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purs 전학생 스토리] 신참 빅맨진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Spurs4all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정신이 번쩍 나는 아침을 맞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들 옷 챙겨 입으셔요. 두텁게 입으시고 청계천도 좀 걷고... 광화문도 산책하고... 좋잖아요?!
저번 편에서 스퍼스의 신입 가드진에 대해 다루었고, 이번엔 신입 빅맨진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스퍼스의 2016년도 로스터에 추가된 새로운 빅맨...은 사실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제외하고 전부 답니다.
팀 던컨의 은퇴와 보리스 디아우, 데이빗 웨스트의 이적, 그리고 맷 보너의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았기에
15년 로스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죠.
올해에는 파우 가솔, 데이빗 리, 드웨인 데드먼, 데이비스 베르탄스 이렇게 4명이 추가되었습니다.
먼저, 여러분들이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실 파우 가솔입니다.
HEY JESUS, 유 캔 콜미 예쑤!
7풋의 스페인의 농구영웅인 파우 가솔은 스퍼스에서 4-5번 포지션을 번갈아 수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산 빅맨의 높은 BQ'에 대한 원조격인 가솔은 피지컬과 BQ 그리고 슛터치와 긴 레인지까지 갖췄습니다. 2001년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번픽으로 애틀란타에 지명, 그 직후 나름 스타 반열에 오를랑 말랑 했던 샤리프 압둘라힘과 트레이드 되어 멤피스로 오게 됩니다.
데뷔시즌 17.6득점 8.9리바운드라는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올루키 퍼스트팀에 무난히 선정되었고,
이 후 멤피스의 심장으로 2008년까지 활약하게 됩니다. 2000년대 초 중반 어마무시한 포지션 경쟁자들(던컨, 가넷, 노비츠키...) 덕에 상복은 지독히 없었지만, 2006년엔 올스타에 선정되며 명실공히 멤피스의 에이스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소년가장 시절을 뒤로하고, 그는 레이커스로 이적하여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2회의 우승을 이루게 됩니다. 레이커스에서 가솔은 자신의 최전성기를 맞이하며 써드팀 2번, 세컨팀 1번을 수상하며 막혀있던 상복을 뚫었습니다. 그리고는 14년 시카고 불스로 이적하여 2시즌을 활약했고, 노쇠화가 급격해질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비웃듯 15년도엔 올 NBA 세컨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국가대표로서 가솔의 커리어는 정말 어마어마하기에 따로 언급은 하지 않고, FIBA월드컵 1회 우승 MVP1회 , 유로바스켓 3회 우승 MVP2회 그리고 올림픽 2번의 준우승 정도만 말하겠습니다. NBA 역사에서 비미국인 선수 중 가솔만한 국제대회 커리어를 가진 선수는 전무합니다.
스퍼스에서의 초반 모습은 기대보다 낮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미 느려질 대로 느려진 가솔의 수비 스텝은 영입 전부터 걱정거리였으며, 노쇠화가 당장 시작되어도 무방할 나이는 팬들에게 불안을 심어줬습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파우 가솔이 스퍼스 내에서 해주어야 할 부분은 골밑에서의 무게감 이외에도 공격전개자로써 탑 볼 핸들러 라고 생각합니다. 포포비치 감독 역시 탑에서 공을 뿌려주는 능력이 리그 내 최고수준인 가솔에게 이 역할에 대해 많은 강조를 했으리라 봅니다. 당장 득점과 리바운드, 골밑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더라도, 가솔이 가진 탑에서의 조율력은 현 리그 흐름에 매우 부합하며 당연하게도 빅맨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던 던컨이 은퇴한 지금 스퍼스에게 굉장히 필요합니다. 이는 바로 다음에 소개할 데이빗리라는 픽앤롤의 장인이자 기동성 높은 신입 빅맨과의 호흡도 노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던컨이 해줬던 것처럼, 가솔은 팀에 녹아드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4경기를 치룬 현재 가솔은 던컨/디아우와는 또다른 방식으로 공격 전개에 시발점을 맡아 드라이브인이 가능한 밀스, 시몬스, 카와이 등에게 매우 효율적으로 공을 뿌려주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닉스&워리어스를 강하게 연상시키는 데이빗 리 입니다.
