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NBA Multimedia
Xp
NBA Maniazine
/ / /
Xpert

블레이저스의 신선한 반란

 
37
  1882
2016-04-14 20:25:10

길고 길었던 15-16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습니다. 참으로 만족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기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올시즌의 블레이저스를 한번 돌아볼까 합니다.

프롤로그 : 와장창

릴라드-매튜스-바툼-알드리지-로페즈로 이어지는 매력적인 라인업을 통해 서부강호로 거듭난 블레이저스는 14-15시즌을 1라운드에서 마감한 뒤 구단 역사상 가장 절망적이고 충격적인 오프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툼이 트레이드된 뒤 남은 주전 중 FA는 매튜스, 로페즈 그리고 팀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던 알드리지였습니다. 그 동안 계속해서 포틀랜드에 잔류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던 알드리지였기에 오프시즌 초기 팬들의 초점은 그보다는 아킬레스 부상을 당한 매튜스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팀의 리더인데 잡아야 한다.'는 의견과 '아킬레스 부상은 폼을 되찾기 정말 힘든 큰 부상이다. 아쉽지만 놓아줄때가 됬다.'는 의견 등이 제시되며 꽤 건설적인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알드리지 관련 루머가 나올 때면 '에이 아닐거야.' '남는다 했는데 무슨..'과 같은 반응으로 애써 무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드리지에 관심을 보이는 구체적인 팀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고 심지어 킴 휴즈 전 코치가 알드리지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폭탄 발언을 한 뒤 해고를 당하는 해프닝까지 일어나고 맙니다. 결국 7월 초 매튜스는 매버릭스, 로페즈와 아프랄로가 닉스와 계약을 맺은 가운데 알드리지와 스퍼스가 계약에 합의했다는 비보가 들려옵니다. 많은 팬들이 낙담했습니다. 10년간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프랜차이저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컸죠. 올쉐이 단장이 아미누, 데이비스, 하클리스 등을 영입하며 팀 재단장에 나섰지만 2시즌 연속 50승 이상을 기록했던 선수들 대다수가 이탈한 팀에 대한 미디어의 평가는 D~F. 냉정했지만 현실적이였습니다.
 

 트루 리더의 탄생


팀에 남은 주전 선수는 4년차에 접어든 데미안 릴라드 하나. 릴라드를 팀의 코어로 낙점한 구단은 5년 약 125M에 달하는 맥시멈 계약을 그에게 안겨줍니다. 물론 올스타 두차례에 올NBA팀에도 선정된 릴라드였지만 아직 혼자 증명한 것이 없었고 수비에 약점을 드러낸 점에서 블레이저스 구단의 결정은 '릴라드를 1옵션으로 우승은 고사하고 플옵 진출도 힘들 것'이라는 거센 비판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예상 승수 26.5승, 서부 13위, 파워랭킹 29위 등 한결같이 비관적인 평가들을 뒤로한 채 릴라드의 블레이저스는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15-16시즌 준비를 시작합니다.


트레이드, 드래프트 그리고 FA 영입을 통해 팀에 새로 입단한 선수가 9명이나 될만큼 큰 변화를 겪은 팀은 릴라드의 주최하에 샌디에고로 친목여행을 떠나고 선수단이 자진해 당초 예상보다 한달 이상이나 먼저 포틀랜드에 모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의 유대감은 깊어져갔고 그럴수록 올시즌에 대한 그들의 기대감도 점점 커져갔습니다. 릴라드는 플옵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당시 질문에 대해 '플옵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만 우리팀은 보기보다 훨씬 좋은 팀입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입니다.'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렇게 프리시즌 경기를 치루던 중 리더로써 릴라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는 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클리퍼스와의 경기를 30점 이상으로 크게 앞서던 블레이저스는 큰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대역전패를 당하고 맙니다. 프리시즌이라 그러려니 할 수 있었겠지만 릴라드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는지 라커룸에 들어가 평소와는 다르게 크게 흥분하며 긴 시간동안 그날의 경기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하클리스와 헨더슨은 그날의 릴라드에 대해 '그의 열정에 정말 놀랐습니다. 사실 뭐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기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 그리고 팀을 생각하는 그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Us against Everybody란 문구도 그 때 릴라드가 만들어낸 것이죠.' Us against Everybody는 그 날 이후 선수들과 블레이저스 구단이 버릇처럼 사용하게 되는 문구가 됩니다. 경기에 대한 열정과 솔선수범하는 그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팀원들은 올시즌 내내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게 됩니다. 호칭만이 아닌 진정한(True) 리더가 탄생하게 된 것 입니다.

