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수비 후 수비로테이션에서 겟투(Get Two)의 중요성과 스몰라인업에 대한 수비
리그에서 윙맨들의 도움수비를 가장 활성화하는 팀 중 하나로 샬럿이 꼽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스와밍 디펜스(Swarming Defense), 즉 벌떼 수비로 명명되는데 윙맨들의 도움수비 기여가 높다 보니, 부족한 빅맨들의 림프로텍팅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골밑 수비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카민스키, 코디 젤러 등의 빅맨들보다 윙맨 바툼의 리바운드가 많은데, 이 역시 윙맨들의 페인트 존 수비 가담이 높으며 나타난 효과로 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리바운드 장악이 떨어지는 빅맨진에도 불구하고, 샬럿의 지난 시즌 수비리바운드율은 리그 전체 1위. 올시즌도 해당 부분 1~2위를 오가고 있다. 샬럿의 수비리바운드 강점은 전적으로 이 스와밍 디펜스의 효과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반대로 팀 디펜스의 영향을 받을 수 없는 오펜스리바운드는 리그 최하위급을 기록 중이다(지난 시즌 29위, 올시즌 26위).
샬럿 윙맨들의 빡센 도움수비의 효과는 한 가지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하는데, 이 결과는 다시 두 가지로 양분되는 파생효과를 갖는다. 일단 샬럿은 올시즌 리그에서 네번째로 많은 3점슛 시도를 상대로부터 받는 팀이다(http://stats.nba.com/teams/defense-dash-3pt/#!?sort=FREQ_WHOLE_NUM&dir=1). 그 바로 위에 멤피스와 밀워키 등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1) 페인트존 도움수비의 밀도와 운동량이 탁월하다는 것, 2) 그리하여 윙맨들의 리바운드 기여가 높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상대 가드진들이 돌파를 해올 때 달라붙는 도움수비로 인해 페인트 존 공간이 죽으며 자연스레 외곽슛이 강제되고, 페인트존 내 박스아웃은 안정감을 찾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관련하여 멤피스의 도움수비 로테이션 영상은 /g2/bbs/board.php?bo_table=multimedia&wr_id=557193).
이러한 수비의 기본 모토를 '3점슛 강제'로 이해해 보자. 이 3점슛 강제가 상대에게 3점슛 폭격을 맞는 일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빠른 수비로테이션이 되면 상대 공격진의 숨쉴 공간이 사라지며 조급한 3점 슛셀력션으로 이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수비 자체가 붕괴하기 좋은 리스크가 따른다. 관련하여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보기로 하자(영상의 출처는 http://bballbreakdown.com/2016/12/16/the-charlotte-hornets-swarming-defense/).
https://www.youtube.com/watch?v=qoF61_IWqMc&feature=youtu.be
위 영상을 간략히 해설하면 이렇다. 1) 디트로이트에서 2대2 픽앤롤을 전개한다, 2) 이때 림으로 롤링하는 드러먼드를 코너 쪽의 켐바 워커가 가로막으며 핸들러에게 쏠린 수비 공백을 최소화한다, 3) 워커의 도움수비는 다시 워커 마크맨의 코너 3점 오픈 찬스를 만드는데, 이를 억제하기 위해 45도 인근에서 수비하던 길크리스트(백넘버 14번)가 코너 3점슈터와 본인 마크맨 사이를 '겟 투'(Get Two) 형태, 즉 두 명의 공격수를 지역방어 형태로 동시에 커버한다.
위 영상에서 코너 3점슛은 에어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슈터가 3점슛을 던지지 말고, 길크리스의 원래 마크맨 쪽(탑)으로 볼 빼는 것은 어땠을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미 워커는 킥아웃 패스가 나가는 과정에서 몸을 탑 쪽으로 이동시키며 수비로테이션 가담을 하려 했다. 탑으로 볼이 되돌아 나왔다면, 아마 샷클락에 쫓기며 처음부터 공격세팅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을 것이다. 패스동선이 읽힌 상태에서 킥아웃된 패스는 죽은 볼에 가까워졌고, 3점슛은 수비팀에 의해 '강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결과를 최근 휴스턴과 마이애미의 경기에서 볼 수 있다. 길크리스트의 역할이 하든에게 부여되었는데, 하든이 겟 투에 참여하지 못하며 코너 와이드오픈 찬스를 헌납하는 상황이다.
이론적으로 하면, 타일로 존슨의 코너 3점슛은 브루어가 아니라 하든이 컨테스트해야 한다. 상황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1) 드라기치와 화이트사이드의 픽앤롤이 전개된다, 2) 화이트사이드가 롤링을 하자 윙디펜더 브루어가 도움수비를 오며 화이트사이드를 감싼다. 3) 이때 코너와 탑의 두 공격수를 하든이 45도에서 겟 투하며 킥아웃 패스를 따라잡는 수비를 해야 한다, 4) 그런데 결과는 하든이 겟 투에 참여하지 않으며 코너 와이드오픈 3점 헌납.
다른 글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스몰라인업-3점 농구를 제어하는 방법은 3점을 못 던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3점을 강제하는 것'이다(볼 전개를 외곽에서 겉돌도록 푸쉬하는 것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65260). 가드 전성시대에 페인트존에 공격공간을 헌납하는 것은 상대 돌파뿐 아니라 외곽 오픈까지 유발하는 자해행위에 가깝다. 대체로 스몰라인업 기반 수비 전술들 역시 높은 수비에너지레벨에 기반해 가드 공격수의 페인트 존 진입을 차단하는 패턴을 지향한다.
