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RP로 보는 원맨팀과 더맨, 그리고 우승
원맨팀, 더맨 그리고 우승. 어쩌면 NBA 커뮤니티에서 가장 꾸준히 나오는 논란거리들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논쟁이 일어날 때면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오가지요.
"A팀은 B 혼자밖에 없었던 원맨팀이다."
"C선수가 우승에 실패했던 것은 D팀 동료들이 워낙 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
"xx시즌의 우승은 E선수의 더맨 우승이 아니다. 파이널 MVP는 F선수에게 갔어야 마땅하다."
이를 지켜보던 중 몇 가지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원맨팀 우승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를 혼자서 캐리해 이끌어낸 우승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우승 당시의 더맨이 누구였는지는 어떻게 파악해볼 수 있을까. 우승을 가능케 하는 원맨의 비중이란 어느 정도가 한계일까. 해서 BPM을 양적으로 환산해낸 스탯인 VORP를 통해 1990-1991 시즌부터의 우승팀, 그리고 시사점을 줄 만한 몇몇 팀들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팀의 에이스가 거둔 VORP가 팀 전체의 VORP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계산해본 거지요. VORP의 양은 치룬 경기수에 비례해 올라가므로 절대적인 양보다는 팀 전체에서의 비중에 집중하여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말은 그럴싸하게 늘어놓았습니다만, 실제로 제가 마주하게 된 것은 아주 기초적인 엑셀 노가다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승팀들
# 90-91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시즌: 9.8 / 20.8 (47%)
플옵: 2.8 / 6.4 (44%)
# 91-92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시즌: 8.3 / 22.8 (36%)
플옵: 2.7 / 7.3 (37%)
# 92-93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시즌: 8.9 / 17.8 (50%)
플옵: 2.5 / 6.2 (40%)
# 93-94 휴스턴 로켓츠 (하킴 올라주원)
시즌: 7.5 / 15.2 (49%)
플옵: 2.8 / 6.3 (44%)
# 94-95 휴스턴 로켓츠 (하킴 올라주원)
시즌: 5.3 / 13.0 (41%)
플옵: 1.7 / 6.2 (27%)
* 드렉슬러 플옵 VORP 1.7
# 95-96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시즌: 8.3 / 25.7 (32%)
플옵: 2.1 / 7.4 (28%)
25.7............
# 96-97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시즌: 6.8 / 24.3 (28%)
플옵: 2.2 / 6.7 (33%)
# 97-98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시즌: 5.3 / 19.7 (27%)
플옵: 1.8 / 7.0 (26%)
* 피펜 정규시즌 44경기 VORP 3.2, 플옵 VORP 1.9 (팀내 1위)
# 98-99 샌안토니오 스퍼스 (데이비드 로빈슨 - 팀 던컨)
시즌: 3.7 - 3.4 / 12.0 (31%, 28%) -단축시즌
플옵: 1.5 - 1.8 / 5.2 (29%, 35%)
# 99-00 LA 레이커스 (샤킬 오닐)
시즌: 9.3 / 20.8 (45%)
플옵: 2.3 / 5.8 (40%)
# 00-01 LA 레이커스 (샤킬 오닐)
시즌: 6.8 / 14.8 (47%)
플옵: 1.6 / 6.6 (24%)
* 코비 플옵 VORP 1.6
# 01-02 LA 레이커스 (샤킬 오닐)
시즌: 5.5 / 19.3 (28%)
플옵: 1.6 / 5.6 (29%)
* 로버트 오리 플옵 VORP 1.5(....)
# 02-03 샌안토니오 스퍼스 (팀 던컨)
시즌: 7.6 / 17.6 (43%)
플옵: 3.5 / 7.1 (49%)
# 03-04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벤 월러스)
시즌: 5.5 / 16.8 (33%)
플옵: 2.0 / 7.3 (27%)
# 04-05 샌안토니오 스퍼스 (팀 던컨 - 마누 지노빌리)
시즌: 4.7 - 5.0 / 20.7 (23%, 24%)
플옵: 1.3 - 2.1 / 6.2 (21%, 34%)
* 로버트 오리 또 플옵 VORP 1.4....
