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gif주의) UCLA vs 워싱턴, 론조 볼 vs 마켈 펄츠 감상
요즘에는 유망주 확인하려고 NCAA 경기를 종종 챙겨보고 있습니다. 마침 어제 UCLA vs 워싱턴전이 있었기에 오늘 봤습니다. 제가 주목한 두 명의 유망주는 말할 것도 없이 론조 볼과 마켈 펄츠였죠. 그래서 오늘은 그 둘의 맞대결에 관해 적어볼까 합니다.
일단 대학 전술은 잘 모르기도 하고 경기 자체를 두 사람만 계속 지켜보느라 전반적인 두 팀의 경기력이 어땠는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점수차가 꽤 나서 가비지 스탯일까 걱정했는데 UCLA가 마지막 2분 전까지는 주전을 계속 기용했기에 다행이었습니다. 일단 짤 잔뜩 만들어왔으니까 시간 순서대로 보고 끝에서 총평 하도록 하죠.
시작은 론조 볼에게 먼저 1점입니다. 마켈 펄츠의 픽앤롤 상황인데 픽에 걸리지 않고 빠져 나와 6-6의 사이즈를 사용한 블락 후 속공으로 전환하죠. 볼의 저 사이즈는 프로에 와서도 큰 무기가 될 겁니다. 속공 마무리가 살짝 불안했지만 암튼 성공.
그럼 이제 펄츠의 픽앤롤 수비를 봐야겠죠. 픽 걸린 상황에서 위로 타고 갈지 아래로 타고 갈지 판단이 빠르고 마크맨을 잘 안 놓칩니다. 아래는 위의 클립과 이어지는 상황. 상대가 픽을 제대로 못 걸기도 했지만 역시 픽에 잘 안 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펄츠의 자유투 미스를 볼이 바로 속공으로 연결하는 장면입니다. 아무리 패스센스가 좋다고 해도 이건 그 수준을 넘었어요.. 저 슛이 실패해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패스 한 방에 풀코트 오픈 삼점을 만든 볼의 시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얼리 오펜스를 막는 론조 볼의 수비 능력입니다. 보면 왼쪽은 내주고 오른쪽을 막으면서 유리한 길목을 막는 수비를 합니다. 그 뒤 공을 긁어내 깔끔하게 스틸하는 영리한 수비였죠.
펄츠의 픽앤롤 게임. 픽을 타고 들어간 뒤 패스는 나쁘진 않았지만 위크사이드에도 오픈이 났었어요. (손 든 선수) 오른쪽도 나쁜 찬스는 아니라서 시야가 좁다고 말하기는 너무하지만 볼 만큼의 시야는 아닌 것도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펄츠의 캐치 앤 슛. 잡고 깔끔하게 올라간 투 모션 슛입니다. 전반적으로 딱히 깔데가 없는 무난한 슛폼입니다. 그러나 범위는 NBA의 3점 라인 안쪽이네요.
어제도 올라왔던 소문의 론조 볼 슛폼. 일단 저 폼으로 레인지도 길고 3점 성공률도 42%를 넘습니다. NBA에 와도 오픈 슛을 던져넣는데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볼이 사이즈가 작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펄츠의 드리블 풀업. 펄츠는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으로도 드리블 풀업을 능숙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 슛도 NBA 3점 라인 안쪽이기는 합니다.
펄츠의 돌파 & 패스. 코너에서 시작해 폭발적인 퍼스트 스텝으로 베이스라인을 타고 들어가 수비 세명을 달고 더블 클러치 패스를 골밑의 빅맨에게 주지만 턴오버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턴오버지만 저 빅맨의 노마크 덩크 찬스를 만든 펄츠의 공격 영향력이 대단했던 장면입니다.
이번엔 다시 볼의 경기. 아까도 말했지만 볼의 6-6 사이즈는 포가 수비수로서 위력적입니다. 볼은 켄터키의 디애런 폭스처럼 강한 압박 수비를 하기보단 긴 리치를 이용해 공간을 잡아먹는 수비를 하는데 이 클립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펄츠 드리블 풀업 하나 더. 이것도 대학 3점 라인이지만 역시 동작이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럽습니다. 볼은 좀 억울할 수 있는게 워싱턴 빅맨의 스크린이 약간 무빙스크린끼가 있어서 위로 타고 가려다 다시 아래로 돌아나와서 샷을 컨테스트 해야했습니다.
공간을 잡아먹는 볼의 수비 하나 더. 저 45도 지역에서 약 3명에게 수비 영향을 주고 있으며 결국에는 공을 인터셉트합니다. 터치 아웃이라 스틸은 불리지 않았지만 좋은 수비.
펄츠의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 돌파. 볼을 제치는데는 성공했으나 2선 수비수에게 공을 뺏기고 맙니다. 펄츠는 이 경기에서는 오른쪽 돌파보다 왼쪽 돌파가 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돌파만 봐도 코너에서 오른쪽 돌파를 통해 베이스 라인을 타고 빅맨에게 쉬운 패스를 줬습니다. 워싱턴(#41)을 막고 있던 UCLA(#14)가 펄츠에게 더블팀을 갈 수밖에 없었고 그게 이지 찬스로 이어졌어요. 아까의 클립에서 턴오버가 없었다면 나왔을 장면이라고 할 수 있고 펄츠의 공격영향력을 보여줍니다.
