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피닉스 이렇게 무너진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4
4070
Updated at 2014-10-03 17:07:36
드디어 새로운 시즌이 다가 옵니다. 내쉬가 아직 남아 있다고 하지만 한 시대가 끝이 났음을 알려주는 2010-2011 시즌이 확실합니다.
아마레와 바보사가 떠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시즌이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무너질만한 팀은 결코 아니니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주변 팀들이 좀 도와준다는 가정하에서 말이죠.
그러나 아직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지 아니면 실패할지 쉽게 판단할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피닉스가 이번 2010-2011시즌에 떨어진다면 어떤 식으로 떨어질 것이고, 올라간다면 어떻게 올라가는지에 대한 예상을 한 번 써보려 합니다.
이번 글은 플레이오프 탈락, 최악의 예상시나리오입니다.
(평어체 양해 바랍니다.)
1. 확실한 빅맨의 부재
이제 내가 없다구~
피닉스는 아마레가 빠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골밑 누수현상을 겪을 것이라 예상된다. 물론, 혹자는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아마레가 있었어도 골밑 수비는 허전했고, 그의 평균 리바운드는 10개도 안되었다라고.
하지만 그래도 아마레는 평균 8.9개의 리바운드와 1개의 블록슛을 기록했었다. 당장 이것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선즈는 이번 시즌 4번으로 히도 터커글루를 확정시킨 상황이다. 히도가 평균 9개의 리바운드와 1개의 블록슛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90%이상 불가능하다. (10%?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고 하니 남겨 둔다.) 그 동안 3번으로써 뛰어왔던 30대의 백인선수가 4번으로 포지션을 옮겼으니 그만한 성적을 얻어올 것이라는 생각은 NBA라는 리그를 무시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비록 아마레가 그의 뛰어난 공격에 비해 수비는 별로이긴 했지만 적어도 어지간한 빅맨을 막는데 도움 수비가 필요하지는 않을 정도의 수비력은 보여 줬었다. 하지만 골밑 공격에 조금이라도 재능이 있는 빅맨을 히도가 수비해야 한다면 가뜩이나 리바운드 때문에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선즈의 나머지 선수들은 더더욱 바쁜 날을 보낼 것이다.
선즈가 지역방어나 작정하고 도움수비를 하면 막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쉽다면 포스트에 왜 빅맨이 있겠고, 거의 모든 팀이 왜 대인 수비를 주로 쓰겠는가? 지역방어나 도움수비나 아무리 로테이션이 잘 돌아도 공보다 사람이 더 빠를 수는 없는 법. 결국 오픈 찬스를 허용하고 이지슛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예로 지난 시즌 플옵을 상기해 보자. 선즈는 레이커스전에서 지역방어로 오히려 재미를 제법 보았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레이커스의 아테스트와 몇몇 벤치멤버가 오픈 찬스에서 번번히 외곽슛을 놓쳐서 레이커스가 어렵게 간 것이다. 실제로 5차전 위닝샷을 던진 이후로 완전히 외곽슛 감을 잡은 아테스트 때문에 선즈는 6차전에서 지역방어를 쓰다 오히려 오픈슛만 계속 허용하고, 정신 못차리면서 질질 끌려 다니다가 그렇게 졌다. 결국 상대가 오픈찬스에서 안정적으로 3점슛을 성공시켜 주면 지역방어나 도움수비나 다 쓸모 없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역방어나 도움수비나 이것들이 수비의 주패턴이 되면 안된다. 변칙은 어디까지나 변칙일뿐 가끔 써야지 통하는 것이지 자주 쓰면 상대가 제대로 파악하고, 약점을 집중 공략하게 된다.
아마레의 부재와 히도의 4번 기용은 수비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격에서 더 심각한 구멍이 생긴다. 평균 23점의 득점과 55.7%의 필드골 성공률을 채울 길이 없다. 히도는 아마레가 당연히 될 수 없기에 아마도 히도에게 공을 주어 리딩을 맡긴다던가 2대2 게임을 펼치며 그의 외곽슛과 다재다능함에 승부를 걸 것으로 본다. 전형적인 빅맨들이 히도를 막기에는 꽤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은 그래 봤자 외곽 위주의 공격이라는 것이다. 포스트에서의 공략이 이루어지지 않고, 외곽의 빈 곳을 노리고, 픽앤롤이 아닌 픽앤팝 위주로만 돈다면 상대는 상대적으로 외곽에 집중하는 수비를 하게 된다. 상대가 이렇게 나올 때, 이것을 헤쳐나갈 선즈의 공격옵션이 전무하다. 히도의 통산 필드골 성공률은 42%에 불과하다.
물론, 약팀을 상대로는 이러한 공격에서의 약점이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외곽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고, 다양한 가드, 포워드진을 구성하고 있는 선즈이니 말이다. 하지만 수비가 강한 플레이오프 컨텐더들을 만날 때, 이 약점은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아마레가 빠지면서 생긴 구멍을 히도의 4번 기용으로는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 헤쳐 나가려는 방법은 인상적이지만 현재 선즈 로스터의 구성은 양민학살용 즉, 약팀에 강한 팀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2. 10, 11월 최악의 부진
위와 같은 일정을 보면 알 수 있지만 10, 11월에 포스트가 탄탄한 플레이오프 컨텐더들과의 만남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포틀랜드- 유타- 레이커스- 샌안토니오- 멤피스- 애틀란타- 멤피스- 새크라멘토- 레이커스- 덴버- 마이애미- 올랜도- 샬럿- 휴스턴- 시카고- 클리퍼스- 덴버
지난 시즌의 멤버였다면 이 정도 일정이었다고 해도 최소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대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렇지 못하다. 현실적으로 선즈보다 전력이 떨어져 보이는 팀은 새크라멘토, 클리퍼스, 멤피스 정도이지만 선즈는 지난시즌에 아마레가 있음에도 멤피스의 골밑에게 호되게 당하면서 고전했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사실상 시즌 한 해 농사가 결정지어질 10월, 11월일정이다. 선즈가 17경기에서 10패를 거둔다면 희망이 있겠지만 13패 이상을 거둔다면 이번 시즌은 사실상 물 건너 간다. 아무리 회복하려고 해도 초반의 4승 13패 성적으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엄청난 타격을 받았기에 쉽사리 만회가 되지 않는다.
