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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컨파 1~2차전 평가 - (1) 다이나믹 듀오와 워리어스의 하프코트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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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21 20:02:14

2차전이 마무리되어 사흘의 휴식기에 들어간 지금 간단히(?) 제 관점에서 평가를 진행해 보려 합니다. 전체적으로 두 팀의 대결쟁점을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크게 ‘썬더 다이나믹 듀오 부진의 의미’에 대해 다루는 부분(이 글)을 먼저 올린 후, 이어서 다음 글로 '워리어스의 리바운드 경합과 스페이싱' 문제를 내일 정도(?)에 올리고자 합니다.


자,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와 이번 서부 컨파의 핵심 키워드를 한두 가지 뽑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먼저 워리어스의 하프코트 디펜스와 썬더의 커리 수비법에 주목해 보고, 여기에서 다시 디테일한 전략과 지표들을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언론기사와 게시판에서 수없이 반복된 ‘빅볼’ 대 ‘스몰볼’의 구도는 차라리 파생옵션이거나 실제 경기에 대한 이해를 흐리는 장애물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그리고 좀더 포괄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죠.


다이나믹 듀오와 워리어스의 하프코트디펜스


1차전 승리를 얻은 썬더의 2차전 패인은 기본적으로 트랜지션 오펜스(수비진영에서 공격진영으로 넘어가며 진행하는 빠른 템포의 공격)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정규시즌에서 워리어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서브룩이 유일하게 폭발한 국면은 1차전 3쿼터 후반의 4분여(?)였습니다.


2쿼터까지 총 3득점한 후 3쿼터 중반까지도 비교적 잠잠하던 서브룩이 3쿼터 막판 4분여를 원맨쇼로 뜨겁게 달구며 3쿼터를 무려 19득점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4쿼터부터 잠잠... 마지막 5분의 클러치 타임 야투 역시 0/2에, 아담스가 살려주지 않았다면 포제션을 넘겨주었을 턴오버형 패스까지. 그리고 2차전 다시 잠잠.


대체 1차전 3쿼터, 그것도 마지막 4분여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먼저 서브룩의 갑작스러운 3점 두 방과 롱2가 이어지는데, 사실상 이 슛들은 그냥 복불복에 가까운 것이고, 커리가 바로 3점 두방으로 만회하며 점수차를 유지했기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하죠.

 

간단히 복기해 보면, 10여점차를 유지하다가 탑에서 리딩하던 그린이 45도의 커리에게 패스하다가 서브룩이 스틸하여 속공 득점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어서 커리와 에질리, 커리와 이궈달라 간의 턴오버가 (약 3개 정도?) 연발하여 서브룩의 속공으로 연결되었고, 공격리바운드 다툼 과정에서 루즈볼을 탈취한 서브룩이 속공을 진행하려다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 득점하기도 합니다.


사실상 이날 서브룩의 공격에서 하프코트 오펜스(트랜지션이 아닌 공격코트로 넘어와서 시작되는 오펜스) 득점은 상대 빅맨들의 2선 수비에 막혀 3점과 롱2 등 대부분 점퍼로 귀결되었고, 그 외에는 트랜지션 상황이거나 공격리바로 이어진 골밑 득점이었다고 할 수 있죠. 상황은 4쿼터 마지막 5분의 클러치 상황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썬더의 마지막 9포제션에서 서브룩과 듀란트의 성적은 야투 1/8. 언론과 게시판에서 썬더의 ‘빅볼’이 워리어스의 ‘스몰볼’을 이겼다는 이야기가 쏟아졌지만, 정작 썬더의 빅라인업의 공격생산성은 워리어스의 스몰라인업에 완전히 질식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썬더의 마지막 9포제션 중 나머지 1포제션이 아담스의 것이었는데, 아담스의 그 포제션도 서브룩이 돌파과정에서 2선에 막혀 턴오버형 패스를 날린 것을 아담스가 어렵게 받아 자유투 득점으로 마무리한 것이었죠.


