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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프리뷰: 워리어스는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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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27 01:02:44
썬더의 반란으로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이네요.

NBA를 사랑하고, 농구를 사랑하는 저 같은 타 팀 팬(플옵과는 전혀 상관없는 필리 팬)의 경우에는 이런 양상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5차전이 다가오기 전에 이 글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좀 일찍 올리려 했는데 개인 사정으로 인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글 중간의 전술 다이아그램은 양이 많은 편인지라 굳이 보지 않으셔도 이해에 큰 지장은 없으실 것 같습니다.

두 팀의 골수 팬 분들 중 훌륭한 분들이 뛰어난 분석을 해주셨고, 그런 의견들 대부분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은 그런 분들의 의견과 달리 다른 팀 팬들은 이런 견해도 가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글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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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리어스는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워리어스가 정규 시즌 중 보여주었던 팀 최고의 강점은 빅 라인업과 스몰라인업의 조화를 만들어주는 숨막히는 로테이션에 있습니다.

탄탄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하는 로테이션과 현란한 오프 더 볼 무브, 빠르고 다채로운 패스 연결은 계속적으로 오픈 찬스를 창출해내었죠.

그리고 정규시즌에 만났던 썬더는 듀란트를 축으로 한 스위치 디펜스로 워리어스를 상대했고, 이 때 워리어스는 뛰어난 공간 활용 능력(코트를 넓게 쓰고 빠르게 움직이는)을 바탕으로 결국 듀란트의 체력 저하를 유도하면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물론 현재 썬더의 스위치 디펜스 완성도는 정규시즌과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워리어스가 좀처럼 듀란트 중심의 스위치 디펜스를 공략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듀란트의 체력저하는 전혀 유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규시즌과 달리 워리어스는 왜 듀란트를 지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썬더의 수비 완성도가 높아져서일까요? 물론 썬더의 수비 완성도 향상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겠지만, 저는 그 외에 워리어스의 공격 패턴에도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듀란트를 지치게 하라.

결국 썬더의 모든 대 워리어스 전술에서 중심이 되는 선수는 바로 듀란트입니다.

그러므로 듀란트를 얼마나 힘들게 하느냐. 혹은 지치게 하느냐가 5차전에 임하는 워리어스의 키가 될 것 같네요.

듀란트의 활약은 연쇄적인 시너지를 일으키고, 이는 곧 팀 전체 경기력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4차전에서 워리어스의 턴 오버 개수는 무려 21개였습니다. 정규 시즌에 평균 14개를 기록하던 것을 감안하면 심각하게 증가한 수치인데요. 특히 이 기록은 워리어스의 플레이오프 최다기록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이면에는 듀란트의 수비에서의 맹활약이 있었죠. 결국 썬더 수비의 축이 되는 선수이자 스위치 디펜스(정규 시즌에서부터 계속 스위치의 중심은 듀란트였죠. 하지만 정규 시즌에서는 워리어스 상대로 스위치 디펜스를 수행할 경우 4쿼터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로 듀란트의 경기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에서 핵심이 되는 선수인 듀란트의 체력을 어찌 저하시키느냐는 워리어스의 중요한 당면 과제입니다.

◎ 워리어스의 사라진 공격 패턴들

스위치 디펜스에 대항해 커리를 보호하고 슈터들의 오픈 찬스를 만들고자 정규시즌동안 워리어스는 수많은 전술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전술들은 역시나 커리가 가드 중 최고의 오프 볼 스크리너이자 온 볼 스크리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술들이었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현 시점에서 가장 보고 싶은 장면은(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그린이 볼 핸들러로, 커리가 스크리너로 나서서 펼치는 하이스크린 앤 롤과 팝입니다.

정규시즌에 하이포스트까지 적극적으로 스위치에 나서는 팀들의 디펜스를 무너뜨리기 위해 워리어스가 종종 활용했던 전술인데요. 커리가 스크리너로 나설 경우 체력 소모가 큰 때문인지 경기 내내 활용되지는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흐름을 바꿔야할 시점에 연속적으로 사용해서 재미를 본 경우가 많았습니다(스퍼스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서 경기 흐름을 바꾼 전례가 있습니다).

