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재즈 15-16 시즌 리뷰
1. 부상으로 시작된 새로운 시즌
단테 엑섬이 베일을 벗기 전 스카우팅 리포트만 보고 판단한 것은 '3인치 더 큰 데빈해리스' 였습니다.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좋고, 스텝이 재빨라 수비에도 능할 것으로 보이고, 약점으로 지적받는 외곽 슛에다가 친근감 있는 외모가 더 그런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왠걸, 베일을 벗겨놓고 보니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지 못하고, 자유투를 얻어내지 못하는, 3 & D 유형의 슛비중을 기록하는 선수로 루키시즌을 보낸 것입니다.
그리하여 2년차 시즌은 더욱 엑섬에게 관심이 컸습니다. 이 놈이 자신의 장점을 살린 플레이를 펼쳐 나갈 수 있을 지, 아닌지에 대해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하여 로키 마운틴 서머리그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는데,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을 기록하고, 빅맨에게 좋은 패스를 선보이며 우리가 기대했던 그것과 흡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 서머리그는 루키-2년차들과 D리그급 플레이어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NBA 레벨이라 보기엔 힘들지만, 자신이 중심이 된 상태에서는 이런 플레이들을 할 수 있다는 서막처럼 보였기에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경기 마지막 무렵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한 후, 더이상 서머리그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국가대표 경기에서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게 되죠. 회복에 3개월. 재활에 3개월. 경기감각을 익히고 실전에 투입될라 치면 빠르게 회복되어도 3월이나 될까, 결국 엑섬이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상태에선 선수 회복차원에서 시즌아웃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었죠.
사실 엑섬이 있었다 해도 팀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시즌 내내 미들레인지 게임을 갖고 있는 상대 가드에게 인사이드 빅맨이 지원을 나올 수 있는 곳 목전을 집요하게 공략당한 재즈로서는 엑섬이 갖고 있는 수비적인 능력이 아쉬울 때가 참 많았습니다. 릴라드도, 커리도 엑섬 앞이라면 그들의 슈팅 릴리즈 타임을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가져가야 했을 테니깐요. 물론, 어떤 선수가 외곽에서 터프샷을 던져 꽂아 넣는건 사실 수비할 방도가 없는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저 슛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것이 유일한 대응책일지도 모르죠.
https://www.youtube.com/watch?v=j2agAYgrM5o
2. 블루 오션에 안착한 트레이 라일스
트레이 라일스는 근래 재즈가 지명한 로터리픽 중에서 가장 홈팬들의 기대에서 벗어나 있는 선수라고 봐도 될 선수였습니다. 캐나다 국적을 갖고 인디애나에서 자란 라일스는 고교시절 5 star 플레이어로서 최상급 파워포워드 였습니다. 대학을 선택할 때 홈타운인 인디애나의 버틀러를 고려하였는데 감독인 브래드 스티븐슨이 떠나자 바로 켄터키로 진학하였죠. 어쩌면 헤이워드-맥-라일스의 버틀러 출신 3각편대가 재즈에서 구축되었을 뻔 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라일스가 드래프트 되면서 한 인터뷰에서, '벤치멤버로 출격하는데 있어 아무런 문제 없다. 켄터키에서 나는 팀 동료들을 위해 희생(본 포지션을 버리고 스몰 포워드로 출격한 것과 포제션의 양보)했다.' 란 인터뷰를 한 것입니다.
라일스가 어떤 선수인지 관심을 갖게 된 무렵 그의 에이전트 리치 폴과 재즈 구단과의 계약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서머리그 첫 경기를 결장하게 됩니다. 루키 스케일의 기준가에서 120% 까지 연봉을 늘려 계약할 수 있는데 그것이 난항을 겪은 것이죠. 우여곡절 끝에 2경기 째 부터 합류했지만 영 엉망인 상태로 서머리그와 프리시즌을 소화합니다.
