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스-썬더의 5차전 리뷰 및 몇 가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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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Updated at 2016-05-29 07:52:34
많은 분들의 리뷰에 더해 경기 시작 전 간단히 리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전술 측면에서 두 감독의 지략 싸움을 한번 그려보았는데요.
6차전을 앞두고 참고하시면 어떠실까 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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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쿼터부터 시작된 두 감독의 지략 대결.
경기 시작과 함께 꺼내든 도노반 감독의 승부수 중 하나는 로버슨을 4번으로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혼즈 셋을 펼쳤는데 이 때 로버슨이 4번 롤을 맡고, 듀란트가 스윙 맨 롤을 맡았어요. 아담스-이바카가 존재함에도 로버슨을 4번처럼 활용한 승부수였죠.
그런데 커 감독은 썬더의 혼즈 셋에 대해 대비를 정말 잘 했습니다. 썬더의 혼즈 셋 시작은 바로 이 포지션 체인지와 함께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썬더 2, 3, 4, 5번 선수들의 포지션 체인지는 정말 빠른 타이밍에 일어납니다. 그런데, 5차전에서 워리어스는 그린을 축으로 적극적으로 스위치 디펜스를 하면서 이 상황에 빠르게 대처를 했습니다.
썬더는 초반부터 혼즈 셋을 중심으로 웨스트브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 것 같았는데 스위치 후 주로 웨스트브룩의 매치 업 상대가 되었던 그린이 웨스트브룩을 정말 잘 막아주었죠.
게다가 공격에서는 보것을 적극적으로 컨트롤타워로 이용하면서 아담스를 괴롭혔는데요. 이로 인해 아담스가 예상보다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도노반 감독의 승부의 키가 틀어져 버렸어요.
개인적으로 이 상황은 커 감독이 웨스트브룩을 막으면서 듀란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잠시였지만 도노반 감독은 1쿼터에 듀란트를 벤치로 불러들이기도 했죠.
그런 데 이 시점에 도노반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오히려 커 감독이 유도한 것처럼 듀란트를 축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전개한 것이죠(이건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듀란트의 쉘로우 컷, 웨스트브룩-듀란트의 2 : 2가 나오고, 혼즈 셋과 1-4 low set도 듀란트를 축으로 돌았습니다.
흥미롭게도 도노반 감독이 오히려 듀란트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맞불을 놓은 것이죠.
도노반 감독은 정말 대단한 승부사입니다.
◎ 워리어스에 대항해 내놓은 썬더의 새로운 혼즈 셋.
사실 5차전에서는 썬더가 혼즈 셋을 사용할 때 워리어스 빅맨 들의 수비가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포지션 체인지 상황에서 웨스트브룩한테 대체로 그린을 붙여주었는데 그린이 웨스트브룩을 정말 잘 막았어요.
커 감독의 대비책이 그야말로 빛을 발한 것이죠. 정말 1쿼터부터 두 지장의 대결이 볼만했습니다.
6차전에서도 1쿼터에 벌어질 두 감독의 지략 대결이 승부를 가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반부터 엄청날 것 같아요.
여하튼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썬더도 혼즈 셋을 사용하는 방식을 다소 바꿉니다.
1) 듀란트의 쉘로우 컷으로 수비 대형을 흔들고 나서 혼즈 셋을 사용하기도 하고(듀란트를 미끼로 쓰니 이 팀이 스퍼스인지 썬더인지 헷갈립니다.^^),
2) 혼즈 셋 후 당연히 할 것 같은 포지션 체인지를 하지 않고 아담스가 바로 웨스트브룩과 2 : 2 게임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정말 인상적으로 본 장면입니다. 그래서 이 상황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예시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2쿼터 7분경에 나온 상황입니다.
공격은 1. 웨스트브룩, 2. 웨이터스, 3. 듀란트, 4. 이바카, 5. 아담스입니다.
수비는 X1 커리, X2 탐슨, X3 이궈달라, X4 반즈, X5 보것입니다.
수비는 X1 커리, X2 탐슨, X3 이궈달라, X4 반즈, X5 보것입니다.
4와 5는 2와 3에게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혼즈 셋과 평이합니다(다만, 4차전에서 썬더는 이 때 스크린보다 포지션 체인지의 비중이 좀 더 높았습니다). 2는 4의 스크린을 타고 외곽으로 빠져나오는 데, 3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 데 이 움직이지 않는 선수가 무려 듀란트입니다.