커리의 몸 상태가 정상일 경우(롤러로써 기능할 수 있을 경우), 이 전술은 뛰어난 볼 핸들러이자 패서인 그린의 장점을 배가시켜주기 때문에 상당한 효용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커리의 비정상적인 슛 거리는 수비수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기 때문에 이 전술의 핵심이라 할 만 하죠.

일반적으로 커리가 스크리너로 그린과 하이스크린 앤 롤을 행하게 되면, 커리에게 계속 스위치 디펜스를 붙던 팀에서는 볼 핸들러인 그린의 수비수가 아닌 다른 수비수가 커리에게 헬핑을 들어와야만 합니다(일반적인 스위치로는 이런 종류의 2 : 2를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반대쪽 코너나 45도에 위치한 슈터들은 오픈 찬스를 맞이하게 되죠.

만약 헬핑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때 썬더는 커리의 가차 없는 3점 폭격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정규 시즌에는 이 패턴으로 경기 중 위기상황을 넘긴 경우가 꽤나 많았는데요.

사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패턴은 몇 차례 시도되었었습니다.

커리와 그린이 하이포스트에서 스트롱사이드를 형성하면, 반드시 반대편 코너에 오픈 찬스를 맞이한 슈터들이 존재했지만 안타깝게도 4차전에서는 패스가 오픈을 맞이한 선수들에게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로는 1차적으로 오픈 찬스를 맞이한 선수들에게 가는 패스 동선을 커버해주는 썬더 선수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괜찮았었습니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워리어스라면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충분히 빠져나올 볼이 외곽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워리어스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긴 했는데요.

그럼에도 그린 볼 핸들러-커리 스크리너 조합은 그린의 매치 업 상대가 듀란트일 때, 듀란트의 체력 저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 썬더가 활용하고 있는 스위치 디펜스에 상당히 잘 먹혀들 가능성이 있습니다(그린이 볼 핸들러를 수행할 경우 듀란트의 수비 반경은 굉장히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팝 아웃을 행하는 커리의 슛 거리가 비정상적인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픽 앤 슬립이나 픽 앤 롤에서도 커리는 스크리너로써 가드 중 최고의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빠른 민첩성으로 수준급의 롤링을 보여주죠).

또한, 현재 썬더의 수비가 적극적인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고 있는 만큼 워리어스 입장에서는 이를 공략하기 위해 두 선수의 하이포스트 2 : 2 외에도 위크 사이드를 활용하는 기존의 움직임들을 되살릴 필요성이 있습니다.

가드끼리 스크린을 걸어주면서 오픈 찬스를 열어주는 스크린 더 스크리너 등의 위크사이드에서 적용 가능한 전술들을 활용한 적극적인 백도어 공략이라던지(커리, 탐슨, 이궈달라는 모두 뛰어난 볼핸들러이면서 스크리너이기 때문에 평소 워리어스의 가드들을 이용한 위크사이드 공략은 굉장한 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백 도어 공략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어요),

핸즈오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위브(보것을 축으로 하는) 등을 통해 스위치를 비껴가면서 돌파를 하는 한편 사이드라인에 오픈 찬스를 맞이한 슈터를 살리는 등의 움직임(탐슨의 위브를 통한 돌파에서 파생되는 이궈달라, 러쉬의 3점 슈팅과 같은)이 지금 워리어스에 필요한 장면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사실 스위치 디펜스라는 것이 2 : 2에 대한 대응책으로 파생되는 수비 전술이기 때문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굳이 스위치 디펜스를 극복하려하기 보다는 2 : 2(정석적인 2 : 2)를 구사하지 않으면서 공격을 풀어나가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워리어스는 위크사이드에서 다양한 전술을 펼치는 것이 가능한 팀이기 때문에(원래 온 볼 스크린보다 오프 볼 스크린의 효용성이 훨씬 높은 팀이 바로 워리어스죠), 굳이 2 : 2에 의존하지 않아도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한 팀이죠.