정규시즌 들어서도 역시 골밑수비에 약점을 드러내며 전력 외 선수로 로테이션 합류가 힘들어질때 쯤, 주전 파워포워드 데릭 페이버스가 부상을 당합니다. 라일스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이전과는 다른 좋은 경기력을 펼쳐보였습니다.
라일스가 가진 장점은 슛,드리블,패스를 할 줄 아는 빅맨이란 것입니다. 고베어-페이버스가 가지지 못한 재능이죠. 때문에 라일스는 유타 재즈에서 블루 오션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때를 잘 만나야 할까요? 이 3.7번 정도로 볼 수 있는 스트레치형 파워포워드는 앞으로 감독의 전술운용에서 많은 중용을 받게 되리라 예상됩니다.
단점으로는 수비가 약하고 온볼 오프볼 할 것 없이 스크린을 아직 제대로 걸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파트너인 고베어와 페이버스가 림 프로텍팅이 가능한 만큼 전방위 로테이션 수비능력을 갖추는 것에 중점을 둬야겠습니다. 대학 시절 최고 득점이 18점에 불과했지만 이번 시즌 이미 다섯차례에 걸쳐 18득점 이상을 기록했기에, 페이스가 다르다고는 해도 '나는 팀 동료들을 위해 희생했다.' 라는 라일스의 드랩전 인터뷰가 순전한 허세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12픽에 대한 기대치를 좋은 로테이션 플레이어에서 식스맨 정도로 본다면, 재즈가 행사한 이 픽은 나름 괜찮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모션 오펜스를 중시하는 재즈공격진에서 전술적으로 감독이 쓰기 좋아하는, 그러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보입니다.
3. 부상 병동
가장 예측하기 어렵고 대비하기 어려운 것이 부상에 대한 것입니다. 올해 재즈는 상당히 부상자가 많았습니다. 시즌 시작 전 엑섬의 부상을 시작으로, 고베어와 페이버스가 엇비슷한 시기에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으며, 벤치에서 좋은 득점을 보여주던 알렉 벅스마저 부상으로 장기 결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든 헤이워드와 로드니 후드가 그래도 시즌을 잘 치뤘는데, 후드도 발목에 부상을 달고 있었고 헤이워드는 오프시즌 부터 현재까지 발에 계속적인 부상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고 합니다.
일장일단이 있다고 이러한 부상은 벤치멤버들의 기용으로 이어졌는데 우선 라울 네토, 트레이 라일스, 제프 휘티 등이 이 틈새를 파고들어 많은 출장시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네토가 쉘빈 맥의 영입 이후 페이스를 잃어버린 것은 사실이나 시즌 중반기로 접어들 수록 슛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라일스는 엉망진창이던 첫 두달을 뒤로하고 3점슛과 드라이브 인, 그리고 패스까지 공격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휘티 역시 고베어가 돌아온 이후 거의 출장시간을 받지 못했지만 백업센터로서는 쓸만한 기량을 선보였구요. 물론, 이들이 주전 선수의 역할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그릇을 가진 선수들이 아닌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의 부상이 이번 시즌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진 못합니다. 직접적인 시즌 실패의 원인은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무너졌던 것입니다. 유타와 경쟁했던 서부 컨퍼런스 중위권 팀들의 전력도 다들 누수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상을 대처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시스템으로 메꾸어 나가는 것인데 아직 벤치멤버들의 경력이 일천한 관계로 이러한 전술적인 대처를 유연하게 하기에는 한계에 있었던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실력도 모자른데, 불운도 겹쳤다고 할 수 밖에요.
4. 고든 헤이워드의 부진
시즌 초중반 재즈가 연이은 패배를 거듭하고 승수보다 패배가 예닐곱 게임이나 벌어졌을 때, 전 유타 재즈의 멤버였던 라자 벨이 한마디를 날립니다. '유타는 프로페셔널한 구단이 아니며, 헤이워드는 2옵션으로 매우 좋은 선수이나 1옵션으로는 적합치 않다. 유타는 그를 트레이드 해야한다.'
