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피의 때이른 시즌 프리뷰 - Pacific D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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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9 14:37:40
(평어체 양해바랍니다)
근래 들어 레이커스-선즈 양강구도가 완전히 굳어진 디비전이지만 올해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내 느낌이 맞다면 레이커스의 뒤를 쫓을 팀은 선즈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1.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구단의 로고와 유니폼까지 바꾸면서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이제는 황금 땅의 스파르타 군단이 아니다. 금문교의 검투사라고 부르면 더 어울릴까?
Starting: 스테판 커리 - 몬타 엘리스 - 도렐 라이트 - 데이비드 리 - 안드리스 비에드린스
Bench: 레지 윌리엄스, 댄 가주릭,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 엑페 우도, 루이스 아문드슨
데이비드 리를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한 건 굿 딜이었다. 선수진을 정리하는 동시에 골밑에 확실한 스타급 선수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웬만한 흑인 뺨치는 운동능력에 업템포 농구를 누구보다 가장 잘 소화하는 동시에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을 갖고 있는 리의 존재는 워리어스의 공격농구의 위력을 배가시킬 것이다. 비에드린스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더 이상 워리어스의 골밑이 허무하게 상대에게 리바운드를 헌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도렐 라이트나 아문드슨처럼 업템포 상황에 강한 포워드들을 영입한 것 역시 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처럼 커리와 엘리스를 풀타임으로 우려먹는 일이 올해에 또 반복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CJ 왓슨과 켈레나 아주부케가 나가면서 가드진의 뎁쓰가 얕아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백업 가드라곤 찰리 벨 한 명 남았기 때문. 게다가 메거티의 공백은 스윙맨 진영의 약화를 불러왔다는 느낌이 강하다. 결국 3번 자리는 라대만과 레지 윌리엄스, 도렐 라이트의 로테이션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가드 진의 공격을 보조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보이는 게 나의 생각이다.
팀의 높이를 맡고 있는 브랜든 라이트와 엑페 우도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둘다 잘 뛰는 장신이라는 점이 강점인데 라이트는 계속 부상으로 시즌을 날려먹었고 우도의 경우 원석의 느낌이 강해서 얼마나 해줄지는 의문이다. 이 둘이서 못해주면 빅맨진도 사골처럼 우려먹어야 한다. 올해는 작년처럼 주전들 풀타임으로 우려먹는 일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백업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2. LA 클리퍼스
그래, 이제는 좀 뜰 때도 되었다. 뭘 좀 한다 싶으면 가라앉기를 수십 년이다. 저주받은 프랜차이즈의 역사도 전환점을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올 시즌이 그 적기라고 생각된다.
Starting: 배런 데이비스 - 에릭 고든 - 알 파루크 아미누 - 블레이크 그리핀 - 크리스 케이먼
Bench: 랜디 포이, 라이언 곰스, 라수얼 버틀러, 디안드레 조던, 크랙 스미스
나름 쏠쏠하게 오프시즌을 보냈다. 전도유망한 루키 아미누와 블레드소가 팀에 합류했고 포이와 곰스 영입에도 성공하면서 로스터를 효율적으로 채웠다. 그리핀도 건강하다고 하니 이제는 뭔가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지옥의 그 이름 마이크 던리비도 이제 없다. 비니 델 네그로 감독에 마크 이아바로니-로버트 팩의 코치진도 면면이 화려하다.(선수 경력만 보면) 에릭 고든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면서 한 단계 기량이 오른 모습이다.
그저 이 팀이 조심할 건 첫째도 부상, 둘째도 부상이다. 케이먼도 알고보면 부상경력이 많고 그리핀은 이미 말할 것도 없고(데뷔하기도 전에 무릎 수술 2번에 어깨 수술까지 했다) 배런왕도 아주 건강한 몸은 아니다. 주전과 벤치 간의 격차가 조금 나기 때문에 주전들의 부상은 곧바로 전력 약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건강하게만 뛰어줘도 성적 향상은 충분히 기대해 볼 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에릭 고든-블레이크 그리핀이라는 새로운 콤비를 기대하고 있는데 델 네그로가 어떻게 롤을 배분할 지 기대하고 있다.
3. LA 레이커스
부자는 망해도 3년, 아니 10년은 가나보다. 2000년대에만 5번의 우승. 다시 한 번 리그 최고의 명문의 위엄을 과시한 이 팀의 남은 목표는 그 자리를 지키는 것 뿐이다.
Starting: 데릭 피셔 - 코비 브라이언트 - 론 아테스트 - 파우 가솔 - 앤드류 바이넘
Bench: 라마 오돔, 스티브 블레이크, 맷 반스, 테오 래틀리프, 섀넌 브라운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라인업이 더 강화되었다. 피셔와의 재계약에 성공한 데 이어 베테랑 샷 블락커 래틀리프까지 영입하며 골밑을 강화했다. 블레이크의 영입으로 고질적인 약점이던 1번 라인도 강화시켰고 백업 스윙맨으로 맷 반스까지 데려왔다. 이쯤되면 가장 최적화된 보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구나 필 잭슨 감독도 1년 더 하기로 했다. 누수는 고사하고 빈틈을 더욱 줄인 레이커스이다.