비슷한 현상이 듀란트에게서도 그대로 발견됩니다. 듀란트가 1~2차전을 통틀어 폭발한 유일한 시기는 2차전 2쿼터 중반 즈음입니다(1쿼터에도 일정한 득점을 하지만 크게 중요할 만큼은 아니라고 본다면). 어제 게시판에서 동영상이 돌며 회자되기도 했던 웨이터스와의 트랜지션 상황이 정확히 그 시점인데요. 해당 장면을 전후로 듀란트는 트랜지션 상황에서 오픈 3점을 성공하고, 탑아이솔레이션을 활용하며 득점을 올리게 되죠. 그때가 이궈달라가 벤치에 있을 타임이기도 했는데, 스티브 커는 바로 이기를 투입하고, 워리어스의 공격이 턴오버를 줄여 상대 트랜지션 오펜스를 억제하자 다시 듀란트의 득점모드는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됩니다(3쿼터부터는 거의 잠잠).


이런 낯선 상황들은 사실 수비 최강팀 스퍼즈와의 플옵 2라운드나 정규시즌 워리어스와의 대결을 상기할 때 더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서브룩은 스퍼즈와의 플옵 2라운드를 지배한 선수였고, 하프코트오펜스에서도 스피드로 카와이와 발 느린 스퍼즈 빅맨들의 2선 수비를 뚫으며 칸터/아담스의 공격력을 살려냅니다. 듀란트는 적지 않은 턴오버에도 불구하고 대니 그린을 상대로 45도 픽앤롤과 페이스업을 일정하게 진행하며 페인트존 득점에 기여하게 되죠.


이러한 돌파 옵션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돌파가 상대 빅맨의 2선 도움수비를 끌어냄으로써 박스아웃을 허물어 공격리바운드의 가능성을 한 차원 높여 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이러한 원리가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칸터의 경우 지난해 후반기에 유타에서 썬더로 이적한 후 공격리바운드율이 확연히 좋아졌습니다). 그래서인지 리바운드 강팀 스퍼즈의 수비리바운드는 썬더 앞에서 철저히 무너져서 두 팀의 플옵 2라운드 공격리바운드율은 각각 18%와 28% 정도로, 썬더 대 워리어스의 1~2차전 비율, 심지어 워리어스가 패배한 1차전의 비율(16% 대 21%)보다도 명확히 기울어진 비율을 보여줍니다.


아무튼 해당 시리즈의 어떤 하이라이트(1차전 제외)를 봐도 워리어스와의 대결과는 달리 서듀가 상대 페인트존에 균열을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워리어스 전에서는 무엇이 문제가 된 걸까요?

먼저, 스타팅 라인업 매치에서 흥미로운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1차전 리뷰에서도 밝혔듯, 스티브 커는 썬더 로버슨의 매치업 수비수로 반즈가 아닌 그린을 선택하죠. 그린은 로버슨을 버리고, 포스트 영역에서 2선 벽을 칩니다.





(그린의 프리롤 사진: 세 장면 중 첫 번째 것은 2차전 선발라인업의 듀란트 수비모형. 두 번째 것은 1차전 3쿼터의 스몰라인업이고, 세 번째는 역시 1차전 클러치 상황에서의 스몰라인업으로 모두 듀란트에 대한 수비모형으로 보입니다.)


선발라인업에서의 그린의 이 프리롤은 2선 디펜스의 밀도를 높여주고 매치업 상대에 대한 구속성이 없어 그린의 박스아웃 참여를 높여줬습니다. 1차전의 경우, 실책 비율까지 낮았던 전반에 수비리바운드가 안정을 찾아 총리바운드 수에서 썬더보다 오히려 2개 많았고, 수비리바가 되니 워리어스의 트랜지션 오펜스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죠(속공득점 전반 22점, 후반 1점).