앞의 재즈구단을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고 비판한 부분은 (그 말이 일정부분 사실로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라자 벨이 마지막 시즌 Personal reason 이란 이유로 한 시즌을 그대로 결장하게 된 팀 프런트와의 불화 때문이라 치더라도, 헤이워드에 대한 평가는 직설적이고 매우 날카롭습니다.
사실 저도 몇년 전 헤이워드가 생각보다 운동능력에 기반한 플레이가 많고 1 on 1 공격 스킬이 부족한 것, 스코어링에 집중했을 때의 모습이 다른 팀의 중량급 선수들에 비해 뛰어나지 않은 것을 들어 헤이워드를 최상급 2옵션으로 평한 적 있습니다. 그러나 근래들어 헤이워드를 1옵션으로 인정하게 된 것은 지난 시즌 활약이 좋았을 뿐만 아니라, 헤이워드를 대체할, 즉 재즈가 영입하여 팀의 1옵션으로 세울 만한 선수 중 헤이워드보다 더 스코어링에 적합한 선수가 딱히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헤이워드의 이번 시즌 성적은 현재까지 가장 좋았던 지난 해에 비해 심각하게 뒤떨어 지지 않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지난 시즌 해낸 것이 100이라면 올해는 95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는데, 이와는 다르게 실제로 헤이워드가 지난 해보다 차이가 두드러지게 못한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첫번째는 포지션에서 강력한 선수들에게 아무런 힘을 못쓰고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듀런트, 레너드, 폴 조지 등 강력한 선수들을 맞이해서 헤이워드는 일방적으로 압도당하며 패배했는데 지난 시즌은 그래도 열을 내주면 일곱 여덟개는 가져온단 느낌이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더욱 못한 시즌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림을 공략할 때의 운동능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인데 지난 시즌은 몸이 가벼우면서도 파워있는, 신체적으로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즌이었으나 올해는 그렇지 못합니다. 더불어 오프볼에서의 컷인 혹은 스크린을 타고 스크리너의 옆에서 던지는 슛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좀 더 어렵고 텁텁한 경기를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지켜보았을 때 저는 오프시즌에 헤이워드가 아킬레스 건염(지난 글에서 저는 중족골 골절로 알고 있었는데 아킬레스 건염이라 하더군요)으로 인해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난 시즌 가벼우면서도 파워있게 림을 공략하던 모습은 없어지고 엇박자 스텝으로 수비와 간격을 벌려 뱅크샷을 쏘는 것을 선호하는 양상이 있더군요. 또한 경기 내내 지쳐보이는 점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시즌이 중반으로 진행되면서 헤이워드가 계속적으로 발에 부상을 않고 경기를 해왔다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헤이워드는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던 시즌을 보낸것은 틀림 없습니다.
헤이워드의 장점은 모션 오펜스를 수행하는 트리플 쓰렛 구사가 좋고 오프 볼의 움직임이 좋다는 데 있습니다. 사실 이 시점에서 헤이워드가 없다면 재즈는 팀 공격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대형 포인트 가드를 영입해서 팀 공격의 중심을 헤이워드로 부터 포인트가드로 이전하는 방책밖에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특급 1옵션의 뒤를 받치는 2옵션으로 활용하는 것이지만, 앞으로의 샐러리 상 대형 선수의 영입은 (영입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헤이워드를 떠나 보내는 것에서 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 영상은 헤이워드가 지난 시즌 시작 전 프리시즌에서 보여준 덩크입니다. 올해는 이런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pRUw7f7XUI
5. 로드니 후드와 알렉 벅스의 엇갈린 명암.
로드니 후드의 이번 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입니다. 시즌 초반에는 본헤드성 플레이 몇개로 팀의 승리를 날려먹더니, 이후 극심한 슈팅 난조에 빠지면서 패배에 당당히 일조를 하다가, 갑작스레 매우 정확한 외곽슛을 기반으로 드라이브인과 패스를 활용하며 연승을 이끌어 나가기도 했습니다. 주전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유독 재즈는 그날 후드의 경기력이 좋고 나쁘냐에 따라 팀 승리와 연관되는 것이 매우 큽니다. 이제 고작 2년차인 선수에게 말이죠.
