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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유니폼을 입었던 사람 중 가장 위대한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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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2 16:49:49

“Michael Jordan is the best player to ever put on a uniform. We played him as well as we could.” 뉴욕 닉스의 2년차 젊은 감독 릭 퍼티노(Rick Pitino)는 1989년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닉스가 불스에게 2-4로 패한 후 이렇게 말하고, 뉴욕 닉스의 감독에서 물러났습니다. 아래 링크는 당시 뉴욕 타임스 기사입니다.

http://www.nytimes.com/1989/05/20/sports/pitino-praises-bulls-hero-after-heartbreaking-loss.html


그 직후 퍼티노는 켄터키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금은 역대 대학농구에서 가장 위대한 감독 중에 한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1989년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 시카고 불스 대 뉴욕 닉스의 경기는 제가 미국 도착 후 처음으로 본 NBA 생중계 방송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이 그 유명한 The Shot으로 NBA 정규시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했던 클리블랜드를 3-2로 꺾고 동부 컨퍼런스 애틀랜틱 디비전 챔피언인 뉴욕 닉스와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붙게 된 것이었습니다. 닉스는 애틀랜틱 디비전 챔피언인데 비해 불스는 정규시즌에 센트럴 디비전 6개 팀 중에 5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둔 바 있었습니다.


1988~89 시즌은 불스에게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전년도에 50승을 거둬 센트럴 디비전 2위를 차지했고 마이클 조던이 MVP, DPOY, 올스타 MVP, 슬램덩크 챔피언을 휩쓴 데다, 신인이었던 피펜과 그랜트의 기량이 날로 발전하고 있었기에 1988~89 시즌 전에 시카고 팬들은 불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제너럴 매니저 제리 크라우스는 그랜트의 기량이 주전을 맡을만 하다고 생각하고, 조던과 덕 콜린스 감독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즌 개막 전에 주전 파워 포워드 찰스 오클리를 뉴욕 닉스의 센터 빌 카트라이트와 트레이드하였습니다.


불스의 감독 덕 콜린스는 일리노이 주 출신으로 1972년 뮌헨 올림픽 결승에서 경기종료 몇 초 전에 가로채기에 이어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킴으로써 결승골을 기록할 뻔 했던 선수였습니다. 외곽 슛의 명수였던 콜린스는 1973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식서스에 지명된 이후 연속 네 번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지만 부상 때문에 커리어가 조기에 마무리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1986~87 시즌에 고향 일리노이의 불스 팀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콜린스는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시즌 전 기대와 달리 1988~89 시즌 불스의 성적은 전년보다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랜트는 오클리를 완벽히 대체하기에 부족했고, 조던은 카트라이트에게 적대적으로 대했습니다. 다혈질의 콜린스는 그만큼 다혈질이던 제너럴 매니저 제리 크라우스와 사사건건 충돌했습니다. 콜린스는 조던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로운 플레이를 하도록 작전을 수십 개나 고안했습니다. 그가 어찌나 많은 새로운 작전을 구사했던지 그에게는 ‘하루 한 가지 작전’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습니다. 콜린스는 89년 3월 말부터 실험적으로 조던을 포인트 가드로 기용했습니다. 조던이 포인트 가드를 맡자 팀원들은 오히려 한결같이 뒤로 물러서면서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했고, 슈팅가드 자리를 맡게 된 3점 슛의 명수 크레이그 하지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래의 표는 조던이 포인트 가드를 맡았던 10경기에서 팀의 승패와 조던의 기록입니다.