그래서 X5는 3을 견제합니다. 그런데 이 때 5는 스크린을 풀어버리고 즉시 V컷을 해서 1에게로 달려 나갑니다(스크린이 미끼인 것이죠).
즉시 1과 5의 하이스크린 앤 롤이 펼쳐집니다. X5는 당황해서 외곽으로 나오지만 이미 5는 X2에게 완벽한 스크린을 걸어주었습니다. 아담스의 스크린은 정말 온, 오프 가리지 않고 너무나도 훌륭하고 빠르고 정확합니다. 마치 던컨의 스크린을 보는 것 같아요.
X5와 X2의 위치가 어정쩡해지면서 5가 순간적으로 기회를 잡고, 웨스트브룩의 패스를 받아 마무리합니다. 심지어 앤드 원까지 얻어내었죠.
이러한 방식의 전술을 2쿼터 7분경에 무려 2번이나 연속해서 성공을 시킵니다.
계속해서 듀란트를 이용하다가 허를 찌른 웨스트브룩을 활용한 2 : 2 마무리였죠.
이 외에도,
3) 혼즈 셋 상황에서 웨이터스와 듀란트의 스크린 더 스크리너 이후 듀란트의 1 : 1 이라던지(백 도어 공략),
4) 혼즈 셋 상황에서 아담스와 듀란트의 인 앤 아웃 이후 듀란트의 1 : 1 유도와 같은 다양한 혼즈 셋의 활용 방식을 보여주었죠.
또한 수비에서는 계속적으로 2-3 존 디펜스를 활용해 듀란트의 부담감을 줄여주려 했던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 커 감독의 승부수가 결국 적중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커 감독의 승부수는 결국 적중했던 것 같아요.
3쿼터 중반을 지나면서 듀란트에게 이상 징후가 관찰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듀란트의 체력이 떨어진 것이죠.
3쿼터 중반 이후부터는 혼즈 셋 상황에서 듀란트에게 공간을 만들어줘도 듀란트가 아이솔레이션을 하지 못하고 계속 패스를 시도했습니다.
또한 수비에서는 2-3 존 디펜스 상황에서 가드와 매치 업이 되면 그 선수들의 스피드를 점차 못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발이 느려진 것 같았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들은 듀란트의 체력이 떨어진 것을 상징하는 장면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듀란트가 4쿼터 10분경에 아담스의 좋은 스크린에도 불구하고 굳이 풀업 3점을 시도하다 턴 오버를 범하게 된 배경 또한 듀란트가 돌파를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을 워리어스 측에서 알고 미리 대처한 것이 아닌 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 후에도 단순한 스크린을 못 피하고 매치 업 상대를 놓쳐 노마크 찬스를 내주는 등의 모습이 종종 관찰되었는데요. 이런 모습들은 4차전까지의 듀란트와는 다소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썬더는 4쿼터 전후 듀란트 쪽에서 계속적으로 실점을 허용했죠.
4쿼터 5분 경 커리의 돌파 상황에도 듀란트는 전혀 커리를 따라잡지 못했고(평소라면 놓치지 않았을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결국 앤드 원까지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 스티브 커 감독은 왜 마지막 순간에 스몰라인업을 사용했을까?
마지막 순간에 커 감독은 스몰라인업이라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썬더 수비의 축이자 스몰라인업의 축은 듀란트입니다. 그런데 경기 후반에 듀란트의 발이 느려지고 수비에서 많은 공헌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죠.
이처럼 듀란트의 발이 느려진 상황이라면 마지막 순간에 커 감독이 스몰라인업을 선택한 것도 비로소 이해가 됩니다.
워리어스의 최고 무기를 드디어 쓸 수 있게 된 것이죠.
◎ 듀란트는 과연 6차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현재 썬더 수비에서 듀란트의 존재감은 엄청납니다. 확실한 팀의 중심이죠. 그가 스위치 상황에서 가드들에게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붙어줄 수 있다면 워리어스 가드들은 3점 슈팅도, 돌파도 시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커 감독은 이번에도 듀란트의 체력 소진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 것 같습니다.
과연 도노반 감독은 이 때 듀란트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5차전처럼 듀란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맞불을 놓을지, 아니면 듀란트를 빼주면서 보호하는 초강수를 둘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6차전에도 1쿼터부터 분명히 두 감독은 치열한 지략 대결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눈여겨보시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 까 생각되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양 팀 모두 관건은 결국 ‘듀란트’인 것 같습니다.^^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16-05-29 07:52:18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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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와 엄청나게 좋은 분석이네요 내일 관전 포인트까지 집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