시즌 초 헤이워드와 후드가 주전으로 나서고 벤치에서 벅스와 버크가 출전할 때 벅스와 버크가 매우 좋은 슈팅 호조를 보였기에 큰 무리 없이 대체할 수 있었으나, 벅스가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을 접고 버크가 이후 부진에 빠지면서 다시금 가드 뎁쓰는 약해졌습니다. 문제는 버크-벅스가 빠지면서 공격작업을 이끌어 나갈 선수가 극히 적어졌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재즈는 헤이워드와 후드를 번갈아 가며 투입해야 했고, 둘 중에 한 선수라도 공격작업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면 풀어가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잉글스나 라일스 같은 선수들이 가끔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를 펼치긴 하였으나, 이 두선수 역시 한팀의 공격의 중추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깐요.
후드의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재즈는 모션 오펜스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야만 하는 팀인데 적합한 선수들이 별로 없습니다. 잉글스는 벤치멤버이고 벅스는 드라이브인에 특화되어 있으며 포인트 가드를 활용한 빅맨과의 2:2 플레이도 옵션이 없는 팀입니다. 결국 슛거리가 길고 드라이브인과 패스가 가능한 후드가 공을 잡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특이한 점은 후드의 코너 3점슛의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양방향 드라이브인이 가능하기에 중앙에서 공격하는 것이 현재로선 맞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이런 슛거리가 긴 선수들은 그날 슛감에 따라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는 양상이 짙을 수 밖에 없지만, 재즈는 30여경기를 치른 시점부터 이 후드의 그날 경기력에 기대어 온 점이 큽니다. 재즈가 고작 2년차에 불과한 선수에게 이런 많은 짐을 얹어주었기에, 시즌막판의 부진으로 후드를 비판하는 것은 차마 하기 어렵습니다.
벅스는 지난 시즌 아프랄로의 하드 파울로 어깨부상으로 27경기만에 시즌을 접어야 했던 안타까운 역사가 있습니다. 이번 시즌 복귀하면서 답답한 재즈 공격을 드라이브인으로 풀어줄 선수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만 역시 28경기를 뛴 시점에서 폴 피어스의 하드 파울로 또한번 시즌아웃급 부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2시즌동안 27경기 + 31경기, 58경기 출장에 그쳤다는 것이 의미하는 건 인저리 프론이죠. 게다가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적극적으로 드라이브인 하여 골밑 슛을 노리는 형태로 부상의 위험성 역시 매우 높은 플레이어입니다.
시즌 말미에 퀸 스나이더 감독은 다른 팀은 기용할 수 있는 스윙맨이 6명씩 있지만 우리팀은 고작 네명(헤이워드,후드,잉글스,존슨)에 불과하다며 팀 뎁스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적 있습니다. 벅스가 건재했다면 때때로는 페이버스를 센터로 놓고 라일스와 트리플 윙을 기용하여 1-4 모션 오펜스를 취하기도 좋고, 벤치 타임에도 벅스를 위주로 공격을 풀어나간다면 헤이워드와 후드가 갖는 짐이 덜어졌을 것입니다.
