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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빅볼의 시작. 샌안토니오 스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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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1 05:44:03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알드리지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정말 놀라운 득점력과 적중률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플레이오프 기간동안 알드리지는 무려 56.2%의 야투율로 평균 22.6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알드리지에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나타난 스퍼스의 변화는 바로 알드리지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슈팅레인지의 변화 -> 알드리지의 진화?

지난 시즌까지 알드리지의 슈팅은 뚜렷하게 왼쪽에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2014-2015 정규시즌>

위의 차트에서 보시다시피 공격 시도 자체가 왼쪽이 월등합니다. 왼쪽에서 공격 전개하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가 바로 알드리지였고, 왼쪽에서는 그야말로 리셀 웨폰 급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죠.

하지만 이런 공격성향은 상대팀 입장에서는 노리기 쉬운 공략 포인트가 될 수 있으며(왼쪽에서의 공격 시도 자체를 차단하거나 왼쪽 공격만 철저하게 막는 등의), 팀 입장에서는 공격 전개 시 활발한 스페이싱을 제한하는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알드리지 입장에서도 왼쪽에서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바로 부진에 빠져버리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 시즌 플옵에서의 알드리지겠죠.

이번 시즌 스퍼스가 알드리지를 영입하면서 그에게 원한 것은 확실한 팀 공격의 중심축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활발한 스페이싱 기반의 모션 오펜스를 추구하는 스퍼스 입장에서는 알드리지의 편중된 공격 성향은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었을 겁니다. 확실한 무기임에도 공간 창출은 방해하는 양날의 검 말이죠.

그래서인지 포포비치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알드리지에게 과도할 정도로 오른쪽에서의 공격 전개를 요구했습니다. 알드리지가 시즌 초반에 유독 고전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변화의 여파 때문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포포비치 감독의 이러한 시도는 결국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뚜렷한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5-2016 플레이오프>

2014-2015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알드리지는(33% 야투율),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전 방위 공격이 가능한 선수로 거듭나면서 놀랍도록 발전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플옵 통산 야투율 42.9% -> 2015-2016 플레이오프 야투율 56.2%).

여기에서 주목해볼만한 부분은 바로 알드리지의 포스트 업 공격입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알드리지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포스트 업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8게임에서 무려 71점(58% 야투율)을 넣으면서 2위와 무려 35점이나 차이가 나는 1위(2위는 10게임에서 36점을 기록한 폴 밀샙)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사실 알드리지는 로우포스트 스킬이 최고 수준인 선수는 아닙니다.

불필요한 동작이 많아 빠른 포지셔닝에 어려움이 있고, 무게중심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포지셔닝으로 매치업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지도 못합니다. 피벗은 수준급이나 풋워크나 백다운 후 퍼스트 스텝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골밑 접근을 잘하는 편도 아니죠.

하지만 알드리지는 확실한 시그니쳐 무브인 턴어라운드 점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높은 무게중심은 포지셔닝 시에는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일단 자리를 잡기만 하면 높은 무게중심은 자연스럽게 턴어라운드 점퍼로 이어지게 해주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알드리지의 포스트 업이 대단한 위력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피니쉬 능력이 정말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알드리지의 피니쉬 스킬은 대표적으로 턴어라운드 점퍼, 스텝 백 점퍼, 그리고 훅 샷이 있는데요. 이 중 턴어라운드 점퍼와 스텝 백 점퍼의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대부분 턴어라운드 점퍼로 마무리하죠).

플레이오프 들어서 알드리지는 턴어라운드 점퍼를 58.3%로 성공하고 있으며(페이드어웨이 포함 24개 중 14개), 스텝 백 점퍼는 66.7%(6개 중 4개)로 성공하고 있습니다. 총 60%의 엄청난 성공률이죠.

하지만 알드리지의 턴어라운드 점퍼와 스텝 백 점퍼는 왼쪽에서만 그 놀라운 적중률이 유지됩니다. 실제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알드리지는 턴어라운드 점퍼와 스텝 백 점퍼를 철저하게 왼쪽에서만 시도하고 있는데요.