자네는 12년차 대리일세
1983년생으로 아직 팔팔한(?) 나이의 리는 2005년 드래프트에서 30순위로 뉴욕 닉스에 뽑힙니다.
6-9의 언더사이즈, 게다가 윙스팬도 별로였던 빅맨에게 온 NBA의 기회, 리는 자신의 단점을 커버할 높은 리바운드 능력과 골밑 득점 기술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나갑니다. 빅맨으로 80%에 육박하는 준수한 자유투 실력까지 갖춘 리는 뉴욕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09년, 20.2득점 - 11.7리바운드 - 3.6어시스트 - 1스틸 이라는 초 엘리트 빅맨의 기록을 남기며 20-10 빅맨의 계열에 오르게 됩니다. 이후 비제한적 FA가 된 리는 2010년 6년 80밀 가량의 계약을 통해 워리어스로 이적합니다. 당시로썬 상당한 몸값이었고, 그 몸값에 맞는 활약을 보여준 20-10 빅맨이었기에 적절한 페이로 평가받았습니다. 워리어스에서도 리는 4시즌 평균 18-10-3 가까이를 기록하며 뛰어난 모습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14시즌 이후 급격한 노쇠화가 찾아왔고 이 후에 보스턴, 댈러스에서 제한적 시간만을 뛰며 쇠퇴의 길을 걷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새로이 스퍼스의 유니폼을 입으며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데이빗 리는 피지컬이 부족한 언더사이즈 빅맨인데, 심지어 외곽슛 능력도 전무합니다.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그가 20-10-3을 기록한 데에는 리바운드에 대한 강점과 장인 수준의 픽앤롤, 그리고 높은 BQ와 영리한 패싱능력이 있었습니다. 사이즈의 한계가 분명함에도 골밑득점이 주 공격루트인 리는 4경기동안 복잡한 스퍼스 시스템에 어느정도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느 자리에 가야 최선의 결과를 낼 지 아는 선수이기에 가드들과의 조합이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개인적 의견으로, BQ좋은 신참 라프로비톨라와 몇번의 훌륭한 무브를 보였는데 그 궁합이 심상치 않아 보여서 벤치 타임에 이 '대라' 듀오가 중용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작년에 스퍼스 빅맨들은 픽앤팝만 가능(웨스트, 던컨 등)했었는데, 이번엔 픽앤팝이 가능한 알드리지, 가솔, 픽앤롤이 가능한 알드리지(일해라 알노예!), 리가 생겨 좋네요!
다음은 올랜도 팬분들이 상당히 아끼고 또 아쉬워하셨던 드웨인 데드먼입니다.
인간승리의 표본, 동갑내기 친구!
저와 동갑(1989년 생)이라 더 정감이 갔던 이 촌스러워 보이는 청년은, NBA에 입성하기까지
많은 고난과 부상을 겪었습니다. 사실 이 선수는 올랜도 시절 스퍼스와의 경기에서 처음 봤는데,
너무나 명백하게 골텐딩을 기록했던 게 기억납니다. BQ에 대한 걱정이 좀 들었던 이유가 이거였..
어쨋든, 데드먼은 농구선수로써의 커리어만 힘들었던 게 아니라 가정사도 상당히 복잡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어머니와 중증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를 둔 데드먼은, 불과 3살 때 아버지를
자살로 여의게 됩니다. 그 이후 어머니는 더더욱 종교에 심취하게 되었고, 데드먼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Lancaster고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senior가 될 때까지
고교 농구팀에서 뛰지 못했습니다. 이후에도 별다른 활약없이 Antelope Valley라는 무명 컬리지에
입학하여 농구를 이어나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중 이마와 비강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고
정규시즌 경기를 날리게 됩니다.