지난 시즌의 70% 를 쉬고 돌아왔기에 이번 시즌 시작 때 크게 기대하면서도 우려가 있었는데 몸상태는 최상이었습니다. 여전히 날카로운 드라이브인에 힘도 붙어서 몬스터 슬램을 찍어대며 최상의 몸컨디션임을 자부하기도 했죠. 마치 작년 헤이워드가 림으로 돌진해서 몬스터 슬램을 터트릴 때의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허나 이럴 때 큰 부상을 당한 것을 보면 확실히 체력이 저하되었을 때도 그렇지만 몸상태가 좋을 때도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후드를 저는 드리블이 높은 것과 루키시즌 보여준 시야의 협소함 때문에 캐치 앤 슈터로서 성장하지 않을 까 싶었는데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하여 기복은 있으나 슛,드리블,패스가 되는 선수란 것을 보여줬습니다. 한편으론 오프 볼 무브가 좋진 않아 역시 온볼플레이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구요. 주전으로서 가치가 올라간 반면 벅스는 2년동안 100경기가 넘는 결장을 하여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사실 전 알렉 벅스를 하드 파울로 부상을 입힌 폴 피어스 보다는, 폴 피어스를 아무도 밀치지 않은 유타 재즈 팀 동료들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때때로는 그런 행동 하나가 팀의 사기를 고양시키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PwvZoXZu20
https://www.youtube.com/watch?v=jUqg7vxbqr0
6. 쉘빈 맥의 영입이 최선이었습니까?
올시즌 재즈가 다른팀과 포인트 가드 트레이드를 놓고 밝혀진 건은 세건이 있습니다.
마리오 찰머스, 제프 티그, 타이 로슨 이렇게 세 선수입니다.
마리오 찰머스에게 재즈가 접근 했던 사실은 찰머스가 멤피스로 트레이드 되고 난 이후에 알게 되었는데, 참 아쉽다 생각했습니다. 엑섬이 시즌 아웃 된 가운데 수비와 3점 슛으로 스윙맨 위주의 팀을 보좌하는 역할로서 딱이라 생각했는데 결렬되었습니다. 찰머스가 2라운드 픽에 트레이드 된 것으로 보면 향후 2라운드 픽이 넘치는 재즈가 픽을 제시 못했을 리 없고, 디비전이나 컨퍼런스도 다른 재즈가 부메랑을 날릴 가능성도 적은 바 아마 추측컨데 찰머스가 재즈로 가기 싫다고 히트 프런트에 의사를 표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애틀랜타가 티그를 판매한다고 소스를 흘렸을 때 재즈는 힘겨운 상황이었습니다. 고베어-페이버스의 결장으로 패배가 승리보다 훨씬 많은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한참 밀려났을 때의 일입니다. 당연히 재즈가 영입 후보중의 하나로 오르게 되었고, 실제로 재즈가 애틀랜타에게 구매의사를 표한 것 까진 분명합니다만, 애틀란타의 제의는 1라운드픽과 로드니 후드였다고 합니다. 1라운드 픽이 재즈 본연의 것인지, 골스 혹은 썬더의 향후 1라운드 픽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중요한 것은 로드니 후드가 거래에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후드는 이무렵부터 부진을 털고 매일 밤 20득점 이상씩 기록하며 팀의 7연승을 이끌어 내던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하였을 때 재즈는 26승 26패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전망이 높은 편이었기에 때문에 6년 반을 쓸 수 있는 후드를 보내고 1년 반의 렌탈+FA 시 어느정도의 재계약 어드밴티지를 위해 티그를 영입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다가 티그가 완벽히 재즈에 맞는 핏은 아니었으니깐요. 물론 티그의 역량을 생각해 봤을 때 지금 재즈의 포인트가드 진 보다는 몇단계 업그레이드는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그리고 데드라인에 들어서며 휴스턴이 각 팀에게 로슨을 제의할 정도로 덤핑 판매의 의지를 보이자 재즈도 여기에 상당히 근접하게 됩니다. 티그는 후드가 딜에 포함되며 재즈에서 난색을 표했으나 로슨이라면 넘치는 2라운드픽 하나로 영입하면 되고, 로슨이 기대에 못미치면 여름에 웨이브 해 버리면 그만이거든요. 그런데 로슨이 케미스트리를 붕괴시키는 존재라는 소스가 있고 또한 과거 너겟츠 시절 유타를 상당히 지루한 동네라고 표현한 것이 재발견되며 재즈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현지 기자들 사이에선 이것을 에네스 칸터 트레이드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칸터의 첫 방문시 재즈 선수들(헤이워드,고베어,부커,버크) 등이 칸터의 액션에 상당히 적대적으로 대치한 것도 조금 특이한 점이긴 하죠. 잉글스만이 칸터에게 우호적인 인터뷰를 했고 칸터와 친한 페이버스, 드랩동기 벅스가 노코멘트 한 것 외에는 칸터에게 상당히 적대적이었습니다. 그나마 페이버스와 벅스는 그 경기에 결장하기도 했구요. 아마 칸터가 재즈 선수들과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하지 않았을 까 하는 추측이 있고, 나아가서 로슨을 영입하면 그러한 일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을 것입니다. 당시 재즈는 연승 끝에 5할 승률을 기록하고 플레이오프 전망이 꽤 밝았던 시기이므로 자칫 위험이 될 수 있는 영입을 하지 않으려 한 것이라 봅니다.