선즈는 10, 11월에 13패를 기록하며 플옵탈락의 신호를 스스로 보낸다.
3. 팀의 내분과 부상
선즈에게는 좋은 가드-포워드들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당장 조쉬 칠드레스- 제이리치- 그랜트 힐- 자레드 더들리의 2, 3번만 봐도 그렇다. 지난시즌과 비교했을 때, 바보사 대신 칠드레스가 들어갔기에 큰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바보사가 시즌 중에 부상으로 많은 결장을 했었고, 전체적으로 부진했었기 때문에 출전시간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지 지금의 저 4명은 모두 최소 25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받을 능력을 가진 선수이다. 저 중에서 제일 확실한 제이리치가 30~35분의 시간을 확실하게 받게 된다면 나머지 3명은 평균 2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받기 위해 코칭 스태프가 절묘하게 시간 배분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니라 단순히 경쟁에 밀려서 누군가가 20분 이하의 출전시간을 받는다면 그 선수는 반드시 불만을 가질 것이다. (지난시즌에 부진했었어도 적은 출전시간에 불만족을 느끼고, 떠난 바보사를 생각해 보라. 바보사는 그나마 팀의 애정이 많았던 선수였기에 시즌내내 입다물고 있었다.)
4, 5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로빈 로페즈, 히도 터커글루, 채닝 프라이, 하킴 워릭에 치고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는 얼 클락과 가니 라왈까지……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감독 젠트리의 발언이다. 히도를 파워포워드뿐만 아니라 포지션을 내리기도, 또는 센터포지션까지도 올리며 변칙 전술을 펼치겠다고 했다. 히도가 이렇게 왔다 갔다 여기저기 포지션을 들쑤셔 놓으면 결국은 누군가는 출전시간에 손해를 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젠트리의 성향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도 결국은 런앤건 신봉자이고, 외곽공격을 좋아하는 공격지향의 감독이다. 팀이 계속 진다면 그는 로빈 로페즈와 같은 정통 빅맨, 3점슛이 비교적 약한 칠드레스, 하킴워릭과 같은 선수들 보다는 3점슛을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멤버들을 더 중용하고 의지하려 들 것이다.
팀이 잘 나갈 때는 문제가 없지만 무너지고 있을 때는 선수들도 불만을 터트린다. 10, 11월에 극도의 부진을 겪은 선즈는 선수들까지도 출전시간과 전술에 불만을 드러내며 지난시즌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팀의 불협화음을 제대로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 허리부상의 로빈 로페즈와 만년 잔부상 왕인 스티브 내쉬까지 부상으로 결장을 하게 되면서 팀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4. 선수 팔기(리빌딩의 시작), 미래를 위한 시즌 포기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판단한 수뇌부들은 선수들을 팔고 재정적 유동성 확보 및 유망주와 드래프트 픽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팬들의 여론과 시즌티켓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스티브 내쉬와 유망주 고란 드라기치, 로빈 로페즈를 팔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히도와 프라이, 워릭 등의 장기계약은 상대측이 받기를 거부할 것이다. 그나마 가능한 딜은 만기이고, 올시즌 어느 정도의 활약이 예상되는 제이슨 리차드슨과 벤치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는 자레드 더들리, 그리고 포텐셜은 있어 보이는 얼 클락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가지고는 유망주나 좋은 픽을 받아오기가 쉽지 않다. 결국 지난 번 히도와 같은 잘못된 트레이드를 할 가능성이 꽤나 높다. 그러나 팀이 망해가는 마당에 손가락 빨고 마냥 기다리는 프런트는 없으니 어떻게든 선수들을 팔고, 정리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탈락이 확실해진 이상 로터리 상위 픽과 미래를 위해 유망주들을 경기에 대거 투입할 것이다. 유망주들에게는 경험을, 팀에게는 패배를.
이렇게 탈락한다고 해도 큰 실망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 피닉스는 10번 픽 이내로 뽑은 적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10번 픽 이내로 가서 뽑은 선수들이 션 매리언과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였던 만큼 상위권 픽이라면 대박을 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팀이 이렇게까지 무너지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이고, 선수들의 준비상태가 괜찮고, 코칭스태프들도 대비를 충실히 하고 있으니 시즌을 기대할만 합니다.
하지만 팀이 만약 플레이오프에 탈락한다면 어중간한 성적보다는 어떻게든 좀 더 미래를 바라보는 운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합니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태양은 언제나 다시 떠오른다.
내쉬와 젠트리도 미리 언급했었고, 여러분들도 지금 느끼고 있을 겁니다. 사실상 한 시대가 끝이 났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선즈입니다. 재정비를 해서 다시금 떠올라야죠.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기간이 팬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 줄 수 있지만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의 영광은 과거에 놔두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번에는 선즈의 플옵진출 시나리오를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time to say goodbye
이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2010-10-02 00:00:40에 'NBA-Talk'란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