하지만, 이 모든 전술에서 관건은 결국 커리의 컨디션입니다. 무릎 부상 이후 만약 정규시즌처럼 스크리너로써의 강인함이 뒷받침되기 힘든 상황이거나, 슈팅 컨디션이 엉망이라면 이런 전술들을 활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죠. 이궈달라와 탐슨은 좋은 슈터이자 스크리너이지만 이들 사이에 커리가 있고 없고는 전술적 완성도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결국, 스크리너로써 활용되지 못하는 커리는 그 위력이 반 토막 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기 때문에(커리는 현 시점에서 오프 볼 무브로 게임 리딩이 가능한 리그 내 몇 안 되는 1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5차전에 임하는 워리어스 입장에서는 중요한 숙제이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진 혼즈 셋의 묘미

워리어스가 썬더를 상대할 때의 수비 전술이 정규 시즌 내내 위력적이었던 이유는 탑이 철저하게 봉쇄되었을 때 윙과 사이드라인, 코너에서 위크사이드를 흔들어줄 수 있는 전술적 움직임을 썬더 측에서 그리 효율적으로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혼즈 셋을 활용하지 않으면서부터 이런 상황이 도드라지게 관찰되었었죠.

이번 시리즈에서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로버슨과 이바카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서 위크사이드를 공략한 것이 팀의 유기적인 공격 흐름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즌 중 사라졌었던 혼즈 셋을 다시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이 선수들의 효용성을 극대화(웨스트브룩과 듀란트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는 동시에 두 선수의 위력을 강화시키는)시켰다는 점입니다.

위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4차전에서 관찰된 혼즈 셋 오펜스들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1. 웨스트브룩 2. 로버슨 3. 듀란트 4. 이바카 5. 아담스입니다.
선수들이 혼즈셋 대형(빅맨 들이 엘보우에 위치하는 전통적인 대형)을 펼칩니다.
2와 5가, 4와 3이 각각 포지션 체인지 해줍니다.
1은 3에게 패스를 해준 후 탑에서 왼쪽으로 이동합니다. 3은 패스를 받자마자 오른쪽으로 아이솔레이션을 행하며, 5는 이 때 로우포스트로 이동하면서 3의 돌파 동선을 열어줍니다.

2는 왼쪽 45도로 나와서 스트롱사이드에 가해지는 압박을 풀어주죠.
위력적인 공격 옵션인 3은 아이솔레이션하면서 수비수들을 끌어당긴 후 5에게 패스합니다. 5는 빠르게 2에게 킥아웃해주고, 2는 오픈 3점 찬스를 맞이했죠. 실제로는 5가 파울을 얻어내며 끝이 난 공격입니다.

이러한 패턴은 3의 엘보우 공략을 용이하게 하며, 5의 패스 능력 및 로우포스트 스킬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차 공격이 실패했을 때에는 1) 슈터들의 오픈 찬스를 활용하거나(슈팅능력이 다소 아쉬운 로버슨 뿐만 아니라 이바카도 오픈 찬스였습니다), 2) 탑의 1을 활용한 2차 공격(2 : 2 등의)이 가능합니다.

또한, 앞과 동일한 혼즈 셋에서 웨스트브룩의 2 : 2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도 관찰되었는데요.

동일한 방식으로 2와 4, 3과 5가 포지션 체인지를 해줍니다.
2는 1과 픽 앤 슬립을 시도합니다. 이 때, 3은 오른쪽 45도로 나오며, 5는 로우포스트로 이동합니다(페이크 스크린).

2가 픽 앤 슬립 후 컷 인해 들어가면 4는 다시 1에게 업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1과 4는 픽 앤 팝을 시도합니다. 이 때 2는 오른쪽 코너로 이동하면서 스트롱사이드에 가해지는 압박을 풀어줍니다.
픽 앤 팝에 이은 4의 미들레인지 점퍼로 공격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처럼 두 명의 슈퍼스타를 중심으로 하는 혼즈 셋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썬더입니다.

두 선수의 공격 시 특징 중 하나가 웨스트브룩은 탑에서, 듀란트는 엘보우에서 볼을 잡았을 때 그 위력이 극대화됩니다. 이로 인해 혼즈 셋을 이용해 웨스트브룩은 탑에서, 듀란트는 엘보우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패턴이 계속될 경우 워리어스 측에서는 상당히 수비하기가 까다로워지죠.