한편, 로버슨을 대신해 공격력이 있는 웨이터스가 코트로 나오면 그린은 매치업 상대를 이바카/칸터로 변경하고, 웨이터스를 커리/탐슨이 맡게 됩니다. 그러다가 스몰라인업이 작동하면, 그린은 아담스와 매치업하다가 필요에 따라 위 사진들처럼 극단적인 프리롤 형태로 2선 헬핑을 진행하는데, (제가 경기 중 확인한 게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듀란트에 대한 타깃형 수비로 보입니다.


이러한 타깃형 수비가 강한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물론 서브룩의 하프코트 돌파가 발 빠른 그린의 2선 수비에 의해 제어가능하기 때문인 면이 있습니다. 압도적인 트랜지션 능력에 비해 하프코트 공격효율이 (워리어스를 만나면 더더욱) 떨어지는 서브룩 대신 썬더는 스코어러인 듀란트에 공격을 몰빵할 수밖에 없겠죠. 다른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는 썬더의 이른바 ‘빅볼’이 갖는 특이성과 관련됩니다. 잠시 이 문제로 우회해 보도록 하죠.


사람들이 썬더의 농구를 빅볼 농구라고 할 때, 그 ‘빅볼’은 대체 어떤 것일까요? 비슷한 맥락에서 스퍼즈의 농구도 ‘빅볼’이라고 불리는데, 이 둘의 농구스타일상 유사성을 발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한쪽은 달리는 농구를 하고(썬더/워리어스), 다른 쪽은 템포를 죽이며(스퍼즈/캡스), 한쪽은 포인트빅맨들의 패싱게임에 몰입하는 반면(스퍼즈/워리어스), 다른 한쪽은 외곽 슬래셔들의 돌파로부터 거의 모든 공격옵션을 파생시킵니다(썬더/캡스). 한쪽은 압도적인 공격리바운더가 있고(썬더/캡스) 다른 한쪽은 그렇지 않죠(스퍼즈/워리어스). ‘썬더와 스퍼즈’보다, ‘워리어스와 스퍼즈’, ‘캡스와 썬더’를 묶는 것이 훨씬 용이할 때가 많습니다. 딱 하나, 3점이 약하다는 것이 썬더와 스퍼즈를 묶어 주는 끈이네요.


보통 빅볼이라고 하면, 점퍼농구에 대립되는 빅맨들의 페인트존 공략형 농구를 상상하기 쉽지만, 썬더는 페인트존 득점뿐 아니라 페인트존과 하이/로우포스트 볼터치 횟수 자체가 스퍼즈나 워리어스보다 확연히 적은 팀입니다. 심지어 팬들로부터 아담스와 칸터의 골밑 지배력이 높게 회자되던 플옵 2라운드에서도 썬더는 2라운드 진출팀 가운데 가장 압도적으로 낮은 페인트존과 하이/로우포스트 터치 횟수를 기록하게 되는데요, 그나마 그 8개팀 중 6위를 기록한 페인트존 터치 ‘득점’에서도 썬더보다 하위에 있는 팀은 3점과 가드들의 하이픽앤롤에 몰빵한 캡스와 블레이저스밖에 없었습니다(http://stats.nba.com/tracking/#!/team/paint/?Season=2015-16&SeasonType=Playoffs&PORound=2&sort=PAINT_TOUCH_PTS&dir=1).


(* 참고로, ‘페인트존 터치’란 패스를 받거나 루즈볼을 획득하거나 리바운드를 따내는 위치가 페인트존 일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외곽에서부터 돌파로 페인트존 공략을 하는 것은 제외됩니다. 컷인 플레이 등의 일부 패턴을 제외하면 많은 경우, 페인트존에서 빅맨들의 손이 공격전개에 개입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죠.) 