다행히도, 피지컬과 훌륭한 운동능력이 눈에 띈 데드먼은 USC로 전학을 가게 되어 11년도부터 USC
소속으로 2년동안 활약하게 됩니다. 심지어 USC에서도 부상의 악령은 언제나 따라 다녔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와 블락 그리고 수비에 특화된 빅맨으로써 데드먼은 평균 22분을 출장,
7점 2블락 1스틸 정도의 괜찮은 활약을 보여 NBA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결과는 FAIL... 언드래프티로써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캠프 계약을 따내긴 했지만 D리그로 내려갔다 올라왔다를 지겹도록 반복하곤 적응하지 못한 채 방출의 위기에 놓입니다. 이 때 필라델피아와 극적인
10일 계약에 성공하게 됩니다만, 결국 이곳에서도 부상경력이 많은 데드먼의 자리는 없었고 그저 D리그에서 뛰며 D리그 올스타에 뽑히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불굴의 남자 데드먼은 다음 해 올랜도 매직과 10일계약을 따냈고, 이번에는 D리그를 오가며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 2016년 3월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에서 22분간 18득점 - 13리바운드라는 커리어하이 기록을 올리며 나름의 꽃을 피우게 됩니다.
그리고는 가치를 점차 높이다가 스퍼스에 굴러들어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처음 데드먼의 영입 루머가 흘러나올때 쯤, 하이라이트와 스펙으로 봤을 땐 좀 제멋대로에 다듬어지지 않았을 거라 예상했었습니다. 전형적으로 운동능력 만빵에 파울관리 못하는 미성숙한 빅맨...이라고 오해했었던 것이지요. 허나, 스퍼스에 입단하고 나서 관심을 갖고 찾아본 드웨인 데드먼이라는 선수는 달랐습니다. NBA리거 이전에 그가 걸어온 한 인간으로써의 길은 정말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고, 그것들을 하나씩 극복해오며 결국 NBA선수가 되었기에 그의 멘탈이 얼마나 강인할 지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좀 길어졌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데드먼은 7풋-245ib 라는 훌륭한 피지컬과 운동능력을 앞세운 대인 수비와 리바운드가 돋보입니다. 물론 파울관리에 있어서 아직 배워야 하고, 시스템 적응은 더욱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슛터치가 훌륭하고 이에 따른 의외의(?) 미들을 갖추고 있어 흐뭇했습니다.
4경기동안 데드먼은 스퍼스가 정확히 필요로 했던 부분의 역할을 120% 수행해주며 팬들에게 든든함을
선사했습니다.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오며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데드먼을 보며 괜시리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는 절 발견해서 찡-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가 가장 큰 기대를 품고 있는 데이비스 베르탄스 aka 벌탄이입니다.
이런 상남자가 보너의 후계자일리가 읍어
베르탄스는 라트비아 출신의 6-10의 키를 지닌 92년생 3-4번 트위너입니다.
대번에 보실 수 있듯 마른 몸을 지녔으며, 정말 칼같이 날카로운 외곽슛 능력을 지녔습니다.
제가 베르탄스를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보너와의 비교 자체를 굉장히
베르탄스는 라트비아 2부리그 - 슬로베니아 리그를 거쳐(2010년인 이때 베르탄스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42픽에 뽑혔지만, 곧바로 조지힐-카와이 레너드 트레이드의 픽으로써 스퍼스에 그 권리가 넘어갑니다.)
세르비아 리그의 강호 Partizan과 3년반의 계약을 따내며 제대로 조명을 받게 됩니다.
참고로 베르탄스는 2010년 U-18 유로피안 챔피언쉽에 라트비아 대표로 출전, 평균 30분을 뛰며
14.8득점 - 7.7리바운드 - 1.6블락 을 기록했습니다. 이 활약으로 페이서스의 눈에(그리고 스퍼스의 눈에) 띄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조지힐' <-> '15번픽 카와이레너드' + 10년도 42번픽(베르탄스) + 05년도 46번픽(에라젬 로벡)
트레이드....... 일단 갓디애나 페이서스 팀에게 무한한 경배를 드려야 합니다...!!!
카와이 레너드야 워낙 유명해졌으니 제쳐두고라도, 제가 좋아하는 유럽산+트위너+외곽포 를 정확히
갖춘 것이 벌탄이이기 때문입니다.
