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러셀은 백보드 상단 터치가 가능한가?
오프시즌의 이적시장의 뜨거운 분위기에는 맞지 않지만 뜬금 글 하나 날려보겠습니다. 작성의 편의상 평어체는 양해 바랍니다.
전설의 백보드 상단터치를 해낸 선수로 회자되는 선수 중에는 윌트 체임벌린과 그의 라이벌 빌러셀이 있다. 윌트의 이 전설은 그의 다른 수많은 전설과 함께 자주 이야기되지만 빌러셀의 백보드 상단터치는 의외로 그리 자주 이야기되지 않는 전설이다. 엄청난 신체능력과 사이즈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는 체임벌린이라면 당연 수긍이 갈지 몰라도 그런 전설이 잘 전해져 오지 않는 러셀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백보드 상단터치를 실제로 했다는 증언들을 들으면서 막연히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지만 이게 생각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근 10년간 드래프트의 신체측정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신체능력을 측정했지만 백보드 근처 높이까지 측정치가 나온 선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물론 드래프트 참가 선수 모두가 측정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면 러셀이 정말 백보드 상단터치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몇 가지 가정을(혹은 억지)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자.
신체사이즈
러셀은 보통 6-9 혹은 6-10의 신장으로 표기된다. 당시의 평균적인 센터신장으로 요즘으로 치자면 언더사이즈 센터이다. 당시 자신의 프로필 신장은 선수가 부르는데로(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표기했는데 러셀의 신장은 보통 6-9 1/2 정도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당시 드래프트에서 따로 신장을 쟀던 것도 아니고 그냥 의사를 통해 신발을 신지 않고 측정한 신장이라면. 실제로 윌트의 7-1의 신장은 신발을 신지않고 자신의 주치의가 측정한 신장이다.(정확히는 7-1하고도 소수점이 약간 넘어간다.)
그렇다면 러셀의 신장을 요즘처럼 신발신은 신장으로 환산해보면 6-10 3/4가 된다. 보통 6-11인치로 표기되는 신장이다. 그렇게 큰 신장을 아니지만 크게 언더사이즈도 아닌 신장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주제는 백보드 상단터치이기 때문에 신장이 중요한게 아니라 중요한건 스탠딩 리치이다.(신장 이야기는 나중에 써먹기로 하고)
이 사진은 유명한 윌트와 러셀의 대결 사진인데 이 사진을 보고 그다지 언급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사진을 처음 봤을 때 개인적인 느낌은 '둘이 스탠딩 리치는 거의 똑같은거 아냐?'라는 느낌이었다. 러셀이 윌트에게 신장에서는 많이 밀려도 팔이 더 길어서 스탠딩 리치가 비슷하다면 충분히 싸워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팔이 긴 선수라면 6-9의 신장이라도 7-1의 신장을 가진 선수와 스탠딩리치가 같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윌트 역시 신장 대비 팔이 굉장히 긴선수라는데 있다. 윌트의 스탠딩 리치는 9-6 3/4로 알려져있는데 요즘 처럼 신발신은 스탠딩 리치라면 9-8인치가 된다. 참고로 같은 7-1인 타이슨 챈들러의 스탠딩 리치가 9-2정도이다. 7-6인 야오밍의 스탠딩 리치가 9-7, 하승진의 라이벌 7-5인 포드콜진의 스탠딩 리치가 9-8이다.
그런데 솔직히 사진가지고 러셀과 윌트의 스탠딩 리치가 같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본 일화를 보면 랄프 샘슨과 빌러셀이 같이 팔을 위로 뻗었는데 둘의 스탠딩 리치가 거의 같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랄프 샘슨의 스탠딩 리치는 의견이 여러가지지만(9-8, 9-11 등등) 그의 신장이 7-4인 것을 감안할때 9-8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 사이트에서 빌러셀의 스탠딩 리치나 윙스팬 이야기가 나올때 그의 팔길이는 윌트보다 더 길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우리는 보통 윌트의 전설을 이야기할 때 그 중 하나로 그의 엄청난 팔길이를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충격과 공포는 여기 있었다.
다만 조금 어색한 문제가 있는데 6-9의 신장을 가진 선수의 스탠딩 리치가 9-8? 이런 선수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니 위에서 언급했던 신장이야기로 돌아가서 6-11의 신장을 가진 선수의 스탠딩 리치가 9-8이었던 걸로 간주하자.
이게 너무 억지스럽다면 6-9의 신장인 드와잇 하워드의 스탠딩 리치가 9-3 1/2이었다.(드래프트 당시 하워드의 신발신지 않은 신장측정치는 6-9였다.) 러셀은 하워드보다 1/2인치 크니 스탠딩 리치를 9-4정도로 보자.
