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nswer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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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09 16:44:37
엄청 뒷북인 느낌이 심하지만
저의 농구인생 90%를 차지한 사람으로서 꼭 그에 관한 글을 한 번쯤은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의 인생이나 리그시절보다는 그의 Skill에 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그것이 제가 그를 농구선수로서 respect하는 방법 중 하나일테니까요
"Everybody was saying we couldn't win because of our size. But it's not about the size on paper, it's about the size of your heart"
1. 그의 장점
그의 장점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겁니다.
이것은 단지 발이 빠르다거나 순수한 의미로서 빠르다는게 아닙니다.
물론 순수한 speed만으로도 빠르지만 그것만으로는 그가 얼마나 빠른지 설명이 안됩니다.
제일 쉽게 설명하자면 그의 퍼스트 스텝을 놓치면 파울이 아니고서야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슛까지 장착한 선수라서 슛을 버리고 막을 순 없는 선수였죠
실제로 그는 난사수준으로 슛을 쏘던 선수였으니까요
그는 100m달리기가 아닌 농구로서의 speed가 빨랐습니다.
반 박자만 놓쳐도 저 멀리 떨어져서 골대로 최속돌진을 해버리니까 수비수들은 작은 페이크에도 반응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그의 무브들을 좀 더 위력적으로 만들었죠
그가 크로스오버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크로스오버 그 자체의 완성도도 있지만 그의 경기운영 방식이 크로스오버라는 기술과 완벽하게 맞물리면서 그의 크로스오버가 리그에서 악명을 떨치는 기술이 된거겠지요
반박자라도 놓치면 그대로 뚫려버리니까 페이크인 것을 알고도 속을 수 밖에 없다.
이것입니다. 느린 체인지업은 빠른 패스트볼이 있어야만 위력적이듯이요
그 speed의 원천은 뛰어난 볼 핸들링과 퀵니스 그리고 미친듯한 보폭일겁니다.
저는 아직까지 드리블러중에 아이버슨마냥 미친듯한 보폭으로 상대를 찢어발기는 선수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버슨은 돌파를 하는 사람이였지 드리블을 하는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물론 드리블도 최정상급이였지만 그가 드리블 할 이유는? 딱히 없었지요
단 한 스텝만으로 적을 찢어발길 수 있는데 뭣하러 어빙처럼 번거롭게 드리블을 하겠습니까
그 한 스텝만으로도 미치겠는데 풀백, 행잉등 보폭이 미치도록 넓은 기술들까지 있으니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진짜 악마랑 같죠 게다가 슛까지 장착한 선수니까 답이 없었던 겁니다.
2.크로스오버
그는 크로스오버가 주무기라지만
진작 크로스오버는 잘 쓰지 않았습니다.
단 크로스오버를 썻다면 돌파를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을 뿐이지요
그는 크로스오버보다 좌우 한 번에 돌파하는 것이 더 많았습니다. 압도적으로요
이게 그의 크로스오버를 막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반 박자라도 놓치면 뚫려버립니다. 이미 이 경기에만 저 선수에게 뚫린 횟수가 많습니다.
이 때 저 선수가 나의 오른쪽으로 크게 몸을 틉니다. 이 동작을 보고 막으러 가도 따라갈 수 있을지 말지인데 수비수는 당연히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오른쪽으로 몸이 치우치는 순간
앤서는 그 반대편으로 침투하는 거죠
즉 앤서vs수비수의 싸움은 정말 이지선다가 아니라 한 순간에 결정되는 것이죠
앤서의 크로스오버는 이 한 순간이 되어야만이 정말 빛을 발하는 겁니다.
흔히 주변에서 농구하시는 분들이 제게 묻습니다. "내 크로스오버는 왜 안 통하는걸까"
적이 붙으면 돌파, 적이 멀어지면 슛을 하는 것 처럼 돌파가 막히면 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가 막히면 돌파. 이것이 앤서의 플레이입니다. 게다가 앤서는 막는다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로 빨랐기 때문에 지역수비가 되고나서야 어느정도 막을 수 있었죠 맨투맨시절엔 정말 발군의 공격력이였습니다.
또한 그의 행잉과 풀백 크로스오버는
일단 굉장히 낮습니다. 허리를 낮추면서 낮고 빠르게 뻗어가는 데다가 보폭마저 미칠듯이 넓으니더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의 crossover mix만 보더라도 그의 상체가 아니라 하체만 주목하면
정말 다리를 최대한으로 좌으로 찢으며 훼이크를 줍니다. 풀백또한 상대보다 뒤로 뻗어들어가는 퍼스트스텝에서 시작되는 것이니 상대는 뒤로 쭉 밀려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3.끝
부끄럽기까지 하지만요. 이제 앤서와 같은 플레이어는 안 나올겁니다.
NBA자체가 그와는 맞지않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고 그와 비슷한 능력의 선수가 나와도
앤서가 뛰던 그 때의 NBA와 지금의 NBA는 너무나 틀리니까요
하지만 옛날이든 지금이든 하나의 팀이 모든것을 맡기고 몰빵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은 단신의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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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정말 무지막지하게 빠른 선수이죠.
저도 아이버슨 제일의 스킬은 스피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