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쓰는 미네소타에서의 다르코(동영상 첨부&꽤 긴 글입니다.)
지난 번에 다시 한번 쓰는 미네를 써봤다면,
그저께쯤에 매니아 게시판에 다르코 관련 글을 보고, 제가 올 시즌 본 미네 경기들에서의 다르코의 모습을 그냥 개인적인 관점에서 써보겠습니다.
사실 전 다르코의 안티였습니다. 무척 싫어하던 선수였죠. 과대평가되었다는 사실에 무척 공감했구요. 제가 다르코 관련 글을 근래 많이 쓰지만 결코 좋아하던 선수는 절대 아니였습니다.
사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다르코는 늘 이야기하지만 그는 유럽 빅리그들인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그리스, 러시아같은 곳에서 1~2년정도 경험을 쌓고 혹은 유로리그나 당시 ULEB CUP(지금은 유로컵)같은 곳에서 경험을 쌓고 리그 입성을 했어야 합니다. 물론 당시 파우 가솔과 덕 노비츠키에 고무된 스카우터들이 유럽에서 과대평가가 난무하던 시기였지만
본인이 그것에 구애받지 않았다면 말이죠. 예전 슈케르님 말씀처럼 다르코는 마인드가 강한 선수가 아니였던 것도 제 생각에는 그 어린 10대 나이에 유럽에서 좀 더 경쟁적인 리그였던 유럽 빅리그를 거쳐갔다면 약간은 개선되었으리라 아직도 생각합니다.
물론 2003년 드래프트 당시 다르코의 가정환경도 많은 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NBA 드래프트에 나오는데 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입니다. 세르비아 리그에서는 큰 돈을 벌 수가 없었죠. 아무리 소속팀인 헤모팜에서 다르코에게 가정환경적으로 금전적인 도움을 줘도 말입니다.
참고로 다르코 밀리시치는 어린 나이에 내전으로 경찰 공무원이였던 아버지가 내전으로 인해 세르비아 민병대에 끌려가고 이미 세르비아는 당시에 나토군의 폭격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습니다. 이건 미국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흑인 빈민가 애들이상으로 더 끔찍한 환경입니다. 다르코가 10대 초반때 이미 세르비아는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말 그대로 농구하다가 폭격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거든요..
어려서부터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게 된 다르코는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어했습니다.
그는 NBA에서 수많은 시련을 겪게 되죠. 디트로이트를 거쳐 올랜도에서 조금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는가 싶더니만, 사실 돈문제등의 여러 문제가 겹쳐 멤피스로 향하게 되고, 멤피스에서도 한때 마르크 가솔을 제치고 주전으로 나올 정도로 역시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안타깝게 한창 올라갈 시기에 부상으로 또다시 시련을 겪게 되고,
다시 뉴욕으로 트레이드되었습니다. 뉴욕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nba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라는 말까지 하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 유럽으로 돌아가겠다는 발언까지 하게 됩니다. 변명쟁이, 최악의 2픽, 약해빠진 마인드를 가진 소유자, nba 드래프트 역사상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라는 평가까지 받으면서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됩니다.
사실 저도 이때 다르코의 NBA 커리어는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네에서도 그동안과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칸과 램비스는 정말 몇몇 미네 팬분들의 말대로 과도하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다르코 밀리시치를 살펴줬습니다. 칸은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그리고 램비스는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라고 할까요? 그러면서 자신들이 다르코에게 한 약속-즉 출장시간을 보장해주겠다라는 약속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제가 다르코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도 바로 이 시점입니다.
그리고 그에 감명을 먹은 다르코 밀리시치는 그에 대한 보답정도의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미네소타와 충분히 재계약할 수 있다라는 발언까지 하면서 미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고, 커트 램비스는 세르비아까지 날아가서 다르코 밀리시치와 재계약 이야기까지 하게 되는 상황까지 만들게 된 겁니다.
과연 다르코 밀리시치가 도대체 미네소타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쳤길래 그랬을까요? 미네소타에서 다르코는 26경기에서 평균 8.3득점, 5.6리바운드, 스타팅으로 나와서는 평균 9.8득점, 5.7리바운드, 2.1어시스트, 1.2블록,
그리고 4월에는 평균 11.0득점, 5.3리바운드, 2.6어시스트, 1.6블록이라는 준수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단 동영상을 밑에 6개 정도 링크시켜놓겠습니다. 먼저 이 동영상에 나오는 경기 스탯을 살펴보면
파우 가솔-앤드류 바이넘등이 있던 랄과의 2경기에서 3월 19일 원정 경기에서 다르코는 29분을 뛰면서 16득점(2점 8-12), 12리바운드(5오펜), 3어시스트, 1블록(팀은 104-96 패배)을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했고, 4월 9일 펼쳐진 타겟 센터에서의 랄 경기에서는 39분을 뛰면서 13득점(5-11, 자유투 3/5), 9리바운드(4오펜), 3블록,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며(팀은 97-88 패배)활약했고,
올랜도와의 3월 26일 경기에서는 리그 최강 빅맨 수비수 중 하나인 드와이트 하워드와 좋은 백업 고탓등과의 매치업(올랜도 팬이신 Jack7님과 챗방에서 다르코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에서 31분간 14득점, 5리바운드(1오펜), 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한 경기입니다.(올랜도의 106-97이였지만 2쿼터까지는 정말 비등비등하게 갔습니다.)