특히 이런 패턴은 듀란트가 보다 림에 가까운 위치에서 편하게 볼을 받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듀란트의 턴 오버 감소 및 안정감 향상에도 큰 공헌을 합니다.

거기에 위크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의 오프 더 볼 무브가 눈에 띄게 좋아 두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 눈에 띄죠.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상황은 스몰라인업 상황에서 혼즈 셋이 펼쳐질 때 일어납니다.

1. 웨스트브룩, 2. 웨이터스, 3, 로버슨, 4. 듀란트, 5. 이바카입니다.
흥미롭게도 빅맨이 서야 하는 왼쪽 엘보우에 로버슨이, 보통 스윙맨이 서는 자리에 듀란트가 위치한 채 공격이 시작됩니다.
로버슨은 이번에도 웨스트브룩과 픽 앤 슬립을 시도합니다(V 컷). 웨이터스는 오른쪽 코너로 이동해주며, 4는 오른쪽 엘보우로, 5는 왼쪽 엘보우로 각기 이동합니다.
3은 다시 4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로우포스트로 이동합니다. 4는 스크린을 타고 탑으로 이동해 1에게서 패스를 받습니다. 이 때 5는 왼쪽 코너로 이동해 4의 이면 공간을 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4가 탑에서 볼을 잡은 후 5는 다시 로우포스트로, 1은 왼쪽 코너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1-4 low set offense를 다시 시도합니다(2차 공격).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1-4 low set은 탑의 선수로 2 : 2 게임을 시도할 때 상당한 위력을 가지는 대형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알드리지를 이용한 픽 앤 팝의 위력을 극대화하고자 이 전술을 활용한 스퍼스가 있었습니다.


5가 4에게 업 스크린을 행해주면서 4와 5의 2 : 2 게임이 시작됩니다.
5는 뛰어난 점퍼능력을 보유한 빅맨이죠. 이 경우 가장 좋은 옵션은 역시나 픽 앤 팝입니다.
예상처럼 4는 팝 아웃하는 5에게 패스해주고, 5는 롱2로 공격을 마무리합니다.

참고로 만약 정상 라인업에서 1-4 low set이 형성되고 아담스-듀란트의 2 : 2 게임이 펼쳐진다면 대부분 픽 앤 롤이 이뤄지게 됩니다.

위 전술들을 통해 드러났듯이 스몰라인업에서도 듀란트가 변함없이 스윙맨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엘보우에서 볼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한 강점입니다(로버슨의 빅맨 역할로 인해 파생되는 가장 큰 장점).

정규시즌동안에는 썬더에서 오프 스크린에 능한 가드를 활용하는 형태가 잘 관찰되지 않았었는데요.

위의 형태처럼 혼즈 셋을 활용하면서 로버슨을 마치 빅맨처럼 활용한 것은 듀란트를 축으로 하는 패턴의 증가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거기에 듀란트는 혼즈 셋에서 빅맨 롤도 수행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파생되는 경우의 수는 뚜렷하게 증가됩니다(스몰라인업에서 혼즈 셋이 시도되면 듀란트는 스윙맨 포지션과 빅맨 포지션에 번갈아 위치하면서 전술의 다양성을 야기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컨트롤타워가 없는 단점을 선수들의 철저한 유틸리티 화(두 명의 스타를 제외한 선수들에게는 극단적인 롤 제한)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스크리너이자 커터로써는 뛰어난 움직임을 보여주는 로버슨, 컨트롤타워 역할은 무리이지만 로우포스트에서 피딩은 가능한 아담스, 슈팅에 강점이 있는 스트래치형 빅맨인 이바카 등을 옵션으로 활용해서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완성한 부분은 도노반 감독의 뛰어난 업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패턴들이 모두 두 명의 슈퍼스타를 편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특히 듀란트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많이 완화되었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난 썬더의 변화는 정말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고 봅니다.

특히 듀란트는 엘보우에서, 웨스트브룩은 탑에서 각기 볼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술 패턴들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이 외에도 엘보우에서 듀란트가 볼을 잡게 하기 위해 골밑에서 가드가 스크린을 걸어주고 듀란트가 돌아나오는 등의(스택) 다양한 패턴들이 계속 나오면서 듀란트가 보다 편하게 볼을 받는 상황이 경기 내내 상당히 많이 나왔죠. 그리고 이러한 패턴들은 듀란트가 공격에서 체력을 비축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수행합니다(공격이 안 풀려서 힘겹게 외곽에서 듀란트가 볼을 잡을 경우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 역시 듀란트의 활약이 관건! 두 팀에게 주어진 숙제는?

