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 대 샌안의 플옵 2라운드 3~4차전 예상 관전 포인트
두 문장 요약
: 샌안은 알드리지를 제외한 빅맨 3인의 활용도가 관건으로, 여기에서 알드리지 몰빵을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네요. 오클은 빅맨들의 활약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 인물
: 샌안은 디아우/웨스트, 오클은 빅맨 3인방(이라고 쓰고 서듀의 공격파생력이라고 읽는다)
1) 샌안의 관점에서
- 14년 우승 당시의 빅3에서 알카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샌안의 슛레인지에 변동이 있었죠. 미드레인지를 중심으로 외곽과 림어텍 비중이 적어졌다고 봐야 하는데(관련해서는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59760), 미들을 중심으로 다소 좁아진 이 슛레인지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빅맨의 컨트롤타워 활용 및 하이로우 게임 등을 통한 공격옵션의 다양화입니다.
- 이때 오프볼무브가 잘 살아났던 상황이 마누와 디아우/웨스트가 활약하는 벤치유닛의 활용을 통해서인데요, 알카가 미들을 장악하고 파커가 픽앤롤을 하는 등의 다소 전형적인 패턴에 집중하는 스타팅멤버와는 달리, 벤치유닛은 마누의 볼핸들링 이후에도 디아우와 웨스트가 포스트에서 패싱게임의 매개자가 되며 림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팀플레이를 양산해 냈죠. 아마 올시즌 샌안이 벤치유닛 최상의 포스를 뽐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지 않나 합니다.
- 그런데, 플옵 특성상 벤치유닛의 활용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지난 2차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네요. 알드리지가 41분을, 던컨이 25분을 소화하면서 웨스트와 디아우의 출전시간이 각각 11분과 7분으로 크게 감소하게 됩니다. 알드리지에 대한 의존도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이고, 상대 빅맨 높이 부담으로 던컨이 중용되었다고 봐야겠네요. 역으로 디아우의 출장시간이 7분으로 최소화된 것 역시 상대 골밑공략에 대한 수비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리고 이날 던컨의 헌신적인 스크린과 패스능력도 사실 상대의 강력한 미드레인지 압박 속에서 이렇다 할 효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유기적인 패스웍이 죽게 된 셈인데, 이것이 다시 알드리지에 대한 의존도를 과부하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됩니다(물론 카와이의 부진도 한몫했지만요).
- 결국 어시스트 수가 19개로 시즌 평균치보다 5.5개 정도 감소하는데, 오클도 16개로 부진했다고는 하지만(시즌 평균 23개), 과연 이렇게 서로 어시스트 수가 감소할 때 이득을 보는 것은 샌안의 시스템 농구일까요, 오클의 재능 농구일까요. 아래는 2차전의 슛차트입니다.
- 초록색 점이 왼쪽 45도에 몰빵이 된 팀이 샌안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규시즌 샌안의 패턴과는 극단적으로 다른 형상으로, 공격이 고립되고 단순화된 일대일 포스트업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죠. 물론, 1차전에서는 달랐지만, 오클의 수비가 1차전의 어이없는 모습을 홈에 와서도 반복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미드레인지 중심의 공격은 특성상 슛레인지가 좁기 때문에 공움직임과 오프볼무브의 창의성에 기대지 않고는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가 없기 때문이죠. 공격전술의 핵심은 궁극적으로는 누가 오픈찬스를 많이 만들어 내느냐(점퍼), 혹은 누가 더 림 가까이에서 슛을 하느냐로 귀결되는데, 이 모두가 막힌 채 지난 2차전의 샌안은 알드리지의 재능에 올인한 경기에 가까웠습니다. 야구 같은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평균은 경향적으로 수렴하는 법이니, 2차전의 공격패턴은 다소 위험하고 7차전 내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 현재 샌안은, 서브룩이나 르브론이나 하든처럼 페인트존을 박살내는 슬래셔가 있는 것도 아니고, 폴이나 웨이드처럼 빅맨 숲을 물 흐르듯 휘저으며 본인 득점과 롤맨(빅맨)의 운동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하는 가드가 있는 것도 아니며, 커리처럼 외곽으로 스페이싱을 극대화하는 선수도 없습니다. 더욱이 오클만 만나면 리바운드 경쟁에서도 열세에 놓이는 터라, 골밑 경쟁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하기는 힘들겠네요. 이대로라면 다시 알드리지가 미치지 않는 한은 원정 2연전을 낙관할 수 없게 되는 거죠.
