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모즈의 나비효과 - 샐러리캡의 변화와 골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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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0-19 11:42:39
(평어체로 쓰여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초기의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변화를 초래한다는 나비효과... 15-16시즌 NBA에서의 대표적인 나비효과로 디조던의 구두계약 파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작년 여름 FA 시장에서 클립의 디조던은 댈러스와 맥시멈 계약을 맺기로 합의를 했지만 클립 선수들과 감독의 끈질긴(?) 설득으로 합의를 어기고 모라토리움이 마무리된 직 후 클립과 계약을 맺게 된다. 일종의 불문율처럼 지켜졌던 모라토리움 기간 동안의 선수와 구단과의 FA 계약 합의를 깨버린 이 행태로 인해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기로 결심했던 선수가 한 명 더 있었으니 그는 바로 파이널의 주역이자 캡스의 우승 멤버인 리차드 제퍼슨이다.
제퍼슨은 디조던과 댈러스의 계약 합의 후 댈러스와 1년 베테랑 미니멈으로 재계약을 맺기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디조던의 계약이 틀어지자 제퍼슨은 댈러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에게 연락해 혹시 자기도 합의를 무르고 컨텐더 팀으로 갈 수 있는지 문의했고 큐반은 제퍼슨의 요청을 쿨하게 받아들여 주었다. 그리고 제퍼슨이 향하게 된 팀은 바로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션 메리언의 은퇴로 공석이 된 르브론의 백업 선수로 제퍼슨이 합류하면서 캡스는 로스터의 안정성을 높였고 셤퍼트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엔 2- 4번을 모두 커버해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파이널에선 러브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잘 매꾸며 골스의 데쓰라인업을 대항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우승에 큰 일조를 하게 되었다.
만약 디조던이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면 15-16시즌의 승자는 여전히 캐벌리어스였을까? 그 해답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만약 캡스가 제퍼슨의 역할을 해준 백업을 찾지 못했다면 그들은 더욱 힘든 시즌과 플레이오프를 치뤘을 것이다. 그렇기에 캡스의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디조던의 15년 계약 파기의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닐까 하는 결과론적인 생각을 해본다.
16년도 여름 FA시장은 폭등한 샐러리캡의 영향으로 FA가 된 선수들에게 행복의 비명을 지르게한 계절이었다. 7월 1일 FA 시장이 열리고 24시간도 안되서 팀들은 1.2빌리언 달러가 넘는 새 계약에 합의를 하였고 그 이후 지금까지 총 146명의 선수가 $3.6빌리언의 계약을 채결하였다. 이는 하든, 맥컬럼, 서브룩 등의 연장 계약을 넣지 않은 숫자로 이들을 더하면 $4빌리언에 육박하게 된다. 이 중 FA 첫 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계약은 단연코 레이커스의 모즈고프와의 계약으로 예전 디조던의 4년 43밀에 계약에서 유례한 1조던의 유행어를 단숨에 1모즈로 바꿔버린 엄청난 금액의 계약이었다 (여기서 소소한 재미는 2011년도와 2016년도의 샐캡 차이를 고려하면 1조던 = 1모즈가 되는 놀라운 우연에 있다).
FA 시장 초반부터 몰아닥친 거대한 계약들은 흥미로운 결과를 야기하는데 이는 바로 사무국이 발표한 2017년 시즌 예상 샐캡이 107밀에서 102밀로 줄어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다루겠으나 간단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2016년 여름에 맺어진 선수들의 계약들이 리그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규모가 커서 예상 샐캡을 낮춰 잡게끔 된 것이다.
다음은 샐캡 감소 소식을 다룬 7월 7일 야후 뉴스에서 나온 기사 내용이다.
"Teams spent so much more money on player contracts this summer than the NBA expected that the league had to drop the projected increase in next year’s cap. That Timofey Mozgov contract really set one hell of a tone, didn’t it?"
