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전 전투의 정수-보스턴 셀틱스
7
4693
2010-10-01 12:25:57
흔히들 기병VS보병이라고 하면 당연히 기병이 이긴다고 생각을 합니다.
육도삼략에서는 평지의 경우 기병 한명이 보병8명과 같다고 말하고 있고,
중세유럽인들은 기병 한명과 보병 10명이 같다고 했습니다.
기병이 가진 장점들 때문입니다.
높이와 기동력 그리고, 파괴력 말이죠.
이 장점들 덕분에 기병은 강병의 척도가 되어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병이 가지는 약점을 간과합니다.
기병이 가지는 최고의 장점,
다시 말해 기병의 생명은 결국 기동력입니다.
중세 유럽의 중갑기병들이 왜 사라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몽골의 기병들이 왜 큰 위력을 발휘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즉, 그 기동성이 발휘될 수 없는 공간에서는 기병의 위력이 그 만큼 반감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말이 빠르게 달릴 수 없는 늪지처럼 말이지요.
육도삼략에서 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도 같은 까닭입니다.
또 한가지는 말에 타기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입니다.
창의 길이, 활의 강도와 정확도...
모든 면에서 기병은 보병보다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 이유로 순수기병만으로 이루어진 군대는
밀집대형으로 이루어진 보병방진을 깰 수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기병이 진을 파훼치고 들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1.2M의 폭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먼저 영상을 보시죠.
클블을 수비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은 더 이상 말하는 것이 지겨울만큼 당연합니다.
르브론이죠.
동급 최강의 파워와 사이즈, 그리고 스피드를 지닌 그는,
그 자체가 하나의 중갑기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최강의 중갑기병을 막기 위해
보스턴의 보병들이 가장 중시한 것은 바로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르브론을 매치업하는 수비수는 최대한 가까이 붙은 상태에서 클로징 가드를 하였고,
돌파를 애초에 방지하기 위한 더블팀 디펜스 대신에
어느정도 허용하더라도 2중, 3중의 커버를 하는 디펜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코트를 일종의 늪지로 만든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스턴은
르브론의 기동력을 줄이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보스턴이 노리는 것은 클블 전체의 기동력입니다.
이러한 디펜스는 비단 르브론에게만 해당되지 않고
클블의 기동력을 지닌 모든 공격수들에 상대로 수행되게 되는 것이지요.
때문에 빠른 백코트와 아웃렛 패스의 방해,
하프코트 프레스, 심지어 풀코트 프레스를 하면서까지
철저하게 셋오펜스를 강요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보스턴과 비슷한 수비방법,
정확히는 르브론을 대하는 수비에서 같은 것을 먼저 사용한 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네, 바로 시카고 불스죠.
결과는 클블의 승.
전체적으로 기량자체가 클블이 절대적 우위였기에 때문에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조금 다른 면에서 생각면 샤크의 존재 때문입니다.
그 존제 자체가 거대한 성벽과 같은 이 최강의 중갑보병 때문이지요.
시카고는 르브론이라는 기병의 돌격을 막기 위해
수비라인을 뒤로 미루고, 극단적으로 공간을 좁히는 수비를 택했습니다.
문제는 그 잘 짜여진 공간을 샤크가 힘으로 무너트린 것입니다.
이 덕분에 르브론뿐만 아니라 모윌, 카터, 문, 안장로등
뛰어난 기병들이 시카고 수비진 사이를 파훼치고 다녔던 것입니다.
더 최악은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좁힌 덕분에
클블의 양궁부대들로부터 완전히 포위되어버린 형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지금까지도 많은 팀들이 샤크를 원하는 까닭입니다.
그는 그 사이즈와 힘만으로도 상대 수비진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보스턴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샤크는 르브론만큼이나 부담스러운 존재였습니다.
때문에 보스턴은 그를 되도록이면 전장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었던 것이구요.
물론 보스턴에는 저 최강의 괴물을 상대로 수비진을 지켜줄 수 있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공격능력이 없는 절반짜리 선수?
후후...이 선수가 없었다면 보스턴의 수비진은
클블의 기병들로부터 아주 갈갈이 찢겨져버렸을 것입니다.
이번 시즌 반드시 그가 돌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자, 이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기병 중심의 적군을 늪지로 유인을 해 기동력을 빼앗습니다.
국지전을 통해 성가신 적의 궁수들 또한 미리 괴멸시켜 놓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일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기에 생략하겠습니다.)
그리고 아군의 중갑보병들이 적의 중갑보병들과 맞서주는 동안
아군의 기병들은 적의 배후를 치는 것이죠.
이것이 지난 시즌 클블과 보스턴간의 시리즈입니다.
나아가 올랜도, 레이커스와의 시리즈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구요.
기병으로는 보병방진을 깰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보스턴은 JO와 샤크를 얻으면서
더 두꺼운 보병의 갑옷과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웨스트라는 아주 뛰어난 궁기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보스턴은 리그 최강의 기병을 거느린 마이애미와도....
최강의 중갑보병을 가지고 있는 올랜도와도....
최고의 밸런스를 자랑하는 레이커스와도 ....
한판 붙어볼만한 전력을 완벽하게 구축한 것이지요.
정말 이번 시즌이 기대되는 보스턴 셀틱스입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2010-10-01 12:47:02에 'NBA-Talk'란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1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