돌파는 론조 볼도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이런 것도 할 수 있습니다 론조 볼은. 기습적인 컷인을 덩크로 끝내는데 볼의 BQ도 빛나지만 사이즈와 운동능력도 대단하단 것을 보여줍니다.
이번엔 펄츠의 1:1 아이솔레이션 풀업. 이젠 뭐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럽습니다.
펄츠의 1:1 아이솔레이션 돌파. 역시 퍼스트 스텝이 좋아 돌파 자체는 성공하지만 2선 수비수에게 당합니다. 왼쪽 돌파를 해놓고 오른쪽으로 마무리 하려다 당하는 경향은 작년의 벤 시몬스와 비슷합니다.
왜냐면 오른쪽으로 돌파하면 이렇게 잘하기 때문입니다. 픽 하나 받고 4명을 제끼고 슛을 넣었습니다. 웨이드의 전매특허 스플릿 더 디펜스인데 이건 굉장한 수준의 볼핸들링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골밑 마무리 시 체공력과 더블 클러치는 이 선수의 운동능력을 보여줍니다.
마켈 펄츠
무지막지한 덩크를 찍어대는 하이플라이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운동능력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순간 가속이나 더블 클러치, 수비 달고 뛰는 터프샷 등을 보면 최상급의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 무지막지한 돌파력 때문에 픽앤롤 게임에 강점을 보입니다.
일단 공을 많이 소유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볼호그는 아니고 팀원들이 워낙 못해서인 듯 합니다. 슛은 이미 완성형이지만 NBA 수준으로 레인지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수비는 강점까진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수비수이며 NBA에서는 더 나아질 수도 있습니다.
점수차가 워낙 나서 그렇기도 했지만 약간 맹한 상태로 뛰는 감이 있는데 이게 투지가 없는건지 원래 성격이 로이나 티맥 타입인건지 모르겠습니다. 뭐 플레이 자체가 게으르진 않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해설의 말에 따르면 평소에 전반전은 자제하다가 후반전부터 폭발한다고 합니다. 본인 스스로 전반에는 힘을 아끼는 듯. 왜냐면 이 경기도 막판 2분 빼고 휴식 없이 내내 출장했거든요. 또한 해설이 굉장히 펄츠를 좋아하는데 자기가 대학 농구 중계한 이래 펄츠처럼 이렇게 '대학 농구 너무 쉬워'하는 느낌을 준 가장 최근의 선수가 듀란트였다고 합니다. 펄츠=듀란트라는건 아니지만 저도 펄츠가 굉장히 완성형 플레이어란 느낌은 듭니다.
전반적으로 NBA에서 성공하지 못할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아직 NBA 거리가 아닌 3점슛과 조금 부족한 왼손 돌파 뿐인데 이것도 약점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정도입니다. 딱히 셀틱스 뿐만 아니라 어느 팀이라도 1픽을 가지면 펄츠를 지명할 것입니다.
컴패리즌 : (부상 없는) 브랜든 로이
론조 볼
일단 경기 자체는 볼이 펄츠보다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볼은 시즌 평균 이상의 득점을 올렸으며 모든 면에서 좋은 활약과 함께 팀도 대승을 했죠.
그러나 이 경기로 펄츠와 볼의 평가가 뒤바뀔 정도인가? 아니 그건 아닙니다.
볼의 강점은 패싱입니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도 않으면서 굉장한 시야로 빈 팀원을 찾죠. 또한 3점슛도 (의외로) 볼의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오픈 3점은 NBA에서도 잘 넣어줄 것입니다. 그러나 샷 크리에이팅이 볼은 부족합니다. 슛폼 또한 샷 크리에이팅에 불리한데 이 슛폼은 교정이 불가능 할 것입니다. 그냥 볼은 이대로 살면서 릴리즈를 더 빠르게 하든지 하면 될 겁니다. 슛폼이 이상하다고 꼭 나쁜 슈터인 것은 아니니까요.
제가 꼽는 볼의 단점 아닌 단점은 림어택 비중이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하프코트에서는 돌파를 별로 하지 않으며 돌파를 하더라도 킥아웃 패스를 노리지 직접 득점을 하진 않습니다. 이것이 팀 전체의 볼 무브먼트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1옵션 스타로서 좋은 태도냐 하면 고개가 갸우뚱 합니다.
수비는 펄츠보다 나을 것입니다. 미래에도 수비수로서의 최고 실링은 볼이 더 높을테죠. 그러나 또 다른 경쟁자인 조쉬 잭슨보다 뛰어난 수비수가 될 것인가? 글쎄 그렇진 않을 것 같군요... 컴패리즌인 키드와는 사이즈, 시야 등이 닮았지만 볼은 3점이 있고 키드는 포스트업이 있다는게 차이입니다.
컴패리즌 : 제이슨 키드, 루비오 3점슛
양질의글이네요. 닥치고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