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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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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25 22:41:09

<p>참으로 오랜만이다.</p><p>NBA에 관련된 글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문득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그때 그 시절 NBA 선수들이 맥락없이 머릿속에 떠올라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나를 맞이하는 것에 마음이 움직였다.</p><p><strong><br></strong></p><p>마이클 조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브랜든 로이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p><p><br></p><p>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은 그 시절이, 잊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어찌 이처럼 생생하게도 기억될까?</p><p>기억이란 것은 고정된 하나의 상이 아니며 변화하는 시공간속 '나'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된다.</p><p>만물의 법칙이라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라는 가르침에 부합하면서도 어쩐지 모르게 오묘하게도 여전히 그때 그모습 그대로 환기되는 그 생생한 기억과 느낌은 '영원'이라는 단어를 절로 떠올리게 만든다. </p><p>그렇다. 변화하는 나의 모습과 정신 가운데도 나를 나이게 하는 여전히 그대로의 '나'가 존재하는 느낌. </p><p>이러한 변화와 영원의 모호한 경계와 그로 인한 혼란으로 인해 그토록 많은 이들이 자기 스스로와 혹은 다른 이들과 갈등을 빚게 되는가 보다.</p><p><br></p><p>NBA매니아 인생 15년차, 이젠 눈팅족으로서 오랜 시간 지내왔지만 매년, 매시기마다&nbsp;끊임없이 재생산되는 논쟁의 패턴을 마주하게 된다.</p><p>&nbsp;'아 드디어 매니아에도 평화의 시대가 왔구나...Pea....'</p><p>라는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다시 시작되는 Pea튀기는 논쟁의 대향연. </p><p>쪼잔한 통칭 '그 분' 신발사장 마이클 조던 VS 누구누구 , <br>못지 않은 쪼잔함 농구홀릭 좀비농구의 창시자 코비 VS 누규누규 , <br>누적기록&amp;액면가 깡패 고향 컴백후 우승신화를 쓴 르브론 VS ~<br>무자비한 3점슛의 신인류이자 지난 시즌 대논쟁 시대의 서막을 알린 커리 VS ~ 등등 </p><p>결국 미처 외치지 못한 ce...완성되지 못한 Peace!의 꿈은 그렇게 포말이 되었다가 사그러져버린다.</p><p><br></p><p>물론 지금 비시즌과 올림픽으로 더할나위없이 평화로운 이 아니 땐 굴뚝에 웬 난데없는 뜬금포인가?라고 의아해할 분이 있을 것이다. 앞서 밝혔듯&nbsp;이 글은 맥락없이 떠오른&nbsp;기억에 대한&nbsp;생각으로 인해 두서없이 쓰는 글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주세용.</p><p><br></p><p>다시 돌아와서, 이 글을 쓰는 연유는 필자의 개인적인 기억에 의한 난데없는 성찰로 인해 이 해묵은 VS 논쟁들의 근원적 배경을 캐서 그 두꺼운 낯짝을, 잊을만하면 죽지도 않고 찾아와 NBA 매니아의 평화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불멸의 피닉스. 매니아의 각설이. 그놈의 VS논쟁 유발자의 뻔뻔한 민낯을 만천하에 까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p><p><br></p><p>NBA팬들의 대명제로서 받아들여지는, 그래서 반감을 가진 이들도 분명 존재하는 말이 있다.<br></p><p>"마이클 조던은 GOAT다." 혹은 "그는 농구의 신이다." </p><p>인류 역사상 가장 해묵은 논쟁의 중심 '신'. 이 단어가 소환되는 순간 우리는 어디서부터 꼬여있는지도 알 수 없는 인류 갈등의 Main 실타래를 그대로 이 NBA의 세계에서도 재현하게 되버린 것이다.<br>(그래서 해외의 어디에서는 이런 암묵적 규칙도 있다더라. 사람이 셋?이상 모이면 종교 정치얘기는 하지 말자고... 뭐 어디서 줏어들었는지 출처가 불분명하니 제대로된 출처를 아시는 분의 신고를 기다립니다.)</p><p>애초에 모든 논란과 논쟁의&nbsp;끝판대장 '신'에게 까지 비견되는 이 쪼잔한 사나이로부터 평화로워야 할 NBA의 모든&nbsp; 갈등과 논쟁의 근원이 있나니...</p><p>'그 분'이라고 지칭되는 그 분(어머, 나도 모르게 손에 익어버린 자연스러움)이 모든 기준점을 제시하시사 VS논쟁의 서막을 알리셨다. </p><p>공격? 조던이지. </p><p>수비? 조던이지.</p><p>우승? 조던이지. </p><p>수상,기록? 조던이지. </p><p>암~ 농구는 조던이지</p><p>이런식으로 모든 농구의 카데고리에서 그의 흔적을 돼지국밥의 진한 풍미처럼 진하게 느낄 수 있다.</p><p>그리고 이러한 기준으로 인해 NBA에서 뛰는, 특히 소위 덩크 좀 하는 뜬 자들, 슈퍼스타의 자리에 오른 이들은 어김없이 검증의 재단에 바쳐져서 차기 1등 황제감이 되는지 전세계인의 심판을 기다리게 된다. <br>그러면서 본인의지와 상관없이&nbsp;한 인간이 세워놓은 'NBA 커리어의 정석' 재단에 올려지게&nbsp;된다.</p><p>시대를 잘못 만나, 그저 이 시대에 태어났을 뿐인데 모든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틀과 기준, 혹은 의무같은 것이 압박감이 되어 부과되어 버리고 그 자신, 그 자체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이들은 자신의 길이 아닌 다른 이가 걸어간 길로 남은 커리어를 살아갈 것을 기대받고 강요받는다.