베르탄스의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 이 친구는 빅맨의 슈팅 매커니즘을 벗어난 선수입니다.
사실, 빅맨의 개념으로 보면 안되고 장신 슈터로 접근하는 게 맞지 싶습니다(페야 스토야코비치, 다닐로 갈리날리 생각하시면 될 듯).
준비에서 발사로 이어지는 스트로크 자체가 굉장히 빠르며, 어떤 자세와 상황에서도 빠른 릴리즈로 슈팅을 날립니다. 유럽리그 시절 한두발짝 뒤에서도 수월하게 외곽포를 날렸던 베르탄스는 이러한 운동능력에 기반한 플레이를 단순히 3점슛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에 적용시킬 수 있는 선수입니다.
유럽산 백인 빅맨의 편견을 깨는 빠른 스피드와 출중한 운동능력을 통한 백다운 블락에 능하고, (아직 NBA 수준의 피지컬을 상대하기엔 시간이 필요하지만) 3-4번을 번갈아가며 수비할 수 있는 축복받은 운동신경의 소유자이기도 하구요. 또 스팟업 슈터로써도 손색없으며, 스크린도 매우 잘타고,
다만, 베르탄스는... 무려... 2번의 ACL 파열을 겪은 치명적인 부상경력이 있습니다.
ACL은 부상 위험군이 매우 높고 파열되면 재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절대 기존의 운동능력을 되찾을 수
없는 부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벌탄이는... 오른쪽 십자인대에만 2번입니다.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죠. 어쩌면 벌탄이의 무릎은 스퍼스에서 작년 팀 던컨만큼이나 관리해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경기 중에도 벌탄이의 경우 던컨이 늘 착용했던 무릎보호대를 빡시게 차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얇은 프레임 덕에 하이라이트 성 수비(백다운 블락 등) 말고 대인 수비에서 취약점을 보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3-4번 트위너의 숙명인 '3번 수비 시 느림, 4번 수비 시 낮음' 느낌을 준다는 거죠. 다만 6-10이면 NBA에서 4번으로 전혀 작지 않은 키이기에 세로 수비는 어느정도 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에이스 스코어러 역할 만을 도맡았던 과거와 달리 3-4번째 빅맨으로써 롤을 얼마나 잘 받아드이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류의 선수들은 특히나 스퍼스 같은 초정밀 시스템 농구를 하는 팀에 오게 되면 적응하기 어려워하더군요. 영입 당시 엄청난 설렘을 안겨주었던 리차드 제퍼슨의 케이스가 바로 그렇죠.
벌탄이가 부디 보너가 아니라 페야 스토야코비치가 되어 주길...!
오늘은 오전 미팅 후 일정이 없어서,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서 각잡고 글을 써보았습니다.
전 게시글에 빅맨편으로 찾아뵙겠다고 큰 소리를 쳐 놓았기에, 미흡하기 그지없는 글솜씨로
이번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팀 던컨, 보리스 디아우, 데이빗 웨스트, 맷 보너(...) 등
팀의 핵심 선수들을 잃었습니다. 전 아직도 던컨의 듬직한 스크린과 간지(막대기)덩크, 디아우의
엉덩이 포스트업, 웨스트의 터프한 허슬, 보너의 홍해덩크 가 그립습니다. 이는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스퍼스팬분들 전부 마찬가지일 겁니다.
팀 던컨이 은퇴한다고 했을 때, 엄청난 무기력감에 빠져 한달이 넘게 고생하며 살았었습니다.
파우 가솔이고 마크 가솔이고 뭐고 그냥 스퍼스 응원을 할 자신이 없었던 때였어요.
하지만 시즌 개막이 다가오고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꼈을 때, 어쩔 수 없이 덕후구나...
이놈의 스퍼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워낙에 로스터 변화가 적은 스퍼스였기에 아직 어색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신입생들이
과연 어떻게 성장하고 활약할 지를 가늠해보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싶습니다.
쓸데 없이 길기만 하고 별 내용은 없는 글을 관심 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퍼스 새로운 동안의 아이콘 벌탄이의 훈훈한 사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