-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다소 도박적인 성격이 묻어 있기는 합니다. 디아우와 웨스트를 좀더 중용하고, 이들의 하이포스트에서의 공격옵션(디아우의 백다운 공격 및 포인트포워드 롤)을 높이는 거죠. 던컨은 출전시간 대비 어시스트 수가 웨스트와 거의 비슷한 정도이지만, 알드리지와 함께 코트에 있을 때 그 패싱게임이 잘 살아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디아우와 웨스트가 탑이나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잡고 가드진의 볼없는움직임을 극대화하거나 알드리지/던컨과의 하이로우 게임을 살리는 것이 좀더 효율성을 높이고, 위축된 가드-스윙맨 라인의 움직임(그러므로 카와이와 그린의 득점까지)을 총체적으로 살리는 방법이 아닐까 하네요. 물론, 림프로텍팅의 문제는 남는 것이고, 그린과 카와이가 서브룩-듀란트의 페인트존 난입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봅니다.
2) 오클의 관점에서
- 오클은 그린과 카와이의 수비력, 그리고 샌안의 림프로텍팅을 고려할 때 서듀가 모두 터질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져 보이고요. 샌안과의 매치업 상성상 리바를 얼마나 빡세게 털 수 있는가, 혹은 칸터/아담스가 골밑에서, 이바카가 킥아웃 패스를 받고 얼마나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느냐에 승부가 걸려 있는 것 같네요.
- 앞서 설명했지만, 샌안은 슛레인지는 넓지 않되 빅맨들의 하이포스트에서의 패싱센스/스크린에 기반해 좌우 공간활용을 극대화하는 팀이었습니다. 때문에, 스크린에 털리면 1차전처럼 세탁당하는 거지만, 역으로 제한된 슛레인지에서 에너지레벨을 높여 하이포스트를 강력하게 압박해 간다면 나름의 승산이 있어 보이네요. 여기서 골스-샌안 전이 도움이 될 수 있겠는데, 보것-이기-에질리가 결장하고 스플래쉬 듀오가 2/19의 커리어로우급 3점 난조를 보인 경기에서 골스가 수비력 하나로, 특히 스몰라인업의 고에너지레벨로 샌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점은 암시하는 상당합니다(개인적으로 골스와 샌안의 4차례 경기는 골스의 수비농구가 일정한 효과를 본 경기들이었고, 여기에 커리가 터졌느냐 여부에 따라 승패 및 점수차가 갈렸다고 봅니다).
- 알드리지의 마크맨을 이바카로 고수하는 것은, 파커/카와이/밀스 등과의 픽앤팝/롤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는데(이바카가 가로수비 범위가 넓으니까), 볼핸들러의 돌파가 살아나는 국면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이럴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알드리지의 미들점퍼는 들어가면 어쩔 수 없는 것일 테고, 백다운을 통해 제한구역으로 진입할 때 헬핑이 얼마나 적시에 들어오느냐도 관전포인트일 것 같습니다.
- 샌안이 1차전처럼 에너지레벨을 높일지는 모르겠으나, 어차피 오클 자체가 좀더 템포업된 농구를 할 거라고 예상되네요. 수비 에너지레벨을 높인다고 보면, 서듀의 고립된 일대일이 초반에 가동될 시 체력이 방전되는 4쿼터에 고질적인 턴오버 양산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간단히 정리하려다 보니, 또 길어졌네요. 다들 잘 주무시고, 내일 명승부 기대합니다.
잠 안오는 야밤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내일 좋은 경기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