팀의 공격이 살아나지 않자 덕 콜린스는 공격 전술을 담당하던 텍스 윈터 코치와 불화를 보였습니다. 콜린스는 훗날 트라이앵글 오펜스로 발전하는 당시 윈터의 공격 시스템은 프로가 아니라 대학 농구에서만 먹혀드는 전술이라고 폄하해 실제 경기에 적용하는 데 반대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에 제리 크라우스는 보조코치 텍스 윈터, 필 잭슨과 교감하여 시즌 후 덕 콜린스를 교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조던이 맹활약을 펼쳐 The Shot으로 클리블랜드를 꺾은 이후 시카고에서 덕 콜린스의 인기는 더 높아져서 텍스 윈터조차 크라우스에게 콜린스를 경질하는 것은 무리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카고 불스 대 뉴욕 닉스의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 시리즈는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뉴욕 닉스는 동부 컨퍼런스 애틀랜틱 디비전을 오랫동안 지배하던 셀틱스와 식서스를 물리치고 디비전 챔피언에 오른 팀입니다. 래리 버드가 부상으로 시즌 내내 결장한 셀틱스는 그냥 평범한 팀이었고, 식서스도 앤드류 토니의 부상 이후 강팀 대열에서 탈락해, 애틀랜틱 디비전은 닉스의 시대를 맞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뉴욕과 시카고는 대표적인 빅마켓인데다, 억울하게 트레이드 당한 오클리의 복수전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닉스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89년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은 마이클 조던의 전체 커리어를 통틀어서 그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시리즈였습니다. 조던의 커리어 중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오프 시리즈로 꼽히는 것은 89년 닉스와의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 90년 식서스와의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 91년 레이커스와의 결승, 93년 피닉스와의 결승 등이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도 89년 닉스와의 동부 컨퍼런스 준결승을 마이클 조던의 전체 커리어에서 가장 탁월한 플레이오프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시카고는 닉스에 4-2로 승리했는데, 승리한 경기인 1,3,4,6차전에서 조던의 기록은 이렇습니다.

1차전 34득점(야투 64.7%) 10리바운드, 12어시스트

3차전 40득점(야투 56.0%) 15리바운드, 9어시스트

4차전 47득점(야투 66.7%)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6차전 40득점(야투 63.6%)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마지막 6차전에서는 종료 몇초 전까지 시카고가 111-107로 앞섰지만 닉스의 트렌트 터커가 3점슛과 파울을 얻는 4점 플레이도 동점이 되었는데, 막판에 조던이 2점을 추가해 113-111로 시카고가 승리했습니다. 이렇게 시카고 불스는 1975년 이후 14년만에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습니다. 시리즈가 끝난 후 릭 퍼티노가 Michael Jordan is the best player to ever put on a uniform.이라고 한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불스는 정규시즌에 63승을 거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붙었습니다. 피스톤스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정규시즌 60승 고지를 밟은 팀이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습니다. 서부 컨퍼런스의 레이커스는 카림이 은퇴하여 전력이 약화되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하여 결승에 쉽게 올랐습니다.


불스와 피스톤스의 컨퍼런스 파이널은 불스와 닉스의 준결과 똑같은 상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적어도 3차전 까지는 그랬습니다. 불스는 디트로이트 원정 1차전에서 피스톤스에게 승리했습니다. 시카코로 옮겨서 치러진 3차전에서 마이클 조던은 데니스 로드맨의 악착같은 수비를 따돌리고 46득점(16-26, 야투율 61.5%)의 맹활약을 펼치며 종료직전 결승 슛을 성공시켰습니다. 결국 3차전에서 불스가 99-97로 승리했습니다. 컨퍼런스 준결승과 똑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듯 했습니다. 시카고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홈코트에서 두 번만 더 승리하면 시카고 불스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오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의 체력은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40분을 넘게 뛰며 32.5득점(야투율 53.8%), 8리바운드, 8어시스트, 2.9스틸을 기록한 데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까지 팀을 싱글캐리 했지만 마이클 조던도 인간인지라 무한체력을 보유하지는 못했습니다. 시카고에서 펼쳐진 4차전에서 조던은 23득점을 올렸지만 야투율이 33%와 2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그쳤습니다. 로드맨은 조던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1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수운을 세웠습니다. 아래에 로드맨의 4차전 하이라이트를 첨부합니다.

https://youtu.be/A5hlC8hN3B0


디트로이트는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에서 조던의 활약으로 패하여 위기를 맞았지만, 그 이후 시카고에게 3연승을 거뒀습니다. 마지막 6차전에 임했을 때 조던은 거의 탈진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결승에서도 레이커스에게 4연승을 거둬 팀 역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디트로이트에게 결승에서 역전패했지만 덕 콜린스에 대한 시카고 팬들의 사랑과 신뢰는 여전했습니다. 하지만 제리 크라우스는 덕 콜린스를 해임했습니다. 덕 콜린스는 크라우스와 친하긴 했지만 2부 리그 코치 출신에 팀 내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던 필 잭슨이 자신의 자리를 대체하리라고는 끝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필 잭슨은 덕 콜린스와 달리 느긋한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신경질적이고 안하무인인 제리 크라우스와 충돌할 가능성이 적었습니다. 콜린스는 한을 품은 채 시카고에서 쫓겨났습니다. 콜린스의 자리를 차지한 잭슨은 텍스 윈터의 공격 전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했습니다.


