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가자미: 블라데 디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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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2 06:52:30
1. 유럽에서..
1968년, 유고 연방의 세르비아에서 태어난 디박은 어렸을때부터 농구에 재능을 보여주면서 18살에 프로팀인 파르티잔에 입단하게 됩니다 게다가 같은 해 86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코시치 감독의 초청으로 드라젠 페트로비치와 함께 유고슬라비아 국가 대표팀 멤버가 되었죠 (이 시절 유고슬라비아는 정말 미국-소련에 버금가는 농구 강국이었죠 )그러나 디박은 준결승에서 전성기 사보니스를 막으면서 선전하다가 15초를 남기고 3점을 앞서고 있을때 결정적인 더블 드리블을 저지릅니다. 결과는 소련의 3점슛으로 인한 동점과 연장전 패배로 이어지고 말았죠...(이걸로 금메달 후보였던 유고슬라비아는 동메달을 따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해에 월드 주니어 챔피언쉽에서 토니 쿠코치, 디노 라다와 함께 금메달을 따게 됩니다. 게다가 88서울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89 유로 챔피언쉽도 우승을 따냈죠. 이런 화려한 전적과 센터 답지 않게 굉장히 유연하고 뛰어난 볼핸들링, 그리고 패스를 즐기는 성향때문에 유럽 프로 4년만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센터가 되었습니다. (그당시 유럽 탑오브 탑은 당연히 괴물 오브 괴물이었던 사보니스...)
2. 랄가에서...
88년 파이널에서 디트로이트 배드보이스 1기에게 무너진 레이커스는 압둘자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89 드래프트 1라운드 26번 픽으로 디박을 지명하게 됩니다. (이게 레이커스 역사상 처음으로 1라 픽으로 외국인 선수를 지명한게 되죠) 비록 영어는 한마디도 못했지만(언어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외국에 사시는 분들은 다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둥글둥글한 성격에 어떤일에도 낙천적인(?) 태도는 랄가 팀메이트들 사이에서 디박의 인기를 화악 올려주었죠. 게다가 은퇴한 카림과(은퇴한 양반이 유잉을 1대 1로 발라버렸으니;;;)그 당시에도 여전히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던 매직의 교습하에 디박은 자신의 다재다능한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미국 스타일의 거친 골밑 싸움에 적응해갔습니다. 첫 루키 시즌에 루키 퍼스트팀에 든 디박은 다음 시즌 평균 11.2점 8.1리바운드(팀내 1위) 에 1.5블락, 1.2스틸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주면서 매직과 함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파이널진출을 하죠 (뭐 물론 완성체 마사장과 황소들한테 깨지기는 했지만;;;)
91-92 시즌은 디박에게 시련의 해였죠 매직이 충격적인 HIV 감염사실을 밝히면서 떠난 팀은 전년도 서부 컨퍼런스 챔피언이라고는 볼수 없는 빈약한 공격력을 보여주면서(100.4점으로 전체에서 24등) 43승에 불과했고 디박은 11월 27일 허리 디스크로 인한 수술을 받으면서 겨우 36경기를 출장합니다. 하지만 36경기에서 센터주제에 무려 55스틸(!)을 하면서 나왔을때 자신의 몫은 했죠. 92-93 시즌, 등의 통증이 사라지자 디박은 다시 82경기 출장에 평균 12.8점-8.9리바(다시 팀 1등!)-2.8어시라는 평균 성적을 내줍니다. 하지만 이 시절 유고슬라비아의 내전 때문에 디박은 시즌 내내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합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비록 피닉스에게 1라운드에서 2대 3 역스윕을 당하기는 했지만 평균 18.0점 9.4리바운드 5.6어시스트에 2.4블락이라는 어느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93-94 시즌에 AC 그린과 바이론 스캇이 프리 에이전트로 빠지자 팀내 고참 센터가 된 디박은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79 경기에서 평균 14.2점에 10.8리바를 찍어준 디박은 40번의 더블더블로 더블더블 순위 12위, 산왕 제독의 381개의 어시를 이은 307개의 어시스트를 찍어주었으며 11월 16일에 잡은 24리바운드는 카림 압둘자바의 1979년 25리바 이후로 가장 많이 잡은 것이었죠. 게다가 13 공격리바운드는 매직 존슨의 공리바 클럽 기록과 같은것이었습니다.(포가인 매직은 왜 여기? ) 하지만 레이커스는 참 오랜만에 플옵도 못나가면서 다음해를 기약하죠 94-95 시즌, 닉 반 엑셀- 세드릭 세발로스- 에디존스- 블라데 디박- 엘든 켐벨로 이어지는 새로운 공격형 레이커스 라인업은 평균 105.1점(전체 7위)라는 화력을 과시하면서 전년도보다 15승을 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디박은 득점(16.0점)과 어시스트(4.1), 그리고 블락(2.18)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어주었죠. 게다가 10.4리바운드로 팀내 리바 1위를 차지하기도하고요 (두경기 연속 20-20도 찍어주죠) 플옵에서 시애틀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레이커스는 2라운드에서 산왕에게 밟히기는 했지만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줍니다(디박은 제독을 상대로 5차전에서 15리바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95-96 시즌, 랄가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 역대 최고의 레이커스중 한명인 매직이 복귀를 선언합니다. 하지만 이미 닉 반엑셀이라는 능력있고 잘달리고 플레이메이킹 잘하는 포인트가드를 궃이 바꿀 필요가 없었던 랄가는 매직을 주로 파워포워드에서 썻죠 하지만 늦은 복귀로 인해서 매직은 얼마 뛰지도 못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훌륭히 때워주었죠 (근데도 14.7-5.7-6.9라는 스탯은 뭐지)디박은 전해 16.0점에 못미치는 12.9점에 8.6리바를 찍어주었지만 하킴의 3.6어시를 이은 3.3어시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플옵에서 올라주원한테 한마디로 안드로메다 관광 특행 열차 탑승하면서(3대 1이라는 성적에 디박은 9점 7.5리바 2.0어시찍었음;;;) GM이었던 제리 웨스트는 랄가 단시간에 최강자 중 한명 만들기 작전을 짜게 되죠... (뭐 물론 엘든 켐벨이 출장시간을 많이 잡아먹기도 했죠 ^.^;;)
3. 샬럿 호넷츠에서...