</p><p>&nbsp;<br>필자 또한 마이클 조던의 크레이지 광팬으로서(내 인생 최초의 신문 스크랩의 주인공), 심지어 시카고 시절도 아닌 워싱턴 시절에 뛰는 모습만 보고도 하드코어팬이 되어버린 나로서도 사실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 </p><p>항상 마이클 조던에 비견되는 선수들이 나왔다고 할 때마다 내심 속으로는 ...</p><p>'그냥 다 필요없고...조던이 킹왕짱이지!데헷!' </p><p>이라는 객관인듯 객관아닌 주관적&nbsp;답을 내리고&nbsp;미래가 창창한&nbsp;선수들을&nbsp;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p><p>움직임 하나하나가 한땀한땀 장인적 디테일의&nbsp;&nbsp;예술행위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플레이들의 향연.&nbsp;</p><p>아울러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지닌 조던만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그의 정신적 특색은 기록과 커리어를 떠나 참으로 다시 보기 힘든 불가사의한 매력이었다. 그리고 그의 코트내외적인 업적으로 보건데&nbsp;충분히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그의 Great함은&nbsp;충분히 인정받을만 하다.<br></p><p><br></p><p>하지만&nbsp; 분명한 것은 그러한 한 선수에 대한 나의 관점과 기억이 과연 내가 아닌, 혹은 그 선수의 팬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관점과 기억인지에 대해서는 역시 의구심이 들었다. <br>글의 도입부에서도 말했듯이 (15년, 10년, 5년이 지난)&nbsp;개인적인 기억들이 지금도 너무나 생생하고 강렬하게 떠오르게 만드는&nbsp;기억의 속성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 본다면 어쩌면 해결의 실마리가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p><p><br>조던을 중심으로 세가지&nbsp; 유형으로 구분해보겠다.&nbsp; </p><p><br></p><p>1. 과거가 된 조던의 시대에 살았지만 그 시절 당시를 현재로서 살았었고 지금도 생생한 추억 혹은 여전한 현재형으로서 여기는 이들<br>2. 조던은 미처 눈으로 지켜보지 못한 과거의 한 사람, 과거형이며 현재 좋아하는 특정 선수가 뛰고 있는 지금을 현재형으로 기억해나가는 이들<br>3. 현재형인 지금보다 미리 앞서 생각하고 공상하여 미래로 가서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nbsp;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채 미래를 기억해 나가려는 이들</p><p><br></p><p>이렇게 같은 시공간(현재 NBA 매니아)속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게 된다. </p><p>저마다의 관점, 시점은 다르지만 각각의 기억에서는 모든 것이 현재로서 너무나 생생하다.<br>기억이, 혹은 상상이 생생하니 그것이 저마다의 기준이자 현실이 된다. 그렇게 해서 이미 시공간이 뒤죽박죽 섞여버린 혼돈의 카오스속에서 어느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피튀기는 논쟁이 네버엔딩스토리~고즈온앤온앤온앤온~하게 된다.</p><p>기억이라는 것과 뇌의 속성에 대해서 알아볼 수록 참으로 인간사&nbsp;많은 사소하고 큰 갈등의&nbsp;원인이 우리가 무엇인지 미처 '인지'도&nbsp;못하는 어떤 것들 때문에 이미 본인이 속거나 지배당하고 그것에 유린당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br>즉 우리는 끊임없이 논쟁을 하고 있지만 왜 논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모른 채 당장의 싸움에만 매몰되어 버리는&nbsp;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적인 토론은 나오기가 극히 힘들다.&nbsp;</p><p><br></p><p>누군가가 한 선수를 좋아한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다른 한 선수를 좋아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br>그리고 자신이 그 선수를 좋아하는 이유가 구구절절 사연이 있고 의미가 있을 수록 이 또한 남에게도 똑같이 적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nbsp;우리는 알아야 한다. </p><p>우리는 한 선수의 팬이 되는 데 있어서 단지 숫자로 쓰여진 기록들, 커리어 상의 수상 목록들을 글자로만 읽고 팬이 되지 않는다.<br>그 선수의 팬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 선수의 기량, 경기에 임하는 태도, 멘탈, 외모, 성격, 습관, 행동, 말, 철학, 성장 과정, 팀원들, 프랜차이즈, 팬들과의 관계, 커리어상의 굴곡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 코트위가 아닌 일상에서의 모습들 등등...<br>이루 다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의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그 선수에 대한 나만의 기억이 만들어졌고 또 만들어지고 있으며 또 만들어질 것이다.