30개중 무려 18개를 시도한 턴어라운드 점퍼를 예로 들면,
무려 12번의 시도를 왼쪽과 정면에서 한 것이 확인됩니다(왼쪽과 정면에서는 75%의 압도적 성공률).

이 외에도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점퍼도 오로지 왼쪽에서만 시도했고(40% 야투율), 스텝 백 점퍼는 정면과 왼쪽에서만 시도했습니다.

이렇듯 알드리지는 캐치 앤 샷은 정면, 오른쪽, 왼쪽 모두에서 가능하지만 턴어라운드 점퍼와 스텝 백 점퍼는 왼쪽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포스트 업 또한 주로 왼쪽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결국 알드리지는,

1) 이번 시즌 오른쪽에서도 공격 전개가 가능해지면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2) 오른쪽에서는 주로 캐치 앤 샷만을 시도하고 있으며(픽 앤 팝 위주),
3) 포지셔닝보다는 피니쉬 스킬 의존적인 포스트 업을 행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4) 포스트 업이 정말 위력적이지만 피니쉬 점퍼의 적중률이 높은 왼쪽 방향에서만 포스트 업의 완성도가 높은 연유로,
5) 포스트 업 시도가 주로 왼쪽에만 편중되어 있어,

알드리지의 공격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포스트 업을 왼쪽에서 시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전술적 보조가 필수입니다(픽 앤 팝은 전 방위에서 위력적입니다).

◎ 스퍼스 식 모션에 대처하는 알드리지와 레너드의 자세.

스퍼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서 레너드의 쉘로우 컷을 활용하는 공격 방식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스퍼스 식 모션 오펜스에서 쉘로우 컷을 행하는 선수는 미끼로써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보통은 이 역할을 1번이 주로 행했던 반면 최근에는 레너드가 이 역할을 수행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던컨이나 디아우가 컨트롤 타워로써 탑에 위치할 때, 쉘로우 컷을 행하는 선수들은 빅맨 들로부터 다시 볼을 받아 2차 디시전 메이킹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모션 오펜스 내 2 : 2 게임에서 볼 핸들러로써 주로 활약합니다.

쉘로우 컷을 행하는 선수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미끼로 쓰여야만 공격 공간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끼가 되기 위해 1) 정확한 미들레인지 점퍼 혹은 3점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2차 공격 전개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2) 볼핸들러로써도 수준급이어야 하고,

3) 디시전 메이킹이 가능해야만 합니다.

이런 이유로 스퍼스에서는 대부분 파커가 도맡아 하던 이 역할을 최근 레너드가 수행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요. 이로 인해 공격 전개 시 파커의 부담이 뚜렷이 줄어들었으며 이는 최근 파커의 공격력이 다시금 살아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코너 3점이 살아난 이유이기도 하죠).

또한 이 때 던컨이 컨트롤타워로써 탑에서 볼 배급을 도맡아주고, 쉘로우 컷 이후 알드리지는  2 : 2 게임에서의 스크리너 역할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면서 2차 공격 전개의 중심축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실제 오클라호마 썬더와의 1차전에서 나타난 모션 오펜스로 이 부분을 설명해보겠습니다.

1. 파커 2. 그린 3. 레너드 4. 알드리지 5. 던컨입니다.
3은 쉘로우 컷을 행해주며, 이 때 미끼인 3에게 시선이 쏠린 틈을 타서 4는 1과 2 : 2 게임을 시도합니다.

4가 1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면 1은 4의 스크린 반대쪽으로 돌아나가면서 돌파를 시도합니다.

이 때, 5는 반대쪽 로우포스트로 이동하면서 1의 돌파동선을 확보해주죠.

4는 스크린 이후 팝 아웃하며, 돌파하던 1은 4에게 킥아웃합니다(픽 앤 팝).