96-97 시즌이 시작되기 전, 랄가는 샬럿의 13번 픽으로 뽑힌 고딩 출신 슈팅가드 코비 브라이언트를 받고 디박을 트레이드해버립니다. 센터없이 농구할거냐?라고 욕을 먹을줄 알았던 랄가는 근데 FA에서 흑상어, MDE, 역대 4번째 센터가 될 샤크와 이미 구두계약이 되어있고 필라델피아의 고교 유망주였던 코비가 들어오면서 현재와 미래를 모두 건지는 무시무시한 오프시즌을 보냅니다. 하지만 틀드된 디박은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펄펄 뛰었죠 그러나 비지니스는 비지니스, 샬럿 첫해 팀내 어시 순위권인 3.7개를 찍어주면서 앤쏘니 메이슨(5.7개) 와 함께 패스로 상대방 짜증나게 만들수 있는, 이미 트레이드 되었던 알론조 모닝의 구멍을 훌륭하게 매꾸는 프런트 라인을 형성합니다. (게다가 디박은 이 시즌에 12블락을 찍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 하지만 1라운드에서 불스랑 만나기를 고대하면서 이를 팍팍 갈고 있던 닉스를 만나서 스윕당하죠... 다음 시즌, 디박은 무릎 연골 수술을 받으면서 18경기를 결장합니다. 하지만 64경기에서 28.2분 출장하면서 10.4점에 8.1리바를 꾸준히 기록해주었죠 게다가 레이커스를 상대로 한 12월 20일 경기에서는 17점 18리바를 찍어줍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더블 더블(11.4점 10.9리바, 3.4어시)를 기록하면서 애틀을 1라운드에서 물리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만 조던 마지막 가는길이라는 모티브가 있던 시카고에게 발렸죠...
4. 밀레니엄 킹스에서...
98-99 프리시즌에 프리에이전트가 된 디박은 당시 동네북(;;)중 하나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킹스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크리스 웨버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은근히 폭탄같지만 엄청나게 매력적인 파워포워드에 화이트 초콜렛, 제이슨 윌리엄스, 작전수행능력 만빵을 자랑하는 콜리슨 윌리엄스,화력은 그럭저럭 쓸만하던 버논 맥스웰, 그리고 유럽에서 나타난 페자 스토야코비치에 디박이라는 9년차 베테랑이자 훌륭한 코트 &락커룸 리더의 가세는 킹스의 미래가 어두운건 절대 아니라는 확신을 받게 했습니다. (게다가 모션 오펜스라는 무기를 들고온 아델만의 등장은 금상첨화였죠.)이 단축 시즌동안 디박은 14.3점에 10.0리바운드를 찍어주면서 킹스를 퍼시픽 디비젼 3등에 올려놓습니다. 99-00 시즌에는 29-30분 정도를 출장하면서 여전히 10점정도의 득점에 8개정도의 리바운드를 잡아주었습니다. 게다가 대 필라델피아전에서 14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센터인지 의심이 가는 스탯을 종종 보여주었죠.
00-01, 제이윌과 덕 크리스티가 이끄는 백코트에 페자- 웨버- 디박의 프런트 라인, 터지면 정말 환장할 정도로 엄청났던 바비잭슨과 기복은 있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히도에 웃긴 헤어스타일이지만 한터프했던 스캇 폴라드까지, 킹스는 모션 오펜스를 서서히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면서 55승을 거둡니다. 디박은 평균 12점에 8.3리바운드를 찍으면서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에도 나갔고요 하지만 이 시즌 레이커스는 한마디로 패왕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때도 참 지옥 같았던 서부 컨퍼런스 플옵을 모조리 스윕해버립니다.