# 05-06 마이애미 히트 (드웨인 웨이드)
시즌: 7.0 / 14.8 (47%)
플옵: 2.6 / 6.0 (43%)
# 06-07 샌안토니오 스퍼스 (팀 던컨)
시즌: 6.3 / 21. 4 (29%)
플옵: 1.7 / 5.6 (30%)
# 07-08 보스턴 셀틱스 (폴 피어스 - 케빈 가넷)
시즌: 4.9 - 5.5 / 22.4 (22%, 25%)
플옵: 1.5 - 2.1 / 7.5 (21%, 28%)
# 08-09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 - 파우 가솔)
시즌: 4.9 - 5.3 / 19.1 (26%, 28%)
플옵: 2.2 - 2.0 / 5.9 (37%, 34%)
# 09-10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 - 파우 가솔)
시즌: 4.0 - 4.5 / 16.1 (25%, 28%)
플옵: 1.9 - 1.9 / 5.9 (32%, 32%)
# 10-11 댈러스 매버릭스 (덕 노비츠키 - 제이슨 키드)
시즌: 3.7 - 3.4 / 15.6 (24%, 22%)
플옵: 1.2 - 1.5 / 6.9 (17%, 22%)
* 테리, 챈들러 플옵 VORP 각각 1.2, 1.1
# 11-12 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
시즌: 7.6 / 14.2 (54%) - 단축시즌
플옵: 3.2 / 7.2 (44%)
# 12-13 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
시즌: 9.8 / 19.1 (51%)
플옵: 2.9 / 7.0 (41%)
# 13-14 샌안토니오 스퍼스 (카와이 레너드)
시즌: 3.8 / 20.2 (19%)
플옵: 1.6 / 8.3 (19%)
# 14-15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픈 커리)
시즌: 7.9 / 22.3 (35%)
플옵: 2.2 / 6.8 (32%)
# 15-16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시즌: 7.6 / 15.2 (50%)
플옵: 3.1 / 7.3 (42%)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Before Championship
# 87-88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 동부 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
시즌: 11.8 / 14.7 (80%)
플옵: 1.4 / 1.5 (93%)
# 88-89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탈락
시즌: 12.0 / 12.6 (95%)
플옵: 2.7 / 3.8 (71%)
* 카트라이트 시즌 VORP -1.7. 조던 착한 갈굼 인정합니다(?)
# 89-90 시카고 불스 (마이클 조던) - 동부 컨퍼런스파이널 탈락, 필 잭슨 부임 첫 시즌
시즌: 10.1 / 13.4 (75%)
플옵: 2.8 / 4.2 (67%)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Before the Decision
# 06-07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 파이널 탈락
시즌: 7.6 / 14.2 (54%)
플옵: 2.4 / 4.0 (60%)
# 07-08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 동부 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
시즌: 10.1 / 9.3 (109%)
플옵: 1.9 / 3.5 (54%)
109%..............................?
* 이 시즌의 캡스는 시즌 VORP 마이너스 투성이.
# 08-09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탈락
시즌: 11.6 / 21.9 (53%)
플옵: 2.9 / 4.5 (64%)
# 09-10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 동부 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
시즌: 10.9 / 18.1 (60%)
플옵: 1.5 / 2.0 (75%)
르브론과 다른 실패한 파이널들
# 10-11 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 - 파이널 패배
시즌: 8.2 / 19.1 (43%)
플옵: 2.3 / 5.4 (43%)
# 13-14 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 - 파이널 패배
시즌: 8.0 / 15.8 (51%)
플옵: 2.4 / 4.3 (56%)
# 14-15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르브론 제임스) - 파이널 패배
시즌: 5.9 / 15.5 (38%)
플옵: 2.7 / 5.9 (46%)
* 어빙(13경기 VORP 0.8), 러브(4경기 VORP 0.1) 부상으로 결장
지난 시즌의 다른 빅3
# 15-16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픈 커리) - 파이널 패배
시즌: 9.8 / 22.8 (43%)
플옵: 1.1 / 7.0 (16%)
* 부상으로 13경기만 출장, 드레이먼드 그린 플옵 VORP 2.0으로 팀내 1위
# 15-16 오클라호마 썬더 (러셀 웨스트브룩 - 케빈 듀란트) -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탈락
시즌: 8.3 - 6.4 / 18.6 (45%, 34%)
플옵: 2.3 - 0.7 / 5.7 (40%, 12%)
# 15-16 샌안토니오 스퍼스 (카와이 레너드) - 서부 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
시즌: 6.2 / 23.3 (27%)
플옵: 1.1 / 3.4 (32%)
시사해주는 점들
1.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에서 팀 VORP의 40% 이상을 한 선수가 생산하면서 우승에 성공했다면 일반적인 더맨 우승보다는 확실하게 한 수 위의 지배력을 보인 시즌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맨 우승..... 이라고 불러도 괜찮을지는 모르겠네요. 90-91시즌 이후 우승팀의 에이스들 중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에서 이 기준을 만족시킨 선수는 90-91, 92-93 시즌의 마이클 조던과 93-94 시즌의 하킴 올라주원, 99-00 시즌의 샤킬 오닐, 02-03 시즌의 팀 던컨, 05-06 시즌의 드웨인 웨이드 그리고 매 우승 시즌의 르브론 뿐입니다.