올 시즌은 디펜딩 챔피언에 대한 거센 도전이 나올 것이다. 동부지구는 Beat LA를 목표로 무장한 마이애미-보스턴-올랜도가 있고 서부는 약팀들까지 서서히 전력이 올라오고 있어 레이커스에게도 쓰리핏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디비전 선두는 무난해 보이고 정규시즌 서부 컨퍼런스 1위까지는 어렵지 않아보이지만 플레이오프 스나이핑은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레이커스 왕조의 기한은 주전들의 계약이 대부분 끝나는 2014년까지이다. 그 마무리가 잘되려면 이번 시즌을 잘 넘겨야 한다. 내년 FA 시장이 열리면 도전자들이 또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져 더더욱 수성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4. 피닉스 선즈
구단주 한 명 잘못 둔 덕에 오프시즌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기어이 아마레를 떠나 보낸 것도 모자라 잇다른 오버페이 러쉬까지... 정말 사버가 돈 때문에 이러는 건지 의문이 갈 정도이다.
Starting: 스티브 내쉬 - 제이슨 리처드슨 - 그랜트 힐 - 히도 터코롤루 - 로빈 로페즈
Bench: 고란 드라기치, 채닝 프라이, 조쉬 칠드레스, 하킴 워릭, 자레드 더들리
팀 플랜 자체는 흔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불안감이 먼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아마레 한 명 사라지니까 골밑의 중량감 자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 게다가 허슬 플레이어 아문드슨까지 나가면서 골밑에 대한 걱정은 더더욱 커진다. 프라이가 6밀짜리 선수 되었다고 갑자기 리바운드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뿐만 아니라 발보사까지 히도 트레이드로 나가게 되면서 백코트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젠트리 스타일의 인해전술 달리기 농구로 열세를 만회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선수의 기량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다른 건 몰라도 포워드진은 불안하다. 히도는 내쉬의 리딩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디아우는 될 수 없다. 칠드레스는 2년간의 공백이 있어서 얼마나 기량이 올라올지도 의문이다. 포워드진의 숫자 자체는 부족하지 않은데 뭔가 어정쩡해서 기존의 공백을 메우기도 애매해진 이 상황. 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올 시즌 젠트리 감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성적이 지난 시즌에 비해 급하락하는 팀이 있다면 나는 그 팀이 피닉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내는 팀이 있다면 그 팀이 피닉스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만큼 피닉스의 올 시즌은 중요한 전환점이다.
5. 새크라멘토 킹스
조금씩 과거의 영광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젊은 왕들의 전진은 올해에도 계속된다. 이제는 당당한 강팀이 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그 목표를 향한 조준은 이미 마쳤다.
Starting: 베노 유드리히 - 타이릭 에반스 - 프란시스코 가르시아 - 제이슨 톰슨- 드마커스 커즌스
Bench: 돈테 그린, 앤트완 라이트, 칼 랜드리, 사무엘 달렘베어, 옴리 카스피
빅O 이후 킹스 역사상 오랜만에 데뷔 시즌 20-5-5를 기록한 선수가 나타났다. 이미 에반스는 차세대 킹스의 중심으로 선택받았다. 킹스는 에반스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신바람 농구를 위해 오프시즌 내내 바삐 움직였다. 드래프트에서는 대놓고 빅맨진을 보강했고 그 이후에는 라이트와 헤드를 데려오면서 백코트에 힘을 실었다. 2-3-4번을 두루 소화하며 킹스의 피지컬에 힘을 실어줄 카스피와 그린은 올해에도 킹스 벤치의 핵심이 될 것이다. 킹스의 골밑을 책임질 커즌스는 포텐셜만 보면 존 월에 절대 뒤지지 않는 루키이다.
NBA에서 잔뼈가 굵은 폴 웨스트폴 감독의 공격농구는 빠른 속공과 조직적인 지공을 모두 펼치는 균형잡힌 농구이다. 과거 피닉스 시절처럼 신나게 달리면서도 하프코트에서 재빠르고 조직적으로 쉽게 득점을 쌓는 농구이다. 킹스는 올 시즌 그런 농구를 하기 위해 선수진을 보강했다. 남은 건 그 철학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것뿐이다. 지난 시즌같은 어수선함은 더 이상 보여줘선 안 된다.
혹자들은 썬더처럼 킹스도 강해질 거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팬들도 킹스의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한때 레이커스 왕조를 크게 위협하던 그 강함을 올 시즌에 드러내준다면 킹스는 서부 판도에 또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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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