이 때 2는 탑으로 이동해 오픈 3점을 노리는 한편 세이프티를 행합니다.

4는 오픈 찬스를 맞이해 롱2를 적중시킵니다.


위의 전술에서 드러나듯이 레너드가 쉘로우 컷을 행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지닙니다.
훌륭한 미끼는 팀에게 다양한 공격기회를 제공하죠.

또한. 쉘로우 컷의 진행방향에 따라 알드리지의 공격 옵션도 달라지는 데요.

위의 전술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쉘로우 컷이 진행될 때는 주로 픽 앤 팝이 주가 되는 반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쉘로우 컷이 진행될 때는 포스트 업과 픽 앤 팝이 비슷한 비율로 이어지게 됩니다.

레너드의 경우 2 : 2에서 강력한 아이솔레이션으로 골밑 공략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편이구요.

이처럼 스퍼스 식 모션 오펜스에서 알드리지-레너드의 2 : 2 게임 빈도가 높아진 부분은 모션 오펜스의 전술 완성도를 높여주는 데 큰 공헌을 했으며, 이로 인해 알드리지의 공격력도 증가되고 있습니다.

레너드의 볼 핸들링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면서 이런 역할 수행도 가능해진 것인데요. 심지어 레너드는 발전된 드리블링 능력을 바탕으로 링커로써 속공 중계 역할도 훌륭히 수행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스퍼스 왕조 시절의 스퍼스 식 모션 오펜스는 파커-던컨의 2 : 2 게임 및 던컨의 포스트 업을 만들어주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최근 두 선수의 전성기가 지나면서 스퍼스 식 모션 오펜스는 과거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알드리지-레너드를 축으로 하는 2 : 2 게임 빈도가 늘어나고, 알드리지의 포스트 업이 옵션으로 추가되면서 다시금 스퍼스 식 모션 오펜스 본연의 위력이 살아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 : 2 마스터 격의 움직임을 보여주던 파커-던컨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레너드-알드리지의 2 : 2가 자리 잡으면서 파커-던컨, 파커-알드리지의 2 : 2와 같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파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전술 의외성이 증가되고 있죠.

또한 1-4 low set offense가 상당히 많이 시도되고 있는 데, 기본 옵션은 알드리지의 업 스크린 이후 팝 아웃입니다. 던컨이 업 스크린을 수행할 경우에는 픽 앤 롤 혹은 픽 앤 아이솔레이션이 기본옵션이 되고요.

재밌는 것은 이러한 스퍼스 식 전술들은 탑에서 볼 배급이 가능하고, 스크린에 능하며, 전술이해력이 높은 빅맨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큽니다.

결국 이 때문에 던컨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고, 던컨이 부진해도 포포비치 감독이 던컨을 계속 중용할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위해 하나의 예시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오클라호마시티와의 1차전에서 나온 1-4 low set offense입니다.

1. 파커 2. 그린 3. 레너드 4. 알드리지 5. 던컨입니다.
4가 1에게 업 스크린을 걸어줍니다(픽 앤 팝 시도). 1은 4의 스크린을 타고 아이솔레이션 후 4에게 킥아웃해줍니다.
1은 패스 후 외곽으로 이동 해 오픈 3점을 노리는 한편 세이프티를 행합니다.

그리고 이 때 5는 박스아웃을 하면서 계속 오른쪽으로 밀고 나가 4의 앞쪽에 공격 동선을 만들어줍니다.

오른쪽 45도에서 알드리지를 축으로 하는 픽 앤 팝이 전개된 상황입니다.

누구나 이 상황에서는 팝 아웃한 알드리지의 미들레인지 점퍼 시도를 예상할 것입니다(더욱이 오픈 찬스이기 때문에).

그러나 4는 이 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점프 페이크 후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5가 충실한 박스아웃으로 만들어준 돌파 동선으로 인해 골밑은 무주공산이었고 4의 손쉬운 마무리로 이 공격은 마무리되었죠.