물론 이는 아직 예상 금액으로 각종 변수에 의해서 내년에 조금 더 변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만약 102밀로 낮춰진다고 했을 경우에 많은 컨텐더 팀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팀은 바로 듀란트를 영입한 골든스테이츠 워리어스일 것이다. 골스는 바로 두 시즌 직전 MVP이자 플레이오프에서 골스를 탈락의 절벽 끝까지 몰아붙인 썬더의 에이스 듀란트를 영입하면서 팀 전력을 상승 + 라이벌 팀을 무력화 시키는 1석 2조의 이득을 거둔 이번 여름 FA 시장의 승자이다. 문제는 듀란트의 1+1 계약으로 듀란트는 내년 여름에 옵트 아웃 후 새로운 맥시멈 계약을 원할 것이다.
듀란트의 1+1 계약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현 CBA에서 선수가 계약할 수 있는 맥스 샐러리 금액은 연차별로 정해져 있는데 이는 7년차 미만, 7-9년차, 10년차 이상으로 나눠져 있다. 듀란트는 이번에 10번째 시즌을 치루면서 내년 여름에 맥스 샐러리의 규모가 가장 큰 세번째 그룹에 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내년엔 샐캡의 증가로 맥시멈 샐러리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즉, 똑같은 4년 FA 계약이지만 이번 여름에 했을 경우 26.5밀로 시작하는 4년 113밀의 계약이 되지만 1+1 계약 후, 내년에 옵트 아웃해서 같은 4년 계약을 맺으면 33.5밀에서 시작하는 4년 143밀로 거의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30밀의 큰 금액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제 질문은 과연 골스가 내년 여름에 전력 손실 없이 듀란트에게 맥스 계약을 줄 수 있냐로 이어진다. 일단 내년 확정 계약은 탐슨의 17.8밀, 그린의 16.4밀, 루니와 데미안 존스 각 1.2밀, 맥카우 0.9밀 그리고 웨이브된 제이슨 탐슨의 0.95밀의 샐러리가 잡힌다. 여기에 추가로 커리와 재계약을 해야할테니 그의 버드 권한을 유지하기 위한 캡홀드 (전년도 샐러리의 150%) 18.2밀이 추가가 된다 (정말 그나마 커리의 연봉이 염가였기 때문에 듀란트 영입부터 재계약의 꿈도 꿀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다 더하면 약 56밀로 102밀까지는 46밀이라는 금액이 아직 남게 된다. 하지만 듀란트에게 33.5밀의 맥시멈을 주고 모자른 로스터에 대한 미니멈 캡홀드는 넣고 나면 남은 금액은 단 10밀에 불과하게 된다.
문제는 이기와 리빙스턴의 재계약인데 이 둘은 모두 골스에서 3년 이상 뛰었기에 샐캡과 무관하게 계약을 할 수 있는 버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이 권한을 유지하려면 앞의 계산에서 이들의 캡홀드 (이기 17밀, 리빙스턴 11밀)을 넣어야 한다. 즉, 이들의 버드 권한을 유지하려면 듀란트에게 맥스를 줄 수 없고 반대로 듀란트에게 맥시멈을 주려면 이들을 버드 권한을 모두 포기하고 일반 FA계약을 맺어야 하며 이들에게 줄 수 있는 돈의 합도 10밀에 그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내년 여름에 33, 32살이 되기 때문에 대형 계약을 따내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미니멈 계약들을 포함하더라도 이미 FA 평균 계약 금액은 10밀이 넘었으며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조 존슨 2년 22밀, 루올 뎅 4년 72밀을 고려하면 이기가 10밀보다 적은 금액에 계약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다. 그나마 10밀로 리빙스턴을 잡을 수 있으면 다행이 아닐까?
다음은 ESPN의 Brain Windhorst가 쓴 기사의 내용이다.