결과적으로 러셀의 스탠딩 리치는 넓게 범위를 넓게 잡아서 9-4에서 9-8까지.
운동능력
위의 스탠딩 리치를 가정삼아서 그가 백보드 상단에 터치(13ft)를 하려면 40인치에서 44인치의 점프력이 필요하다. 워낙 괴물같은 인간들이 많은 NBA니 저런 점프력이 안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근 10년간 드래프트에서 빅맨치고 최대 점프력을 40인치이상 찍은 인간은 한명도 없었다는 거다. 드와잇 하워드 조차 드래프트에서 최상단 터치 기록이 12-3이었다.(이후 신장이 좀 더 자란 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12-6을 찍었다.) 물론 이조차도 한 해 드래프트에서 거의 최고수준의 기록이다. 최고의 운동능력을 지닌 빅맨들조차 13ft를 찍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빌러셀의 운동능력에 대한 일화가 많이 있었던가?
몸풀고 계신 윌트옹
그럼 여기서 다시 당연히 백보드 상단을 찍으리라 여겨지는 윌트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우리가 윌트의 믿을 수 없는 전설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히 증언 때문만이 아니라 그의 육상선수 시절 공식적으로 남아있는 기록들 때문이다. 윌트는 대학시절 빅8 높이뛰기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그의 육상 높이뛰기 대회의 기록은 6-6이었고 440야드(402m) 달리기 대회에서 기록은 49초였다.(대학때 기록은 모른다.) 이런 그의 육상시절 기록이 자주 회자되면서 그의 괴물같은 운동능력에 대한 일화를 뒷받침 해준다.
그런데 이런 윌트의 이야기는 자주 회자되면서 정작 언급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빌러셀도 대학때 육상선수를 겸했었다는 것이다. 러셀은 56년 육상대회에 나와서 440야드를 49.6에 끊었고 한해동안 3개의 높이뛰기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때 높이뛰기 기록은 6-9(6-9 1/4). 56년 당시 모든 육상대회에서 나왔던 기록 중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러셀은 6-9까지 성공시키고 6-10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었다. 6-10에 도전했을 때 단지 신발이 벗겨졌을 뿐이다. 당시 이러다 세계신기록을 갱신하는거 아니냐는 분위기까지 갔었던가 보다. 그래서 세계신기록을 깰뻔한 사나이라고 하기도 한다고 한다. 단지 신발이 알아서 적절하게 막아주었을 뿐......
우리는 윌트의 충격적인 운동능력에 대한 전설들을 많이 들었지만 진정한 충격과 공포는 여기 있었다.
당시 러셀이 14피트까지 점프해서 손이 닿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백보드 위에 측정하는 자를 대놓은 것도 아니고 그냥 백보드 위로도 손이 많이 올라갔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한 이야기인데..... 물론 그래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러셀의 육상 전설을 들으면 어째 믿고 싶어진다.
러셀의 백보드 상단 터치에 대해서는 증언하는 동시대 사람들이 몇몇 있는데 그들이 거짓말 한 것이 아니라면 진실일 것이다. 그런데 진실일 것 같다. 그의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가늠해보면....
대신 쿠션을 위하여 두꺼운 양말을 몇 겹씩 겹쳐 신었다고 합니다.
네. 스포츠양말을 2개이상 신는건 알고 있지만, 그건 오늘날의 선수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정말 저 사진 하나만으로도 요즘 세대들의 저평가를 사그라들게 할 수 있겠네요
이분은 왜 공중부양하고 계시나요
아앜
정말 조던 월트 카림 러셀 샼 어빙은 전성기 시절로 데려다놓고 3:3붙여보고싶네요
매직이야 월트한테 막혔다니까...
윗 사진에서 슛 하는 선수...혹시 압둘 자바인가요?
네 자바 맞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근데 자바도 저런 머리스타일(마이크 머리? 닥터제이 머리? 아프로스타일?) 할때가 있었군요.
저는 처음에 월트옹이 잔디 바닥에 서 있는 사진인줄 알고, "사진이 참 묘하네"라고 생각했더랍니다
이소룡의 사망유희에서 자바의 헤어스타일을 볼 수 있죠.
운동능력이 다 떨어진 윌트옹이 한창때 자바의 스카이 훅슛을 블록하는 장면이로군요...
오오 이것은 예전 매냐에서 상당한 화재를 불럿던 백보드상단터치!! 러셀옹이 운동능력 대단하단것은 알고잇엇는데 저정도일줄은 몰랏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