하지만, 이런 전술들은 결국 듀란트가 무너지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4쿼터 접전 상황에서 듀란트의 움직임이 무뎌질 경우(체력 저하로 인한) 이러한 전술은 뚜렷한 한계를 맞이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활약은 웨스트브룩이나 웨이터스가 정말 대단하지만, 듀란트는 이런 움직임을 받쳐주는 주춧돌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워리어스는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수에서 듀란트를 괴롭혀야만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코트를 보다 넓게 사용하고 빠르게 움직이면서, 스위치 디펜스의 핵심인 듀란트의 활동반경을 넓혀줘야만 5차전에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듀란트가 무너진다면, 썬더는 워리어스 대비 가장 위력적인 무기가 사라지면서 급격한 경기력 저하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듀란트가 위협이 되지 못할 경우 워리어스의 1선 압박을 웨스트브룩이 공략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찌 보면, 다시금 꺼내든 혼즈 셋을 통한 로버슨과 이바카의 위크사이드 공략은 정규시즌이라면 구사하기가 쉽지 않았을 단기전 용 깜짝 카드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을 해낸 도노반 감독은 정말 대단한 승부사라고 봐도 되겠죠.

거기에 스몰라인업으로 스몰라인업을 제압한 장면은 정말 최고의 하일라이트였습니다(개인적으로는 스몰라인업에서 듀란트의 공격 시 활용성을 높인 장면이 숨겨진 백미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리어스는 이런 때일수록 결국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야만 합니다.

사실 시즌 내내 빅 라인업의 스위치 디펜스에 엄청난 고전을 했던 워리어스였기에(썬더, 스퍼스, 벅스 등의 스위치 디펜스가 잘 맞아떨어질 때에는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죠), 커 감독은 후반기에 스위치 디펜스를 깨기 위한 훈련을 많이 했다고 하죠.

하지만 결국 해답은 위크사이드 공략을 통한 오픈 찬스 획득에 있습니다. 2 : 2 게임을 통한 정면 승부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죠. 위에서 언급했던 전술들로 백 도어 공략을 적극적으로 행하면서 코너를 위시한 오픈 3점 찬스를 많이 만들어낼 때 비로소 워리어스는 스위치 디펜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차전처럼 시야가 좁아지면서 코너의 오픈된 슈터들에게 패스가 나가지 않는 모습은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되는 장면입니다.

지금 썬더의 스위치 디펜스는 마치 정규 시즌 워리어스 스몰라인업의 스위치 디펜스를 보는 것 같습니다. 흡사 그린과 같은 역할을 듀란트가 해주고 있는데요. 여러 부분에서 듀란트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시즌 내내 워리어스 공략의 제 1 과제가 수비수 그린을 이겨내는 것이었던 것처럼, 썬더 공략의 제 1 과제도 수비수 듀란트를 이겨내는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뛰어난 두 팀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5차전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두 팀의 뜨거운 명승부를 기대하면서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18
Comments
1
2016-05-26 23:49:40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정독해야겠네요

WR
2016-05-26 23:57:07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27 00:11:16

와.. 진짜 농구 전술 보시는 능력이 전문가 수준이시네요. 너무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아래에 있는 제 글이 초라해보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1
2016-05-27 00:35:34

글 올린 후 쓰신글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1
2016-05-27 00:19:1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오클의 빅라인업에 당할때 당황스러웠고 역으로 스몰라인업으로 무너지니 정말 절망스러웠습니다. 골스 선수들이 뭔가 조급해보이는 면도 있지만 오클이 정말 강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경기들의 연속입니다.



WR
2016-05-27 00:38:14

말씀하신 것처럼 썬더의 승리는 분명히 요행은 아닙니다.

요행이라고 하기엔 전술완성도가 상당히 높고, 도노반 감독의 선수기용 타이밍이 기가 막힙니다.