01-02 시즌이 시작되자 화려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던 제이윌을 그리즐리스로 트레이드하면서 얻어온 사자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인 마이크 비비가 가세하자 킹스는 정말 무시무시한 팀이 되어버립니다. 이 시즌 킹스는 그냥 The greatest show on court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환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주고 적지적소에 터지는 클러치들을 보여주면서 61승, 서부 1위를 차지합니다.. 물론 페자랑 웨버의 사이는 좀 서먹서먹했지만 이건 다 디박이 아버지와 형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 케미도 정말 괜찮았죠 이 시즌 디박은 모션 오펜스 속공 상황에서 피니셔도 하고, 컨트롤 타워도 하고, 오펜시브 파울 제조기노릇도 하는등(플랍의 대명사였죠 )영리한 플레이를 해주면서 킹스의 골밑을 지켜주었습니다. 그리고 플옵....
(현 응원팀인 랄가한테는 미안한데 도너히 나와 이 !@#!@!#)
온갖 말도 안되는 뭣같은 콜들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를 2대 1로 리드하던 킹스는 4차전에서 거의 격투수준의 엄청난 혈전을 치루면서 99대 97로 리드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샼의 리바를 디박이 저 멀리 처버렸지만 그 공이 하필이면 호리에게 가면서 꽥 소리가 나올정도로 어이가 없는 버저를 맞으면서 동점이 되어버립니다... 그 다음경기에서 92대 91로 이겼지만 6차전에서 디박 6파울, 폴라드 6파울, 웨버 5파울, 대신 샼은 4파울이라는 차암 뭣같은 파울에 지면서 다시 3대3, 가장 중요했던 7차전에서는 진정으로 병진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파울 신공과 안드로 콜들을 보여준 심판들 덕분에 킹스는 6점차 통한의 패배를 당하고 맙니다...
다음 시즌, 비록 웨버가 23-10-5라는 평균을 찍어주고 디박은 꾸준히 10+를 전달해주면서 벤치맙들이 주전들이 쉴때 휘저어버리는 킹스의 정규시즌은 59승으로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플옵 2라운드에서 웨버의 뼈아픈 부상은 페자가 날아다녀도 때우기 힘들었고 결국 댈러스에게 패배하고 말았죠...더욱이 이 플옵이 최전성기 던컨 vs 전성기 웨버라는 3대 파포 본좌를 가릴수 있던 시리즈가 될수도 있었고 랄가가 없는만큼 킹스가 우승할수도 있었을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너무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죠
웨버가 부상으로 23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한 03-04시즌, 킹스는 인디애나에서 백인 빅맨을 데려옵니다. 근데 이 데려온 투박하게 생긴 브래드 밀러,(빵아저씨 ) 가 킹스 모션 오펜스에 기가 막히게 적응하면서 킹스의 고공행진을 이끕니다. 게다가 35살 먹은 노장 센터는 몸으로는 안되니까 별의별 치사한 수를 다 써가면서(대표적인 플랍...) 킹스의 골밑을 지킵니다.게다가 센터주제에 무려 평균 6.7어시를 기록해주었고 어시스트를 15+찍어준 날도 여러날 있었죠 (나중에 어시 숫자가 좀 저조하니 아델만이 어시가 떨어진다고 갈구었다는 뒷얘기가 )그러나 웨버의 복귀후 예전같이 저돌적인 모습이 적어진 킹스는 그만 엇박자가 나기 시작하면서 55승으로 서부 2위를 차지합니다. 플옵에서 더 이상 옛날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었던 디박은 다시한번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좌절을 맛보죠... (이번에는 더이상 외롭지가 않았던 늑대대장 KG에게..)
5. 캐리어의 마지막, 랄가에서 끝냈지만 킹스에서 영결되다
03-04 시즌이 끝나고 다시 프리에이전트가 된 디박은 친정팀인 랄가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비록 샼과 말론, 페이튼, 피셔가 모두 빠졌지만 새로운 코어인 코비와 옥돔, 버틀러를 중심으로 디박이 골밑을 지켜준다면 못해도 50승은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였지만 디박은 등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겨우 15경기를 출장합니다. 그리고 2005년, 7월 14일 은퇴를 발표하죠... 2009년 3월 31일, 킹스 팬들은(올드든 새로운 분들이시든..) 소중한 소식을 받게 됩니다.
21번이 이제 킹스 구단 내에서는 영구결번이 된것이었고 이 자리에는 밀레니엄 킹스의 주역인 웨버와 페자, 크리스티가 와서 축하해주었죠 디박은 현재 세르비아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단체를 운용하고 있고 You Can Too라는 50만명의 세르비아 망명자를 도와주는 인도주의 단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려 2.5밀이라는 큰 돈을 세르비아 망명자를 위해 투자했죠 ^.^) 비록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항상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를 해주었고 농구장 밖에서도 남을 위해 살줄 아는 멋진 사나이인 블라데 디박이었습니다.
(화질이 좀 않좋은것 죄송합니다 ^^;;;)
“We all get heavier as we get older because there's a lot more information in our heads”
"우리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무거워지죠, 왜냐하면 우리 머리에 더 많은 정보가 있잖아요"
-블라데 디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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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레이커스 매거진(?)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