그럼 그렇지...?

https://www.youtube.com/watch?v=bQ7_ha5o4v8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규시즌이 일제히 개막했습니다. 블레이저스의 첫 상대는 AD의 펠리컨스. 블레이저스와는 반대로 올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로 뽑힐 만큼 탄탄한 전력의 팀이였지만 맥컬럼의 커리어하이 37점에 힘입어 팀은 상쾌한 출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손발을 오래 맞춰보지 못한 어린 선수단은 무수한 턴오버와 수비 약점을 노출했고 설상가상으로 리그 철강왕 중 한명이였던 릴라드가 족저근막염으로 7경기를 결장하며 15년을 14승 2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럼 그렇지..'  '시몬스는 흐린 날씨 좋아한데?'와 같은 팬들의 반응들이 잇다르며 팀의 시즌은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가는 듯 했습니다.


1월 초 스타츠 감독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선수단과 함께 필름룸에 모여 전술논의에 열중이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다소 파격적인 발언을 하게 됩니다. *'만약 우리팀의 수비 효율이 남은 경기동안 리그 15위 안에만 든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거야. 내 장담(guarantee)하지.' 평소 신중한 그의 성격상 장담이란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었기에 선수들을 물론이고 '감독님 방금 장담이라고 하셨는데 조금 과한게 아닌지..'라는 말을 했을 만큼 그를 보좌하는 코치진들마저 깜짝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이 말을 믿었든 믿지않았든 간에 그날 이후 팀의 수비력은 대폭 상승하며 실제 리그 14~15위권의 수비지표를 기록하게 되었고 CJ가 버텨준 사이 푹 쉬고 상태가 많이 호전된 릴라드가 복귀하면서 팀은 본 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시즌 말미에 스타츠 감독에게 이 멘트에 대해 다시 질문했더니 '제가 그런말을 한 적이 있었나요? 하하.' 라고 답했다고 하네요.

What a Surprise!


올스타 브레이크를 27승 27패 7위로 맞이하게 된 블레이저스는 전반기만에 기대 승수를 넘기는 꽤 인상깊은 성적을 기록합니다. 이제 남은 건 후반기. 팬들은 걱정보다는 기대에 차있었습니다. 왜냐구요? 다행히(?) 릴라드가 올스타 선정과정에서 물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보다 더 성숙해진 릴라드는 이 감정을 팀의 성공을 위한 연료로 쓰겠다고 밝혔고 자신의 말을 지켰습니다. 불타오른 릴라드는 말그대로 미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어 갔고 힘든 스케줄이 이어졌음에도 고비를 넘겨가며 계속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블레이저스의 놀라운 선전에 전문가들도 서서히 그들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mtFxIh-ZTc

구단은 뜨거웠던 2월 이후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시즌 최종 성적 서부 5위 44승 38패의 실로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 짓습니다. 이제 블레이저스는 그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 플레이오프 무대로 향하게 됬습니다.

에필로그 : Us Against Everybody

올시즌 블레이저스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데에는 크게 2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첫째, 스타츠 감독의 훌륭한 전술 변화 및 운용. 스타츠 감독은 기존의 팀 전술을 대거 수정해야 했습니다. 이전 시즌에도 모션 오펜스의 큰 틀 속에서 무수한 스크린과 오프 더 볼 무브를 통한 많은 외곽슛 기회를 창출해내는 전술을 보여왔지만 가장 핵심적 전술은 알드리지의 아이솔을 통한 포스트 공격과 릴라드에서 알드리지로 이어지는 픽앤팝/롤 이였습니다. 하지만 팀 전술의 핵심이 알드리지에서 릴라드/맥컬럼으로 넘어오면서 자연스레 포스트 옵션대신 하이 픽앤롤 상황에서 두 가드가 선택지를 가져가는 모습으로 전환하였고 이는 오히려 공격효율이 지난 시즌 105.5(8위)에서 106.1(7위)로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둘째, 젊은 선수단의 성장과 끈끈한 케미스트리. 훌륭한 GM과 코치진 밑에서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라는 귀중한 열매를 먹고 가파른 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집중 견제 속에서도 리그 최고의 가드 중 한명으로 자리잡은 릴라드와 MIP 강력후보 맥컬럼은 물론이고 오펜시브 리바운드 머신 데이비스, 포인트-센터로 성장한 플럼리, 팀 수비왕 아미누, 후반기 팀 상승세의 핵심인 하클리스와 헨더슨, 3&D로 성장해준 크랩, 유일무이한 스페이싱 빅맨 레너드 그리고 항상 적재적소에 힘을 더해준 베테랑 케이먼, 로버츠와 루키 4인방(본레, 코너튼, 알렉산더, 몬테로)까지. 기회와 경험에 굶주렸던 선수들은 서로를 보완해주고 의지해가며 어느새 가장 친한 친구들이 되어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로 구성된 팀답게 경기 후에도 자주 어울려다녔고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된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찰떡 궁합을 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클리스는 팀원들의 케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흰 단순 팀메이트가 아닙니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며 가족입니다. 올시즌 농구 외적으로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농구 선수가 아닌 한 인간으로써 발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즐거웠습니다.' 
 