페인트존과 포스트 지역 터치 횟수가 적다는 것은 빅맨들이 백코트진의 패싱게임에 충분히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 여기에 득점까지 많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볼의 하프코트 오펜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하죠. 당연히 외곽 에이스들에 대한 공격 하중이 클 수밖에 없고, 공격은 과거의 빅볼농구 개념과는 달리 하프코트가 아니라 트랜지션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하프코트오펜스에서의 돌파가 무기력해지면서 플옵 2라운드에서 썬더의 농구를 빛나게 했던  공격리바운드 장악이 그 빛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2차전 공격리바운드율은 34%대 19%로 워리어스가 압도함). 상대의 턴오버가 감소되자 트랜지션이 억제되었고, 그린의 역동적 수비로 2선 수비가 강화되자 돌파는 위축되었으며, 돌파가 위축되자 빅맨들의 공격리바운드 장악력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썬더는 에이스 두 명이 막힐수록, 그 공격을 분산시키고 빅맨들의 세컨찬스 활용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도 두 에이스의 돌파옵션에 더 기댈 수밖에 없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데요, 이것이 1차전 클러치에서 듀란트의 야투가 0/5를 기록하는 순간에도 마지막 포제션을 듀란트에게 몰아주어야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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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6-05-21 02:24:46

잘 읽었습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 경기가 끝나면 올라주원님 리뷰부터 기다리게 되네요. 그건 그렇고, 썬더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지.. 하필 또 4일이나 휴식이라 기다리기 영 힘드네요. 앞으로도 좋은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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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 02:32:21

네, 감사해요. 주말 방송 때문인지 일정 배치가 썬더-워리어스 전만 4일 휴식이 껴서 기다리기 난감하네요. 그 김에 아싸리 시리즈물 장문의 리뷰를 쓰고 있.....

1
2016-05-21 02:51:49

저 같은 농알못에게는 다음 경기 볼 때 더 큰 재미를 찾을 수 있겠네요 ~ 

빠르게 전환되는 공수 속에서 이런 작전과 대처들이 있었군요
다음 경기에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아니면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지 확인하면서 경기 보면 더 재밌을거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 워리어스 글도 기대할께요~
WR
2016-05-21 10:42:36

경기 보다가 인상적인 장면들이 스쳐가면, 그 자체로 재밌기도 하고 이렇게 글로 정리를 해야 머릿속에 잔상이 사라지더라구요. 그 잔상 없애러 글 나머지 부분도 언능 쓰러가야겠네요~

1
2016-05-21 11:12:00

나머지 부분도 부탁드립니다

저도 경기 후에 아낌 홀라주원 님 글 보고 정리하지 않으면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라서요

2016-05-21 05:03:01

감사합니다. 분명 같은 경기를 시청하는데 이렇게 이해도가 차이나다니
다음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WR
2016-05-21 10:43:57

네, 늦게 잤더니 선잠으로 일찍 일어나 버려서(?) 나머지 부분이나 언능 써야겠습니당

1
2016-05-21 09:50:30

글 잘봤습니다.
확실히 워리어스가 연패를 하지 않는 이유를 알겠어요.
여러가지 미스에 대한 조정이 굉장히 뛰어나고
커 감독 이하 코칭 스탭들의 위대함을
2차전에서도 깨닫게 됩니다.

WR
Updated at 2016-05-21 10:48:50

2차전까지 보고 머릿속에 경기에 대한 잡생각이 많아서 이걸 어떻게 정리하나 하다가 글을 시작했네요. 앞서 리뷰해 주신 글도 잘 읽었고, 말씀해 주신 것처럼 열정적인 플레이는 좋되, 그게 부상유발성의 하드 플레이로 나타나는 건 저도 마음이 안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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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1 13:32:08

저도 잘 봤습니다.


저도 보면서 이 시리즈가  빅볼 vs 스몰볼의 양상은 아니라고 느꼈고 

골스가 이런 부분도 대응이 가능한 팀으로서 이런 양상 자체로 가지 않았다고 보는 편입니다. 
2016-05-22 13:12:55

확실히 1차전도 스몰라인업을 가동할 때는 수비는 괜찮았죠. 공격이 너무 안 풀려서 졌던..

WR
2016-05-22 13:51:05

네, 맞아요. 공격은 간만에 숨 턱턱 막히는 공격이었고, 덕분에 간만에 아침부터 피로감이 화끈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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