다만, 워리어스도 지금의 난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강팀 임에는 분명한만큼, 내일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27 00:25:06

잘 읽었습니다. 특히, 중간 부분의 혼즈셋 설명은 정말 기가 막히네요. 이런 리뷰가 있기에 농구보는게 더욱 재밌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16-05-27 00:41:02

쓰고보니 전술 설명이 산만해보여서 걱정을 했었는데 좋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27 00:40:26

잘 읽었어요. 사실 4차전부터는 전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눈에 잘 안 들어오네요. 세부전술 이전에 선수와 감독(그리고 팬)의 멘탈이 총체적으로 흔들린 게 큰 듯합니다. 그린은 차라리 4차전 결장 징계를 받는 게 보는 팬으로서도 마음이 편했구요.


저는 커리가 짊어져야 할 짐들이 어쩔 수 없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미스매치를 뚫어야 하고, 사실 이미 (정규시즌은 말할 것도 없이) 컨파 1차전 1쿼터에도 듀란트와 아담스를 뚫었었으니까요. 스퍼즈한테도 막혔다가 다시 뚫었듯 본인이 마음을 다잡고 부딪혀야 할 문제 같네요. 이게 되면서 스페이싱 효과가 살아나면, 상대 트랜지션도 어느 정도 억제되고 흐릿하게나마 승리의 공식이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WR
2016-05-27 00:45:09

워낙에 위닝 멘탈리티가 강하게 형성되어있던 팀이었기 때문에 썬더의 강함에 더욱 크게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커리와 그린의 분발이 정말 필요해보이는 시점이네요.

5차전에서는 두 팀이 정말 뜨거운 명승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27 05:11:32

저도 4차전 경기 풀로 본 입장에서 장면 장면이 그림과 매치되어서 머리 속에 맴도네요.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16-05-27 10:01:49

항상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27 09:00:21

전혀 부족하지 않은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실제 농구를 하기가 힘드게 되니까... 전략전술에 대해 관심을 쏟게 되는데, 이런 수준 높은 글을 읽을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WR
2016-05-27 10:02:51

제글이 [CLE]체사레 님께 행복감을 드렸다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27 09:54:18

와 좋은글 추천해드리고갑니다. 글 처음 쓰실때는 어떻게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WR
1
2016-05-27 10:07:23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평소에 수준높은 분들의 좋은 글을 찾아보면서 많이 배우는 편입니다(전술 설명 동영상같은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경기를 볼 때에는 처음에는 특이한 부분은 눈여겨 본 후, 추후에 다시 보면서 그 부분을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런 버릇으로 인해 부족하나마 위와 같은 글들을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1
2016-05-27 12:41:16

5차전 보고와서 다시 글을 읽어보니,

과연 듀란트가 4쿼터초반 지친기색이 있을때 점수차를 벌렸던 것이 골스의 승인 중에 하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WR
2016-05-29 02:29:26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초반에 도노반 감독의 승부수 중 하나는 로버슨의 4번 기용이었습니다.


혼즈셋을 펼치면서 대응을 했는 데 이 때 로버슨이 4번 롤을 맡고, 듀란트가 스윙맨 롤을 맡았어요.


아담스-이바카가 존재함에도 로버슨을 4번처럼 활용한 승부수였는 데요. 위의 글에서 언급했던 포지션 체인지가 굉장히 빠른 타이밍에 일어남에도 워리어스의 그린을 축으로 하는 스위치 디펜스가 정말 훌륭했습니다.


게다가 아담스가 예상보다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도노반 감독의 승부의 키가 틀어져 버렸네요.


초반부터 웨스트브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듯 보이는데, 웨스트브룩이 막히면서 듀란트를 축으로 공격이 돌게 되고 이 때부터 듀란트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늘어난 듯 보입니다.


커 감독의 승부수였던 것 같은 데, 대단한 것은 도노반 감독은 오히려 이 틈을 파고들어 듀란트를 공격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2-3 존 디펜스를 쓰면서 듀란트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었어요.


하지만 3쿼터 중반 이후 듀란트의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고, 특히 가드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더군요.


그리고 말씀하신 시점에 점수가 벌어지는 상황이 나온 것 같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어쩌면 정말 저 때가 승부처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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