이처럼 코치진과 선수단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블레이저스는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내게 됬습니다. 워리어스의 73승은 고사하고 지난시즌 팀의 51승에도 7승이나 뒤쳐지는 시즌이였습니다. 하지만 블레이저스의 15-16 시즌은 최고의 시즌 중 하나로 제 기억속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시간들이였습니다. 블레이저스의 선전을 기원하며 Us Against Everybody.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
Comments
2016-04-14 20:58:37

좋은 팀에 어울리는 좋은 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비록 레이커스를 가장 좋아하지만 포틀은 로이가 있을때부터 애정을 가지고 본 팀이라 항상 관심있게 보았는데 저 역시 올시즌 포틀을 멋진팀이라고 기억하게 될 만큼 즐거운 시즌을 만들어주었네요
플옵에서도 팀이 열심히해서 저도 신나게 응원할 수 있었음 좋겠네요

WR
2016-04-14 21:26:25

감사합니다. 플옵도 신나게 응원하실 수 있도록 좋은 경기력 보여 줄 것이라 믿습니다.

Updated at 2016-04-14 21:04:33

플레이오프에서도 반란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16-04-14 21:27:13

플옵에서마저 반란을 이어간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4-14 21:16:02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가장 놀라운 팀이 포틀랜드죠(그 뒤로는 멤피스와 히트 ;;)


아무튼 선수단이 뭉치고, 코치진이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프런트진은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선수를 구성하는 멋진 한 해였습니다


믿기 힘든 일들을 더 믿기 힘든 노력을 여기까지 왔네요


몇 경기를 더 볼수 있을지 모르지만 끝까지 그들은 뭉쳐있을꺼 같아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함께하길~!

WR
2016-04-14 21:28:4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놀랄 수 있는 팀이 되길 기원합니다.

2016-04-14 21:16:22

정성과 애정이 듬뿍 담긴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WR
2016-04-14 21:30:06

감사합니다. 제 애정이 느껴졌다니 다행입니다

2016-04-14 21:29:29

멋있네요 선수단도 감독도 아무도 이번시즌 블레이져스의 기록을 예상하지 못했을거라고 생각될만큼 대단한 시즌이었습니다 릴라드이게는 위닝팀을 이끌어낼 수있는 능력을 발견했구요

WR
Updated at 2016-04-14 21:30:59

릴라드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놀라운 시즌을 보냈습니다. 오래오래 팀을 이끌어 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2016-04-14 22:46:18

항상 유익한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1라운드에서의 명승부 기대합니다!

WR
2016-04-14 22:49:05

감사합니다. 지난 시즌 스퍼스-클리퍼스만큼 좋은 시리즈가 됬으면 좋겠습니다

WR
1
2016-04-15 08:49:05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Pure Magic님 덕분에 먼 동네 팀으로만 생각했던 매직과 좀 더 친해질수 있었습니다. 매직과 블레이저스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날 그 날을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2016-04-15 01:25:51

많은 것은 안 바란다. 최선을 다하고 부상만 당하지 말자!!!

WR
2016-04-15 08:50:17

제 댓글인줄 알았네요제 바람과 100% 일치합니다. 최선을 다하되 다치지말자 화이팅입니다.

2016-04-15 11:07:31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비록 워리어스 팬이지만, 
올시즌 초반과 종료된 지금. 저의 예상을 크게 뒤엎은 팀이 블레이져스 입니다.
다음시즌도 무척이나 기대되네요

항상 워리어스와 붙었을 경우 재밌는 경기가 나왔는데,
플옵 양팀 모두 건강히 잘 치뤘으면 좋겠습니다.

WR
1
2016-04-15 13:13:05

감사합니다. 워리어스는 말할 필요없이 훌륭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언젠간 진정한 라이벌의 위치에서 맞붙어보고 싶네요. 그때까지도 강팀으로 남아주길

Updated at 2016-04-15 15:01:26

글 정말 잘쓰시네요. 장문임에도 막힘없이 끝까지 훌훌 읽어내려왔습니다

올시즌 포틀과 릴라드는 저에게 정말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릴라드가 계속 흥하면 좋겠어요

WR
2016-04-15 18:05:5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올시즌 릴라드에게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릴라드가 킵 흥잉하길 바랍니다

hou
52
8639
24-03-23
bos
122
27668
24-03-18
atlgsw
86
20054
24-03-18
bosden
57
7086
24-03-16
den
122
24171
24-03-14
lal
44
8556
24-02-24
den
92
18738
24-02-20
dal
80
16246
24-02-17
dal
79
8874
24-02-06
bos
54
6244
24-02-15
dal
72
11541
24-02-14
cha
69
21212
24-02-14
orl
36
6246
24-02-09
phi
42
6875
24-02-10
indphi
60
6387
24-02-08
atlbkn
45
10625
24-02-08
sas
50
16923
24-02-05
phi
46
11125
24-02-04
cle
40
12455
24-02-04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