관련해서 클리블랜드가 빅맨진의 강한 헤지 디펜스로 파이널 6~7차전의 고효율 수비농구를 펼친 이유를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혹은 크리스마스 매치에서 듀란트의 하이픽앤롤이 논란이 되었던 이유 역시 연동하여 고려할 수 있다. 볼의 페인트존 침투를 강한 협력수비로 억제하면서 드레이먼드 그린의 패스가 줄줄이 차단되자 남는 것은 에이스의 하이팩앤롤 혹은 아이솔레이션(크리스마스 매치에서 그린은 4쿼터에만 3실책). 이미 지난 시즌 플옵에서 워리어스의 패싱게임이 차단되며 커리가 외곽에서부터 빅맨을 상대로 하는 미스매치 아이솔레이션을 펼쳐야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워리어스 빅맨진들이 패싱게임에는 능하나 페인트존 공략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볼전개가 단조로워졌고, 그에 따라 상대 수비 전술 역시 단순해졌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모션 오펜스라고 통칭되면서도 스퍼즈 빅맨들의 볼터치 위치에 비해 워리어스 빅맨들의 볼터치 위치는 훨씬 더 외곽으로 향해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러므로 볼은 컷인이 없는 한 계속 외곽으로 돈다). 이는 전형적인 스몰라인업 팀인 클블이나 휴스턴도 다르지 않다.
내 기억이 맞다면, 썬더의 도노반 감독은 플옵 중간인가, 그 이후에 이런 류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선수들에게 수비전술을 최대한 단순화해서 지도하니 그때 따라오더라.' 수비로테이션에서 로버슨 등의 탑클래스 디펜더가 패싱레인을 자르고, 듀란트-이바카 등이 헬핑 블럭을 공세적으로 가다 보니 의외로 스몰라인업 3점 농구가 단조로운 공격패턴에 얽메이는 경향을 보였다. 올시즌 썬더는 듀란트의 자리에 그랜트가 들어와 고효율의 헬핑블럭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팀이 3점 농구를 극대화한 휴스턴을 상대로 완성된 클러치 타임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위의 두번째 영상처럼 이러한 하이리스크 수비는 그 역효과를 맞기에도 충분하다. 매끄러운 도움수비 로테이션으로 상대 슈터들을 압박하면 슛리듬이 붕괴하며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작은 실수는 큰 위험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래서 첫 영상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윙맨 수비수의 겟 투 참여는 절대적이다.
재차 언급했듯, 수비로테이션을 잘 지켜내기만 한다면, 오히려 볼 전개가 극도로 단조로워지는 것이 스몰라인업 3점 농구의 특징이기도 하다. 요약하면 이렇다. 볼을 최대한 외곽으로 겉돌게 하라. 윙맨 수비수의 도움수비와 겟 투 지역방어 설정으로 슈터의 슛리듬이 쫓기도록 하라. 페인트존으로 인앤아웃되지 않는 3점 농구는 언제나 죽은 샷셀력션에 직면하게 되어 있다. 플옵은 에너지레벨과 수비집중력을 고도화하며 이 하이리스크 수비를 하이리턴 수비로 전환시켜 줄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플옵의 다크호스나 우승팀 역시 이러한 디펜스 전술을 얼마나 소화했느냐, 혹은 이 전술 경향들에 대처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나타나지 않을까.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썬더의 도너반 감독의 언급이 있으셔서 먼저 그 부분에 대해 한 말씀 드리자면
지난 시즌 썬더는 허접한 수비 로테이션으로 리그초반부터 정규시즌이 끝날때까지 4쿼터에 역전패를 많이 당했었습니다.
에너지 레벨을 올리지 못한 경기에서는 여지없이 수비에서 뻥뻥 뚫리며 수없이 많은 3점슛을 헌납했었죠.
당시 썬더 해외 포럼에서나 여타 블로그 들에서 가장 많이 언급이 되었던 부분은 선수들이 기본적인 동선 자체가 약속되어있지 않는듯 움직인다는 비판이었습니다. 물론 감독이 수비동선이나 순간적인 로테이션 부분을 연습을 하지 않았을리 만무하지만 그만큼 로테이션이 엉망이었다는 말이었죠.
도너반 감독은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수비수의 동선을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해주고 선수들에게 몇가지만 주문해서 수비가 한결 나아졌죠. 물론 플옵에 들어서 전체적인 팀 에너지 레벨을 올려서 생긴 (+)를 간과할 순 없겠지만 상대 픽 플레이와 그 이후 균열상황에서 로테이션의 정비는 분명 정규시즌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정규시즌 내내 허접한 2:2 대응과 로테이션의 허접함은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추궁받았었지만 스위칭을 통해 어느정도 해결을 보았고 로테이션 수비에서는 로벌슨의 대단한 활약과 보다 단순해진 윙맨들의 동선정리로 그나마 나아진 모습을 보였었죠.
Positive님과도 쪽지로 대화를 주고 받았고 댓글도 참고했었는데 요즘 트렌드에서 윙맨들의 헬프와 로테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일리걸 디펜스를 걸리지 않게끔 윅사이드쪽에서 헬핑 역할을 하는 선수와 자유투라인 근처에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해주면서 클로즈아웃하는 윙맨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리그에서 탑급으로 불리는 볼핸들러들은 2:2로 생긴 균열을 추궁하는데 도가 튼 선수들이 굉장히 많고 윅사이드로 한순간에 코트를 가로지르는 패스로 생산성을 굉장히 높여주는데 이러한 플레이에 어느정도 제약을 가할 수 있는 선수들의 수비 움직임을 보면 참 대단하긴합니다. 개인적으로 안테토쿰보의 수비를 굉장히 높게 생각하는데 이러한 수비를 잘해내더군요. 윙맨들의 수비력, 특히 로테이션에서 자리를 찾아가고 패싱레인을 잘라주면서 핸들러에게 동시에 압박감을 심어줄 수 있는 수비수를 가진 팀들이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