위와 같이 골밑에서 알드리지의 특성에 맞게 박스아웃해주거나 돌파 동선을 열어주고, 점퍼 공간을 제공해주는 등의 다양한 움직임은 던컨의 전술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이런 전술 이해력을 보여줄 수 있는 빅맨으로써 스퍼스 내에서는 던컨이 가장 뛰어납니다.

던컨의 존재가 알드리지의 공격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지는 실제 기록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알드리지는 던컨과 함께 할 때와 함께 하지 않을 때 공격의 질이 현저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래의 기록을 보시면,

With 던컨
ppp (possession 당 득점) 1.50, pps (프리드로우를 포함하는 슈팅 당 득점) 1.42, TS 70.9

Without 던컨
ppp (possession 당 득점) 1.19, pps (프리드로우를 포함하는 슈팅 당 득점) 1.15, TS 57.7

던컨과 함께 할 때 알드리지의 위력이 뚜렷하게 증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던컨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드리지의 공격 동선을 계속 확보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탑에서 볼 배급을 도맡아주면서 알드리지가 2차 공격 전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반면, 레너드의 경우 던컨의 유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므로(레너드는 정말 좋은 선수이지만 아직까지는 1 : 1 옵션으로 쓰이기보다는 모션 오펜스의 한 조각으로만 활용되고 있습니다), 던컨 부재 시에는 레너드가 공격의 주축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실제 레너드의 기록을 보시면,

With 던컨
ppp (possession 당 득점) 1.33, pps (프리드로우를 포함하는 슈팅 당 득점) 1.35, TS 67.6
Without 던컨
ppp (possession 당 득점) 1.29, pps (프리드로우를 포함하는 슈팅 당 득점) 1.22, TS 60.9

으로 던컨과 함께 할 때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던컨 부재 시에도 일정 수준의 공격력은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진화된 모션오펜스에도 스퍼스가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는 이유는?

이 부분에서 너무나도 아쉬운 것이 바로 디아우의 부진인데요.

과거 골스와의 정규 시즌 2차전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정상 컨디션인 디아우는 스퍼스 내에서 던컨의 이런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빅맨입니다.

탑에서의 볼 배급 능력, 골밑에서의 영리한 공간 확보능력, 전 방위적인 포스트 업 능력은 흡사 던컨과 같이 알드리지의 능력을 증가시켜주는 효과를 가져다주죠.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디아우는 부상 여파로 인해 컨디션 회복이 느려지고 있어 디아우-알드리지 조합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플레이오프 내내 스퍼스의 발목을 잡을 것 같습니다.

던컨-알드리지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디아우-알드리지가 위력을 발휘해줘야만 비로소 포포비치 감독이 구상하는 전술의 완성이 가능해지지 않을까라는 추측도 하고 있구요.

◎ 스퍼스의 최대 강점인 빅맨 로테이션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

시즌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스퍼스 식 모션 오펜스의 빅맨 중심축은 분명히 던컨-알드리지 조합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조합은 던컨의 노쇠화로 인해 경기 내내 적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모션 오펜스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빅맨 조합이 필요하죠. 스퍼스 식 시스템 농구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대표 조합들로는,

1) 던컨-웨스트 조합
: 픽 앤 팝이 가능하고 골밑 투쟁력이 뛰어난 웨스트는 알드리지 위주의 픽 앤 팝 전술에 그대로 적용 가능합니다. 또한 알드리지보다 뛰어난 투쟁심으로 인해 보다 적극적으로 던컨과의 인 앤 아웃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2) 디아우-알드리지 조합
: 알드리지의 왼쪽 포스트 업 및 전 방위 픽 앤 팝을 살리기 위해서는 탑에서 볼 배급이 가능하고 스크린에 능한 빅맨 파트너의 존재는 필수입니다. 던컨이 없다면 이 역할을 해줄 친구는 디아우 뿐이죠.