또하나는 마이애미와의 4월 3일 경기는 다르코가 2쿼터에 턱을 맞아 부상으로 나갔지만 13분간 10득점(2점 5-8), 2리바운드, 3블록, 1스틸을 기록한 경기입니다.(팀은 97-84 패배)
마지막으로 새크와의 3/31일 경기는 다르코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경기로서 37분간 15득점(2점 7-10, 자유투 1/3), 10리바운드(2오펜), 4블록,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함으로써 팀의 108-99 승리를 이끄는 경기입니다.
자 이 동영상을 다 보셨습니까?(다 보신 분들은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다르코의 기량이 과거에 비해 좀 원숙해졌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전 대단히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나마 기회를 주면서 커리어가 풀리려고 했던 3~4년전의 올랜도때에 비해서도 전 지금 이 미네소타에서의 모습이 훨씬 낙관적입니다. 올랜도 시절은 공,수에서 곧잘 하면서도 사실 뭔가 잔뜩 보여주려고 힘이 들어간 "젊은이의 강한 의욕."스러운 모습이라면
지금은 뭔가 여유로워 보이고, 코트를 좀 더 넓게 보면서 팀원들과 녹아들려는 "생각하는 농구."를 하는 모습이 저 개인적인 생각(순전히 저만의 생각입니다.)이지만 더 많이 보입니다.( 물론 사생활적인 면을 보자면 결혼도 하면서 가정을 갖게 된 면도 있습니다만)유럽 빅맨들의 장점인 BQ 능력도 이 미네소타에 와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 같구요. 무엇보다 트라이앵글을 쓰는 랄 출신의 램비스가 파우 가솔같이 다르코 밀리시치를 쓰려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가솔급은 당연히 아니고, 스타일이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 제대로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7풋이라는 출중한 하드웨어를 쓸 줄 알며, 또한 자신이 왼손잡이라는 특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무엇보다 미네소타에서 확실하게 자신을 밀어주는 자신감때문인지양손 훅샷으로 드와이트 하워드나 파우 가솔같은(이 경기들을 혹여 보신 레이커스 팬분들이나 올랜도 팬분들은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분명 부족한데 다르코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는 걸 말이죠.)
리그 최강 빅맨들을 만나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칩니다. 그리고 신장을 이용한 블록이나 스틸이나 오펜스 파울유도 능력같은 수비 센스도 이 팀에 와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구요.
사실 여전히 이 선수는 많이 부족한 모습이 보입니다. 솔직히 이 선수가 어떤 스탯을 찍든지 전 크게 생각안합니다. 과연 미네의 고질적 문제였던 빅맨의 높이를 해결하는 데 다르코가 좋은 스탯도 좋지만, 스탯 외에 진짜 경기장에서 제대로 보여주면서 미네의 전력에 큰 도움을 주느냐.이게 전 미네가 정말 다르코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전 봅니다.
만약 미네와 재계약을 이번 오프시즌 한다면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보고, 만약 이번에 미네가 스윙맨을 뽑고, 미네와 워크아웃을 한다는 유로스 트립코비치같은 같은 조국의 슈터(개인적으로 이건 과거 멤피스가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를 데려와서 파우 가솔의 마음을 붙잡으려고 한 것같은 필이 납니다. 만약 트립코비치를 미네에서 계약을 하려고 한다면 말이죠.)가
미네 로스터에 합류한다면 다르코의 롤은 더욱 더 늘어날 겁니다.(사실 유럽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차선책도 있어서 불안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 여러 정황만 놓고 본다면 거의 8~90프로는 재계약이 확실하다고 봅니다. 미네소타와.)
과연 이 선수가 비상할 수 있을까요? 사실 아직 반신반의하는 의견도 있고, 저도 엄밀히 따져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선수가 다음 시즌에 승패를 떠나 리빌딩중인 미네소타 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놓는데 도움을 준다면 개인적으로 과대평가된 선수. 변명쟁이, 약한 마인드의 소유자, 거짓말쟁이 발언으로서 최악의 오명을 뒤집어쓴, 그리고 최악의 2번 픽이라는 평가를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이 선수가 다음 시즌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다면 그것은 또하나의 NBA를 보는 재미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금 더 과장 좀 보태보자면 가넷 이후 또하나의 골밑의 7풋 늑대 지킴이가 되줬으면 하는 자그마한 소망도 있습니다.
* pnics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0-06-14 08:58)
의외로 패스를 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