12년 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의 지위에 오른 마이클 조던이 워싱턴 위저드의 구단주겸 선수로 뛰게 되었을 때, 덕 콜린스는 감독을 맡아 조던과 재회했습니다. 옛 스승이었던 덕 콜린스 말고는 구단주인 조던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감독은 없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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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22 17:48:02

잘 감상했습니다

WR
2016-08-22 18:13:01

감사합니다. 덕 콜린스와 필 잭슨의 성격 차이를 보여주는 영상이 있습니다. 88~89 시즌에 불스와 피스톤스 선수들이 싸움이 벌어졌는데, 다혈질의 콜린스는 그 중심에 끼어들어 마혼에게 큰 봉변을 당했지만 잭슨은 주변만 어슬렁 거리는 장면입니다.

https://youtu.be/dzdrdBjc8hc

WR
2016-08-22 18:14:07

88~89 시즌이 아니라  전 시즌입니다. (88년도는 맞습니다)

2016-08-22 21:57:11
조던 최전성기에  센터에  샤크 하고  좋은  오픈 3점 슈터 붙여주면 

득점왕 과 어시스트왕   동시에도 가능했을가요?  
WR
2016-08-23 12:40:21

72~73 시즌에 타이니 아치볼트가 득점왕와 어시스트왕을 동시에 차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조던의 경우도 팀의 승리보다 스탯이 목적이라면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2016-08-22 22:24:38

좋은 글입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WR
2016-08-23 12:40:50

감사합니다^^

2016-08-22 23:16:53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조던이 위저드에서 선수로 뛰기위해서 구단주 자리를 내려놓고 선수로 복귀하지 않았었나요?
구단주는 선수로 뛸수없는 조항이 있어서물러났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WR
2016-08-23 12:43:42

말씀 고맙습니다.


조던은 위저즈의 대표 구단주가 아니라 지분이 작은 공동 구단주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위저즈에서 공식 역할은 사장이었습니다. 조던은 위저즈 사장으로서 덕 콜린스를 감독으로 영입했고, 사장의 자리를 물러나 선수로 뛰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공동 구단주는 자리가 아니라 지위를 뜻한 것입니다.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도 공동 구단주라는 지위는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6-08-23 16:23:53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었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2016-08-23 18:11:12

저 스탯을 보니 서버럭이 떠오르네요... 

버럭이도 포가 안보고 슈팅가드로 전향하면...  조던급 효율을 보여줄수 있을까요?
야투가 딸려서 안되려나...  
2016-08-23 22:11:46

팀에 샐러리캡에 여유만 있으면 저도 포지션 변경하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2K농구게임에서도 오클하면 포지션 슈가로 놓고 쓰고요!! 
대표적으로 웨이드도 포가로 데뷔하고 포지션 변경하고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가능해졌죠.
콘리같은 선수만 잡으면 좋겠다했는데 이제 몸값이 비싼지라...
2016-08-23 22:09:41

하지만 10년후에 크라우스는 필잭슨에게 꺼지라 하는데... 

오클리 트레이드와 쫌팽이 계약으로 그랜트만 놓치지 않았어도...
정말 조던 피펜 필잭슨 없었으면.... 엘튼브랜드 버리고 에디커리랑 챈들러건 때문에 으리으리로 보다가 노답이라고 생각하고 포기...
WR
2016-08-24 00:32:48

그런데 2부리그(CBA) 코치로 있던 잭슨을 NBA로 불러들인 사람이 바로 제리 크라우스입니다. 잭슨이 불스의 보조코치로 있을 때에도 다른 구단은 잭슨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덕 콜린스는 잭슨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2019-06-04 16:49:17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019-06-04 17:06:11

11번경기중 10경기 트리플더블이 포인트가드역할하면서 해냈던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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