결과적으로 쉘빈 맥이 뜬금없이 재즈로 트레이드 되었는데 2라운드 픽 한장으로 영입했습니다. 특이점으로는 애틀랜타에서 퀸 스나이더로 부터 코칭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 한 인터뷰가 있는 것, 고든 헤이워드의 대학 동료인 점인데 감독과 리더와 친분이 있다는 것은 팀에 녹아들기에 가장 좋은 조건입니다. 결과적으로 재즈가 남은 30경기에서 지금 팀의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 했던 노력이 보입니다.
투자한 대비, 맥의 영입은 괜찮은 성과입니다. 재즈는 맥을 2번째(혹은 주전) 포인트가드로 쓰면서 버크를 대체하고, 네토를 3번째 옵션으로 돌릴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2라운드 픽 한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물론 주전으로 쓰기엔 아쉬움이 많지만, 엑섬이 돌아오니깐요. 엑섬 역시 다음시즌에도 주전으로선 부족한점이 상당할 것이란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만, 방출이 확정적인 버크의 롤을 대처하기엔 충분한 모습을 맥이 보여줬다고 할 수 있는 시즌이었습니다. 쉘빈 맥의 영입이 최선은 아니었을지라도, 현재 상태의 변화를 최소화 하면서 얻어낼 수 있는 카드였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o4_QvVXYnFg
7. Treyde Burke
트레이 버크가 3년차인 이번 시즌 꽤 괜찮았던 슈팅 감각을 유지하고 있던 무렵, 버크의 부친이자 에이전트인 벤지 버크는 트레이 버크를 활용하던지, 풀어주라는 트윗들에게 좋아요를 누르고 다닙니다. 재즈 구단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엑섬에게 밀린 것은 그렇다 치고, 별다를 바 없어 보이는 네토에게 마저 밀려난 것에 대해 버크의 가족들은 불만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트레이 버크는 이러한 일들이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가족들에게 말하며 프로다운 자세로 임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버크의 경기력은 점차 떨어져 가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맥이 영입되면서 버크는 로테이션에서 완전히 제외되었는데,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트레이드에 실패했기에 오프시즌에 다른 팀을 알아봐 주겠다는 프런트진과의 약속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트레이 버크는 훌륭한 프로의식을 가진 선수입니다. 구단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가 트레이 버크로 손꼽힐 뿐만 아니라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이후에도 늦게까지 체육관에 남아서 연습했다곤 하죠. 버크의 루키시즌은 꽤 괜찮았습니다. 루키답지 않게 여유롭게 플레이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자말 틴슬리, 얼 왓슨 같은 선수에 비하면 픽전개도 훌륭했고 볼간수도 좋았죠. 어찌됬건 슈팅좀 끌어올리고 수비만 조금씩 발전 시켜나가면 좋겠다 싶었던 찰나 2년차 부터 버크의 수비는 답보, 경기 운영은 저하되는 퇴보의 길을 걷게 됩니다.
3년차인 올해도 시즌 초중반까지는 좋은 슈팅 감각으로 벤치에서 득점을 올려줬는데 한 때 버크와 벅스의 벤치 스코어링은 전체 4~5위권에 위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축인 벅스가 이탈하고 나자 또다시 리듬이 흔들리면서 경기력이 나빠지기 시작했지요.
