슨이 한창 서로가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 다음 순위에 경쟁할 존재로 제이슨 리차드슨을 들 수 있다. 그는 앞선 선수들처럼 뛰어난 개인기를 가진 선수가 아니다. 화려한 1대1 기술로 자유투를 만들거나, 뛰어난 패싱센스를 선보이면서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에도 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공격력을 펼치는 슈팅가드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는 다른 방법으로 최고의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제이슨 리차드슨은 정교한 3점슛을 가지고 있다. 그는 6경기에서 평균 6.7개의 3점슛을 시도하면서 성공률은 무려 52.5%에 달하는, 양과 질 모두 최고 수준의 3점슛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윙으로써의 좋은 위치 선정과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좋고, 컷인에 능하며 속공 피니셔로써의 능력이 출중하다. 화려한 개인기는 없지만 간단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제치고, 중장거리 점퍼나 덩크로 마무리할 수 있으며 미스매치 상황에는 깔끔한 포스트업으로 쉬운 득점을 만든다.
한마디로 그는 효율적인 움직임과 간단한 방법으로 확실한 공격을 선보이는 선수다. 이러한 이면에는 화려한 드리블 능력은 없지만 슈팅가드로써 득점해야 할 모든 방법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는 듀얼가드 역할은 해줄 수 없지만 스몰포워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운동능력과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비 리바운드에 참여를 해주고, 스몰포워드를 수비하는데 신체적 부담감이 적다. 또한, 경기당 한 개의 턴오버에 불과할 정도로 실수가 적고, 높은 집중력을 경기 중에 보여주고 있다.
2010-2011시즌
평균 22.5점 FG% 49.5% 3PT% 52.5% FT%72.7% 4.3리바운드 1.8스틸 1.7어시스트 1턴오버
피닉스에서 최고의 효율을 보이며 1옵션으로 뛰고 있는 제이리치는 앞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지금 수준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시즌을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시즌을 마무리할 때 사람들은 슈팅가드 Top5에 그의 이름을 거론할 것이다.
피닉스의 미래는 리치님에게 달려 있다.
피닉스의 10-11시즌은 히도의 부활, 벤치멤버들의 활약, 로페즈의 기용 등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이리치가 지금과 같은 에이스로써의 모습을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 제이리치가 스티브 내쉬와 함께 팀의 구심점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을 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제이리치가 시즌내내 선즈에 계속 남아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번시즌이 만기인 제이리치에게 재계약에 대한 의사가 아직은 불분명한 선즈이기에 그가 올시즌의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서 트레이드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제이리치가 시즌 초반과 같은 활약을 계속 이어간다면 그는 팀에게 적지 않은 승수를 안겨 줄 것이고, 트레이드로써의 가치 또한, 높아져 선즈에게 좋은 선물을 안겨 주고 떠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시즌이 만기이기에 다음시즌 샐러리에 대한 부담이 없고, 즉시전력으로 뛰어난 영입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은 우승을 노리는 팀이나 샐러리를 비우고 싶어하는 하위권 팀이나 꽤나 매력적인 카드로 비쳐질 수 있다.
커리어내내(올해로 열 번째 시즌) 70경기 이하로 출전한 시즌이 불과 한 시즌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내구력을 가지고 있고(엄청난 운동능력을 겸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농구실력도 뛰어난 선수이지만 물음표를 언제나 달고 다녔었던 제이슨 리차드슨,
2010-11시즌은 그가 전성기에 들어섰음을 선언하는 시즌이 될 것이다.
Mr. 리치, 우리는 그저 자네만 믿고 따라가네.
Come with me
이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2010-11-08 19:28:02에 'NBA-Talk'란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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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0-11-09 01:10:14
재밌는글 잘봤습니다.
몇년전만해도 가장 좋아하던 sg였는데, 다시 부활해간다니 기쁘네요.
2011-01-12 13:51:15
이런... 이런 글이 있었군요.
ㅡㅡ;;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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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