3) 디아우-웨스트 조합
: 주전 라인업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한편, 던컨 역할은 디아우가, 알드리지 역할은 웨스트가 수행하면서 전체적인 모션 오펜스의 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조합도 인 앤 아웃이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빅맨 로테이션은 경기 중 흐름을 되찾아오는 데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던컨의 노쇠화와 그로 인한 출장시간 감소는 필수 고려사항이니만큼,

나머지 빅맨 3명의 컨디션 유지는 스퍼스가 대권에 도전하는 데 필수라고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스퍼스의 제 1 과제는 던컨의 컨디션 회복이 아니라 디아우의 컨디션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 던컨의 노쇠화.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목격되고 있는 던컨의 노쇠화는 팬들의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있는데요. 던컨의 노쇠화가 가장 확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경기 후 컨디션 회복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플레이오프 들어서 3 일 이상 휴식이 주어졌을 때 던컨의 경기력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각 팀과의 1차전에서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친 이유)은 단순하게 볼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알드리지가 던컨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충분한 휴식 후 치렀던 두 번의 시리즈 1차전에서 던컨의 기록은 상당히 훌륭합니다.

멤피스와의 1차전 : 22분 출전, 7득점(75% 야투율), 11리바운드, 2블락, 컨테스트 9회(팀내 3위), 림 프로텍션 시 야투 허용률 33.3%

오클라호마시티와의 1차전 : 21분 출전, 8득점(57.1% 야투율), 2리바운드, 1블락, 컨테스트 16회(팀내 2위), 림 프로텍션 시 야투 허용률 25%

반면, 포포비치 감독이 던컨의 출전시간을 철저하게 조절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클라호마시티와의 3차전부터는 4일 휴식에도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요.

던컨의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문제점은 바로 활동반경이 현저히 줄어든 점입니다.

공격은 그나마 활동반경이 줄더라도 모션 오펜스에서 옵션으로써 기능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수비에서는 활동반경이 줄어든 것이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오클라호마와의 3차전 : 림 프로텍션 시 야투 허용률 50%, 컨테스트 4회, 4차전 : 림 프로텍션 시 야투 허용률 100%, 컨테스트 1회).

결국, 현 시점에서 던컨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주려면 시리즈 중간에 한 경기 정도는 징검다리 휴식을 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큰 문제는 디아우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알드리지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싶을 때는 무조건 던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디아우의 컨디션 회복은 정말 절실해 보입니다(알드리지-웨스트 조합의 경우 웨스트가 희생해야하는 부분이 너무 많고, 하이-로우 게임의 효용성이 다소 떨어집니다).

◎ 마치며...

포포비치 감독의 3월 공격 완성 발언은 실제로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알드리지 활용법이 확실하게 자리 잡고 레너드가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스퍼스는 비로소 모션 오펜스 시스템 구축이 확실하게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던컨은 여전히 전술적 측면에서 공, 수 모두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던컨이 단 15분을 뛰더라도 정상 컨디션에서 활약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스퍼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중요한 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결국 디아우가 빨리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 던컨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되고요.

만약, 디아우-던컨이 정상적으로 활약해준다면 스퍼스는 오클라호마, 워리어스, 클리블랜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겠지만, 두 선수가 계속 부진할 경우에는 우승으로 가는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선수의 부활과 함께 새로운 유형의 빅볼 팀인 스퍼스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원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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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6-05-11 11:41:36

센안의 빅볼은 한정된 자원으로 궁여지책인 면도 있었고 시즌초 적응기와 알드 프리롤, 젊은 가드들의 몰락, 마누의 활약 등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업다운을 극복했고 결국 시즌 지나고보면 전년도 빅볼을 시도한 팀들에 비해 특별히 젊거나 컨디션이 좋은것도 아닌데 이 팀은 뭘 해도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결국은 센안이니까 가능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WR
2016-05-12 21:10:15

스퍼스의 오랜 팬이신 BIGJT님의 말씀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이번 시즌도 분명 초반부터 여러 변화가 많았는데요. 결국 본인의 발언을 증명하고 있는 포포비치 감독과 조용히 리빌딩이 진행되고 있는 스퍼스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사실 모션 오펜스라는 것이 말씀하신 것처럼 유틸리티 성향이 강한 선수들로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기 위해 시도된 전술인 데, 스퍼스는 원래의 목적을 능가하는 시스템 농구를 구축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부럽습니다.