만약 올해 매우 좋은 성과. 그러니깐 벤치에 두고 10~15점씩 매일 올려주며 식스맨 혹은 7번째 선수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하더라도, 버크가 재즈에서 재계약을 따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다음편에서 다시 자세히 말씀 드리겠지만 향후 샐러리를 본다면 버크에게 현재 시세로 연간 3~5mil 의 3년 계약을 주는 것은 재즈로서는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결국 팀의 미래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낙점을 받지 않는 이상 버크는 시한부 계약직이란 것이죠. 제가 이걸 안다면 GM과 에이전트(가족)은 더 일찍 눈치챘을 것입니다. 벤지 버크가 바라는 것은 아들이 앞으로 미래를 함께 할 만한 팀을 찾아 보내달라는 것이지 트레이 버크가 주전으로 뛸 수 있을 만한 팀이 있을거라곤 본인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튼 트레이 버크는 팀의 캐미스트리에 영향을 줬다는 기사도 없고, GM도 버크와 협의 해서 본인이 원하는 좋은 팀으로 보내줘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대가를 얻어낼 만한 것도 없으니깐요. 제가 버크에게 그간 호의적이었던 것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승부욕이 눈에 띄는 선수여서 그런 것인데, 이 친구가 고양이과이긴 한데...고양이 였음이 밝혀져서 안타깝습니다. 좋은 팀을 찾게 되기를...이로서 재즈는 리빌딩 이후
두번째로 로터리 픽 선수를 보내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aqH5YcakHk
8. 실패한 시즌
재즈는 감독의 영향이 제일 중요한 팀입니다. 선수단 구성을 봐도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니 감독의 입김이 셀 것이고, 실제로 재즈 라커룸을 방문한 기자들은 상당히 얼어있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즉, 감독의 선수단 장악은 문제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임 감독시절에도 프런트에서 코빈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코빈과 대치했던 라자 벨, CJ 마일스 등을 제거한 예가 있는데 스나이더에게도 똑같은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감독의 목숨이 파리목숨이면 감독이 힘을 얻기가 힘들기에, 감독 교체는 적어도 3~4년간은 보고 난 후 성과가 없을 때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최소한 내년시즌 까지는 퀸 스나이더의 유임을 지지합니다.
데니스 린지 GM은 오프시즌과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때 크게 해낸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언가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았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지난 시즌 말미 재즈의 경기력이 좋았기에 올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중요했고, 엑섬 등의 부상으로 인한 소규모 영입에 치중한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역시 가드들의 이동으로 매물로 나서는 선수들을 싸게 잡길 원했지 밑천을 빼서 기왓장을 올리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름 린지는 픽을 이용하여 베테랑을 영입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엑섬이 다음 시즌에 바로 재즈 가드진의 해답이 되긴 어려울 것이기에 또다른 누군가도 찾아보겠죠. 헤이워드를 내놨을 때 누군가와 바꿔 올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입니다만. 이러한 일들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대형 트레이드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저 '난 올해 여름에 손놓고 있진 않을꺼야.'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재즈 샐러리 구조를 보았을 때, 팀을 갈아엎고 중심을 이동시킨다면 올 여름보다는 내년 여름, 헤이워드가 옵트아웃 하는 시점이 제일 유력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또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갈 것 같기도 하지만, 이번 시즌의 결과로 인하여 중견급 베테랑을 한둘 추가하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재즈의 올해 성적을 보면 40승 42패.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고 플레이오프 진출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도전하다 아쉽게 석패한 것도 아니고, 자력 진출이 가능한 상황에서 자멸 끝에 스스로 내려왔으며, 투지 없는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의 유타 재즈는, 실패한 팀입니다.
다음 글에선 향후 샐러리와 이번 시즌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그래도 쪼끔은 선수들이 성장한거 같에서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