이들 중 가장 높은 정규시즌 VORP 점유율을 기록한 선수는 르브론 제임스이고(11-12 단축시즌 54%, 12-13 시즌 51%), 가장 높은 플레이오프 VORP 점유율을 기록한 선수는 팀 던컨입니다(02-03 49%). 반대로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우승팀 에이스는 정규시즌을 기준으로 카와이 레너드(13-14 시즌 19%), 플레이오프를 기준으로 덕 노비츠키(10-11 시즌 17%)입니다.
2. 플레이오프에서 에이스가 50% 이상의 VORP를 생산하고도 우승에 성공한 팀은 91년 시즌 이후로 단 한 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플레이오프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원맨팀일수록 유독 더 어려워 보입니다. 한 명의 특급 에이스가 정규시즌 성적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정말로 필수적인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VORP의 균형 있는 분배가 우승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애초에 우승하는 팀은 서른 팀 중 하나뿐인 걸요.
3. 필 잭슨은 대단한 감독입니다. 콜린스 재임 시절의 시카고 불스는 카트라이트 등의 2차스탯으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한 선수들을 마구잡이로 중용하며 팀의 전력을 100% 활용하지 못했는데요. 이는 비슷한 시절의 다른 팀들을 보아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감독들의 기용 방식이나 선수평가가 지금만한 합리성을 갖추지 못했던 시절이라고나 할까요. 덕분에 조던 또한 기괴할 정도의 원맨팀을 꾸려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89-90 시즌을 앞두고 필 잭슨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필 잭슨의 합리적인 기용, 훌륭한 전술 그리고 피펜 등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불스는 어마어마한 강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죠. 그렇게 1990-1991시즌, 그에게 쏠렸던 하중이 '슈퍼캐리만 해내면 우승할 수 있을 수준'으로 줄어들자마자 조던은 첫 번째 반지를 수집하는 데 성공합니다.
4. 포포비치는 또 다른 의미에서 대단한 감독입니다. 던컨이 전성기에서 내려온 이후를 보면 스퍼스의 시스템이 아니고서는 이만큼 해내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에이스나 선발라인업의 VORP 비중이 적은 편이거든요. 게다가 로스터 전체의 성적을 보아도 빅3 체제가 자리를 잡은 이후의 스퍼스에서는 마이너스의 VORP 수치를 기록한 선수를 찾아보기가 정말 힘듭니다. 그만큼 기용 자체도 합리적이었고, 시스템을 통해 롤플레이어들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능력 역시 탁월했다는 뜻이겠지요.
그나저나 최전성기의 던컨은 이렇게 봐도 참 대단했군요.
5. 르브론 1기의 클리블랜드는 명백한 원맨팀입니다. 르브론의 플레이오프에서의 VORP 비중은 50% 아래로 내려갔던 적이 없네요. 특히 마지막 두 시즌의 점유율은 사실상 떨어지기 위해 진출한 플레이오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66승을 올렸던 08-09시즌의 경우 정규시즌에는 르브론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도 VORP가 합산 10.0을 넘어가는 호화스러운 성적을 올렸다는 건데요.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전원이 본연의 클래스로 돌아간 듯한 활약을 펼치며 르브론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이것이 우연이었을지, 아니면 필연적인 귀결이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이 언젠가 건드려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 코믹스러운 07-08 시즌 클리블랜드의 감독은 여러분도 다 아실 'COTY'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었습니다.
7. 웨스트브룩은 만약 썬더에 남게 된다면 과거 르브론, 조던이 거쳐왔던 수준의 원맨팀을 꾸려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웨스트브룩은 14-15 시즌에 이미 정규시즌 VORP 점유율을 50% 이상 기록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플옵 진출에 실패했지만, 혹시 이번에라도 성공하게 된다면 이 원맨팀 우승 불가능에 대한 불문율에 도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8. 누가 더맨이었다, 아니다, 누가 더 뛰어난 우승 시즌을 보냈다 따위를 따지기 위해 작성한 글은 아닙니다. 해서 누군가를 까내리기 위한 용도로 이용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모로 노가다는 많았지만 아이디어와 방법 자체는 참 단순한 글이었으니까요.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면 곤란합니다.
* 참조: BKREF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아이러니한건 가장 원맨팀 우승으로 꼽히던 노비의 우승이 가장낮은 vorp였다는거네요. 노비의 댈러스는 부정할수없는 원맨팀으로 인정받는데 제임스의 클블은 원맨팀이 아니라는 분들이 많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