여담이지만, 필리도 계속 시스템 농구를 구축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내년에는 엠비드를 주축으로 아름다운 모션 오펜스를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1
2016-05-11 11:45:4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완소남은 끝까지 한결같네요

WR
Updated at 2016-05-12 21:15:01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던컨은 항상 꾸준합니다. 여전히 스크린이나 볼캐칭과 같은 기본기 들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 위대한 선수에요.^^

1
2016-05-11 17:08:42

잘보고갑니다~!!

WR
2016-05-12 21:11:21

감사합니다!

1
2016-05-12 00:23:39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글을 보고 나니 던컨옹의 노쇠화가 너무 안타깝네요

꼭 이번 플레이오프뿐만이 아니라 던컨 은퇴 후도 걱정이 되네요
근데 제가 막눈이라 잘 모르는데 현재 던컨의 수비에서의 역할은 어떻게 되나요?
WR
1
2016-05-12 21:35:39

던컨이 여전히 시스템 농구의 핵심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도 스퍼스는 정말 훌륭하게 리빌딩이 진행되고 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항상 보면서 이것이 진짜 리빌딩이지!하고 감탄하고는 합니다.^^


이번 시즌 스퍼스는 드랍백 구사율을 높이면서, 1번에게 줄 것은 주더라도 이외 파생되는 공격루트를 제한하는 수비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위의 글에서 던컨의 컨디션 좋은 경기들을 보시면 컨테스트 수치가 굉장히 좋은데요.


사실 던컨은 신체능력이 하락하면서 예전에 비해 스크린에 대한 직접 대처 능력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점퍼에 능한 선수에게는 컨테스트 구사를 많이 해주고 드라이브인에 능한 선수는 돌파 동선을 제한하는 수비를 펼치면서 그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스퍼스라는 팀 자체가 기본적으로 스위치 능력이 탁월하지만, 1선 수비는 상당히 약한 편인데요.


드랍백이라는 것이 사실 외곽에서 줄 것은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쩌면 1선 수비가 약한 스퍼스가 구사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전술이지만, 던컨과 같은 영리한 빅맨이 있을 경우 단점이 오히려 장점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수비측면에서 오클라호마시티에 고전하는 이유도 기본적으로 약한 1선 수비력에 더해 던컨이 부진하면서 평상시의 수비 형태(드랍백)가 무너진 것도 하나의 이유가 아닌 가 생각이 되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던컨의 존재감이 대단하긴 대단한 것 같습니다.

2016-05-12 22:47:17

좋은 설명 감사합니다

스퍼스 내일 꼭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네요
1
2016-05-12 07:58:1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WR
2016-05-12 21:36:44

항상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항상 기자님의 좋은 글을 고대하면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1
2016-05-12 11:21:5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즉 던컨은 모두의 우려와 달리 일정 기량을 유지'는' 하고 있으나, 체력적인 퇴화가 극심해서 그 기량조차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징검다리 활약도 가능하다면 참 좋겠는데요 

WR
2016-05-12 21:38:27

말씀하신 부분이 정말 정확합니다.


체력적인 문제점이 심각해보이는 만큼 적절한 휴식이 필요해보이지만, 현 시점에서 던컨이 빠질 경우 시스템 농구의 축이 흔들릴 우려가 커서 쉬게 해주기도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1
2016-05-12 17:39:14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글과 논 외로 보드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작성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WR
2016-05-13 03:05:43

예전에 정말 감사하게도 The Big O 님께서

Basketball Playbook이라는 소프트웨어을 추천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제 글의 다이아그램은 전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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