&nbsp;그렇게 우리는&nbsp;그 선수의 팬이 되어간다. <br>이렇듯 정말 사소한 이유이든 혹은&nbsp;정말 거창한 이유이든 개인화된 경험과 기억에서 그 선수의 팬이 되는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nbsp;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이 과정이 남들에게 고스란히 이해되고 전달되기란 쉽지 않다.&nbsp;또한 그 과정자체가 너무나&nbsp;복잡한 차원에서 이루어지기에&nbsp;나조차도 설명하기 쉽지 않다. </p><p>이러한 팬심은 다른 이가 함부로&nbsp;깔보거나 쉽게 무시할 그런 성격이 되지 못한다. 그 선수에 대한 애정과 팬심에는 그 본인의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관점&nbsp;즉 인생의&nbsp;일부분 또한&nbsp;녹아있다고 보기 때문이다.<br></p><p><br></p><p>나의 인생과 기억. 그리고 너의 인생의 기억.&nbsp;</p><p>그 중에 무엇이 더 중한가?&nbsp;어느 것도 함부로 말할 수 없다.</p><p><br></p><p>나의 소중한 선수는 곧 누군가에게도 소중한 선수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br>타인의 소중한 선수들을 단순한 재미 혹은 경쟁, 일반적인 사회에서 통용되고 용인되는 줄세우기 혹은 우열의 관계를 따지기 위해 무분별하게 논쟁의 구렁텅이에 끌고와서&nbsp;폄하하고 깎아 내리는 것은 결코 NBA 매니아의 자세가 아니다. </p><p>물론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높이기 위해서 본의아니게 다른 선수를 상대적으로 평가절하시키는&nbsp;욕망이 드는 것은&nbsp;팬심으로서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고&nbsp;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대부분의 팬들이&nbsp;큰형이나 아버지의 마음으로&nbsp;이를 이해해주시기도 한다.<br>하지만 이러한 타인의 이해를 무작정 바라기에 앞서 우선 '기억'의 속성에 대한 이해를 해보려 노력하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타인과 다른 선수들을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 내가 나의 소중한 선수를 바라보듯이 말이다.</p><p><br></p><p>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어떤 잣대나 편견없이 그 자체로 살아가고 또 지켜봐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br>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선수를 응원하는 이들도 사실 지금 순간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과거의 선수가 되어가는 선수를 보며 예전 과거에 뛰었던 선수, 그를 응원했던 팬들을 존중해 주는 것은 어떨까?<br>미래를 살아갈 선수를 응원하는 이들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도&nbsp;기다려지지만&nbsp;현재를 충실히 살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충분히&nbsp;존중받을 만한 커리어를 쌓는 그 선수들의 팬들을&nbsp;똑같이&nbsp;배려하는 것은 어떨까?</p><p><br></p><p>'기억'이라는 것의 특성상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우리 인간 각각의 현실. 그 속의 우리. </p><p>하지만 이러한 차이를 서로가 조금만 멈춰서서 생각해본다고 할 때 우리가 과연 </p><p>이&nbsp;현실의 소중함을 논쟁과 갈등의 악순환의 구렁텅이에 빠뜨려 버리고 </p><p>소중한 과거의 아름다운 빛을 퇴색시켜 버리며 오지 않은 희망의 미래를 아비규환의 잿빛 전쟁터로 만들어 버리려는 그런 우를 범할 수가 있겠는가?</p><p>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이 안타까운 논쟁의 무한루프의 덫에서&nbsp;헤어나오도록 바로 지금&nbsp;의식을&nbsp;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p><p><br></p><p>맥락없고 두서없는 글은 이만 마칩니다.</p><p>소중한&nbsp;시간 내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p>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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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25 18:36:50

던컨을 막 떠나보낸 저는 만감이 교차하는 글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WR
2016-08-29 11:30:55

저의 경우는 2000-01시즌부터 NBA를 보기 시작한 거 같은데 늘 한결같이 샌안을 지키던 던컨이 어느새 은퇴라니... 영영 뛸 것 같던 선수들이 연이어 은퇴하면서 NBA가 새 국면에 접어드는 느낌입니다.

  

2016-08-28 12:30:57

필자님의 로이 찬양글을 접하며 로이 팬이 되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참 세월 많이 흘렀네요. 간만에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글 잘 봤습니다.

WR
2016-08-29 11:33:04

아아 반갑습니다. 제가 그 당시 로이에 취해서 참으로 많은 찬양글을 남겼지요. 하하 그러고보면 로이 은퇴후에 글을 안 쓰게 된 것 같아요. 그게 벌써 5년이 넘었다니 기분이 묘하네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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