"This will affect teams' planning for 2017 free agency -- specifically the Warriors. Kevin Durant is signing a contract Thursday that will allow him to re-enter the market as a free agent next summer. Because the Warriors will not have his full rights at that time, they will have to create $33.5 million in cap space if Durant wants a new max contract.
Stephen Curry and Andre Iguodala are also scheduled to be free agents next summer. The Warriors retain both players' full rights, but it will be a challenge to re-sign them while also leaving room for Durant. That challenge was just projected to be $5 million more difficult."
만약 이번 여름 FA시장이 NBA 사무국이 예상한대로 흘러가서 107밀로 잡힌다면 골스에겐 10밀이 아닌 15밀의 여유가 생길 것이고 그렇다면 최소한 이기를 잡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기가 아니더라도 불안한 센터 진영이나 백업을 두텁게 하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록 단 5밀의 차이이지만 10밀과 15밀은 팀이 체감하기에 큰 차이가 될 것이다. 골스에겐 내년 여름이 전력 보강을 위한 마지막 해가 될 것이다. 듀란트와 커리의 맥시멈 계약을 맺고 난 이후엔 샐캡을 훌쩍 넘기 때문에 추가 영입은 쉽지 않을 것이고 트레이드 자원은 빅4를 해체하지 않는 이상 매우 제한적이다. 물론 웨스트나 파출리아처럼 우승을 위해 페이컷을 마다하지 않고 합류하는 선수들이 있겠지만 골스가 자랑했던 두터운 백업 스쿼드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최대 라이벌인 캡스에선 줄어든 샐캡으로 인해 1+1이 예상되던 르브론이 2+1계약을 해버렸고 핵심 주전, 백업 10명이 모두 2년 이상의 장기 계약에 묶여 있게 되었다. 그들의 유일한 걱정은 막대한 사치세일텐데 현재까지 보여준 그리핀의 마법같은 트레이드 능력과 화끈하게 돈을 쓰고 있는 댄 길버트의 모습으로 볼때 큰 걱정거리는 아닐지도 모른다.
히트의 빅3가 그랬던 것처럼 골스의 정규 시즌이 조금이라도 삐걱거린다면 언론들은 듀란트의 FA 이적 가능성, 탐슨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낼 것이다. 2012년 린세니티 바람이 리그를 휘몰아쳤을때 웨이드는 히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조금 들어든 것에 반색을 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언론은 히트를 하루라도 가만두지 않았고 이번 시즌엔 그 모습이 골스에게 재현 될 것이다. 그리고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는 샐캡은 이러한 언론들에게 더 많은 상상과 이야깃 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아마도 골스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듀란트가 맥스 계약을 포기하고 넌버드 계약을 맺어주는 것이다. 이 경우 듀란트를 위한 샐캡을 확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기와 리빙스턴 재계약을 매우 순조롭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리그에서 가장 미움 받는 케릭터가 되고 있는 듀란트가 맥스마저 포기한다면 그 후 언론의 모습은 상상에 맡기겠다. 대안으론 골스의 맹활약으로 리그가 흥행하고 수입이 늘어 샐캡이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오르는 것이다. 또는 빠르면 올 해 안으로 발표될 수 있는 새 CBA가 그들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다. 하지만 히트 빅3 결성 이후 바뀐 지금의 CBA모습을 보건데 다른 팀 구단주들이 이를 용납할지는 매우 의심스럽긴하다.
이번의 뜨거웠던 여름 시장의 신호탄은 1모즈의 탄생이었고 이는 왕조 건설을 꿈꾸는 골스의 한 쪽 기둥에 작은 금을 만든 것일 수도 있다. 과연 골스는 이 실금 위에서도 우뚝 쏟을지 아니면 일찍 보수 공사에 착공하게 될지 이번 시즌을 통해 지켜볼 재미 중에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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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잘 읽었습니다!
제퍼슨의 클블 합류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결국 클블의 우승에는 디통수가 큰 영향을 미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